호모_배틀_두번째.txt |
첫번째 방법은 다신 쓰지 않기로했다. 민혁이 연습장을 북북 찢어가며 고민한 두번째 작전이 시작된다. -두번째, 화난 척해서 김유권의 기를 팍 죽인 다음 협박해서 섹스한다. 물론 강간같겠지만, 남자가 급하면 뭣도 안보인다고.. 김유권이 금지령 내려서그래 난 참을만큼 참았어. 자기 합리화를 하는 민혁이였다. 근데 어떻게 화난 척을 하지. 그게 문제였다. 다른 것 보다 이건 상황이 잘 맞아 떨어져줘야 실행이 가능한 작전이였다. 고민을 하나 해결하니 다른 고민이 하나 생긴다. 민혁은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사실 유권이 아무리 잘못해도 귀여워보여 다음부턴 그러지마 하고 넘어갔는데 갑자기 버럭 화를 내야한다니... 아무리 눈치없는 유권이라지만 갑자기 민혁이 화를 내면 의심은 해볼터. 민혁이 머리채를 쥐어뜯으며 울부짖었다. "..미쳤냐? 각방쓰니까 이게 더 미쳐가네" "니탓이야" "지랄,넌 이제 형도아니다" 전 부터 반말 썼잖아. 그 말이 아니잖아,등신아! 다시 한 번 쾅하고 문이 닫혔다. 거의 문전박대 수준의 소음에 민혁이 인상을 찌푸렸다. 이걸 구실로 화를 낼까? 갑자기 머릿속에 전구가 반짝반짝거렸다. 지금 유권은 저번 작전의 부작용으로 아니, 실패로 각방에 반말에 욕까지 난무하는 상황이니 그걸 잘 뭉쳐서 화를 내면 먹힐지도 모른다. 민혁은 자신의 천재적인 두뇌에 감탄을 하며 혼자 실실 웃었다. 몇 분을 혼자 히히흐흐 웃으며 온갖 상상을 다 하더니 갑자기 표정을 굳히곤 방 문 앞에 딱 선다. 후- 한숨을 길게 내쉬고 문을 열려 손잡이를 딱 잡는데 덜컥 문이 열렸다. 덕분에 어어, 하며 유권의 위로 자빠진 민혁. 유권이 부딪힌 등과 허리,엉덩이가 아픈 듯 끙끙거리다 얼른 민혁을 밀어내고 일어섰다. "뭐 할 말 있냐?" "어 있어." "있음 나중에 해, 나 나가야 돼" 어디? 민혁의 물음에 친구가 놀제- 대충 대답해주곤 신발을 신으러 후다닥 뛰어간다. 친구 누구라는 대답엔 우지호. 뻔하잖아- 신발끈을 고쳐묶으며 말한다. 나 갈께- 손을 두 번 흔들어주곤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휙 나가 버렸다. 망했다. 김유권도 없고 뭐 어쩌지. 언제 오는지도 못 물어봤네. 다시 풀이 죽었다. 우지호랑 논다했으니 우지호한테 물어볼까 하는 맘에 우지호에게 전화를 걸었다. 참 오타쿠스럽게도 자기가 한 랩을 컬러링으로 집어넣었다. 어떻게 넣은건지, 벨소리도 아니고.. 몇 번의 멜로디가 울리더니 밝은 목소리가 민혁을 반겼다. 어,형 오랜만. "너 오늘 몇 시까지 놀아?" "왜? 만나게?" "아니, 너랑 김유권이랑 논다며" "..아닌데? 무슨.." 민혁이 당황했다. 아니라는 지호의 말에. 분명 지호랑 논다고 김유권이 똑똑히 말했는데? 그게 다 거짓말? 충격과 공포에 빠진 민혁이 야 미안, 전화를 끊었다. 그러곤 바로 유권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유권은 받지않았다. 찾으러가야하나, 싶지만 어디가는지도 모르는데 무작정 찾으러 갈 수도 없고. 일단 집에는 올테니 기다려보기로 했다. 한 시간이 지나고..두 시간이 지나는데도 유권은 들어오기는 커녕 카톡조차 읽지않는다. 화를 내는 척만 하려고 했던 민혁이 진짜 화가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자기에게 욕하고 반말하고 각방쓰고 금지령을 내린 것은 참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용서가 되지않는다. 우지호랑 논다고 거짓말을 치고 이 늦은시간에 나가? 시침이 어느덧 10시를 가르키는데 복도를 돌아다니는 발걸음소리마저 끊겼다. 쇼파에 앉아 다시 한 번 전화를 걸었다. 역시나 받지않는 유권에게 속으로 마구 욕 질을 해대며 전화를 계속적으로 걸었다. 10번째쯤 걸었을까 민혁의 인내심은 한계에 달했다. 벌써 10시 반. 청각이 잔뜩 예민해져 복도와 엘레베이터 알림에 모든 신경이 곤두서있다. 몇 분이 지났을까 엘레베이터가 띵동거리며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낯익은 목소리가 고마워, 하고 말했다. 고마워? 민혁은 유권에게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나한테 섹스금지령을 내리고 요즘들어 급속도로 까칠해진 이유가 혹시..설마.. 온갖 나쁜 생각이 다 들었다. 아닐꺼야,하는데 더 이상 다른 생각이 나질않는다. 발걸음 소리가 들리더니 도어락을 푸는 소리가 들렸다. 삑삑거리는 단조로운 음과 함께 문이 열렸다. 유권이 들어온건지 문이 닫히는 소리와 ..민혁이형? 하고 조심히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거실 쇼파에 앉아있던 민혁과 유권이 눈이 마주쳤다. 헉, 유권이 숨 넘어가는 소릴냈다. 어디갔다 이제 와? 푹 깔린 낮은 톤에 유권이 쩔쩔 식은 땀을 흘렸다. "..어? 아니.." "왜? 다른 남자 생겼냐?" 걔가 엘레베이터까지 같이 타주고? 좋았겠네- 어쩐지 요즘 나한테 무심하게 굴더라니 다 그런거였냐? 민혁의 눈빛이 날카롭다. 유권은 손사레까지 치며 아니라 부정했다. 그럼 뭔데? 톡톡 쏘아붙히는 민혁이 조금은 무서워진 유권이다. "아니...아..씨.." "아씨? 지금 니가 아씨 할 때가 아닐텐데?" "아뇨,그게말이죠" "누구랑 어디서 뭘 했는지 좀 자세히 설명해줄래?" "..아니 그" 민혁의 친절한 투에 유권은 더욱 겁을 먹었다. 민혁은 화가 나면 욕하고 뭘 던지거나 하기보단 심각하게 차분해지기 때문에 유권은 민혁의 어투를 듣자마자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했다. 이거 지금 말하긴 이른데... 유권의 중얼거림에 민혁이 힐끔 노려보았다. "..형,그거알아?" "뭐" "나" "새남자생기셨어?" 아씨,말 좀 들어보라고!..요.... 유권이 버럭 화를 냈다 눈치가 보인 듯 요를 조용히 붙였다. 민혁도 어디 한 번 그럴싸한 변명 들어보자는 식으로 쇼파에 기대 앉아 유권을 쳐다보았다. 유권이 고갤 푹 숙이며 자기 머릴 마구 헝크리더니 갑자기 등에 매고있던 가방을 바닥에 내려둔다. 지퍼를 느리게 열더니 뭔갈 주섬주섬 꺼낸다. "자,이거" "...뭐야" "그냥..뭐,먹으라고.." 유권이 조심스레 건낸건 빼빼로. 것도 상자에 담아서. 순간 화를 내던 민혁이 화가 탁 풀린 듯 멍청한 표정으로 유권을 본다. 아니 뭐 요번 빼빼로데이 못챙겨줬길래.. 내가 이런거 잘 못 챙기는거 알잖아, 몸을 이리저리 흔들며 조근조근 이야기한다. 아무 말 없이 민혁은 그런 유권을 쳐다보기만 했다. "내가 각방쓰자고 하고 막 그런거 좀 미안하고 그렇길래..니가 자꾸 거실에서 혼자 소리지르니까 신경쓰여서 그렇잖아!" "..그래서,그 같이 간 애는 누군데?" "아-우지호" "아니랬거든?" "우지호가 저 유권이랑 빼빼로 사러가는데요? 이러면 다 들키잖아, 생각 좀 해라" 아. 민혁의 입에서 깨달음의 탄식이 나왔다. 그럼 우지호가 거짓말 친거고. 사실 우지호랑 같이 나 달래려고 못챙겨준 빼빼로를 상자에 담아온거란 말? ..이제 이해하네. 유권의 표정이 너 참 한심하다 하는 표정으로 변했다. 민혁이 상자를 조심히 탁자에 얹어두더니 유권에게 슬금히 다가갔다. 오늘따라 이쁘네, "아.진심 그런 소리하면 40대 아저씨가 10대 여고생 꼬시는거같거든?" "이쁜건 사실인데 뭘" "...그런 말 듣기싫다고.오글거린다고" 유권의 허리를 꾹 끌어안으니 유권이 버둥거리며 숨 막힌다고 난리다. 분위기도 좋은데 지금? 순간 머릿 속을 강타한 생각이다. 오랜만에 느끼는 달콤한 기분에 정신을 못차리고 유권을 끌어안고있던 민혁이 유권의 입술을 매만졌다. 그리고 천천히 입술을 맞대었다. 가만히 있는 유권에게 감동받은 민혁이다. 유권의 아랫입술을 핥자 고개를 뒤로 내 빼는게 느껴졌다. 얼른 손으로 뒷통수를 잡았다. 오랜만에 하는 스킨십에 민혁이 유권의 입술을 거의 잡아먹을 듯이 달라붙었다. 빨아올리던 입술이 떨어져나가면 쪽쪽거리는 민망한 소리가 퍼져나갔다. 움찔움찔거리는 유권의 허리에 다른 한 손을 감고 여전히 쪽쪽대고 있는데 갑자기 유권이 어깨를 민다. "..그만해,언제까지 할꺼야.대체" "만족할 때 까지" "그러다가 분위기타서 하려그러지?" 제대로 정곡찔린 민혁이다. 아, 하고 벙한 표정을 짓는 순간 유권이 그럴 줄 알았다며 인상을 구겼다. 빼빼로나 먹으세요, 어깨를 세게 밀쳐 품에서 빠져 나간 유권이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물론 문 잠그는 것도 잊지않았다. 다시 텅 빈 거실에 민혁과 빼빼로만이 남아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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