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바론 ;정국이의 이야기 "정국아,우리 당분간만 그만할까." "...뭘?" 내가 한참을 고민했던 그 말이 아니였으면.부디 네가 먼저 그 이야기를 내게 하지 않아 주었으면,간절히 바랬다. "이렇게 서로 좋아 죽겠는거." "......" "아예 그만하자는 거 아니야,정국아." 아예,아예 그만하자는게 아닌건 나도 다 아는데.한번 손을 놓는건 쉬울지라도 다시 잡는건 어려울테니까.나는 그게 두려워. "그래." "...어?" "딱 나 데뷔하고 자리 잡을 때 까지만.우리 어떤 상이던 수상하면 개인전화 돌려 받을 수 있어.근데 우리 그것까지는 바라지도 않거든,그러니까 신인상 받아서 너한테 가장 먼저 연락할게." "...그래!반년 안봤다고 안죽었잖아.반년 더 버티는거,그까짓거 정국이 너가 안돌아오는 것도 아닌데.나 버틸 수 있어." 그 반년이 너무 힘들었던 난 쉽게 먼저 이야기를 꺼낼 수 없었다.그 반년 간 연습실에 갇혀 미친듯이 연습을 하면서도 네 얼굴이 자꾸만 떠올라서 한동안 슬럼프를 겪었고 집에 가는 날이면 네 집 앞을 서성이곤 했을 만큼. "고마워,항상 믿어줘서." "첫 무대는 꼭 보러 와줘." "갈 수 있으면 능력 껏 가볼게." "꼭 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아,노래 들어 볼래?" 나는 눈시울이 붉어지며 내 시선을 피하는 널 보고 급히 말을 돌렸다.말이 길어지면 내 울먹임을 네가 눈치 챌까 전화를 찾아 해매는 척 시선을 돌렸다. "이렇게 아무한테나 들려줘도 되는거야?" "왜 아무나야,내가 좋아 죽는 사람인데." "아,그러지 말고 들려 줄거면 얼른 들려 줘." "어때?" "......" "별로야?이게 완성곡이 아니라,처음에 멜로디 나오자마자 혼자 불러본 녹음본이라-" "...근데 너 연습 안가?" "맞다!그 동안 너무 하고싶었던 말도 많았고 그래서 시간 가는걸 새까맣게 잊고 있었어.신발 신고 있어,금방 나갈게." 노래를 듣고 아무말하지 못하는 널 보며 느꼈다.내가 지금 당장 해야할 건 빨리 성공하는 것 뿐이라고.나는 마지막까지 웃는 모습만 보이고 싶었기에 힘든 티를 내지 않으려 노력했다. "잘가,내가 늦어서 집 앞 까지 못가줘서 미안해." "뛰어서 가면 20초도 안걸리는 거리인데 뭐.밤도 아니고 이 훤한 대낮에.얼른 가,금방 버스 온다며." "...잘지내." "내가 못지낼게 뭐 있어.나 보고싶으면 열심히 해,열심히해서 1위해버려.정국아,건강 잘 챙기고." "꼭 올 해 안에 다시 안아 보자." 너는 말 없이 고개를 두어번 끄덕여 보이고 급히 뒤를 돌아 걸어 갔다.뒤를 돈 너의 얼굴이 너무나 선해서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 마지막으로 네 이름을 불러 보았다.
"쓸 때 없는 걱정 하기만 해봐,나 난놈이야." 넌 그런 나를 보며 옅게 웃음을 띄어 주었다.웃는게 제일 예쁜 너에게 웃음은 커녕 자꾸만 눈물만 주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만이 커져갔다. "사랑해." 내가 해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말.네가 가장 좋아해주던 말.그런 말을 마지막으로 남기고 달려 오는 버스에 오르고 자리에 앉아 창 밖을 바라만 보았다.그자리를 떠나지 않고 서있는 네 모습이 보여 급히 고개를 떨구었다. 하루 빨리 너의 웃는 모습을 보는 날이 오길. * 그렇게 한달만에 집에 가게 되었다.쇼케이스를 몇일 앞두고 티켓 네장을 들고 집에 들려 부모님을 뵙고 그동안 하지 못한 이야기를 나눈 뒤 방안에서 바뀐 계절에 맞추어 옷을 챙겨 담았다. 그리고 베란다 밖으로 보이는 네 집의 켜진 불을 보곤 책상에 앉아 포스트잇과 볼펜을 꺼내 들었다. -혼자 오라하면 안올테니까,두장 넣었어.중고나라에 팔지 마라. 참 정없는 한마디.그동안 참아왔던 하고 싶은 말을 모두 꺼내어 담기엔 봉투와 포스트잇이 너무나 작았다.보고싶다.이 말을 적을까 말까 한참을 펜을 들고 고민했다.근데 너와의 약속을 깨는 것만 같아서 펜을 제자리에 두고 봉투의 문을 닫아 너의 집 앞으로 향했다. 혹시나 널 우연히 마주치는 일이 생기지는 않을까 싶어 네 집 앞을 서성였지만 너는 오지 않았고 결국 나는 우편함에 봉투를 살짝 보이게 넣어 둔 뒤 잠깐 얼굴을 뵙기로한 동아리 쌤과의 약속 장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정국아,영상 잘봤어.결국 데뷔하는구나." "그러게요,제가 데뷔를 하네요.근데 무슨 일로 보자고 하신거예요?" "너 데뷔도 축하해주고 해줄 말도 있어서." "무슨 일 있으세요?" "내일 히트 엑터스에 오디션 보러 간다더라." "네?" "니가 죽고 못사는 임께서,히트 엑터스 오디션 보러 가신다고." "...근데 그 얘기를 갑자기 왜." "너 거기서 연기 트레이닝 받는다며.내일 오후에 보러 간데.잘하는 아이인거 너도 잘 알잖아.얘기 잘 드려봐.혹시나 네 덕에 결과 좋을지 아무도 모르는 거니까.혹시나 싶어서 얘기해주는거야." 나는 선생님의 얘기를 전해 듣고 다음 날 오전에 잡혀 있던 연기 트레이닝을 위해 히트 엑터스 사옥으로 향했고 얘기를 꺼냈다.같은 동아리에서 연기를 하던 친구고 실력도 재능도 있는 아이라고.연습생 주제에 이런다고 뭐 달라질까 싶었지만,그저 네가 행복해졌으면하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아 할 수 있는 좋은 말은 모두 늘어 놓았던 것 같다. 그렇게 오디션 시간이 다가오며 나는 다시 연습실로 가기 위해 나오려는 길에 조금 떨어진 곳에서 이어폰을 꽂고 있는 네 모습을 마주했고 네가 고개를 들어 날 봐줄 때까지 두눈을 떼지 못했다.
네 앞을 지나치는 그 순간 넌 고개를 들어 나와 눈을 마주쳐 주었고 나는 살짝 웃어 보이며 널 지나쳤다.다 잘 될거라고 떨지말라고 해주고 싶은 말이 가득했는데,참느라 고생했네. "...전정국...!" 날 부른 네 목소리.난 순간 멈춰 설 것만 같았지만 나의 어깨에 손을 얹고 앞으로 몸을 이끌어 오는 매니저 형을 따라 정신을 붙잡고 발걸음을 옮겼다. *
"안녕하세요,저는 보컬을 맡고 있는 열아홉살 정국입니다!" 너에게 제대로 몇달만에 보이는 모습이 되는 오늘이기에 나는 첫무대를 끝내고 두눈으로 한참 너를 찾기 위해 한참을 해매었다.다행이도 좌석 한켠에 동생과 투닥이고 있는 네 모습이 보여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듯했고 조금이나마 긴장감과 두려움 따위가 풀리는 것만 같았다. "무엇보다 부모님께 감사드리고,함께 고생해준 도화계변 친구들과 선생님께도 감사드립니다.그리고 제가 이 무대에 설 수 있도록 해준 존재와 다름 없는..." 너의 이름 석자를 말하고 네가 앉아 있던 관객석을 바라 보았을 때,그 자리에 너는 없었다.그 순간의 실망감과 속상함으로 인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아쉬움이 마음 한가득 찼고 난 급히 마이크를 입에서 떼어냈다. * "정국아,너 드라마 들어 갈 것 같아." "네?이제 막 활동 끝났는데,벌써." "우리 소속사 자체 제작 드라마라서 너 출연 시키는거 어렵지 않아.무엇보다 고등학교 이야기이기도하고 너랑 걸맞고." "아,학교.조연 정도면 괜찮을 것 같아요." "주연이지,무슨 소리야." "네?" "애초에 캐스팅 당시부터 너 연기 활동 시키려고 잡아 온건데.그리고 요즘 너 인기 누구보다 너가 제일 크게 느끼지 않아?그래서 뭐,주연이면 하기 싫다고?" "아니요,당연히 해야죠." 연기는 나보다 네가 먼저 할 줄 알았는데,어쩌다 이렇게 빠르게 기회가 찾아와 버렸다.대본 연습을 하는 내내 상대 배역에게서 너의 얼굴이 자꾸만 떠올랐다.이렇게 대사를 읊고 있자니 그 때,너와 함께 대본 연습을 하던 때가 그리워져 다시 한번만이라도 그럴 수 있었으면 바라고 바랐다.
"안녕하세요." 나는 첫 드라마이기에 문을 열기 전부터 걱정을 많이 했다.내가 그렇게 꿈 꿔 오던 연기라는 것에 발을 들이게 되는 오늘,연기자이기 이전에 가수라는 이름을 가진 나이기에 연기자 분들에게 안좋은 시선을 받고 내가 걸림돌이 되는건 아닐까.그런 걱정들 탓에 고개를 숙이고 들어 갔던 것 같다. "안녕하세요." "...아." 하지만 고개를 들었을 때 내 눈 앞에 서있던 널 마주한 순간 뒷통수를 크게 한방 얻어 맞은 듯 했다.네가 왜 여기 있을까,진짜 네가 맞을까.그 순간 인사를 해오는 너의 목소리에 너라는 사실이 확실해졌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은 것 처럼 넌 자리로 돌아 가 앉았고 나는 한걸음도 움직일 수 없었다. "첫 드라마,함께하게 되어서 영광이예요." 너는 내가 기억하는 그 웃음이 아닌 미소를 내게 보냈고 오늘의 넌 내게 한없이 낯설었다. ------------------------------------------------ 9화를 일주일 가량 지각해서 업로드한 것도 마음에 걸리고ㅜㅁㅠ이런 저런 생각에 계획에 없던 정국이 시점을 추가로 업로드하고 갑니다 총총총 그냥 보너스(?)글 재미로 읽는다 생각해주세요ㅜㅜ (사실 BGM 들음서 쓰고 싶어진 정국 시점...) 이로써 이야기는 16화가 될 것 같네요 아직 남아 있는 다섯이야기와 에필로그는 하루 빨리 알콩달콩한 이야기가 되도록 노력해볼테니 두사람 애잔애잔하다구 속상해 하지 마십셔!!!제가 책임지고!!!두큰두큰하고 행복하게 만들겠슴다!!! 12화는 다음주 주말에 업로드 될 것 같습니다^ㅁ^!!! 방탄이들의 피땀눈물 활동도 얼마 남지 않았고 10월도 얼마 남자 않았네요 몇시간 남지 않은 주말도,그리고 이번 달도 마무리 건강히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독자님들❤️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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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비또비 단결 복동 단미 흥탄 잇진 호비 줄라이 핑크돼진 1214 쮸니 도레미 정쿠야 밍구리밍구리 정꾸기냥 부산의바다여 호온쭐난다 뚜뚜이 랜드 쫑냥 천재민윤기 민트 딩가 김다정오빠 카야 장작 굥기윤기 우유 꺙 자몽해 이월십일일 붐바스틱 오잉이옹쿠 뉸뉴냔냐냔 빅닉태 뭉뭉 봉숭아 복숭아꽃 쿠야몬 긍응이 뚜이 무네큥 아이스 꾸꾸 듀크 만듀 ▪️계란말이▪️ 꽃길 소진 긍응이 꾹피치 수저 앤켁 짐뿌 정국오빠애인 낙엽 침침니 정꾹꾹이 정연아 우유 여운 정국이냥 굥기 민이 짐태꾹 지팔 암호닉은 항상 댓글로 신청 받으니 가장 최신글에 자유롭게 남겨주세요^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