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김태형/박지민] 여섯번째 짝사랑 02 - 인스티즈(instiz) 픽션 카테고리

바론

"너 왜 그렇게 기분이 안좋아?"

"그냥,좀 청소하다가 반 여자애한테 실수를 했는데 아무리 사과를 해도 받는 둥 마는 둥 하더라고.웃으면서 괜찮아- 해주면 될걸 가지고."

김태형.이 새끼는 내가 초등학교 시절부터 함께해 온 오랜 절친한 소꿉친구다.

"여자애한테 실수할게 뭐 있어?"

"대걸레가 걔 발에 실수로 닿았어.그래서 내가 바로 사과하고 괜찮냐고 몇번이고 물었는데 사람 무안하게 한결 같이 싸가지 팔아 먹은 것 마냥 대답하더라."

"여자면 양말만 젖은게 아니라 스타킹 까지 젖었을텐데.당연히 짜증나지,병신아.근데 난 너한테 그렇게 차갑게 대하는 사람이 있다는게 더 신기하네."

"그래서 더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더라.이렇게 말하는 사람 처음 봐서."

태형이는 잘생긴 얼굴 탓에 항상 주위에 여자들이 바글바글하다.그 덕에 인생 또한 편히 살아왔고.

나는 이 자식이 가끔 이런 말을 내 앞에서 할 때면 일부러 나를 돌려 까는 건가 싶지만 친구라 항상 참곤한다.

눈치가 없는 건지,생각이 없는건지.둘다 아니라면 머리가 좋아서 눈치 없는 척 하며 일부러 사람을 건들여 보는건지.

"부모님한테 감사한줄 알고,양말이나 사러 가자."

"부모님이고 양말이고 갑자기 왜?"

"걔 발 젖었으면 집 가기 전까지 너 때문에 기분 개 같을 거 아니야."

"그렇다고 내가 양말까지 사줘야해?"

"이렇게 사람 마음 모르는 애가 어떻게 그 많은 여자들을 꼬시고 다녔는지 통 알 수가 없다."

나는 잡화점으로 태형이를 이끌고 들어가 새하얀 양말을 집어 들었고 이내 태형이의 손 위에 올려 주었다.

"괜히 예쁜 거 사겠다고 그림 그려진 거 샀다가 걔가 싫어 할 수도 있으니까 그냥 하얀거 사다 줘."

"너는 센스고 뭐고 다 좋은데 진짜 딱 실전 멘트만 좋았으면 여자들이 딱 줄을 설텐데 말이야."

"닥치고 계산이나 해,이 사기꾼아."

"야,박지민!"

"왠일이래,김태형이 반까지 찾아 오고."

"넘어 온 것 같아!"

"뭐가?아니,누가 또?"

태형이는 자랑이라도 하듯,복도 저 멀리서 부터 나의 이름을 크게 부르며 달려 왔다.

오늘은 또 누구를 꼬셨다는 걸까.

"걔,양말!"

"아,그 너한테 싸가지 없게 굴었다는?"

"어!걔 반장."

"...그 양말이,너희 반 반장이였어?"

"어,반장.오늘 방학 중에 담임 생일이라 아침에 깜짝 파티 준비했거든.그래서 어쩌다 걔랑 좀 오래 얘기하게 됬는데 확 말투가 변했어."

"걔 이름 성제인이지."

"아,너도 반장이였지.암튼 그때랑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어!일단 나를 싫어하진 않아."

"병신아,니 무슨 슈가슈가룬 찍냐?매번 왜 그렇게 여자애들한테 어장을 못쳐서 안달이야.그리고 그때는 그냥 걔 기분이 안좋았나보지,오늘은 괜찮고."

"그런가.그냥 그 때는 양말 젖어서 기분 안좋아서 그랬던건가.아-,아쉽다."

"아쉽긴,뭐가 아쉬워.넘어 왔으면 뭐 또 어쩌려고 했는데.그 누나랑 헤어지고 반장 만날거야?"

"야,조용히해.나 이번 연애 너 밖에 모른단 말이야."

"태형아,너 양다리는 안걸치지?"

"미쳤냐,헤어지고 만나면 되지 뭘 또 귀찮게 양다리야."

"귀찮을게 없어서 이제 연애가 다 귀찮으시겠다?이야-."

나는 태형이와 정말 극적으로 반대되는 연애 성향을 가졌다.

난 여태 사람을 쉽게 좋아해본적도 없고 그래서 누군가와 만남을 가져 본적도 없다.

그에 반해 태형이는 사람을 쉽게 좋아하고 쉽게 만나며,쉽게 헤어진다.그것도 지 능력이라면 능력일테지.

그러한 내가 몇년만에 사람을 좋아하게 되었고,그게 성제인이다.

"저녁 맛있는 거 사줄게.오늘만 나랑 야자 튀자,제인아."

소녀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소년을 바라 보았다.

"...싫어?"

"너는 처음 만난 날도 그러더니 또 그러네."

"뭐가?"

"항상 니가 원하는 걸 말하고 그 뒤에 나보고 싫냐고 물어 보잖아."

"싫은데 억지로 하는 건 나도 싫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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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음 말고."

"나가자!먹자,저녁."

소녀는 문고리를 잡은 소년의 손을 붙잡아 길을 가로 막곤 그러겠다고 얘기 했고 소년은 그런 소녀에게 웃어 보였다.

소년은 소녀의 자리로 가서 소녀의 가방을 챙겨 들더니 다른 손으로 소녀의 손을 잡으려다 멈칫하더니 소녀의 옷 소매을 붙잡곤 교실 밖으로 향했다.

"고3 된지 한달 만에 야자를 째다니.나 이런 사람 아닌데,특별히 박지민이랑 같이 밥 한번 먹어 주려고 이렇게 나온거야.고맙지?"

"그냥 내가 맛있는거 사준다해서 나온거지,맞지?"

"아니거든,너 혼밥하지 말라고 먹겠다고한거야."

"말만으로도 감사하네요-."

"아,진짜라니까.그나저나!너 언제 나 태형이랑 친해지게 해줄거야?"

"...맞다,태형이."

"뭐,맞다?설마 여태 까먹고 있던거야?그럼 너 태형이 만날 때 마다 내 얘기 안하고 그랬어?난 여태 니가 태형이 꼬시고 있는줄 알았더니."

"사실 나도 태형이 오늘 오랜만에 만났단 말이야."

"심지어 오늘 만났어?"

"어?...어."

"야,태형이도 같이 밥 먹자고 해.친구가 같이 밥 먹자하는거,완전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나는 생각해!"

"...아니,하나도 안자연스러운데.너 있는데 걔 부르는거 완전 안자연스러워."

소년은 소녀의 눈치를 살피며 조금 앞서 걸었다.

혹여나 식당에 도착하기 전에 내가 제인이에게 말씨름에 져서 태형이를 부르게 될까봐.

"...생각해보니까 그렇네.난 아직도 태형이랑 이 정도 밖에 안되어서 어느 세월에 친해지냐."

"그치.하나도 안자연스럽고 완-전 이상해.안봐도 비디오야,완전 어색해.친해지는 건 내가 책임지고 도와줄테니까 걱정 말고."

"지금 한걸 봐서는 믿음이 하-나도 없네요.근데 우리 뭐 먹으러 가는거야?"

"어,피자...?"

"아,나 어제 피자 먹었는데-"

"먹으러 가려고 했는데 왠지 먹기 싫어서 다른 곳으로 가던 중이였어!자,도착!"

"...여기야?"

피자 가게,한군데만 생각하고 걷던 소년의 계획에 오류가 생겨버렸다.소년은 급하게 동선을 틀었고 결국 한번도 가본적 없는 국밥 집에 다다르고 말았다.

어떻게 된게 이 근처에는 피자집 빼곤 전부 해장국 가게인걸까.

20년 전통이라는 가게의 이름을 본 소녀는 정말 소년이 자신에게 사주겠다던 맛있는 것이 이게 맞는 걸까,한참을 가게 앞에서 넋을 놓고 생각했다.

"...안들어가,제인아?"

"...너 진짜 여기 맛 없기만 해봐."

소년은 소녀의 말에 가게 안에 남은 발을 마저 들이지 못하고 황급히 주변을 다시 한번 둘러 보았지만 어딜 봐도 국밥들 뿐이였다.

소년은 반쯤 포기하고 가게로 들어가 앉아 주문을 했고 곧 음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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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 밥 먹는게 재밌냐.왜 그렇게 뚫어져라 쳐다 봐,밥이나 먹어."

"...아니,맛있나 해서."

"안죽일테니까,그만 쳐다 보고 먹어."

소년은 소녀가 신경쓰였는지 계속해서 눈치를 보느라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런 소년이 신경쓰인 소녀는 정수리가 따가웠고 괜히 얻어 먹는 주제에 소년을 괴롭히는 것만 같아 즐겨 먹지 않는 음식임에도 불평 없이 맛있게 먹었고 소년은 그제서야 자신의 식사에 집중하는 듯 보였다.

"나가자,디저트는 진짜 맛있는 거 사줄게."

"괜찮아,밥도 맛있었어."

"나 아이스크림 먹고 싶단 말이야."

"아이고,가지가지한다."

"가자!"

소녀는 소년이 자신에게 괜히 미안해하는 것 같아 못이기는 척 따라가 주었다.

얻어 먹는건 난데 왜 지가 미안해하는지.

"무슨 맛 먹을래?"

"난 그냥 너 먹는 거 뺐어 먹을래."

"그런게 어딨어,난 하나로도 부족한데.너 말 안하면 내가 맘대로 주문한다.저 일단 녹차맛 하나랑요.어-,그리고 초ㅋ"

"초콜렛!"

"ㅋㅋㅋ초콜렛 하나 주세요."

소녀는 순간 목소리가 커졌던 자신이 부끄러운 듯이 급히 구석진 테이블을 찾아 앉았고 옆 귀퉁이에 이마를 맞대고 한참을 있었다.

"ㅋㅋㅋ언제까지 그러고 있을거야."

"...이제 괜찮아졌어."

"나왔나보다,아이스크림 가지고 올게."

소년은 아이스크림을 가지러 카운터로 향했고 소녀는 급히 전화를 꺼내 고개를 숙이고 벽에 문대고 있던 이마가 빨개진건 아닌지 살짝 확인을 하며 머리를 정돈했다.

금새 소년이 테이블로 돌아오는 듯한 발소리가 들려왔고소녀는 빠르게 전화를 주머니에 다시 넣고 고개를 들었다.

"...어?"

"안녕.오랜만이네,반장."

"너가 여긴 어쩐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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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장은 나 안반가운가봐,서운하네."

"아니,아니!그게 아니라..."

"...김태형?"

"지민아,너 병원 간다더니...여기서 뭐해?"

"병원?박지민,어디 아파?"

"아니,지민이 어머니가-"

"김태형!...일단 앉자,앉아서 얘기하자."

소녀는 태형이 나타나자 전과는 전혀 다른 태도를 보였다.두눈은 조금 더 반짝 거렸고 양볼엔 옅은 홍조가 일어났다.두손은 어쩔줄 몰라 자신의 테이블 아래에 숨겨두었다.

"태형아,너는 여기 어쩐 일이야?"

"집이 근처라 아이스크림 먹고 싶으면 종종 와,여기 아이스크림 좋아하거든.지민이한테도 내가 소개시켜줬는데,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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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민은 태형이 불편한 듯 입을 굳게 다문 채 어쩐지 좋지 못한 표정을 지은 채 한참을 있었다.

"근데 박지민이 병원 간다던게 무슨 말이야?무슨 일 있었어?그래서 갑자기 밥 사준다 그런거야?"

"...아니야.날짜 착각하고 쌤한테 오늘 야자 빠진다고해서 집 가야하는데 혼자 밥 먹기 싫더라고."

"...그럼 나하고 먹지,왜 거짓말하고 달려갔데."

태형은 혼잣말을 하듯이 작은 목소리로 넌지시 말을 뱉었다.옆자리에 앉은 지민은 그 말을 듣고도 표정만을 굳힌 채 모른척했고 제인이는 매장 음악 탓인지 아이스크림에 정신을 팔려서인지 듣지 못한 듯 했다.

"뭐야,난 또 어디 아픈줄 알았네.지민아,여기 초콜렛 맛 진짜 맛있다.니가 안시켜줬으면 평생 모를 뻔 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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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봐,내 말 듣길 잘했지."

소년은 소녀의 미소와 시선에 굳었던 표정을 금새 풀고 웃어 보였다.

태형은 그러한 지민을 보며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었고 의자를 박차고 일어났다.

"나 이만 가볼게.엄마한테 아이스크림 사러 잠깐 다녀온다하고 나온거라,저녁 차리고 기다리실 것 같다.맛있게 먹고 들어가."

"태형아,잘가!"

지민은 뒤돌아 보지 않고 스푼으로 연신 아이스크림만 떠먹었다.태형은 아이스크림을 주문하더니 금방 떠났고 제인이는 둘 사이의 묘한 긴장감을 눈치 챈듯 아이스크림만을 떠먹고 있는 지민을 가만 쳐다 보았다.

"...왜?"

"너네 싸웠지."

"아니,우리가 왜.우리가 같이 지낸게 몇년인데 싸우냐,싸우길."

"근데 왜 태형이 가는데 인사도 안해?"

"맨날 보는 애 잘가라해서 뭐하냐.몇시간 뒤면 또 볼 얼굴."

"그래,그건 그렇다고 쳐."

"뭘 또 그렇다고 쳐,그렇다니까."

"그럼 오늘 왜 태형이한테 거짓말하고 나랑 밥 먹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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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명의 시점을 모두 담아내려하니 조금 어렵네요T0T

이번 글은 저번 글들 보다 한 회차의 이야기가 조금 더 긴 편입니다.

대신 업로드 텀이 길죠ㅜㅁㅠ

최대한 빠르게 작성하려 노력 중입니다!

아,그리고 매번 새벽 업로드를 하다 보니 컴퓨터로 접속하기 어려움이 있어 BGM을 오전에 수정하여 추가하고 있습니다ㅠㅜ!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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