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오빠 민윤기 X 옆집 동생 너탄
01: 닭다리 챙겨주는 남자
#넘어져도괜찮아#
그니까 나는 김탄소.
내가 사는 이 아파트, 우리집 옆집에는 나보다 5살 많은 오빠가 산다.
민.윤.기. 라는.
원래 옆집에는 아줌마랑 아저씨만 사시는 줄 알았는데...
아들이 있다는 건 스쳐지나가면서 들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만난 건 올해 초가 처음이다.
언젠가 등교하던 중에 마주친 것이 오빠와의 첫 만남이었다.
내가 오빠와의 첫 만남을 잊을 수가 없는게, 오빠와의 첫 만남은 좀 요상했달까. 우리의 첫 만남이었던 아침 엘리베이터 앞에서부터 시크함을 뚝뚝 흘리더니 버스에서 츤데레의 정석답게도 버스비가 없던 나를 도와주었고
여자보다도 하얀, 유난히도 하얀 피부와, 행동 하나 말투 하나에도 무뚝뚝한 성격에... 그럼에도 어쩌다 한번씩 하는 챙겨주는 그 츤데레 같은 성격.
그래, 그것땜에 여자들을 들었다놨다 하는 것 같기도 하고.
흥, 민윤기가 뭐라고.
처음엔 절대 못 친해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많이 친해졌다. 이젠 진짜 친오빠 같다니까.
뭐 계속 마주치다보니까 인사도 서로 주고받고 그러다가 친해지긴 했는데, 솔직히 무관심한 척해도 내 말 다 듣고 있고 다 기억도 하고 있고 뒤에서 몰래 챙겨주는 사람인 거 알고 나서는 점점 더 마음이 편해졌다. 지금은 물론 너무 편해서, 어쩔 때는 한 대 때리고 싶긴 하지만...
심지어 같은 초등학교를 나왔지.
예전에 공부하다가 너무 하기 싫어서 앨범정리를 하고 있었는데 나 초등학교 입학식때 찍은 사진에 민윤기랑 내가 같이 찍혀있었다. 그 뭐지 초등학교 입학식날 6학년 선배들이 1학년 애기들 한명씩 맡아서 옆에 같이 서 있던거. 내 짝꿍이 윤기오빠였다. 그래서 엄마가 찍은 그 사진 속에 뻘쭘하게 서 있던 오빠의 얼굴이 찍혀있었겠지.
뭐, 아줌마 아저씨가 옆집으로 이사오고 난 후에는 오빠가 기숙사에서 살아서 못본 거였을 뿐, 오빠도 이 동네에서 쭉 살았으니까. 그래도 되게 신기해서 바로 오빠한테 보여줬는데 오빠는 그냥 아 그런가보네 이런 반응이었달까. 하 참나 좀 호응 좀 해주지. 하여간...
"야 김탄소"
벌컥 문 여는 소리가 들리더니 동생놈이 들어왔다. 저 누나 이름 부르는 거 봐라.
정국이, 내 친동생. 진짜 쟤는 몸집만 컸지 정신연령이... 어릴 땐 나 쫄래쫄래 따라다니면서 누나누나 거리더니 와... 크니까 확 변하네. 물론 2살 밖에 차이는 안 나지만...ㅎ 이제 막 고1 벗어나려고 하는 시키가. 확 씨.
"윤기 형이 치킨시킬 거래, 먹을 거냐?"
"어"
"돼지"
뭐?!
내가 그 마지막말에 갑자기 화가 울컥 치밀어올라 동생놈을 노려보았더니
저 자식이.
나를 한껏 약올리고는 헛웃음과 함께 방문을 닫고 나가버렸다.
짜식 쫄기는.
그래도 고삼이라고 나는 내 방 책상에 앉아 책을 펴놓고 앉아있었다. 수능이 당장 코 앞이니까.
수시는 무작정 다 집어넣었지만 하나하나 불합격 통보를 받고 나니까 와 멘탈 장난 아니다. 정시 진짜 노답인데...
목표는 오빠랑 같은 대학이었는데, 물론 그냥 그 학교가 가고 싶어서. 꿈의 학교긴 했어. 현실은 불가능한. 그래도 오빠랑 같이 대학 다니겠다고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했긴 했는데 그게 참 맘대로 되는게 아니더라고.
그래도 다 먹고 살려고 하는 짓인데. 치킨이나 먹으러 가야지.
"왔냐"
"어 왔다"
내가 자연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오니 무심하게 내게 인사를 건네는 윤기오빠와 그 옆에 앉아서 날 힐끔 쳐다보더니 다시 티비를 보는 동생 정국이. 정국이는 윤기오빠를 잘 따른다. 약간 존경스러워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오빠가 목표의식이 뚜렷하고 자기 할 일은 진짜 잘 해내는 사람이여서 그런지, 대학도 유명한 명문대학에 건축학과에 들어가기도 했고.
솔직히 좀 멋있다. 사람이
띵똥- 소리가 들리자 오빠는 치킨을 건네받아 거실탁자 위에 치킨을 내려놓았다. 나와 정국이는 나란히 앉아있었다.
"와 치킨이다 치킨"
"형 맛있게 먹겠습니다."
오빠한테는 꼬박꼬박 감사인사까지 하는 동생놈에게 신경 쓸 새도 없을 만큼 난 치킨이 너무 먹고 싶었다. 치킨을 보자 설레이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던 나는 입맛을 다셨고, 그런 나를 보던 동생놈은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야 컵 가져와"
뭐? 동생놈이 고갯짓을 하며 저기 부엌에서 컵을 가져오라는 그런 제스쳐를 취했다.
"니가 가져와"
항상 매번 그래왔듯이 동생과 나는 서로의 눈을 노려보며 기싸움이 한창이었다. 그때 치킨박스를 열고 있던 오빠가 말했다.
"정국, 니가 가져와"
"네? 네 형"
오빠의 말에 살짝 당황했는지 검연쩍게 일어나 부엌으로 향하는 동생놈을 향해 썩소를 지어주었고 오빠에게 잘했다는 표시의 엄지손가락을 들어주었다.
오빠는 그런 나를 힐끗 보더니 역시나, 무심하게 다시 치킨박스를 여는데 집중했다. 그리곤 닭다리를 꺼내 내 쪽으로 옮겨주었다.
"어이 고삼, 많이 먹어"
"살쪄 오빠"
이미 닭다리에 기분이 좋았지만 살짝쿵 튕겨주었다.
" 괜찮아 살쪄도 돼 예쁘기만 하고만"
"오빠 그말 책임져라"
"응"
오빠의 응 한마디에 뭔가 가슴 한쪽이 간질거려왔다. 하지만 그 느낌은 컵을 들고 돌아온 정국이에 의해 금방 사라져버렸다.
*****
(윤기와 탄소와 그 사이에서 열심히 치킨을 먹고 있는 정국이)
안녕하세요! 본격적으로 글을 쓰려고 합니다.
첫글인만큼 아직 많이 부족하고 이리저리 흔들리겠지만... 많이 관심가져주시고 열심히 더 열심히 노력할게요!
분량은 점차 늘어날거에요 아직은 수험생 신분을 다 못벗어나서...ㅎ
전에 썼던 글들에 답글은 하나씩 다 읽어보았고 정말 감사하다고 답글을 달고 싶었는데 그때는 너무 정신이 없었을 때라..
정말 감사합니다! 진짜루!
-암호닉-
방울이 / 윤기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