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닉 받아요.... 없.. 없으면 소금....)
* 오늘도 어김없이 붉은빛 조명 아래에서 주문이 들어온 칵테일을 능숙하게 제조하며 손님들에게 말동무가 되어주고있는 바텐더를 보며 지원이 실실 웃었다. 무려 게이바에서 웨이터로 일하게된지 벌써 일주일째. 외국에서 살다와서 그런지 게이라던가 동성애에 대해서 크게 거부감이 없어 오픈마인드였던터라 돈벌이가 꽤 되는 직장을 구했단 것에 만족해하며 가게 안으로 처음 들어오던 지원의 눈에 크게 띠었던 것은 다름아닌 한빈이였다. 아직 문을 열기 전임에도 벌써 상하의 모두 하얀빛의 유니폼을 입고 잔을 정리하는 모습의 한빈은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봤어도 꽤나 귀여웠을것이라고 자신하는 지원이였다. 6번테이블에 과일 안주와 술을 내려놓고는 일부로 한빈 주위에서 서성거리는 지원을 알기나 하는건지 한빈은 그저 셔츠깃을 만지작거리며 자신에게 대쉬하는듯 자꾸만 친근하게 말을 걸어오는 남자에 어색한 웃음만을 지어보였다. 도와줘야하나? 안절부절해보이는 모습이 평소의 무표정한 얼굴과는 갭이 커 귀여웠다. 하지만 이대로 저 인상 더러운 남자와 한빈이 이어지는 꼴을 가만히 보고있을수만은 없었다. "자기야. 일 열심히 안하고 뭐해. 바람이라도 난거야?" "……네?" "이 친구는 누구야, 자기." 자, 기? 남자취향 아니라면서요. 한빈과 마찬가지로 하얀색의 유니폼을 입고는 책상에 한쪽팔을 기대어 턱을 괴고 한빈을 사랑스럽다는듯이 바라보며 싱글싱글 웃는 지원의 등장에 한빈에게 들이대던 남자가 움찔하며 몸을 뒤로했다. 남자보다 더 당황한듯한 한빈이 아무말도 않다 이내 지원에게 걸려진 명찰의 Bobby라는 이름표를 보고는 전 손님에게서 들었던, 외국에서 왔다던 그 긍정적이라는 남자구나임을 직감하고는 굳었던 얼굴의 표정을 풀고는 지원의 눈을 마주치며 슬쩍 웃었다. "바람은, 그냥 손님이예요." "…그치? 하긴. 그럴리가." "뭐하는," "친구야. 들으셨죠? 바텐더하고 저랑 진한 사인데 방해하지말죠?" 능숙하고 자연스럽게 말하는 지원과는 다르게 어딘가 어색하고 딱딱하기 그지없던 한빈의 대답이였지만 지원은 예상치못했다는듯 여전히 입꼬리를 끝까지 당겨 웃는 얼굴로 눈썹을 한번 까딱하더니 대화를 이어나갔다. 아직까지 의자에 앉아 자신들을 번갈아 보고있는 남자에게 능글맞게 말하자 어이없다는 듯 남자가 헛기침을 하며 욕을 중얼이고는 친구들이 있던 모양인지 테이블로 돌아갔다. 남자가 가자 다행이라는 표정을 지어보이던 한빈이 어느새 남자가 앉았던 자리에 앉아 생글생글 웃는 낯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지원에 부담스럽다는듯 뒤로 살짝 물러나 인사를 건냈다. "고맙습니다." "고마우면 예명말고 이름 좀 가르쳐주지." "아……. 김한빈이요."
김한빈? 친구는 이름도 예쁘네? 처음으로 말을 섞는것임에도 너무나 자연스럽고 익숙하게 말을 걸어오는 지원에 융화된 한빈이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 네…. 그럼 이제 폰 번호도 찍어줘. 아, 네. ……네? 뒷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한빈의 손에 쥐어준 지원이 자신이 원하는대로 흘러가는 상황에 기분이 좋아진듯 아예 책상에 두 팔꿈치를 대고 꽃받침을 해 한빈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아무 생각없이 휴대폰을 받아들어 번호를 찍던 한빈이 멈칫했다. 내가 지금 뭐하는거지? 한빈의 마음을 아는건지 모르는건지, 그저 첫 만남부터 지금까지 안그래도 작은 눈을 한껏 휘어 눈웃음을 지어보이는 지원에 뭔가에 홀린듯 어리둥절해 하면서도 자신의 번호를 입력하는 한빈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