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독약 향기가 퍼지는 순간
" 큰일났다. "
" 으응....왜.... "
" 한번 더해. "
계속 단단해져오는 그의 것 때문에
생전 처음으로 섹스 중 기절이라는걸 했다.
-
" 변백현. "
" 으음..... "
" 변백현. "
" 안일어날꺼야...... "
" 일어나, 집에 가야지. "
아이가 투정을 부린다.
작게 웅얼거리며 반항의 의사를 표한다.
아침 햇살에 비쳐 살짝 찌푸린 얼굴도,
내가 걷어내버린 이불을 찾기위해 손으로 주위를 더듬는 것도,
그저 귀엽다.
일어나기 싫다고 말하는 아이를 침대에 걸터앉아 내려봤다.
옷을 입지않아 속살이 그대로 보여진다.
하얀피부.
이쁜 몸.
여자들도 충분히 즐겁게 해줄 수 있지만,
남자들도 미치게 만드는 몸.
나의 것.
소중한 내 것.
절대로 놓치지 않을 것이다.
그 누가 방해하더라도, 내 옆에 붙들고 있을거다.
어제 만난 아버지가 생각이나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주먹에 힘을 주고 있었는데 아이가 손을 감싸온다.
사랑스러운 아이.
" 찬열이야. "
" 왜 또 그렇게 부르는거야. "
" 나 허리 아파. "
" 집 가서 찜질해줄께. "
.
아이와 함께 집으로 가고 있는데
익숙한 번호로 전화가 온다.
조잘조잘 잘도 떠드는 아이의 입에 검지 손가락을 댄 뒤에
아이가 듣지 못하게 이어폰을 연결하고 받았다.
아버지.
" 어디냐. "
" 외출 중입니다. "
" 그 때 만났던 곳에서 좀 보자. "
입술을 깨물었다.
표정이 어두워지자 아이가 심각성을 느낀듯
안그래도 처진 눈꼬리를 내린다.
" 집에 내려줄테니까 먼저 가서 씻고 있어. 미안해. "
" ......응...일찍와야해. "
" 그래. "
차마 아이를 쳐다볼 수 없어 시선을 앞에두고 한 손으로 머리를 쓰다듬자
기분을 풀어주려는 듯 손에대고 얼굴을 부빈다.
이 사랑스러운 아이를.
지켜내야한다.
.
" 아직도 그 관계를 끊지 못한거냐. "
" 가벼운 사이가 아닙니다. "
" 그래봤자 어디서 굴러온 어린 남창 정도겠지. "
" 그렇지 않습니다. "
" 만약 깨끗하다 해도 남자는 남자야.
어린 아이니 아직 성정체성이 곧지 못한거겠지.
언젠간 널 뒤로하고 여자를 찾게 될거다. "
" ......다시는 부르지 말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 마지막 경고다. 내가 다시 널 봤을 때 옆에 아이가 있다면
그 땐 그 아이뿐만 아니라 너 조차 무사하지 못할거야. "
" 제게 이렇게 매달리는걸 보니
요즘 친아들이 생사를 넘나든다는 소문이 진짜인가보군요. "
" ......알면 돌아와라.
네가 그 아이에게 빼앗긴 시간들은
모두 되돌려주마. "
" Good bye, 회장님. "
.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술집에 찾아갔다.
잔뜩 취한채 집으로 들어가면 아이한테 피해를 줄게 뻔하니
조금만 마시고 돌아간다는게 이미 시야가 뿌옇다.
분명 이상태로 운전을 했다간 난리가 나겠지.
아이한테 연락을 해봐야할 것 같다.
.
" 안와. "
그가 오지 않아.
박찬열.
휴대폰 액정을 보고, 또 봤다.
일찍 온다고 해서, 피곤한 그를 고생시키고 싶지 않아
민망한 곳이 아프고 허리가 욱씬거려도 온 힘을 다해 몸을 씻고,
콘돔을 쓰지 못해 내 안에 뿌려진 그의 흔적을 얼굴이 붉어지면서까지 다 빼냈다.
같이 누울 침대도 팡팡 치면서 먼지를 털고,
이불 각까지 맞춰가면서 이쁘게 정리했다.
그리고 뿌듯한 기분에 얌전히 누워있었다.
근데 왜 밤이 늦도록 안와.
이 망할 선생님.
전화를 할까 말까 고민했다.
그의 번호를 보며
문득 그에게 처음 전화가 왔을 때가 생각이 났다.
'남편님' 이라고 뜨는 휴대폰에 놀라 벙쪄있다가
그가 설정해논 것이라고 생각되자 마자 웃음이 터져서
한동안 대답을 하지 못했었다.
그렇게 흐뭇하게 미소를 짓고 있는데, 전화가 온다.
그다.
" 어디야!!! "
"...변...백...현... "
" 에? "
" 여기...카디..술..ㅈ... "
이런.
술을 마신게 틀림없다.
그것도 잔뜩.
.
" 아!! 정말!! 좀 들여보내달라니까요!! "
" 미성년자가 어딜 들어오려고 그래!! "
" 데리고 가야 할 사람이 있어요!! "
빨간약이라고 쓰여져있는 명찰을 가슴에 달고
날 가로막는 저 사람을 어찌해야할까.
" 그럼 안에서 제일 잘생긴사람 좀 불러주세요. 이름은 박찬열. "
" 아, 그 손님. "
" 왜요? 무슨 일 있어요? "
" 하도 만취하셔서 대리를 불러드릴까 했는데 계속 누구를 부르더라고,
이름이...변백현? "
" 그게 저예요!!!!!!! "
하.
겨우겨우 허락을 얻고 들어간 술집 한 곳에서
테이블에 엎드려있는 그를 발견할 수 있었다.
" 일어나!!! "
" ....응? "
거칠게 그를 흔들어 일으키자 날 보더니 활짝 웃는다.
한번도 저렇게 웃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나에게 보여준 미소도 아주 잠깐, 살짝, 입꼬리만. 그랬는데.
풀린 눈으로 날 쳐다보며 헤실헤실 웃는다.
그리고.
" 백현아!!!!! "
" 썅...엄청난 발견이다. 박찬열. "
내가 온것을 보고 잠시 웃더니 이름을 부른다.
한번도 성을 떼고 부른 적이 없던 것 같은데.
있었나.
계속 날 안아오는 그를 부축해 일어났다.
차에 태우고 대리를 불렀다.
나에게 꾸벅 인사를 하고 명함을 준다.
단호박.
오늘따라 특이한 이름을 많이 본다.
뒷자석에 타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새근새근 자는 그를 쳐다봤다.
아까는 그렇게 시끄럽더니, 지금은 천사처럼 조용하다.
그리고 말 없이 눈물을 흘린다.
눈하나 찌푸리지 않고 조용히 눈물이 흐른다.
그래서 평소에 술을 싫어했나보다.
보여주고싶지 않은 약한모습.
" 형이 많이 취했네요. "
" 형 아닌데요. 애인인데요. "
.
그를 겨우겨우 침대까지 눕히는건 성공했지만,
옷을 벗기려니 막막해 쳐다만보고 있었다.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자 별안간 눈을 뜨더니 나를 확 안아온다.
" 흐읍!! "
허리를 세게 조여 안아오는 그 때문에 숨을 편하게 쉴 수 없어 답답해했다.
떼어내려 했지만, 불안하게 날 쳐다보는 눈동자에 말없이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 아무데도 가지마. "
" 응...... "
" 내가 없는 곳에 있지 마. "
" 응...... "
" 내가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 살지마. "
" 응...... "
그리고 그는 조용해졌다.
박찬열이 오늘을 기억하지 못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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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특별출연을 하신 분들이 계시죠? (의심미)
제가 해줄 수 있는 작은 선물이랍니다...♥
다른 분들 너무 섭섭해 하지 마세요....★☆
잊지않고 적어드릴께요♥
아,
찬백호텔 카디술집
저만 재미있나요?
언어유희
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