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초콜릿 - 58%
권순영의 말이 끝나자 여선배도 이석민도 궁금한지 질문증을 토해내기 시작했어
" 헤어진 지 1년째인데 그 뒤로 연애 안 한 거예요? 올 순정파 "
" 그나저나 왜 헤어졌어? "
이석민의 넉살에 권순영이 잠시 놀라더니 여선배 질문에 다시 나를 쳐다보기 시작했어
나 또한 여선배의 질문에 나 또한 왜 순영이가 나에게 헤어지자고 했는지 궁금해서 쳐다보고 있는데
순영이는 나에게 말하듯 나를 직접적으로 보며 말했어
" 걔가 힘들 때 찾는 사람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더라고 "
그 말을 듣고 나는 멍해졌어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생각하다가 기억이 하나씩 나기 시작했어
[2016 2월]
어느덧 대학교 마지막 발표날이 다가왔어
순영이는 이미 몇 군데 합격을 한 상태였고
나는 다 불합격이 떠서 마지막 이 대학교가 내 마지막 희망이었기에 그날따라 예민한 하루였어
순영이가 만나서 같이 확인하자고 해서 같이 카페에 앉아 전화를 기다렸지만 카페가 문을 닫을 때까지 전화는 오지 않았어
집에 가는 길에 나는 왠지 모를 허탈함에 눈물이 나오려는 걸 참고 있었어
순영이는 내 기분을 맞춰 주려고 평소답지 않게 몸 개그까지 하고 아재 개그까지 하면서 노력했지만 내 눈에는 들어오지 않았어
순영이도 결국 지쳤는지 나에게 기운 내라고 너한테 1년 더 시간이 주어진 거라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힘내라고 했지만
그 말이 나에게는 가진 자의 여유로 보여 아니꼬웠어
" 야 너 니 일 아니고 너무 쉽게 말한다 "
라고 시비조로 말이 나갔고 내 말에 순영이는 당황했는지
" 아니.. 내 말은 그 뜻이 아니라 "
" 됐어 그냥 너네 집 가... 하나도 위로 안돼 "
라고 차갑게 말하고 순영이를 보내고 집에 혼자 오는 길에
어릴 때부터 친오빠 동생처럼 지내며 고등학생 때는 내 과외까지 해준 이웃집 오빠가 있었어
그 오빠를 보자마자 눈물이 나왔고
오빠는 말없이 나를 안아주었어 오빠 품에 안겨서 엉엉 울면서 온갖 설움을 다 품어내고 오빠는 내가 무슨 상황인지 아는지 모든 걸 다 안아주었어
겨우 진정하고 오빠랑 집 앞 벤츠에 앉아서 내 재수 얘기를 하다가 집에 도착해서 폰을 봤을 때
순영이한테 이별 문자가 와있었어
순영이는 이 말 끝으로 화장실 간다며 담배를 들고 밖으로 나갔고
나 또한 눈치 보다 순영이를 보러 밖으로 나갔어
나가자 옆 골목길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순영이가 보여 다가가니
순영이는 놀란 눈으로 " 잠깐만 오지 마 "라고 말하고 급하게 피던 담배를 버리고 순영이가 다가왔어
순영이한테 어디부터 어디까지 말해야 할지 몰라서 눈치만 보고 있는데 순영이가 먼저 입을 열었어
" 무슨 말을 하려고 그래 "
" 아니.. 저 ..그 아까 한 얘기 있잖아 그거 "
" 오해라고? 알고 있어 오해인 거 "
내가 할 말을 이미 알고 있다는 순영이 말에 놀라서 순영이를 쳐다보니 순영이는 나를 쳐다보지 않고 계속 얘기했어
" 그날 너한테 그 말 듣고 집에 돌아가는데 너를 이렇게 보내면 안 되겠다 싶어서
다시 너네 집으로 뛰어갔거든 근데 그 앞에서 너랑 남자랑 안고 있더라고
거기다 너는 울고 있더라 내 앞에서 안 울던 애가 "
".. 아.."
" 그 순간 너무 화가 나더라고 남자친구는 나인데 아닌 거 같고
그래서 홧김에 문자를 보냈어 근데 솔직히 헤어지고 싶은 생각은 없었어
네가 나한테 믿음을 주길 바라서 문자를 보냈던 거였는데 너는 ...연락이 없었잖아 "
" ....아 그건 있잖아 순영아 내가 폰이"
" 그만하자 이미 끝났는데 이제 와서 얘기하면 뭐 해 "
내가 연락이 없었다는 말에 나도 할 말이 있어 하려고 했지만 순영이는 자기말을 끝으로 먼저 술집으로 들어갔어
혼자 순영이 뒷모습만 바라보다 뒤늦게 들어간 술집에서는
이지훈이 걷지를 못하고 있고 그런 이지훈을 부축하면서 욕하는 이석민이 보였어
머릿속은 권순영 때문에 복잡하지만 " 야 김여주 좀 도와라 의리 없는 새끼야 "라는 말에
어쩔 수 없이 이지훈 오른쪽 팔을 잡고 술집을 빠져나왔어
그 이후로 대학교에서 권순영은 마주치기 힘들었고 권순영을 보기 위해 과 회식을 매번 참석했지만 그림자조차 보지 못하고 있었어
어제도 술집에서 달린 덕에 강의실에서 폐인 같은 얼굴로
" 이 새끼는 학교를 다니는 거야 마는 거야 " 라고 권순영을 씹고 있는데
아침부터 나랑 같은 모습인 이지훈이
" 혼자 뭐라는 거야 야 너 내일 엠티 갈 거지? "
라고 말했고 나는 술 냄새가 내 코앞까지 오자 역겹다는 표정으로
" 아니 시발 이제 술은 지겹다 술에 ㅅ만 들어도 술 냄새가 느껴져 "
내 말에 이지훈은 공감 간다는 듯이 나를 때리면서 미친 듯이 웃었어
이석민도 같이 웃으면서
" 야 근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 못 빠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선배들도 한 명도 안 빠지는데 니가 감히 빠지냨ㅋㅋㅋㅋㅋㅋ"
한 명도 안 빠진다는 말에 권순영을 볼 수 있는 기회다 싶어 이석민과 이지훈을 잡고
" 가자 엠티! 대학생의 꽃은 엠티 아니겠니? 내일 몇 시야 어디서 "
나는 새벽까지 엠티에 가서 권순영에게 할 말을 정리하고 정리해서 말하려고 했지만
권순영 옆에는 하루 종일 술집에서 봤던 여선배가 계속 붙어있어서 말을 못 걸었어
포기하려고 하는데 기가 막힌 기회가 온 거야
" 우리 생각보다 먹거리가 부족해서 마트 가야 하는데 가위바위보에서 진 사람 두 명 재학생 한 명 신입생 한 명 해서 오붓하게 갔다 오자 "
라는선배말에 권순영은 그냥 벗어나고 싶은지 " 야 그냥 재학생 중에서는 내가 갈게 "라고 외쳤고
나는 필사적으로 가위바위보를 지려고 했어
그 결과 별 노력 없이 꼴찌를 했고 순영이랑 같이 갈 생각에 들떠있는데
순영이는 내가 가는지 모르는지 " 신입생 빨리 나와 "라고 소리쳤어
그 말에 내가 일어나니 당황스러운지 " 야 거리도 먼데 그냥 나 혼자 갔다 올게 " 라고 다른 선배에게 말했고
나는 다급해서 " 아니에요! 갈 수 있어요 갈래요 " 라고 다른 선배에게 말했어
내 말에 선배는 "야 후배가 이렇게 가고 싶다는데ᄏᄏᄏ그리고 혼자 가면
심심하지 하잖아 시끄럽게 하지 말고빨리 가라 좀 "
라며 순영이 엉덩이를 차면서 보냈어
나랑 순영이는 어색하게 걷고 있었어 가는 도중에 말을 거려고 했지만
나보다 빨리 걷는 순영이라 아무리 뛰어가도 안돼서 포기하고 오는 길에는 말해야 하지 하는데 오늘 길에도 시발 상황은 같았어
달라진 게 있다면 올 때랑 달리 어두워진 거리 어릴 때부터 어두운 거에는 겁이 많아서
혼자 못 걷는 편이라 크게 용기 내서 " 권순영!!! " 이라고 외쳤지만 순영이는 너무 멀리 있어서 그런지 내 말을 듣지 못했어
혼자 잔뜩 겁을 먹고 " 시발 안 무섭다 하나도 안 무섭네 "라고 최면을 걸면서 걷고 있는데
겁이 먹는 상태가 걸음은 더 천천히 걷고 있었어 그래서 앞에 보이던 권순영도 보이지 않았어
그러고 혼자 걷던 중 저 멀리서 누가 뛰어오는 거야 누군가 하고 보는데 점점 다가오는 게 권순영인 거야
반가워서 " 권순영!!! 여기야!!! " 라고 외쳤고 내 외침에 권순영은 뛰지 않고 걸어오기 시작했어
순영이는 나에게 오자마자
" 야 너는 밤길도 무서워하는 애가 무슨 자신감으로 가겠다고 소리친 거야 " 라고 화난 듯 말했고
" 나는 뭐 가고 싶어서 간 줄 아니 안 그래도 걷는 거 싫어하는데.."
내 말에 어이가 없는지 순영이는 어이없는표정을 보이며
" 그럼 아까 내가 혼자 간다고 할 때 가만히 있지 그랬냐 예나 지금이나 멍청해서 "
" 야 멍청한 게 아니라 너랑 얘기하려고 기회 노린 거거든 이렇게 안하면 더럽게 보기 힘들잖아 권순영 "
" ..뭐? 무슨 얘기 ..아 예전 얘기 그만하자니깐 "
라며 짜증 섞인듯한 순영이 말에 나또한 짜증 나서
" 야 너는 니 마음대로 예전 얘기 다 해놓고 나는 하면 안 되냐 적어도 내 얘기를 들어봐야지 "
--------------------------------------------------------------------------------------------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