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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좋아하는 사람이 지는거다,
그래서 난 2년 째 패배자고
김태형은 자비없는 승자이며
박지민은 패배를 모르는 챔피언이다.










계속 과거형 ing~

[방탄소년단/김태형박지민] 라스트 하트 03 | 인스티즈







[라스트 하트]
03





나는 겨울에도 춥게 입고 다니는 편 이였다. 체감 온도 영하 몇십도를 웃돌아도 청바지 한 장 걸치고 니트에 후드집업을 입고 나간다거나, 눈이 오는 날 컨버스 운동화에 발목 양말 신고 나간다거나, 그런 나를 보며 사람들은 대신 추위에 떨었다.

'너는 신기한게 그렇게 춥게 입고다니면서 심한 감기에는 안걸리더라?'

그럼 나는 말했다. 나 대신 태형이가 아프다고.

실제로 나는 가벼운 코감기, 목감기 정도만 1년에 2,3일정도 앓는 것에 비해, 김태형은 환절기+겨울에는 감기를 달고 살았다. 몸이 약한건지 면역력이 약한건지 김태형은 양 주머니에 핫팩을 넣고 패딩은 물론 바지까지 기모로 챙겨입는 놈이였다. 그러나 내내 콧물을 달고 살며 12개월 중 꼬박 2개월은 독한 열감기에 시달리고는 했다.





'태형이 뽀뽀.'



[방탄소년단/김태형박지민] 라스트 하트 03 | 인스티즈
'안돼, 감기옮아.'

'감기 옮으면 좋지, 난 튼튼하니까 금방 나아. 나한테 니 감기 다 옮아주라.'

언제는 앓아누운 김태형의 병간호를 위해 김태형의 자취방에 놀러갔었다. 입도 잘 벌리지 못했던 김태형의 입술로 꾸역꾸역 죽을 떠넣어 주고는 약까지 먹였다. 한참을 골골대길래 불덩이 같은 이마를 손등으로 쓰다듬다가 입술을 쭈욱 내밀고 '태형이 뽀뽀'라고 건넸던 말이였다.

'…그래도 안돼.'

뽀뽀도 싫다며 고개를 도리도리 젔는 김태형에 나는 이번엔 불덩이 같은 목에 손을 두르고선 칭얼댔다.

'왜애.'

'이왕 옮길거면.'

김태형이 누워있던 상체를 벌떡 일으켜 목에 감았던 내 손을 끌렀다. 그대로 자신의 불덩이 같은 볼에 가져다 대더니 그윽한 눈빛으로 나를 담아냈다.


"키스해.'


[방탄소년단/김태형박지민] 라스트 하트 03 | 인스티즈


'찐하게.'






-







탕-

나는 유니폼을 차곡차곡 접어넣은 사물함의 문을 힘주어 닫았다. 별안간 한 참 연애할 적의 김태형의 생각이 떠올랐다. 그랬지, 우린 어렸고, 겁도 없었다. 그때는 김태형이 항상 앞장서서 그 큰 손으로 나를 이끌어 주었고, 나는 멍청하게 웃으며 그의 뒷 모습만 따라가는 역할을 맡았다. 그래서인가, 이제는 우뚝 서버린 태형이를 내가 아무리 웃으며 끌어당겨도, 태형이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다음 알바생에게 간단히 인사하고 카페를 나서려는데 몇 번 보지도 못한 낯선 몸체가 내 앞을 막아섰다.


[방탄소년단/김태형박지민] 라스트 하트 03 | 인스티즈


"어 지금가?"

"…아, 네."


박지민이였다. 어제 만났던 김태형의 친구.


"왜 지금가요?"

"…아, 어제는 펑크나는 바람에 제가 채웠던 거 였고, 저 원래 8시까지밖에 알바 안해요."

"아 진짜? 큰 일 날 뻔했네."

"네? 왜요?"

"못 만날 뻔 했잖아요."

그러니까 그게 왜 큰일인데요? 물으려던 나는 입을 그냥 다물었다. 박지민은 그런 나를 보며 눈썹을 한 번 으쓱 하고서 내 손을 잡고 나를 카페 구석으로 데려갔다. 그리고 마련된 테이블에 나를 앉히고는

"잠시만요."

라는 말만 남긴 채로 벽을 돌아 사라졌다.


멍하니 앉아서 엄지손톱만 쓸어내렸다. 김태형이 자주 해주던 일이였다. 김태형은 한 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내 손을 가지고 장난을 쳤었다. 제 큰 손으로 내 손을 감쪽같이 가려버리기도 하고, 이렇게 내 손톱을 하나하나 쓸어주기도 하고, 깍지를 끼거나, 지압을 해주거나, 아무튼 내 손을 심심하게 두는 적이 없었다.

"심심해."

심심해 태형아,
심심해, 내 손이 너무 심심해 태형아.



"여기."

박지민은 내 앞으로 컵 하나를 내려 두었다.
그리고는 내 앞 의자에 앉았다. 자신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든 채였다.

"…뭐예요?"

"유자차."

"…아, 맞다. 어제 유자차는 고마웠어요."

"……."

"그러니까 오늘까지 이렇게 줄 필요는 없어요."

"그냥 마셔요, 감기 아직 다 안나았잖아."

"아까부터 자꾸 은근슬쩍 말 놓네요?"

"거슬렸어요? 우리 동갑이잖아요. 그냥 말 놔요."

"…아뇨, 괜찮아요. 유자차는 잘 마실게요. 내일이면 다 나을거니까 찾아오지 마세요."

나는 그럴까, 라고 하려다가 돌연 유자차를 들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어, 잠시만. 하고 박지민이 뒤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지만 걸음만 더 빠르게 한 채로 카페를 벗어났다. 또-롱 하고 카페 종소리가 울리고 내가 닫아서 막 벌컹벌컹 닫히지 않고 흔들거리던 문이 제 자리로 돌아가기도 전에 다시 열렸다.





[방탄소년단/김태형박지민] 라스트 하트 03 | 인스티즈


"이름아."

"……."

"눈치 진짜 빠르네요. 맞아요 나 작업거는거."

"……."

"그 쪽 보러 온 것도 맞고, 그 쪽 못보는게 나한테 엄청 큰 일인 것도 맞아요."

"……."

"그래서 이렇게 나 무시해요? 내가 무슨 말이라도 꺼낼까 노심초사, 일부러 대답도 안하고, 이렇게 할 말만 하고 나가기예요?"

"언제봤다고, 작업이세요."



결국 참다 못하고 내가 입을 열었다. 박지민의 말은 구구절절 맞았다. 박지민이 혹시 이상한 말을 꺼낼까봐 나는 일부러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그럼 조금 더 보고 작업 걸까요? 전 아무때나 괜찮은데."

"저기요, 제가 정말 이 말까지는 안하려고 했는데, 저 태형이 여자친구예요."

"맞아요."

"그 쪽은 태형이 친구고요."

"응, 그것도 맞아요."

"…뭐 느끼는 점 없으세요?"

"많아요."


그래 어디 한 번 말해봐요, 나는 들고있던 유자차를 입술로 갔다 대고 호로록 조심히 마셨다.


"우린 엄청난 운명이구나…."



푸웁- 나는 마셨던 유자차를 뿜었다. 다행히 박지민 면전으로 뿜어내지는 않았지만 길바닥에 뿌려진 유자차 줄기들이 생경해서 곧 아스팔트벽돌을 뚫고 유자나무가 무성하게 자랄 것 같았다.


"네? 미쳤어요?"

"전 친구때문에 사랑 포기하는 미친 짓 안해요. 다행스럽게도 그런 미친놈은 아니랍니다."

"아뇨, 충분히 미친놈 맞으신 것 같은데요. 제가 싫은데요?"

"아, 제 마음 강요 안해요."

"충분히 강요중이세요 지금. 혼란스럽고 짜증나게 하고 있잖아요 나를."

"그렇다면 미안해요."



빠른 사과에 또 할 말이 없어졌다. 박지민은 뚝뚝 화낼 건덕지를 끊어버리고 만다.





"나 좋아하지 마요."




[방탄소년단/김태형박지민] 라스트 하트 03 | 인스티즈

"…네, 뭐. 사실 사랑 어쩌고 한 건 오바한 거 였어요. 아직은 좋아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그냥 보고싶어서 보러 온거지."

"저기요,혹시나 해서..하는 말 인데요,저는 당신 엄청 싫어해요."

"…제가 태형이 친구라서요?"

"네 그것도 있는데, 그냥 사석에서 봐도 싫을 것 같아. 저는 막 처음보는 사람한테 들이대고 사랑한다 하고 그런거 엄청 싫어해요. 사람이 가벼워 보이잖아요."

"근데 그게 마음대로 안되는데 어떡해요."


일부러 미운 말만, 상처 입을 말만 딱딱 골라서 에너르기파 쏘듯 팩 쏘아 붙여도 박지민은 시종일관 눈을 둥그렇게 뜨고선 자신의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빨대로 쪼로록 들이킨다. 짜증나, 왠지 열받는다.

"그럼 안찾아 오면 되죠,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잖아요."

"그럼 몸이 가까우면 마음도 가까워지겠네요?"


또 쪼로록. 의도된 듯한 질문에 저런 순수한 얼굴이라니. 또 한 방 먹었다. 이번엔 제대로 먹었는지 다물린 입이 쉽사리 열릴 생각을 안했다. 네 그렇겠죠! 라고 하면 그럼 이제부터 달라붙어 있을테야! 아기고양이!!!! 하고 달려들 것 같고, 아뇨? 라고 하면 거짓말 치는거냐며 따질 것만 같았다.


"그럼 이렇게 해요."

"뭐요."

"이 시간 이후로 내 생각 한 번도 안하면 내가 깔끔하게 포기 할게요."

이거 바보 아냐? 하는 허, 하고선 유자차를 한 번 들이켰다. 꿀떡 삼키고는

"좋아요."

쩌렁쩌렁 큰소리 치고 뒤돌아 척척척척 걸어 자취방에 들어갔다.
폭풍 세수를 하며 화장을 지우는데 나는 이미 알았다.

'망했다.'

지금까지 박지민 생각만 했던 걸.

애초부터 내가 져버린 싸움이였다.
더 사랑하지 않아도 지는 방법이 있었구나, 배우고 갑니다 박선생님. 이걸 태형이한테 써먹으면 얼마나 좋을까. 문득 태형이 생각이 났다. 그러고보니 어제 카페에서 잠깐 얼굴보고는 못 만났었다. 지 친구가 나한테 작업걸고 있는 건 알고 있는걸까, 또 아픈걸까. 하는 생각이 얼굴위에 올려진 거품처럼 보글거렸다.


"태형아, 나 어떡해?"

박지민 생각나는데 어떡하지.

"태형아,"

태형아, 나 심심해.

"태형아…."

태형아, 나 너 보고싶어.


나는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박지민 생각에, 태형이 생각에 머리가 터져버릴 것 만 같았다. 눈물이 거품 가운데에 길을 만들며 주룩주룩 흘러 내린다. 나는 펑펑 울면서 얼굴을 문질렀다. 눈물로 얼굴을 씼는지, 거품으로 얼굴을 씼는지 모를만큼 펑펑 울면서.



[방탄소년단/김태형박지민] 라스트 하트 03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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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이란걸..받았어여..제 인생 첫 암호닉..넘 신나...
우유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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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222.51
1
7년 전
비회원222.51
아싸 ㅋㅋㅋ 짜까님❤❤우유에여*^^*아 이렇게또 금방 와주시다니 아 뽀뽀 해드리고싶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현재편은 언줴 나오나요우?
7년 전
독자1
와 지민이 진짜 저돌적이네요!태형이는 다정하다가 무슨일이 있었던거야 여주한테 잘해줘 있을때ㅠㅠ저 암호닉 [캔디]로 신청할게요!!
7년 전
발간지루
ㅠㅠㅠㅠ글어쵸 지민이 저돌적이예여..는 그냥 제 스타일..☆ 캔디님 아모닉 신청 감사드립니다..글 봐주셔서 감사해여!
7년 전
비회원248.101
재밌어요~기다릴게용ㅇ><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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