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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온앤오프 샤이니
발간지루 전체글ll조회 838l
등장인물 이름 변경 적용


더 좋아하는 사람이 지는거다.
그래서 난 2년 째 패배자고
김태형은 자비없는 승자다.









[방탄소년단/김태형/박지민] 라스트 하트 2 | 인스티즈






[라스트 하트]

02



김태형이라고 저장된 이름 뒤에 붙어있던 8개나 되는 하트의 반절을 날려버린, 그러니까 김태형♡ 시절의 일이였다. 일주일 째 연락이 두절됐던 놈이 먼저 연락해 오길래 나는 끊길새라 얼른 받아서 귓구녕에 핸드폰을 냅다 가져다 댔었고, 와중에 핸드폰을 거꾸로 들었던 터라 핸드폰을 고쳐들려다가 핸드폰 떨구어 버린, 그 핸드폰을 주우려다가 발 끝으로 핸드폰을 차버렸던 그런 요란한 날이였다.

김태형 성격에 분명 끊었겠거니 했는데 아직 초 시간이 넘어가고 있었다.


"여보세, 여보세요??"
"응 태형아!"
"아, 태형이 여자친구 분 맞으시죠, 저 태형이 친구 지민인데요."
"아, 아 네."


지민이라는 말에 나는 표정을 시무룩하게 했다. 일주일 째 연락도 두절되고 카톡 문자 전화 다 씹는 놈이 처음 들려주는 목소리가 고작 친구 지민이의 목소리라니. 나는 픽 상해버린 마음을 신선하게 달릴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한 채 시무룩한 목소리로 대답 해버렸다.


"왜요...?"

"아, 그, 지금 가평와서 펜션 잘 잡아서 다들 한 잔 걸치구 늘어져있거든요. 태형이가 여자친구분한테 연락을 안하는 것 같길래 제가 대신 드렸어요."

"네?"

"걱정하실까봐요, 태형이 지금 누워서 잘 자구 있고…."

"아,아니 가평이요?"


내 얼떨떨한 물음에 마땅한 대답을 내놓키는 커녕 되려 자신이 더 당황한 듯 남자도 네에?? 하는 말을 내뱉었다. 핸드폰을 고쳐 든 손이 달달 떨렸다. 그러니까 지금 태형이는 가평에 가서 친구들끼리 한 잔 걸치고 누워서 뻗어있고, 태형이 친구라는 지민씨가 나에게 친히 전화를 주셨다.


"아,네. 혹시 태형이한테 별 소리 못들으셨…."


"…저기요."

"네..?"


"혹시 그 자리에…."


할까 말까, 머뭇거리다가 그냥 뱉어버렸다.


"여자도 있어요?"


내 말에 지민씨는 어,아,음…. 하며 뜸을 들였다.


"있구나, 있어."

"아, 아뇨 그게…."


"됐어요, 다 필요없어. 전화해줘서 고마워요."


나는 전화를 뚝 끊고는 침대에 드러누워 발을 콩콩 굴렀다. 여자랑 같이 놀러갔다 이거지. 물론 지민씨에게 연락이 온 걸로 봤을 때 그렇고 그런 응항항하한 여행 같지는 않았다.


부x친구 모임 이라던가? 그래 이런거 하나하나까지 간섭하지 말자. 태형이가 싫어할거야.

아니 그래도 여자가 있는 자린데 나한테 말도 안하고 가?

아니야, 성이름 정신차려 너도 남자있는 자리에 놀러가잖아. mt라던가, 가족여행 이라던가.

그건 김태형의 경우와는 다르지! 김태형은 따로 약속잡아서 간거고! mt랑 가족여행은 행사잖아! 더군다나 가족여행에서 그 남자는 그냥 아빠잖아!

닥쳐 난 태형이를 평생 미워하지 않을거야, 미워하지 못할거야.


머릿 속에선 냉탕과 열탕을 왔다 갔다 첨벙이는 내 몸만 죽어나고 있었다. 머릿 속에선 태형이가 나쁜놈이라며 깎아 내리는데, 몸은 자꾸만 태형이를 끌어안고 싶었다.

터질 것 같은 머리만 고개를 쭈욱 빼서 냉탕에 담궈두고

시려워 죽겠는 몸뚱아리는 열탕에 목까지 푸욱 담구고 싶어.

하, 몰라, 하고 이불을 머리 끝까지 끌어올리자 이번엔 발가락에서 이불이 슉하고 걷힌다. 나는 발가락을 꼼지락 거리며 또 푹 한 숨 쉬었다.


"둘 다 할 순 없는거니?"


나는 그 날 [김태형♡♡]으로 되어있던 이름을

[김태형♡]으로 수정했다.


-




한 여름 김태형의 가평 사건 이후 시간은 또 흘러 겨울. 카페에서 알바를 하고 있을 때였다. 박지민을 처음 만난 건. 내 체구보다 작은 이불 때문에 항상 이불은 나를 다 덮지 못했다. 나는 머리를 빼고 자거나 발을 빼고 자거나 왼팔, 오른팔, 왼다리, 오른다리 등은 차가운 밤공기에 그대로 노출시킨 채 자야했고, 그러다보니 당연스럽게도 감기에 들어 있었다. 더러워보이니까 제발 손님 앞에서는 코먹지 말라는 점장님의 당부에 나는 네에- 하고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는 수 없이 손에 휴지를 꼭 챙기고서 일을 했다. 다행히 사람이 없어서 한적하게 일하고 있는데 한 손님이 들어왔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하나요."
"네?"
"네?"
"아 죄송합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맞으시죠?"
"아, 네."
"아,이,스 맞으시죠 손님? 얼음 들어간거?"
"네."


남자가 푸흐흐 웃었다. 코맹맹이 소리로 재차 확인해대는 내가 웃긴 듯 싶었다. 하지만 그도 그럴게 이 날씨에 아이스를 시키는 건 제정신이 아닌 사람이지 싶었다. 말이 이열치열이지 솔직히 더운 여름엔 아이스크림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나라서 말이다. 속으로는 손님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겉으로는 티내지 않은 채 묵묵히 원두를 내리는데 대뜸


"태형이 여자친구 맞죠?"
"네?"
"맞네. 그 '네?' 하는 목소리가 그때랑 똑같아."


란다. 그때까지 내 머릿속에서 '가평'이라 함은 '김태형ㅂㄷㅂㄷ'으로 곧장 연결되었고 그 연결고리였던 박지민은 사막에서 모래가 바람에 이동하 듯 당연스레, 자연스레, 말끔하게 없어지고 난 후였다. 나는 신종 개수작인가, 보이스 피싱을 넘어선 페이스피싱인가, 의심하는 눈초리로 그를 바라보았다.


"나 기억 안나요? 태형이 친구 박지민이요. 그때 태형이 대신 전화드렸었는데."

"에. 기억, 안나는데요."


솔직히 길가다가 고등학교 동창도 못알아보기 태반인데 내가 어떻게 박지민을 기억하냔 말이다. 모르는 사람이 너랑 나랑 초딩 때 베프였잖아! 기억안나?! 섭섭하다?! 라고 하면 넙죽 사과부터 할 정신나간 년이 나라서 일단 눈을 얇게 뜨고 박지민을 바라보았다.


"안나?"

"안나."


"에이 뭐예요. 나는 목소리까지 기억하는데."


"…손님 아이스아메리카노 여기있습니다. 3천 5백원이세요."

"아, 저기 저 이상한 사람 아니구."


"저기요 전 전혀 기억 안나거든요, 안넘어가요, 안사요, 그만 가주시,"





[방탄소년단/김태형/박지민] 라스트 하트 2 | 인스티즈


"아 뭐야 박지민, 왜이렇게 안나와."


급작스런 등장이였다. 또-롱- 영롱하게 울리는 출입문 종에 내 머릿속에 끼었던 안개가 화악 걷히는 기분이였다. 거의 2주일 만에 본 김태형의 얼굴이다. 나는 100번정도는 빡시게 감은 태엽 인형처럼 그제서야 머리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아아아아 그러고보니


"박지민씨?"

"드디어 기억 하시네요."


박지민은 정말 아이처럼 꺄르르 웃으며 좋아했다. 나는 그제서야 잔뜩 미안한 기색을 내배치며 눈썹을 굽히자 박지민이 웃으며 손사레질 했다.



"만나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만났네요."

"저를요? 왜요?"


혹시 김태형이 여친 자랑을 그렇게 했다던가, 내 여친은 이쁘다고 했다던가, 내 여친은 꽁꽁 숨겨서 볼거라던가, 그런 말을 한 건 아니 겠죱!!!!!!!!!!!!!!!!!!!!!!!!111 흥분한 눈빛으로 눈알을 번뜩였지만 박지민의 도톰한 입술에서 튀어나온 문장들은 순수하기 그지 없었다.






[방탄소년단/김태형/박지민] 라스트 하트 2 | 인스티즈


"그냥요, 보고싶어서요."


"빨리와, 늦었어."

"…야 김태형."

"……."

"넌 무슨 여친 2주일만에 봤는데 반갑지두 않아?"

"반갑네. 가자."


김태형은 그렇게 바로 대답하고는 박지민을 끌고 나갔고, 나에게 손인사하는 박지민에게 맞인사 해주며 눈으로는 김태형의 뒷통수만 째려다 보고 있었다. 뒷통수도 잘생겼다 김태형. 얄미워.



-




마감타임 알바녀석이 못온다고 빵꾸를 내는 바람에 내가 마감타임까지 채워야했다. 원래였으면 미어 터졌을 손님들이 오늘은 너무 추워서 이불 밖을 벗어나는 즉시 사망 카운트다운 시작이라고 여겼는지 카페 안은 한적하기 그지 없었다. 졸음이 자꾸만 내 코를 잡아 당겨 꾸벅대며 졸고 있는데 또-롱- 하고 영롱하게 울리는 종소리에 눈꺼풀을 둔탁하게 접어 올렸다.


'아, 어서오세, 지민씨?"

"졸고 계셨나봐요."


또 으항항 웃는다. 접히는 눈두덩이 살과 가지런한 치아가 귀여워서 그냥 나도 따라 웃었다.


"따뜻한 유자차 하나 주세요."

"네, 따,뜻,한,거 맞으시죠?"

"네."


또 박지민은 푸흐흐 웃는다.


"아침엔 아이스 드시더니. 그렇게 왔다갔다 하면 몸에 안좋아요."

"정말요?"

"…정말인지는 모르겠는데, 그래도 하나만 하면 좋잖아요."


헤어지던지, 사랑하던지.


나는 유자차에서 청승맞게도 김태형과 나의 관계를 떠올렸다. 아니 김태형을 향한 나의 관계성을 떠올렸다. 너무 차가워 이를 떨다가도 너무 뜨거워 닿자마자 움츠러드는 그런 머리아픈 관계를 말이다.


"유자차 나왔습니다."


나는 박지민에게 유자차를 건내고 박지민이 건넨 카드를 받아들어 계산을 했다. 박지민에게 카드를 건네줬지만 박지민은 카드를 받아들고 그 자리에 가만히 서있었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유자차를 박지민 쪽으로 조금 더 내밀자 박지민은 손을 들어 유자차를 감쌌다. 그리고 옆에 둔 빨대를 꽂아 한 번 마시더니 웃었다.

박지민은 나보다 약간 아래에 있었다. 나는 한 계단 위에서 그의 웃음을 내려다 보았다.


"역시 달다."

"네? 너무 달아요? 다시 해드릴까요?"

"단 거 좋아해요?"

"저요?"

"네."

"…음, 좋아하지도 않고, 싫어하지도 않는데."


으음, 박지민은 입술을 내밀고 약간 고민하는 척 하더니 제가 마셨던 빨대를 그대로 빼내었다. 빨대를 입술로 물고 이로 움직이자 빨대가 위 아래로 끄덕이며 움직여댔다.







[방탄소년단/김태형/박지민] 라스트 하트 2 | 인스티즈


"그럼 이거 마셔요."

"네?"

"감기 걸렸잖아요."

"너무 달아서 그래요? 기다려봐요 제가 다시 해드릴게요."

"아뇨, 전 지금 뭘 먹어도 달아서 그래요."

"네?"

"선물할게요 유자차."


네에ㅔㅔㅖ?


열심히 마셔주세요! 그렇게 말하고는 박지민은 빨대를 입에 문 채로 카페를 벗어났다. 나는 박지민이 나간 자리만 고개를 내빼고 바라보면서 박지민을 급하게 불렀지만 박지민은 뒤돌아 손을 휘적여 인사만 할 뿐 제 갈길을 마저 갔다. 박지민이 시야에서 사라지고 나는 유자차를 킁킁대다가 한 모금 호로록 마셔보았다.


"안달고 괜찮은데 왜?"


나는 입 안에서 터지는 유자 알맹이를 씹으며 박지민을 돌이켜 보았다.

유자차 뽑았다 널 데리러가, 뭐 이런건가.

그럴리는 없나.


설마 진짜 내가 감기걸려서?


그럴리는 더 없나.


나는 이런 저런 궁예를 하며 카페 마감시간을 보냈다.

집에 오는 길에도 박지민 생각을 하다가 잠에 들기 직전까지 박지민 생각을 하다가 잠에 들었다.



성이름이는 몰랐다.

오후 10시 이후로 김태형 생각을 한 번도 하지 않은 건 김태형과 사귄 이후 처음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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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222.51

7년 전
비회원222.51
작가님 1탄에서첫댓글 독자입니다 말그대로 작가님 1호팬 하 진짜 일탄읽고 계속 뒷애기는 어떨까 저쩔까여쩔까그럴까 궁금해서 몇분전까지도 궁금해잇엇는데 아이 좋다 사랑해요 ㅋㅋ 암호닉신청(우유)
7년 전
발간지루
우왕 암호닉 처음 받아봐요 글잡에 글 처음 써봐서! 일호팬 넘나 감사해요❤️신난당!!
7년 전
독자1
작가님!!!!아니..!이것이 뭔가요오ㅠㅠㅠ우리 여주!그래..사랑엔 자존심이 없다만 태형이 너무하네ㅠㅠ 놓아줘야 될거같다ㅠㅠ울며 놓아줘야겠어요유ㅠ 짐니는 왜이렇게 잘해주나요ㅠㅠ 한번 데였으니 여주에게 진정한 사랑을 계소오옥 주는 남친을 만났으면 좋겠네여..다음편이 너무 궁금해요!하핳 잘읽었어용
7년 전
발간지루
헤헤헤 감사해요♡♡♡♡♡♡♡♡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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