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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과 여름의 사이 전체글ll조회 907l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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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버스와 물감 [물감 한 방울] 

 

 

 

 

 

그 아이와 처음 만난 날, 나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빈 미술실 안에서 혼자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눈앞에 펼쳐진 캔버스에 여전히 알 수 없는 색들을 채워 넣던 중, 적막을 깨는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손에 묻은 물감을 대충 닦아낸 뒤, 책상 위에 올려진 체 시끄럽게 울려대는 핸드폰의 화면을 손가락으로 눌렀다. 작업 중 해가 지는 것을 알 수 없는 나의 유일한 방법이었다. 

 

 

 

'6시 30분' 현재 시간을 띄운 화면이 꺼지는 것을 보다 의자 옆에 놓인 물통을 집어 들었다. 손잡이를 고쳐 잡고 문 밖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바깥쪽에 위치한 수돗가에 다다르고 나는 손에 들고 있는 물통을 천천히 수돗가 쪽으로 기울였다. 

 

 

 

 

 

'쏴아아' 

 

 

 

 

 

물통 안에 들어있던 물이 쏟아지는 소리와 함께 수돗가 위로 퍼져가는 물을 바라봤다. 이윽고 텅텅 비어진 물통에 물을 담아 씻어내고는 다시 미술실로 가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미술실이 있는 본관으로 향하던 걸음이 본관 안에 서 있는 한 남학생의 모습에 잠시 멈추어졌다.  

 

 

 

이 시간에 보통 다른 학생들이 없기는 하지만 가끔씩 보이던 학생들의 모습에 이내 다시 걸음을 옮겼다. 늘 그랬었듯이 지나치면 되는 거였다. 

 

 

 

그러나 방금 전의 내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 움직이던 내 발은 다시금 멈춰 섰다.  

 

 

 

아까 전보다 가까워진 거리에 보이는 남학생은 벽을 바라보고 있었다. 벽에 무언가라도 있나 싶었지만 보이는 것은 그저 아무것도 없는 빈 벽이었다. 이상함을 느끼며 다시 걸음을 옮기던 중 벽으로 손을 뻗는 남학생의 모습을 봄과 동시에 불현듯 오늘 아침에 돌려받은 그림이 떠올랐다.  

 

 

 

아침에 돌려받은 그림은 이번에 나간 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작품이었다. 늘 그랬듯이 학교에서는 작품 전시라는 명목으로 그 그림을 가져가 본관 벽에 걸어뒀었다. 

 

 

 

 

 

"설마" 

 

 

 

 

 

머릿속으로는 그럴 일은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이미 발걸음은 그 남학생에게로 향하고 있었다. 

 

 

 

 

 

"혹시 거기 있던 그림 찾는 거야?" 

 

 

 

 

 

내 발소리를 듣지 못했는지 조심스레 말을 걸었음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게 놀라며 황급히 뒤를 돌아보는 남학생의 모습에 미안한 마음이 가득해졌다. 

 

 

 

 

 

"김세봄..?" 

 

 

 

 

 

이상하게도, 그 남학생이 나를 보자마자 한 말은 다름이 아닌 내 이름 석 자였다. 

 

 

 

 

 

"아...내 이름이 맞긴 한데.." 

 

 

 

 

 

남학생은, 자신이 말하고도 놀랐는지 눈을 동그랗게 뜬 체 입술을 말아 넣고 있었다. 그런 남학생을 바라보고만 있자 남학생은 눈동자를 데구루루 굴리더니 다시금 입을 열었다. 

 

 

 

 

 

"아, 그러니까..그,그림이 예뻐서 늘 보다 보니까 밑에 김세봄이라고 이름이 쓰여있어서..." 

 

 

 

 

 

말이 끝나갈수록 서서히 목소리가 줄어들었지만 내가 신경 쓰는 부분을 그런 게 아니었다. '그림이 예뻐서', 내 머릿속에는 오로지 그 한 문장이 맴돌았다. 

 

 

 

 

 

"뭐가 예뻐?" 

 

 

 

 

 

머릿속에 드는 의문심이 덜컥 입 밖으로 흘러나오자 놀란 나는 급히 입을 닫아보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내 말에 남학생은 다시금 눈을 크게 뜬 체 날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머릿속에 드는 의문은 사라지지 않았다. 저기에 걸려있던 그림은 그저 캔버스 위에 하늘색, 분홍색, 노란색 등의 이름으로 칭해지는 여러 색들의 물감들의 펼쳐 놓은 그림이었다. 다른 사람에게 어떨지는 몰라도, 적어도 나에겐 '예쁘다'라는 단어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은 그림이었다. 

 

 

 

 

 

"어..색들이 알록달록해서 예쁘다고 생각해..." 

 

 

 

 

 

앞에서 들려오는 남학생의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 바라보자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며 얘기하는 남학생의 모습이 보였다. 나에 대한 얘기를 모르는지 그 남학생이 예쁘다고 한 것은 그림의 '색'이었다. 어찌 됐는지 역시 나는 알 수 없는 부분이었다. 괜스레 씁쓸해져오는 기분에 쓰게 웃었다.  

 

 

 

아,'색'이 예쁘구나. 

 

 

 

 

 

"색이 알록달록해서 예쁘구나" 

 

 

 

"난 색맹이라 내 그림이 무슨 색인지 모르거든" 

 

 

 

 

 

'그림, 예쁘다고 해줘서 고마워' 나도 모르게 축 처진 목소리에 급히 웃으며 얘기를 이었지만 남학생의 표정은 정말 내가 색맹인 것을 몰랐다는 듯 어쩔 줄 모르는 표정이었다. 

 

 

 

갑작스레 어색해진 분위기에 괜스레 손에 쥐어진 빈 물통을 꽉 쥐었다. 

 

 

 

 

 

"그럼 이만.." 

 

 

 

 

 

온몸으로 느껴지는 어색함에 땀이 차는 양손에 잡힌 물통을 다시금 고쳐 잡고 발걸음을 옮겼다. 아마 시간이 많이 늦었을거다. 하늘이 얼마나 어두워졌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평소와 다르게 오랜 시간을 밖에 있었으므로 분명 하늘이 더 어두워졌을 거라 생각했다. 

 

 

 

어긋난 일정에 괜히 물통을 잡고 있던 손 중 한 손을 빼내어 접었다 폈다. 손바닥 위에 보기싫게 이리저리 자리 잡은 굳은살에 다시 물통을 잡으려고 할 때쯤에 갑작스레 물통을 들고 있는 쪽의 내 손목을 잡아오는 힘에 몸이 돌려졌다. 갑작스레 눈앞에 보이는 가디건에 박혀진 이름표가 눈에 띄었다. '권순영' 이름표에서 시선을 올리자 방금 전에 남학생이 보였다. 이름이 권순영이었구나. 

 

 

 

갑작스러움에 가까운 거리라는 것을 인지한 것은 또다시 권순영이 내 이름을 불렀을 때였다. 

 

 

 

 

 

"세봄아" 

 

 

 

 

 

귓가에 들려오는 낮은 목소리에 그제야 권순영과의 거리를 인지하고는 한 발짝 뒤로 물러서자 권순영과 눈이 마주쳤다. 아까 전 눈도 못 마주치며 이리저리 눈동자를 움직이던 모습과 사뭇 달랐다. 

 

 

 

 

 

"몇 반인지 알려줄래?" 

 

 

 

 

 

나는 잡은 손목에 서서히 힘을 풀며 물어오는 권순영을 바라보다 조용히 답했다. '7반..' 작은 나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권순영은 밝게 웃었다. 

 

 

 

 

 

"난 6반인데, 가까웠었네?" 

 

 

 

 

 

분명 나는 다른 사람과 관계를 쌓지도, 만든 적도 없었고 그렇기에 권순영과 나는 오늘 처음 본 사이였다. 하지만 마치 익숙한 친구 사이인 듯 날 대하는 권순영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내일 만나러 갈게 세봄아" 

 

 

 

 

 

권순영의 신발 앞 코만을 바라보던 내 시선은 권순영의 말에 금세 위로 올라갔다. 권순영은 여전히 웃고 있었다. 

 

 

 

그렇게 말하고는 빠르게 교문 쪽으로 뛰어가더니 다시금 뒤를 돌아 내 쪽을 향해 손을 흔들어 보였다. 그런 권순영의 행동에 난 그저 한 손에 들린 물통을 꽉 쥐어 보였었다. 

 

 

 

 

 

그렇게 나는 봄과 여름의 경계에서 너를 만났었다. 유일한 나의 색, 나의 구원인 너를. 

 

 

글잡이 처음이라 많이 어색하고 떨리네요.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 (혹여 암호닉을 신청해주실 분들이 계시다면 댓글에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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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과 여름의 사이
글잡은 처음이네요. 잘 부탁드립니다 *'♥'*
7년 전
독자1
우와 글 분위기가 새로워요! 저 혹시 암호닉 신청해도 될까요...?
7년 전
봄과 여름의 사이
앗 네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방금 실수로 안 켰던 신알신도 켜놓았어요. 글 알림 편히 받으시길 바랄게요 :)♥
7년 전
독자3
암호닉 [호찡]으로 신청할게요!
7년 전
독자2
앗 글잡 오셨네요 작가님! 반가워요 여기서 뵈니까ㅜㅜ❤️
7년 전
봄과 여름의 사이
반가워도 쉿! 반겨줘서 고마워요ㅎㅎ♥ 글잡에서 자주 만나요!
7년 전
비회원214.163
헐 작가님 인티에서도 연재를..! 여기서 작가님 글 보니까 괜히 반갑고 막 그러네요..ㅎㅎㅎ
7년 전
봄과 여름의 사이
여기서 이렇게 많이 만나뵈니까 너무 신기해요..8ㅅ8 글잡에서도 자주 만나 뵈요 /♥\!
7년 전
독자4
담담하게 풀어내는 글이 너무 예뻐요. 들어왔다가 푹 빠져서 보고 갑니다! 소재도 마음에 들고, 잡았을 때 두근! 하면서 봤어요! 신알신 하고 갑니다! 암호닉 [낑깡]으로 신청하고 가요..!
7년 전
봄과 여름의 사이
예쁘게 봐주시고 좋은 말 한 가득 남겨주셔서 감사해요 *'♡'* 자주 찾아뵐 수 있도록하겠습니다ㅎㅎ♥ 잘부탁드려요 낑깡님
7년 전
비회원191.197
작가님! 글잡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여기서 뵈니 반가워용
7년 전
봄과 여름의 사이
여기서 이렇게 많이 만날 줄 몰랐어요! ㅎㅎㅎㅎㅎㅎ 저희 글잡에서 자주 뵈요 /♥\!
7년 전
독자5
헉 글잡오셨네요 ❤[8월의 겨울]로 암호닉 신청해요 ❤
7년 전
봄과 여름의 사이
안녕하세요 8월을 겨울님! 앞으로 글잡에서 자주 뵈요ㅎㅎ♥
7년 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7년 전
봄과 여름의 사이
반가워요 봄꽃님 /♥\ 다들 이렇게 만나게 되니 신기한 것 같아요ㅎㅎ 앞으로 자주 뵈요!
7년 전
독자7
글 분위기가 너무 좋아요!! 암호닉 [열시십분]으로 신청하고 신알신 하고가요~♥
7년 전
봄과 여름의 사이
예쁜 말씀 감사드려요 /♥\ 신알신도 감사드립니다ㅎㅎ! 열시십분님 앞으로 많이많이 뵜으면 좋겠어요♥
7년 전
독자8
분위기가 너무 좋아요ㅜㅜ 제목도 너무 좋고 소재도 너무나 취향저격ㅠㅠㅠ [여름밤]으로 암호닉신청하고 가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7년 전
봄과 여름의 사이
예쁜 말을 잔뜩해주셔서 어쩔 줄 모르겠어요 /♥\…♥ 여름밤님! 꼭 기억할게요ㅎㅎ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7년 전
독자9
작가님 첨보는데 필력 좋으시네요❤ 앞으로 많이많이볼게요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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