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신데렐라를 모티브로 쓴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 와 개쩔어. 왕ㅈ, 아니 오빠 날 가져요 엉엉엉 "
난 어렸을 때부터 동화를 좋아했다. 유년기 시절 잠들기 전 엄마가 꼭 읽어줬던 신데렐라를 비롯한 모든 공주들은 어린 시절 나의 우상이었던 것 같다.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고 예쁜 구두를 신으며 멋진 왕자님과 춤을 추는 신데렐라는 부럽기 그지없었다. 그 덕분에 21살 먹은 지금까지 현실을 바라보지 못하고 공주를 꿈꾸는 나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영화 신데렐라를 보며 지랄발광을 하자 동생인 이동혁이 방문을 열며 시끄럽다고 소리를 질렀다. 시선을 컴퓨터 모니터에 고정한 채 오른손의 중지 손가락을 들자 이동혁은 육두문자를 내뱉으며 자신의 방으로 꺼졌다.
" 시발 내 왕자님은 태어났으려나.. "
신데렐라가 왕자와 결혼하고 영화는 끝이 났다. 컴퓨터의 전원을 끄곤 침대에 벌러덩 드러누웠다. 아무 무늬 없는 하얀 천장을 보며 습관적인 혼잣말을 내뱉었다. 주위 친구들은 하나같이 다 연애한다고 바쁜 이 시기에 나는 2D나 짝사랑하고.. 허- 절로 헛웃음이 나왔다. 침대에 누워 생각 없이 허공만 응시하자 몰려오는 졸음에 어기적어기적 일어나 방문 옆에 달린 스위치를 눌러 불을 껐다. 그리곤 다시 침대에 누워 어디 사는 누군지도 모를 왕자를 꿈꾸며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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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웅.. 오분만.. "
짹짹 거리며 시끄럽게 지저귀는 새들의 목소리에 베개로 귀를 틀어막자 새들이 빨리 일어나라는 듯 더 크게 지저귀며 조그만 몸으로 저들끼리 힘을 합쳐 내게서 이불을 뺏고 내 몸을 흔들며 나를 깨웠다. 잠도 다 깨버린 차에 밥이나 먹자 싶어서 눈을 비비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작은 눈을 억지로 떠 보니 엉망이 되어 있어야 할 내 방은 온데간데없고 나는 익숙한 듯 낯선 공간에 와 있었다.
" ㅁ,뭐야 여기 어디야?! "
" 이시민! 왜 그래? 아직 잠이 덜 깼어? "
여기가 어디인지 동공 지진을 하자 내 엄지발가락에 매달려 말하는 회색 쥐가 보였다. 나 지금 꿈 속인 건가.. 쥐가 말을 해 말을!! 게다가 내 이름을 어떻게 안 것인지 정말 자연스럽게 이시민 이라 부르고 있었다.
" 이시민!!!!!! 야!!! 아침 안 가져와?!!! "
" 이크! 시민아 새언니들이 화났어! 빨리 밑으로 내려가 "
밖에서 앙칼지고도 어느 정도 낮은 목소리가 나를 부르자 깊은 빡침이 몰려왔다. 시발? 아침? 내가 하녀야? 욕을 랩하듯 내뱉자 쥐들 중 하나가 새언니들이 화났다며 빨리 밑으로 가보라고 쩔쩔 매기 시작했다. 뭐? 새언니들? 나 언니 없고 동생 새끼밖에 없는데?
" ...시발?!! "
놀란 내 입에서는 시발 밖에 안 나왔다. 시발 그냥 완전 시발인데? 이제야 모든 것들이 퍼즐처럼 맞춰졌다. 이곳은 영화 신데렐라의 방이고 밑에서 날 부르는 건 신데렐라의 새언니.. 뚫려있는 창문으로 달려가 밖을 보자 오 시발 세상에 영화 속 신데렐라의 풍경이랑 한치의 오차 없이 똑같았다. 처절한 표정으로 밑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를 무시하고 침대에 누웠다. 여긴 동화 속이고 내가 시발 신데렐라? 내가 생각해도 어이없어 허벅지를 찰싹 때렸다. 아무 생각 없이 때렸는데 존나 아팠다. 힘 조절 좀 할걸.. 잠옷인지 내가 입고 있던 하늘색 치마를 들어 허벅지를 확인하자 손자국이 선명히 새겨져있었다.
" 이시민! 넌 내가 여기까지 올라와서 말해줘야 알아듣겠니?!!
" 엄마!! 이시민이 드디어 미쳤나 봐요!!!! 아직도 누워있어! "
뭐야 쓰블 이동혁?! 문을 열고 들어온 건 동생인 이동혁과 그의 친구 나재민이었다. 뭐야 이 새끼들 취미가 여장이었어? 꼴에 화장도 했네. ... 뭐 가발 쓰고 화장하니까 나보다 이쁘ㄴ...
" 이시민 빨리 안 일어나?! "
" 정신 차려 이 기지배야! 지금 나 배고픈 거 안 보여? "
" .. 이동혁 뒤지고 싶어? "
배 고프다며 포효하는 둘에게 협박하자 이동혁은 내게 미쳤다며 지랄을 했다.
"아 됐고! 빨리 아침 만들어!! "
" 내가 왜 만들어 그걸?! "
" 어머 이 기지배 봐라? 어디서 큰 소리야! "
시발 2대 1은 존나 불리했다. 아니 존나존나존나존나 불리했다. 말싸움을 하다 야비한 이동혁이 뒤에서 내 머리채를 잡았고 빡친 나는 내 앞에서 깔깔거리며 웃는 나재민의 머리채를 잡았다. 단발인 나에 비해 긴 머리의 둘은 쉽게 내 손에 잡혔고 가발을 벗기려던 나는 낯선 여자의 목소리에 순간 멈출 수밖에 없었다.
" 이시민. 지금 뭐 하는 거니? "
" 엄마아! 쟤가 내 머리채 잡았어!! "
" 엄마엄마 내 새끼손가락에 피나는 거 보여?! 쟤가 나 할퀴었어!! "
시발 저년들이? 먼저 머리채 잡은 건 너잖아 망할 년아!!!! 저들의 엄마인지 여자의 등장에 나랑 머리채잡고 싸우던 이동혁과 나재민은 저의 엄마에게 쪼르르 달려가 신명나게 입을 털었다.
" 얘들아 너희는 일단 방에 들어가 있으렴. 이시민 넌 따라와. "
여자는 따라오라며 문을 열고 나갔고 난 그 뒤를 쫄래쫄래 따라갔다. 설마 때리기야 하겠어? 방에서 나오니 내 방은 집의 꼭대기에 위치한 듯 무수히 많은 나무 계단을 내려갔다. 그리고 나무 문을 열고 또 저택의 복도를 걷고 나서야 여자의 방 문을 열 수 있었다. 뭐 이리 집이 커? 힘들어죽겠네.
" 이시민. 아침부터 웬 소란이니? 듣자하니 식스도 안 차렸다며? "
" .. 죄송해요. "
난 뭐고 여기서 무얼 하고 있는가. 여자가 나에게 잔소리를 퍼부었다. 여자의 기세에 쫄아버린 나는 연신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었다. 나 여기 죄송합니다 하려고 왔나...? 죄송봇인줄.. 한참을 죄송하다며 사죄하자 여자는 만족한 것인지 내가 해야 할 일이 적힌 종이를 나에게 주었다.
" 오늘 일이야. 그만 나가봐. "
" 네. "
여자의 방에서 나와 궁시렁 거리며 종이를 보자 빨래, 식사, 가축들 먹이, 루시퍼 목욕등 존나 많았다. 마음같아서는 그 여자 방에 들어가서 종이를 면전에 던지며 쌍욕을 하고 싶지만 발가벗고 쫓겨나기 무서워 그만두었다. 시발 새엄마가 하라면 난 닥치고 해야지 뭐.. 내가 무슨 힘이 있어. 위에서는 갑질하는 거야 원래.. 한숨을 푹 쉬곤 터덜터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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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
글을 오랜만에 적어본 거라 어색한 감이 없지 않아있네요.. 처음에도 알려드렸다시피 이 글은 신데렐라를 모티브로 썼어요! 그런데 큰 문제점은.. 제가 이 글의 제목을 정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ㅠ^ㅜ
이 글을 보시는 분들! 댓글로 제목을 추천해주세요.. 지금 제목은 급히 정한거라.. 이상하죠?ㅜㅠㅠㅠ
- 분량이 적은 것 같은 느낌은 느낌 탓입니다...ㅎㅎㅎ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