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그들이 보낸 것이냐.'
'......아니, 아니옵니다. 어찌, 제가 저하를 해하려는 마음을 품을 수 있단 말입니까. 아니옵니다.'
'너만큼은 아니길 바랐거늘.'
'......저하.'
'그렇게 바라고 바랐는데.'
'너만큼은 내게서 멀어지지 말거라.'
둘째, 王世孫 - 왕세손
이민형(李敏形)
태상왕(太上王; 선왕)의 손자.
명목상 왕세자 다음으로 가장 높은 지위를 가지고 있는 것이 왕세손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사실상 궁에서 가장 최대 권력자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민형이다.
왕과 세자의 의견은 중요하지 않다. 모든 것을 구미에 맞게 주무를 수 있다.
천사같이 웃는 얼굴 뒤에 악마의 얼굴이 숨겨져 있다는 말이 딱 어울릴 정도.
세자와는 원래 벗과 같은 존재였으나, 그가 왕세자에 책봉된 이후로는 사이가 멀어졌다.
권력에 욕심이 없었던 그를 타락시킨 '그 자'들은 둘의 사이를 완전히 틀어 놓았다.
하룻강아지와 범. '그 자'들은 민형을 범이라 칭하고, 세자를 하룻강아지라고 칭한다.
어제의 벗은, 내일의 적이 되었다.
슬픔과 아픔을 나눈 둘은, 약점을 나눈 사이가 되었다.
세자와 같이 영특했던 탓에 눈치가 빠르고, 상황 판단 능력이 누구보다 뛰어나다.
그 앞에선 어떠한 술수도 통하지 않는다. 누구보다 평온하고 맑은 얼굴을 하고 있지만,
그 뒤에 숨겨진 본성은 독기를 품은 범과 같다.
왕위에 오르기 위해, 조정을 마음대로 주무르기 위해, 그는 몇 십명의 무고한 사람의 목도 칠 수 있을 만큼 잔인한 사람이다.
세자 주변의 사람들 중 팔할은 그가 심어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철저하고, 잔인한 그는 세자 자리를 빼앗기 위해선 뭐든지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궁의 사람들은 다 그에게서 묘한 살기가 느껴진다고 말한다.
피바람을 몰고 다닐 그를 멈출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 자'들이 그를 이렇게 만들었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어느 날, 그는 세자를 완전히 망가뜨리기 위한 책략을 마련한다.
'시키는 대로만 하거라.'
'.......'
'내 반드시 세자의 자리도,'
'......'
'너도 다 가져갈 터이니.'
셋째, 大君 - 대군
이동혁(李東赫)
군왕(君王)의 둘째 아들.
세자의 아우이다. 궁에서 가장 유쾌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왕자답지 못하다며 어른들에게 자주 혼이 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학문에 매진하는 것 대신 바깥 구경을 자주 하는 편.
날마다 왕자 신분을 숨기고 한양 저잣거리에 나가 또래 사내 아이들과 흙먼지를 일으키며 놀다 온다.
그러나 사실 그는 세자가 가장 믿는 인물 중 하나.
늘 웃음을 띄우고 있는 장난스런 모습과는 달리 세자의 신변을 보호하기 위해 애쓴다.
왕세손인 민형 앞에서는 이를 내색하지 않고 숨기고 있지만 서로가 서로를 경계함을 눈치챈 지 오래다.
궁의 모든 기밀과 모함거리를 수집하고 있으며, 언젠가는,
세자와 어머니를 궁지에 몰아 넣은 '그 자'들의 싹을 잘라낼 버릴 거라고 벼르고 있다.
어찌 보면 웃는 얼굴 뒤에 날카로운 칼을 숨기고 있는 자일지도.
민형처럼 눈치가 빠른 탓에 그를 속이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 마냥 어렵다.
세자 주변의 수상한 자들을 하나씩 골라 내는 것도 그의 몫.
보기보다 순진하고 사람을 잘 믿는 세자를 걱정하고 보호하는 것도 그의 몫.
민형의 책략의 증거를 잡아내는 것도 그의 몫이다.
궁의 어른들에게 사실 가장 예쁨을 받는 것도 그.
'너 수상해.'
'.......'
'어찌 그렇게 어설플 수가 있는지.'
'......아, 아니옵니다.'
'너도 지금 혼란스럽지?'
넷째, 王子君 - 왕자군
이제노(李帝努)
군왕과 후궁 사이의 아들.
왕위에 욕심이 전혀 없다. 궁녀들 사이에선 그를 따르는 자들이 몇 십명을 넘어간다는 소리도 존재한다.
전형적인 왕자 그 자체. 그게 그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말이다.
사시(巳時 ; 오전 9시~11시)에는 서원에서 책을 읽고,
미시(未時 ; 오후 1시~3시)에는 후원을 거닐며 꽃구경을 하는 것이 그의 일이다.
삼경에 후원 연못에서 누군가와 마주친다면 무조건 그라는 말이 있을 정도.
후궁의 자식이라는 신분 탓에 다른 왕자들과 잘 지내지 못할 법도 한데, 아무하고나 잘 어울리는 제노다.
그가 욕심이 없다는 것 때문인지, 그가 아무런 감정을 표시하지 않아서인지, 모두 그를 경계하지 않는다.
가야금 키고, 꽃구경하고 책 읽고 사냥하는 것에만 관심있는 그를 의심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다.
그러나, 사실 그는 궁에서 가장 비밀스런 인물 중 하나다.
그가 어떠한 생각을 품고 있는지, 어떤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아무도 알 수 없다.
그의 벗이자 그를 호위하는 나 별감을 빼고는 그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자는 없다.
왕세손과 내통한다는 소문이 있는가 하면, 세자와 내통한다는 소문이 있으며,
사실은 세자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는 소문도 존재했었다.
그는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곁에 두어도 되는지, 안 되는지. 그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
'너 계집이지?'
'......예? 어찌 사내놈을 보고 계집아이라 칭하실 수 있단 말입니까. 아니옵니다.'
'사내놈이 원래 그리도 고왔더냐?'
꼬기로케입니다:D
언젠간 한번쯤은 꼭 써보고 싶었던 사극물이에요...
이건 그냥 인물 소개에 불과하지만ㅠㅅㅠ
여기에 플러스 알파로 여러분이 들어갈 거에요.
짤막하게 들어간 대사들을 대충 보시면 유추가 가능하실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 ! !
조선초기 방원이 일으켰던 왕자의 난에서 영감을 얻었어요.
실제 역사적 배경은 존재하지 않지만... 최대한... 조선 느낌 나도록.. 열심히 공부해 보겠습니다 흐헝흐헝
언제 연재가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아마.. 내년이.. 될 ... 수도..ㅎㅎ..
아, 참고로 태용이의 이름의 한자는 독방이고 짹짹이고 다 서치해 보았지만 나오지 않아서..ㅠㅠ
그냥 용(龍)자를 사용하였답니다. 기대 많이 해주세요, 사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