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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냐니 전체글ll조회 255l 1

 



* 이 글을 읽기에 앞서 본 글은 카사네 테토의 요시와라 라멘토라는 곡을 바탕으로 쓰여진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 [""]-일본어

    ""-한국어 입니다.

*** 즐겁게 읽어주세요!




*******

 

 

["언니, 그게 뭐야?']

 

 

["? , 어제온 손님이 밖에서 만나자고 적어주고 간 건데 버리려고. 불결해."]

 

["요즘 그런 남자들 많더라. 나한테는 빚을 갚아줄 테니까자기랑 혼인하자고 하더라고."]

 

['"잘 된 거 아니야?"]

 

["잘 됐다니. 그 사람 할아버지였어."]

 

["어머, 아쉬워라. 오리쿠의혼인을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언니. 지금 나 놀려?"]

 

 

미안- 웃으며 오리쿠의 볼을 쓰다듬었지만 그녀는 여전히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리고홱- 고개를 돌렸는데 못 다 묶은 머리가 한 번 찰랑거렸다. 나는입술을 한 번 쭉 빼어 보인 뒤 다시 분칠을 하기 시작했다. 답지 않게 콧노래도 흥얼거리고 있었다. 그것도 가사는커녕 음도 가물가물하게 기억나는 조선의 자장가를.

 

 

오리쿠는 나를 신기하다는듯이 쳐다보며 빤히 보았다. 그 눈빛이 부담스러웠지만 그녀가 유별을 떠는 것이 아니란 건 알고있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흘깃 쳐다봐주고 내 할 일을 하면 되는 것이었다.

 

 

요시와라에 있으면서 가장많은 남자의 시선을 받고 가장 많은 남자와 밤을 보낸 여인, 그게 누구냐고 물어본다면 단연 나라고 자신할수 있다. 썩 자랑거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이 곳에서나는 존재 자체로도 신기한데 기술까지 좋은, 그런 여인일 것이다.

 

 

남자를 어루만지는 손길이며절정에 달하는 목소리는 제일이라 한다. 그 방면에서는 나를 따라 올 여인이 없다고. 요시와라에 처음 들어온 여인들은 방에서 나온 나와 눈을 맞추기라도 하면 인사도 건네지 못한 채 눈을 피하기바빴다. 오리쿠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그런 내가 스쳐간모든 남자들과 끔찍한 주인은 항상 이렇게 말했다.

 

 

["좀 더 웃어보는게 어때?"]

 

 

본인들이 하는 말이 얼마나우스운 것인지 자각한다면 고개를 들지도 못할 텐데. 타국으로 팔려온 것도 모자라 유곽가에서 소리나 내며버티는 여자한테 웃으라니, 이기적인 것들. 하지만 모두가그렇게 말한다고 해서 단번에 표정을 고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어차피 나는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호기심에찾는 사람이 많았고 웃지 않는 얼굴정도야 다른 걸로 덮어버릴 수 있었으니까. 탐욕스럽게 몸을 헤집는와중에 내가 무슨 표정을 짓는지 크게 상관할 사람들이 아니었다.

 

 

["언니, 말이 나와서 하는 건데. 옆방 미유키 알지?"]

 

["알지. ?"]

 

["이번에 지주의 아들이 미유키를 사 간다고 했대. 내일부터나간다고 짐 챙기더라고."]

 

["그래? 의외네. 미유키를사 간다고 하는 사람이 있는 줄을 몰랐는데."]

 

["내 말이. , 나는언제쯤 할아버지가 아닌 남자가 나를 사겠다고 할까."]

 

["여기가 좀 더 무르익으면?"]

 

 

오리쿠는 머리를 묶어정리하던 와중 나에게 눈을 반짝이고 물었다. 미유키의 이야기를 아느냐고. 이미 다른 곳에서 들었던 이야기지만 남의 이야기하길 좋아하는 그녀가 넘어갈 리는 없다고 생각해 그냥 못들은척 하고 들어주기로 했다. 적당히 받아주니 자기는 언제 이 곳을 나가냐며 한탄을 하기 시작했다. 평소보다 옅은 연지를 바른 입술이 늘었다 줄어들었다 하며 소리를 뱉어냈다.

 

그녀의 한탄에 장난으로옷 사이에 손을 넣어 가슴 언저리를 간지럽혔다. 평소 간지러움을 잘 타던 그녀는 금새 웃음소리를 내며내 어깨를 밀어냈다. 옷 매무새를 정리한 오리쿠는 눈물이 고인 눈으로 나를 노려보다가 내 옷 틈에도손을 넣어왔다. 아쉽게도 나는 손길에 민감한 사람이 아니라 그녀를 빤히 쳐다보기만 했는데 토라진 얼굴로손을 빼고 다시 머리를 묶기 시작했다.

 

요시와라의 여인들에게가장 출세한 사람은 손님을 많이 받는 사람도 돈을 많이 버는 주인도 아니었다. 그저 돈 많고 권력을쥔 사내가 자신을 사서 이 곳을 빠져나가 혼인해 평범한 여인으로 사는 것. 그게 요시와라에서 성공하는것이었다.

 

이 곳의 여인들은 빚을많이 지고있다. 갈아입을 기모노 여벌, 잘 때 입는 옷 여벌, , 연지, 머리 장신구, . 이 모든 것을 준비하는 데에는 상당한 돈이 든다. 게다가 집에 돈이 없어 팔려오는 이가 대부분이라서 번 돈을 받아봤자 상당액은 집에 보내주어야 한다. 그러다가 옷이 찢어지거나 낡아서 버리기라도 해야 하면 또 빚을 지는 것이다.

 

누가 나를 사가든, 아니면 더 이상 나를 찾지 않아 새로운 여인들에게 기교부리는 법이나 일러주든.어찌보면 다르고 또 어찌보면 똑같이 암울한 미래만이 여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게다가 남자가돈을 지불한 여인들 중 오랫동안 행복하게 잘 사는 사람이 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다들 요시와라에서보다 더 심한 대우를 받고 결국에는 더러운 여자라며 집에서 쫓겨나는, 차라리 누구도 나를 원하지 않은채 요시와라에 남는 것이 더 행복할 수도 있는 말로를 걷게 될 뿐이었다. , 어찌하면 이렇게나 가여운 인생을 살 수 있을까.

 

 

["언제까지 준비할 거야? 이제 곧 밤이 다가오는 거 몰라?"]

 

 

저 목소리는 언제쯤 그칠까. 손에 칼이라도 들려있다면 단번에 쳐냈을 텐데. 주인은 아직 머리기름을칠하지 못했는지 푸석이는 머리카락을 하고 방문을 열었다. 틈사이로 들이밀어진 얼굴을 보자니 먹은 것도없는 속이 게워질 것 같았다. 오리쿠는 그녀의 등장에 손을 빨리 움직이기 시작했지만 난 한 번 흘겨보는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런 나의 태도가 불만스러웠는지 혀 차는 소리를 낸 뒤 문을 세차게 닫았다. 술잔을 드는 손도 파들거리는 주제에 요란하기 그지없었다.

 

 

오리쿠는 치장을 마치고마지막으로 내게 말했다. 흐트러진 모양새가 있다면 다듬어달라고. 손에는저가 쓰던 분과 연지가 담겨있는 통을 들고 다소곳하게 앉아 입꼬리를 올리고 있었다. 이건 분명 내게어리광을 부리는 것이었다. 저를 좀 보듬어달라고어릴때부터 이곳에 있던 오리쿠는 나와 자신에게서 비슷한 점이 있다고 생각하며 나를 따르곤 했다. 무슨 이유냐고물어보기도 했지만 말간 얼굴로 웃으며 비밀이라고만 둘러댈 뿐이었다. , 어딜 가나 눈에 띄는 조선인과 어린 것이 벌써부터 발을 붙였다고 뒷말이 나도는 제 자신이 동일시 되었을 지도있지.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그녀의 머리 모양, 화장 상태, 옷깃 등을 살피었다. 그리고 시궁창 같은 이 곳에서 꽃을 피우느라 무던히 애를 쓰는 그 아이에게 말했다. 요시와라에서 제일 가는 것이 너라고. 내 대답을 들은 오리쿠는 까르르웃으며 작은 주먹으로 내 어깨를 몇 번 두드렸다. 내가 지금처럼 능청을 부릴 때면 항상 하는 행동이었고나는 이것을 보듬어준 나에게 건네는 인사라고 생각했다.

 

 

다시 한 번 들리는 주인의목소리에 오리쿠는 내 방에서 나갔다. 그녀가 나가는 모습을 눈으로 쫓다가 탁- 하고 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눈을 한 번 감았다. 그리고 아까는불결하다고 했던 종이를 품에서 꺼내 바라보았다. 보름 축시. 종이를보자마자 입꼬리가 올라갔다. 보기에 딱딱한 선들로만 이루어져 있는 글자들인데도 매일 보는 둥근 일본어보다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언제부터 조선에 애정이 있었다고.

 

 

종이는 금방 화장 도구들을보관하는 상자 깊숙한 곳에 숨겨두고 이불을 펴기 시작했다. 솜이 가득 들어찬 이불을 펼치고 그 결을따라 쓸어보았다. 결코 깨끗할 수 없는 일에 내 잠자리보다 하얗고 부드러운 것을 써야 한다니. 차라리 기술을 배워서 이불을 만들고 요시와라에 팔아넘기는 쪽이 더 좋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뭐 이제는 그런 걱정을 안 해도 될지도 모르지만멍하니이불을 매만지는 사이 똑똑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가 매가리 없이 사라지는 것을 보니늙은이 아니면 깡마른 젊은이일 거라고 확신했다. 나는 얼른 이불로 들어가 문에서 등을 돌리고 누웠다. 그리고 가만히 눈을 감고 가녀린 목소리를 내려고 애썼다. 밖에 빗소리가크게 들려 내 목소리를 들었을까 싶었지만 남자는 내 말이 끝나고 바로 문을 열었다.

 

 

남자는 발을 질질 끌며다가왔다. 이불을 걷어 안으로 들어오는 것도 요란했다. 굳이이불을 저만치 밖으로 던져버리고 눕자마자 내 허리를 감아왔다. 어제 봤던 조선인과 너무나도 비교가 되는행동거지였다. 그 사람이라면 내 어깨를 잡고 아주 천천히 다가왔을 텐데. 하지만 이런 불평이 가득한 생각으로 가만히 있어봤자 득이 되는 일이 아니었다.대가를 지불하고 나를 보러 온 사람이니 비유를 맞춰줘야 했고, 이 곳에서는 그게 당연한일이었다.

 

 

그의 팔 안에서 조금씩움직여 돌아서 눈을 마주쳤다. 달빛을 받고 빛나고 있는 머리통이 보이자 웃음을 터뜨릴 뻔 해서 잠시눈을 꼭 감았다. 그러다 다시 눈을 뜨고 한 쪽 입꼬리를 올려 다가오라는 특유의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는 내 표정을 보고 다급하게 옷을 내리려고 했다. 오비를 풀고겹겹으로 나를 둘러싼 옷을 치워내는 데에 집중하느라 내가 자신을 어떤 얼굴로 바라보는지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이렇다니까, 굳이 내가 바꿀 필요가 없는 일이야.

 

 

나를 무엇 하나 걸칠것 없는 몸으로 만든 그는 손을 뻗기 시작했다. 목덜미부터 발끝까지,그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이 없었다. 평소 같았으면 배 둘레가 내 가슴둘레를 넘을 법한 사내여도크게 신경 쓰지 않았는데 지금은 아니었다. 저 손들이 나의 몸 여기저기를 탐한다고 생각하니 화가 나는건지 무언지 손이 떨리고 눈앞에 안개가 내려앉은 것 마냥 흐릿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러면 안되는것이다. 일을 하다가 우는 건 처음 왔을 때나 하는 짓이었다. 차라리저 남자의 얼굴을 보지 앉는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눈을 질끈 감았다. 또 이불 바닥을 잡아 꽉 쥐고입을 벌려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마치 당신의 손길에 반응하고 있는 것처럼.

 

 

소리에 자극을 받은 듯한남자는 저의 옷도 치워내기 시작했다. 눈은 감고 있었지만 긴장감이 여력 한 숨소리와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눈을 대신해줬다. 이 남자도 분명 처음일 텐데, 어제의 남자와는왜 이리도 다른 건지. 눈앞에 보이는 남자 말고 다른 사람을 떠올린다는 것도 우스운 일이었지만 지금나를 만져오는 저 손길이 차라리 그 남자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사람이라면 조금 서툴러 아프다고해도 웃으며 넘겨줄 수 있을 텐데.

 

 

나는 이어지는 남자의행동에 도저히 집중할 수 없었다. 아니, 지금 나와 있는남자가 아닌 그 남자를 떠올리려고 애썼다. 달뜬 입맞춤도 닿지 않은 곳이 없는 손도 전부 다. 전혀 닮은 곳이 없는데도 얼굴을 떠올리니 귀가 빨개지는 것 같고 몸이 달아오르는 듯했다. 나를 안으러 오는 사람이, 내 밤을 사갈 남자가 그 남자였다면. 말도 안 되는 생각이었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내 일을 해낼 수 없었다.

 

 

달 아래에서만 행해지는연인 놀이. 남자의 아래에서 울려 퍼지는 나의 교성. 이순간에 함께할 남자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건 처음이었다. 다른 여인들은 몇 번이고 외쳐대는 말이었지만나는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는 말이 있었다. 이 말을 하면 나조차도 나를 포기하는 것 같았기에. 하지만 지금 원하는 이의 얼굴이 떠오르고 내 몸이 그를 원할 때 말하고 싶다.결코 그의 것이 아닌 다른 사람의 귓가에.

 

 

["제발, 저를 사주세요."]















**********


원래는 상하로 나누려고 했던 글인데 여주에 관해서 더 쓰고싶기도 했고 분량 차이가 날 것 같아 상중하로 나누었습니다. 댓글에 필력 칭찬을 해주신 분들이 많아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귀성길 안전하게 다녀오시고 즐거운 설 보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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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처음 읽어봤는데 글 분위기가 넘 좋아요!잘읽었습니다 괜찮으시다면 [목소리] 암호닉 신청,신알신 하고 가겠습니다 감사해요ლ(╹◡╹ლ)
7년 전
독자2
와 저 이 글 완전 기다렸어요 하 징짜 눈물 날 것 같네 얼른 옷 갈아입고 씻고 보러 올게요 얼른 보고 싶지만 약간 뜸 들이기...? 네 죄송해요 빨리 잘 준비하고 읽으러 오게씀미당 아, 단미예요!
7년 전
독자3
끄앙 이번 편도 대박적... 여주가 정국이에게 감정이 생긴 걸까요 악 근데 다른 남자 앞에서 그러면 안 돼 8ㅁ8 이 끔찍한 생활을 해온 여주가 불쌍하기도 하고 얼른 정국이랑 만났으면 하네요 다음 편이 더 더 기다려져요 오늘도 예쁜 글 써 주셔서 고맙고 푹 자요!
7년 전
독자4
루다에요 오랜만에들어왔는데 이글있어서 신났어요 ㅠㅠ 노래분위기가 너무좋아요 정구가ㅜㅜㅜㅜㅠㅠ 꾹이를 빨리 만날수있으면 좋겠어요 ㅠㅠ 여주 너무 마상... 힝
7년 전
독자5
니나노예요! 자꾸 정국이가 신경 쓰이나봐요ㅠㅠㅠㅠ 함께 조선으로 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ㅠㅠ 글자의 딱딱한 선과 둥근 선을 비교해 표현한 부분을 보니 두 국가의 상반된 느낌이 확 와닿았어요...! 정국이는 다른 곳에 있는 조선 여인들도 신경 쓸 것 같은데, 탄소에게 특별한 애정을 어떻게 가지게될지도 궁금해요!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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