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떴다. 보이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파도소리가 귀를 스치고 발끝에 차가운 감촉이 닿았다.
다시 눈을 감았다 뜨자 초점이 돌아왔다.
나를 포함해 8명만이 이 섬에 남아있었다.
주변엔 비행기 잔해가, 우리의 추락 사실을 기정사실화 시켜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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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탄소, 일어났어?"
"누나!"
"뭐야, 이거!"
정신을 차리자 마자 벌떡 일어나자, 생글생글한 김태형과 한숨을 쉬고 있는 윤기오빠의 얼굴이 보였다.
몸 위에 어지러이 덮여 있는 나뭇잎을 털고는 불 근처로 비틀대며 걸어갔다.
"지금, 내가 생각하는 상황 맞아?"
"응."
반대쪽에서 김남준이 걸어오며 사실 확인을 해 주었다.
맙소사, 표류라니. 여기 사람이 살기는 한건가? 묻고 싶었지만,
표정만 봐도 아니라는 사실쯤은 알 수 있었다.
"일단, 여기서 살 순 없어"
"당연하지!"
"아니, 그거 말고, 이 모래밭 말고 다른 살 곳을 찾자는 소리야"
"...그렇지"
상황 파악이 되자마자 다들 짐을 꾸리기 시작했다. 짐이라고 해봐야, 페트병 몇개가 다지만.
"나랑, 남준이는 물고기나 잡아올게"
정호석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어째 조용하더니.
"탄소야, 같이 갈래?"
김남준이 불렀다. 기꺼이 고개를 끄덕여 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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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전 고개를 끄덕인 일이 후회됬다. 바닷물은 생각보다 너무 거셌다.
파도가 모래를 휩쓰는지, 나를 휩쓰는지 구분도 안 될 정도였다.
"탄소야! 산호 조심해!!"
"응!!오빠도요!!"
"김탄소, 어디 있어?"
파도소리에 남준이의 목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김탄소, 나가자! 밀물 시간인가봐, 물이 너무 많아!"
석진오빠의 고함소리를 기점으로 뒤로 걸어갔다.
한걸음, 두걸음, 세걸음
파도가 한번 쳤다. 눈을 비비자 다시 앞이 보였다.
"어?"
"왜!"
앞서 가던 호석이와 석진오빠가 뒤를 돌아봤다.
"김남준, 김남준!"
잠깐 사이에 사라졌다. 상상할 수 있는 경우는 한가지여서, 다시 앞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전혀 앞으로 나가는 것 같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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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준아, 괜찮아?"
"어? 당연하지"
한참동안이나 물에 더 들어간 끝에, 석진오빠가 김남준 어깨를 잡고 끌어올릴 수 있었다.
뒤따라온 태형이도 보탰고, 지금은 우리 대신 태형이가 조개를 줍기로 해, 불 근처에서 간호를 하기로 했다.
"탄소누나!"
"태형이가 부르는데?"
"어, 어, 윤기오빠는?"
"...여기까지 와서도, 좋아?"
"...어디 있는지 알아?"
"..정국이랑 같이 있겠지, 지민이도."
"아..숲에 들어갔구나"
"아마도,"
"탄소누나아!"
"아, 왜"
머릿속이 온통 '민윤기' 이름 석자로 가득찼다.
걱정일까, 설렘일까. 혼란스러운 감정의 회오리를 방해하는 김태형에게 건성으로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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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기 넘 애매한(...)
오늘 삘 받아서 하나 썼어요 !
다음에 빨리 이어서 올게요. 여러분이 미리보기로 본 곳은 이 부분일 거에요!
너무 빠른 전개..(...)기분탓입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할게요! 미스엑스 사랑해 조요(찡찡
http://instiz.net/writing/3423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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