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은 따로 필요하지 않습니다 ( ' ㅅ ' )/
학원쌤 권순영 X 수강생 너봉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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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하는 1시간 30분이 어떻게 흐른지 모르겠다. 확실한건 수업 내내 썜과 눈이 안 마주치게 눈알을 엄청 굴렸을뿐.
승광이의 장난에도 절대 웃지 않았다. 잘했어 전여주, 그게 내 마지막 자존심이었으니까.
" 여주학생, 내일 7시 늦지말고 와요.
하하 "
뭐가 재밌는건지 순영썜은 수업이 끝나고 내 어깨를 두어번 토닥이더니 저렇게 말했다. 분명 속으로 엄청 비웃겠지?
아, 전여주 진짜 미친년…
혹여나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다가 순영쌤을 마주칠까 하고 계단을 내려가는걸 택했다. 물론 학원이 7층이라는건 내려가다가 깨달았고,
시발 존나 높네 … 하윽 계단 개많아
" 엄마야! "
일층에 다와서 스탭을 잘못 밟은 나는 마지막 계단을 간과했고 그 덕에 아까처럼 꼴웃긴 엉덩방아를 찍으려 했지ㅁ…
시발 할렐루야 내가 넘어져서 간 곳이 천당인건가요.
" Are you ok? "
" 에…? "
아 망했다. 외국인이다. 이럴때 뭐라 하는거더라?
" 아 아, 아임 파인. 땡큐.. "
" 풉, It's a pleasure. "
그 잘생긴 천사 외국인은 잠시 피식이더니 계단을 올라섰다.
너무 초보영어였나? 아님 진짜 저 외국인도 기분이 좋은건가? 나 오늘 왜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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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뜬 내가 싫다. 나도 전원우의 잠의 반만 이라도 뺏어오고 싶은 심정이다 지금.
오늘부터 학원 수업 시작인데 진짜 딱 죽고싶다. 난 거기 절대 못다녀 아니 안다녀.
" 아아아아악!!! 왜 눈을 뜨고 지랄인건데 전여주 이년아!!!! 그냥 쳐죽어라 죽어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학원 오세요? 친구? - 승광이 ]
당연하지, 수업 첫날에 학원 끊으러 간다 이새끼야.
" 저기 친구야 너도 밥먹을거야 ..? "
" 어, 그걸 뭘 물어…
잠,잠깐 오빠가 그걸 어떻게 알아?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마워 안녕! "
" 아아아아악!!!!!!!!!!!!!!!!!
나 안다녀 안다닐거라고!! 당장 끊을거야! "
하 전원우 저 잠만 쳐자다 얼어죽을 새끼 내가 오늘 학원 끊고 온다. 잘생기고 개뿔이고 다 필요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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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우한테 대신 좀 부탁하려했지만
저기 친구야.. 나 오늘 약속이 있어서..
저기 친구야 다시 가기 쪽팔려?
저기 친구야 그냥 니가 가.
이 지랄을 하는 통에 결국 내가 나섰다. 또 약점 하나 잡았다고 저러는거지? 니는 실수 안하나 보자.
저번에 술쳐먹고 거실에서 옷벗고 춤춘 영상 뿌려버릴거야 시새발끼 …
학원은 또 왜이리 가까운건지 천천히 걸어온다고 최대한 천천히 걸었는데 벌써 성수학원 간판이 눈에 들어찬다.
엘리베이터에 올라타 7을 꾹 누르려는 순간,
" Wait !! "
" ... ? "
미친 어제 그 외국인이다. 여기 뭐가 있길래 자꾸 여길 오는거지? 이 건물에 널린건 학원인데 4층 한의원에 가나?
요즘 외국인들도 한의원가나 .. ? 어제 고마웠다고는 뭐라해야하지, 떙큐 예스터데이?
" 하아, 고마워요. "
" 아, 아 네. 아닙니다아......?
한국말 하세요 !?!??!?!?!? "
" 네? 하는데요? "
뭐야 시발. 발음이 나보다 좋잖아.
" 어 .. 그게 저기.. 외국인이신줄 알고.. "
" 저 한국인인데요? "
" 느에? "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혼혈이에요. 한국에선 18년 살았고. "
" 와 대박.. "
그 존잘 외국인은 알고보니 혼혈인데 홍대에서 18년 살았던 분이셨고,
우리학원 영어쌤이셨다. 끊으러 온 소녀에게 운명의 장난일까 왜 하필 이렇게 잘생긴 사람들만 모인거냐고!
" 여주라고 했나..? 무슨 수업 들었어 오늘? "
" 아, 수학이긴 한데… 정확히 말하면 끊 "
" 내가 수업 7시라고 늦지말라고 했을텐데? 전여주학생? "
" …. "
" 첫수업에 30분이나 늦어놓곤 와서 시끄럽게 떠들고 있어?
한솔 하이. "
" 형 학생이였구나, 수고! "
한솔쌤 … 같이 떠들었잖아요 도와주지도 않고 그렇게 쿨하게 가버리면
내가 반해 안반해 ...
" 죄송합니다 .. 그게 그 "
" 됐고, 넌 지금 수업 들어오지 말고 끝나고 나랑 보충이다. 기다려
튀는 순간 어떻게 되는지는 말 안해도 알거고. "
나 좀 살려주세요 ..
* *
순영의 어젯밤
" 여보세요? "
" 야, 전원우. "
" 아 뭐야 권순영? "
" 여주 우리 학원 보냈냐? "
" 내가 보낸건 아니고 우리 엄마가 또 극성이잖냐. "
" 아…
근데 여주가 나 기억 못하냐? "
" 전여주가 너보고 아는척 안하디? "
" 아는척은 무슨 친구랜다 나보고. "
"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너 아직도 전여주 좋아햐냐? 그런 돼지를 오랜만에 봐도 좋아? "
" 이새끼가 뭐라는거야, 끊어 나 낼 수업이야. "
전원우는 놀릴거리 하나 생겼다고 깔깔 웃기 시작했고 나는 여주한테 내가 말한건 비밀로 해달라고 했다.
전원우와의 통화를 끊고 냉장고에서 맥주 한캔을 뜯었다. 하루가 기네.
아니 아무리 10년만에 보는거라도 그렇지 내가 지 어렸을때 다 놀아줬더니 그걸 기억 못하냐?
" 오빠 오빠 나 오빠한테 시집가도 돼? 자꾸 원우오빠가 안된대.
오빠만 허락해줘! 그럼 되잖아! "
" 너 아직 초2인데 무슨 결혼이야! 더 커서 하는거야 그거. "
" 치이, 그럼 싫다는건 아니네? 나 그렇게 원우오빠한테 전한다? "
나한테 시집온댔으면서 …
시집은 무슨 기억도 하나도 못하냐 전여주.
* * *
이런 부족함 잔뜩인 글에 댓글 달아주고 읽어주는 포크들 너무너무 사랑하는거 알죠,,
왜 포크냐구요? 제가 귤수저니까 님들은 포크 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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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많이 신청해주기! 신청했으면 다음화에도 꼭 와주기 ................
혹시 이해안되거나 부족한점이 있다면 바로바로 말해쥬세요 스포하지 않는 선이라면 설명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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