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은 따로 필요하지 않습니다 ( ' ㅅ ' )/
http://www.instiz.net/writing?no=3419992&page=1&stype=3 << 01편을 안보신 분들은 01부터 보고오기♥
학원쌤 권순영 X 수강생 너봉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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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빠!!! 보일러 좀 켜줘! "
여주는 아침부터 좋은 기분이었지만 물을 틀자 샤워기에서 팡팡 터져 나오는 얼음장같은 물에 육성으로 욕이 터져나왔다.
아 시발 개차가워 진짜.. 보일러 누가 끈거야..
" 아 전원우 보!일!러! 틀어 달라고!!
안들려? 보일러!!!!!! 춥다고!! "
아무리 소리쳐도 돌아오는 메아리 없는 원우에 여주는 잔뜩 성질나 결국 축축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대충 감고 밖으로 나왔다.
아니 좀 해주면 덧나나? 하나뿐인 동생 얼어죽으려 했는데 그건 생각도 못하고 전원우 뭐같은 새끼.
" 야 ㅈ, "
" 아 권순영 왜, 또 뭐! 여주? 씻는 거 같던데.
어. 곧 학원 간댔어. 기다려 새끼야. "
뭐? 권순영..? 권순영이면 순영쌤..? 순영..권순영
뭐야 전원우가 왜 순영쌤이랑 통화를 해?
' 오빠아 순영오빠 나 오빠한테 시집갈래! '
...
...
헐 미친 순영오빠???????????????
그 그 전원우 친구 그 권순영?
여주는 어쩌다보니 엿들은 자신이 들킬세라 얼른 다시 화장실로 돌진했고 자신이 들은게 정말 맞는건지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전원우가 말하는 권순영은 자신의 어릴적 그 권순영오빠가 맞는거 같은데 학원 어쩌구는 자기 학원에 권순영쌤인거 같고
도대체 어떻게 된건지 알 수 없는 여주였다.
" 거기 오빠 친구 수학강사로 이번에 들어가서 알바하는데 쌤들 싹 다 갈아엎어서 원장도 바뀌고 다 남자래. "
" 친구라니..? 처음 듣는 소리인데? "
" 쩐다 우리집 걔는 아직도 백수인데. 아휴 "
" 걔가 그렇지 뭐. "
뭐야 그럼 전원우 친구라던 그 수학강사가 순영쌤인거고 전원우한테 말한것도 승철쌤이 아니라 순영쌤인거고 순영쌤은 전원우를 알고 있고 그럼 그 순영쌤이 순영오빠라는거야?
미친, 말도 안돼!
* *
순영은 아침에 수업도 없는데 일찍부터 나와 강의실들만 어슬렁 어슬렁 돌아다녔다. 늘 먼저 출근하던 승철은 그런 순영을 보며 왠일이냐는 듯 쳐다보았다.
" 야 권순영, 일찍부터 수업도 없는데 뭔일이래? "
" 아 어쩌다보니 일찍 나왔네 오늘 하하.. 아하하 "
" 이상해? 사람이 안하던 짓하면 죽는다던데 뭐 그런거냐? "
" 아! 형은 그런 소리밖에 할 줄 모르지? 월급이나 올려줘. "
" 그건 고려 좀. 요즘 수업은 할만하고? "
" 당연하지!!! "
" 아, 아니 뭐 그렇게 당연할꺼까지야. 전엔 좀 힘들어 보이던데 요즘은 보충도 하고 살맛나나 보다? "
순영은 자신도 모르게 언제인가부터 늘 웃으며 수업을 했다는걸 깨닫고 그 이유의 이유를 따라가보니 여주가 있던 자신을 발견하곤 민망하다는 듯
고개를 숙여 흐흐 웃었다. 승철은 그런 순영을 보며 하여튼 정상이 아닌건 맞네. 하며 원장실로 들어갔고 순영은 또 지루한 혼자만의 기다림을 시작했다.
" 어, 여주다! "
여주가 문을 열고 들어오자 순영은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고 이내 아차차 하며 머리부터 매만졌다. 어느정도 맘에 들었는지 거울을 보곤 한번 웃어보이며
자신의 책상에 있던 컵을 들고 후다닥 교무실 밖으로 나갔다.
" 어? 여주 왔구나! 왜 일찍 왔어? "
" 아.. 그 자습하려구요. "
" 아, 그렇구나. 이따 수업 늦지말고. "
" 네. "
여주는 대답을 끝마치자마자 얼른 강의실 안으로 들어갔고 순영은 뭔지 모르게 맴도는 어색함에 컵만 만지작거렸다.
뭐지? 뭐지 이 느낌? 내가 뭐 잘못 물어본건가? 이제 겨우 가까워졌는데 뭐야 뭐냐구..
**
여주는 강의실로 들어와 순영 앞에서 못 다쉰 숨을 막 들이쉬기 시작했다. 자기가 생각해도 어제와 너무 달라진 자기 태도에 순영쌤이 상처받진 않았을라나 걱정도 나름 되는 여주였다. 아니 그래도 쌤에서 순영오빠로 갑자기 보이는걸 어떡해? 어떡하면 좋아 진짜. 순영의 얼굴을 보고 확인하려 학원에 무턱대고 일찍 온 여주였지만 얼굴을 보고 10년 전 오빠 친구 순영오빠가 맞는걸 알아보곤 안 어색해질수가 없었다. 새삼 세상은 좁다는걸 느낀 여주는 겨우 핀 문제집에 글씨가 둥둥 떠다니는 듯 했다.
' 나 오빠 좋아해!! '
' 나도 우리여주 좋아해 '
' 나는 오빠랑 결혼할 정도로 좋아하는거야!!
오빠는 아니지? 흥 되써 '
" 아 망했어 전여주.. 학원 어떻게 다녀..
쪽팔려 .. "
여주는 계속 머리에 떠도는 예전 기억들에 문제들이 눈에 들어올 일이 없었고 괜히 애꿎은 문제집 한구석에 끄적끄적 거리기만 했다.
권순영....순영...
???? 뭐야. 자기도 모르게 문제집 끄트머리에 쓰여진 권순영 이름 석자를 보며 화들짝 놀라는 여주였다. 미쳤구나 내가.
여주는 누가 볼세라 얼른 지우개로 벅벅 낙서를 지웠고 잠시 고민하더니 문제집을 들고 강의실을 나섰다.
**
" 뭐야, 어디 가셨지.. "
교무실에도 없고 강의실 어디에도 없는 순영을 찾느라 여주는 조심스레 기웃거리고 다녔고 포기하고 다시 들어갈까 생각하던 와중이었다.
" 누구 찾아? "
" ..? "
순영은 점심이라도 먹고 왔는지 우물우물 입주변을 재빨리 닦으며 기웃거리는 여주에게 누굴 찾냐고 물었고,
여주는 찾던 사람이 눈 앞에 나타났는데도 쉽게 입을 열지못하고 머뭇거렸다.
" 아, 아니에요! 그냥 그냥 누가 있나 하고 ... "
" 음, 수학 문제집 들고 돌아다니는 거 보니 나 찾는거 같은데? "
" 아.. 아! 원랜 그랬는데 그게 갑자기 바껴가지고.. "
" 따라와. "
" ㄴ,네? "
" 교무실로 오라고. 알려줄게. "
" 아.. 네.. "
순영은 뻔히 거짓말 한다는 표정을 달고 우왕좌왕 하는 여주를 보고 웃음을 숨길 수 없었고 자기가 웃는게 들킬거 같아서 얼른 뒤돌아 먼저 교무실로 향했다.
진짜 귀여워 미치겠네.. 애기네 아직도.
**
" 이건 이렇게 풀어보면 좀 나을거고. 이제 질문 끝? "
" 네. 수학은 끝났는데.. "
" 흠? 그럼 뭐가 남았어. 영어? 나 영어는 못하는데. "
" 아니 그거 말고 쌤한테 개인적으로요. "
" 나한테? 뭘? "
" 그으게.. "
자꾸만 뜸을 들여대는 여주에 순영의 입은 바짝바짝 말라갔고 여주 역시 뭐라고 말 꺼낼지 막막해서 괜히 볼펜만 만지작거렸다.
그렇게 숨막히는 정적이 흘러갔고 둘다 눈동자만 도르륵 굴려댈 뿐이었다. 기분도 오묘했고 분위기도 자꾸만 그랬다.
" 뭔데 그래? "
" 쌤! "
" 어어, 말해봐. "
" 쌤.. 다 알고 있었죠? "
" 뭐,뭐를? "
" 내가 쌤 친구 동생인것도. 그리고 그냥 다요. "
순영은 예상치 못하게 알아버린 여주의 물음에 어버버했고 발끝부터 정수리까지 화끈화끈해지는 기분이었다.
어떻게 해야하지? 숨겼다고 기분 나빠하면 어떻게 하지?
" 그,그게 처음부터 숨기려는 게 아니였어!!!
그 너가 날 못알아보길래 먼저 말하기 그래서.. "
" 그럼 나에 대해 다 기억나요?
어렸을때 한말이나 뭐 어렸을때 못생겼던거랑 그 그런거요! "
" 당연히 기억은 나지. 얼마나 붙어 있었는데.
그리고 안못생겼었어."
" 어머나, 어흐 쪽팔려... 아 창피해.. "
손에 얼굴을 파묻고는 푹 숙여 발만 동동 구르는 여주의 반응을 보며 순영은 귀여워서 어쩔줄을 몰랐고, 이왕 이렇게 된거 좀 더 놀리고 싶은 짓궂은 마음에 여주의 손을 잡아 내리고는 자신을 보게 했다. 왜 그러고 있어, 나 좀 봐봐. 나 그것도 기억나. 너가 이불에 오줌 싸서 너네 어머니가 우리집와서 소금 받아오라고 바가지 쥐어주셔서 너 우리집 와서 소금 받아갔잖아 울면서. 순영은 속으로 그때 엄청 귀여웠는데 라는 말을 꾹꾹 삼켜버렸다.
" 아 쌤!!!!!! 그거 진짜 비밀, 아 진짜 비밀로 해줘요. "
" 생각 좀 해보고. "
" 아 진짜 말하면 쌤 과거 이 학원에 다 퍼트릴거에요. "
" 니가 아는 내과거는 과거도 아닌데?
나 수업 가야하는데 메롱 "
여주는 이때다 싶어 놀려대는 순영이 얄미워 씩씩 거렸고 순영은 그런 여주를 보며 신나서 웃을 뿐이었다.
여주는 결심한듯 자기도 순영을 골려줘야 겠다 싶어 수학문제집을 챙기곤 벌떡 일어나더니 어리둥절한 순영을 보고 한마디하였다.
" 순영오빠, 수업 화이팅!! 난 갈게. "
하며 교무실 문을 닫고 나갔다.
순영은 벙찐 표정으로 여주가 나간 문만 바라보았고 그 말을 몇번이나 곱씹어보고 나서야 귀가 새빨개져서 난리였다.
오빠..? 순영오빠라고..? 나보고?
순영은 물만 벌컥벌컥 마셔댔다. 그래도 쿵쾅거리다 못해 터질 거 같은 심장은 진정되지 않았다고 한다.
쟤가 진짜 사람 미치게 하네.
***
( 사겨라 쨕 사겨라 쨕 )
갈수록 늘어나는 댓글에 저는 그저 기분이 좋을뿐입니다 헤헤
오늘부터 구독료가 조심스럽게 생겼습니다 싫어하시는 분들은 없겠죠(소심)
학원쌤 앞으로 열심히 쓸테니 입소문 내주세요!!!!!!!!!!!! 학원쌤 읽어보세요 여러분!!!!!!!!
포크들 정말 사랑해요 ㅎㅅㅎ 워아이니 알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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