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이지신
자, 이야기를 풀어주세요.
W. 자축인묘
이번 편은 다소 잔인하다고 느끼실 수 있는 장면이 묘사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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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걷힌 후, 승관의 모습은 눈물이 얼굴을 감싸안은 모습이었다.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 애쓰며 억지로 숨도 참아보고, 고개를 하늘로 올려 눈물이 흐르지 않도록 노력하던 승관의 얼굴은 이미 눈물이 범벅이었다. 자신과 아무런 관계도 없던 사람이 죽었다는 사실에도 승관은 본인의 가족이 죽은 것 마냥 슬퍼했다. 그도 그럴것이, 승관은 십이지신들 중 인간의 생명을 담당하는 신이었다.
"여기, 이곳에서 향이 나."
"무슨 향인데..."
"티탄이야, 분명해."
서럽게 울어대는 승관을 따라온 순영은 혼과함께 순영이 자주가던 꽃집의 앞 골목을 향해 코를 몇번 움직이더니 승관에게 말했다. 티탄이야. 승관이 분노에 잠긴 얼굴로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우리의 사람을 죽였다면, 그들은 우리와의 전쟁을 원하는거야. 순영이 승관의 흐르는 눈물을 엄지손가락으로 닦아주곤 승관에게 말했다.
"어머니, 생각하지마."
"형,"
"아닌 척, 잊은 척 해도 다 아니까,
지금 보는 사체보고 어머니 생각하지마."
혼을 불러 신에게 말을 전하라고 말한 순영은 승관을 붙잡고 골목에 팔이 잘린 채 죽어있는 사체를 향해 걸어갔다. 평생을 살아가는 이 나라의 사람을 죽인 죄의 무게를 달아보러 승관은 억지로 기억 속 어머니의 잔상을 지우곤 사체의 주변을 돌았다. 주먹으로 머리를 가격한 뒤, 그대로 팔을 찢었어. 미친놈들이야. 잠시 고민을 하던 승관이 말하자 순영이 사체의 눈을 감겨주고는 구름으로 가려 신에게 올려보냈다.
"가자, 묘의 나라로."
*
묘 나라 : 토끼의 큰 궁궐나라.
형님, 오 나라에서 살해된 사체는 신께 올려보냈습니다. 묘의 궁궐에 도착한 순영이 궁궐의 한 가운데에 나와있는 묘에게 말했다. 이어서 혼이 순영의 말을 덧붙여 설명했다. 승관님께서는 티탄이 머리를 주먹으로 가격한 후 팔을 찢어버리셨다 하셨습니다. 사체의 본 땅은 묘 나라였으며, 사체는 묘님의 혼을 돌보던 백성들 중 한명이라합니다. 순간 묘의 표정이 일그러지며 묘의 궁궐에 바람이 휘몰아쳤다.
"생을 살 미련조차 없애버리러 가자꾸나."
묘의 말이 끝나자 궁궐에 휘몰아치던 바람이 순간에 멈췄고, 묘의 주변엔 날카로운 바람들만이 존재했다. 순영의 혼은 어느새 순영에게로 돌아와 순영이 호랑이로 변해있었다. 승관과 순영, 묘는 각자의 구름을 감싸곤 티탄들이 가득한 지하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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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탄들의 지하 : 어둡고 끈적한 기분나쁜 지하
티탄들의 지하가 적응이 되지 않는 승관이 호랑이로 변한 순영의 털을 붙잡으며 묘를 따라 걸었다. 마침내 그들은 지하의 가장 끝, 티탄들의 거처에 도착했고, 바람으로 지하의 끝을 열어버린 묘였다. 티탄들은 개구진 표정을 짓고는 셋을 노려보며 소리쳤다.
"저 놈들이 지하를 빠져나가면 안 돼!"
육중하고 거대한 목소리로 소리치자 수백마리의 티탄들이 한번에 세명의 신에게 달려들었다. 묘의 바람으로 수십마리의 티탄들의 몸이 절단되고, 수십마리의 목이 잘려져나갔다. 순영의 이빨에 물려 걷지 못하도록 살점이 찢겨나간 티탄들도 몇십마리 존재했고, 승관은 그 어두운 지하를 밝게 만들어 티탄들의 눈을 멀게했다.
그렇게 꼬박 하루 동안 티탄들을 향한 세명의 신의 처벌이 가해졌고, 더 이상 달려들지 못하는 티탄들에 의해서 신이 티탄들은 평생을 지하에서 썩어가도록 조치를 취했다. 땅을 열지 못하도록 해, 돼지에게 땅의 문을 걸어잠구도록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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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줄 알았어, 너 그러다가 또 겁나 울었지? 승관에게 얄밉게 장난치는 묘, 토끼였다. 승관의 볼이 빨갛게 익어 묘에게 소리쳤다. 정한이형님! 그만 놀려요! 그런 승관을 그저 귀엽다는 눈으로 바라보는 묘, 정한이었다. 승관은 정한을 바라보던 눈을 내리고 한숨을 쉬곤 말했다. 어머니가 생각 나 죽는줄 알았어요.
자꾸 그 사체에서 어머니가 떠올라서, 눈물이 날 수밖에 없었어요. 티탄들에게 찢겨 돌아가신 어머니가, 그렇게 생각이 났어요. 그래서, 더, 더... 죽이고싶었는데..
"난 안 되잖아요, 난 빛이니까 어둠따위 나에겐 없으니까."
아직 어린 승관을 바라보던 정한와 순영이 허공에서 눈을 마주치곤 서로를 보고 소리없이 웃었다. 걱정 마, 우리는 어머니를 지켜드리지 못한게 아니야. 선택하신 어머니를 믿고 있는 지금도 어머니를 지키고 있는걸. 난생 처음 듣는 따듯한 정한의 위로에 승관이 소스라치게 놀라며 쥐로 변해 구석에 숨어 소리쳤다.
"소름끼쳐!"
위로해줘도 뭐래 쥐새끼는! 자신의 볼을 밝히고 토끼귀를 내민 채 같이 소리치는 정한이었다.
안녕하세요 독자님들(^ 3^)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글을 올렸네요! 이 편 까지만 맛보기, 프롤로그이며 이 다음에는 세계관의 풀이라든지, 멤버의 직책이라든지, 여러가지를 소개시켜드리는 글이 올라올 예정입니다! 많이 어려우셨을 세계관 이해 하실 수 있도록 노력해서 풀어낼테니까, 기대 부탁드릴게요! 암호닉을 신청해주신 분들이 계셨는데, 전 언제나 암호닉은 환영입니다^♥^ 주저하지 마시고 신청해 주세요! 이번 화에서도 만나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안녕하세요
<암호닉분들 입니다.>
(청포도 님)(아장이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