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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XX] 111호 고양이와 444호 또라이 06 | 인스티즈

[444호의 의식의 흐름 #6]

 

 

 

으아.”

  

추위 때문에 아침부터 괴성이 흘러나왔다.

내 밑의 전기장판이 아니었으면 나는 지금쯤 얼어 죽거나 입이 돌아가거나 둘 중 하나였을 것이다.

 내 전기장판이 사랑스러워 나는 온도를 4로 맞추며 이불안으로 파고 들었다.

나는 비루한 대학생이기 때문에 난방은 틀지 않고 전기장판으로 이 겨울을 나는 중이었다.

나에게 신경조차 쓰지 않을 것 같던 엄마가 택배로 전기장판을 하나를 보낸 것과 내가 인터넷으로 주문한 전기장판과 함께 택배로 왔기 때문에 나는 졸지에 전기장판 2개를 보유중이었다.

  

 

 

아침은 가을에서 겨울으로 넘어가는 것을 증명하듯이 창문은 뿌옇게 낀 서리로 가득했다.

전기장판 밖은 너무나 위험할 것 같지만 겨우 용기를 내어 한발을 이불 안에서 빼내어보았다.

 

 

  

역시 사람은 도전을 해봐야한다고 한발부터 시작해 온몸이 전기장판 밖으로 탈출하는 것에 성공한 나는 빠르게 타조걸음으로 거실 옆에 딸려있는 부엌으로 달려갔다.

역시 이런 날엔 차를 마셔야지 암. 나는 자취생으로 낭만을 즐겨보고 싶어 찻장을 벌컥열었다.

그럼 그렇지 아무것도 없었다. 그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장도 잘보지 않는 나의 인간성 때문에 인터넷으로 시킨 싸구려 레토르트와 나름대로 요리를 해보려고 산 재료 몇가지만이 뒹굴고 있을 뿐이었다.

나는 그냥 수돗물을 냄비에 끓여 마시며 사람들에게 소리치고 싶었다.

자취생의 현실이 이렇습니다. 여러분.

  

 

 

 

.뜨거워

  

 

 

냄비로 끓인 맹물은 더럽게 뜨겁기만 했다.

나와 완전 다른 속성을 가진 겨울이라 그런가. 더럽게 추운 날들의 연속에 나는 이 맹물같이 재미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나는 차라리 누군가가 나에게 시비라도 걸어줬으면 하는 심정이었다.

  

 

딩동-

 

 

아 딩동? 얼마만에 들어본 소리던가. 이 빌라에도 벨이 설치되어 있구나.

소리가 청량해서 뭔가 기분이 좋았다.

  

 

 

딩동!”

 

 

  

딩동 소리를 따라하며 다시 뜨거운 맹물을 들이켰다.

나는 또 멍청하게 맹물을 마시다가 뜨거움에 놀라다가 무엇을 떠올렸다.

  

 

잠시만? 딩동이라면. 저게 우리집에서 울리는 소리인가? 설마 외부인이 우리집에 들어오고 싶어 누르는 그 종소리인가.

잘못들었나 하며 다시 맹물을 들이키려는 순간

  

 

딩동- 딩동-

연속해서 벨이 울렸다.

이제 어떤 외부인이 444호에 들어오고 싶어하는 것은 명백해졌다.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문을 벌컥 열었다.

 

  

나는 놀랍게도 한겨울과 잘어울리는 111호 그 남자가 내 집문앞에서 놀란 듯이 서있는 것을 보았다.

남자는 우리집의 문틀을 마치 사진의 프레임으로 만들어 내 공간과 다른 세계에 있는 느낌이 들었다.

문틀 하나가 당신과 나 사이를 가르고 있는 것 뿐만 아니라 공기 자체가 다른 것 같았다. 111호 쪽의 냉기가 내 뺨을 훅 스치고 지나갔다.

나는 놀란 듯한 남자를 빤히 보다가 우리집에 오고 싶어하는 외부인이 111호라는 것이 꽤나 흥미로웠다.

  

 

 

저기- 보일러 잘 돌아가요?”

 

 

  

남자는 보기 드물게 나에게 먼저 다급하게 물어왔다.

자세히보니 발을 약간 동동거리는 것 같기도 했고 하얀 얼굴이 더욱 질려보이기도 했다,

  

 

 

몰라요, 보일러를 안 틀어서.”

 

 

  

남자는 경악스럽다는 듯이 내 얼굴을 보았다.

나는 처음으로 보는 남자의 표정의 연속들이 재미가 있었다.

평소의 역할이 전도된 듯 남자는 내 대답이 느린 것이 답답한 것 같아보였고 나는 111호를 느긋이 바라보았다.

 

 

 

확인해줄게요. 정택운씨.”

 

 

  

나는 프레임 속에 남자를 잠시 뒤로 한 채 작은 보일러 기계앞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작은 기계가 깜빡이며 e1이라고 뜨는 것을 보니 고장인 듯 보였다.

가끔 우리 고향집에도 이렇게 고장난 적이 있었는데.

여기서도 난리구나.

  

 

나는 남자에게 다시 발걸음을 옮겨 날 기다리는 채로 목을 빼고 있다가 내가 오자 안 그런척 태연하게 있는 남자 앞에 섰다.

  

 

 

고장. 확실하게 고장이에요. 안돌아가요. 맛탱이가 갔어요.”

 

 

  

나는 내 머리옆을 손가락으로 빙빙 돌리며 맛이 갔다는 신호와 함께 말을 하자 남자는 눈에 띄게 실망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주인 할아버지 연락 안돼요?”

 

  

여행가셨어요.”

 

 

 

남자는 짧게 대답한 후 집 앞에서 슬픔에 빠져있었다.

역시 할아버지는 나와 비슷한 부류임에 틀림없었다. 이 재미없는 겨울을 탈출하려고 방랑하고 계신 것이리라.

나는 내가 할아버지에 대한 짧은 생각을 할 동안 내 눈앞의 남자가 111호로 돌아갈 줄 알았다,

그러나 남자는 오늘 보일러의 부재가 슬픈 것인지 문 앞에서 심각한 얼굴로 허공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나는 순간 남자를 보다가 옷장에 쳐박아 놓은 남은 전기장판 하나가 생각이 났다.

 집에서 보내준 것은 내 침대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고 내가 직접 산 전기장판은 콘센트에 꼽혀보지도 못한 채로 쓸쓸히 있는 것이 영 맘에 걸리던 참이었다.

  

 

전기장판 쓸래요? 별이 다섯 개! 막 그런건 아닌데. 쓸만해요.”

 

 

“....전기장판이요?”

 

 

남자는 전기장판이라는 말을 되받아치면서 멍한 표정을 보내는 것을 보니 한번도 써보지 못한 눈치였다.

나는 남자가 다시 멍해질 때 쯤 집으로 들어가 새 전기장판을 남자에게 내밀었다.

  

 

 

여기요, 이거 하나면 나름 견딜만해요. 단점은 여기가 틀어진 곳 이외에는 움직이기 싫어요. 쓸래요?“

 

, 감사합니다.”

 

 

남자는 빌려주는 전기장판과 나를 번갈아 보다가 나를 향해 의외라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이거 주시면 444호씨는 뭘 쓰죠?”

 

  

 

남자는 어색하게 444호씨라고 말하며 물었다. 아마 내 이름을 까먹은 듯 싶었다.

 

  

“444호 구보하씨는 전기장판 하나 더 있어요.”

 

  

 

나는 다시 내 이름을 상기시키며 그를 안심시켰지만 그는 내 말에 아까전과 달리 약간의 인상을 쓰다가 풀었다.

이 자식이 빌려줬는데 인상을 쓰나? 나도 남자를 따라 인상을 쓰고는 남자에게 물었다.

  

 

 

“111호 주민님, 전기장판 쓰는 법 아세요? 가르쳐 드릴까요?”

  

 

아니요. 압니다잘 쓰고 돌려드릴게요. 감사합니다.”

  

 

 

 

내가 인상을 쓰고 말해서인지 남자는 전기장판을 쓸 줄 아냐는 말에 자존심이 상해서인지 다급하게 대답을 했다.

남자는 전기장판을 소중히 꼭 쥐고는 추운 바람에 약간의 옷깃을 세우고는 111호로 발걸음을 옮겼다.

 

 

“111호 정택운씨. 따뜻한 주말 보내시기를!”

 

나는 남자의 뒷모습에 큰 목소리로 그에게 건투를 빌고는 문을 닫았다.

나는 다시 맹물을 들이키려 의자에 앉았을 때, 111호 남자가 나에게 까지 온 것을 보면 급하긴 다급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 뭐야. 더럽게 차네.”

 

 

그 겨울 같은 남자와 대화를 해서 그 남자의 냉기가 이 곳으로 스며든 것일까.

맹물이 차디차게 식어있었다. 오늘은 입이 데일정도로 뜨거운 물을 마시고 싶었는데.

 

 

 

나는 다시 냄비에 수돗물을 받아 끓이기 시작했다.

시리다 못해 아려오는 발을 바닥에 툭툭 내리치면서 나는 방학전 폭발하는 과제들에 대해 생각했다.

 

 

 

이번에 하나 떨어진 조별과제.

진짜 하기싫다.

 

나도 돈은 벌고 살아야하므로 취직시 필요한 토익점수. 공부해야하는데.

진짜 하기 싫다.

 

이홍빈을 따라서 신청한 복수전공 공부,

진짜 하기 싫다.

 

 

 

 

나는 하기 싫은 일이 가득 쌓인 느낌이었다.

 냄비에는 끓기 전에 생기는 기포들이 냄비 밑에 몽글몽글 생기기 시작했다.

그 기포 수 만큼 해야할 일이 쌓인 느낌이었다. 내 인생에 판타지란 없을까?

 물이 이내 다 끓자 나는 아까의 컵에다 물을 담아 다시 의자에 앉았다.

 

 

아 더럽게 뜨거워서 좋네.”

나는 혀가 데이는 느낌에 몸을 살짝 떨었다.

  

 

딩동-

 

  

나는 벨이 웬지 소심하게 울리는 것을 듣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오늘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많은 느낌이었다.

올 사람도 없는데 누구지? 나는 느릿느릿하게 문을 열기위해 차가운 쇠에 손을 뻗었다.

  

 

나는 내 눈 앞에 10분전 까지 나와 전기장판을 나눈 사이인 111호 남자가 숨을 헉헉 내쉬며 빨개진 얼굴로 나에게 말한 소리를 듣고 멍하니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

  

 

 

 

 

 

 

 

 

 

 

 

 

전기장판... 그거 어떻게 쓰는지...하.  그러니까 모르겠어요.”

 

 

[VIXX] 111호 고양이와 444호 또라이 06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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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 작가님 오늘 처음보는데 너무 재밋아요ㅠㅠ 신알신하고갈게요!
7년 전
비회원126.162
아 저렇게 귀여우면.. 헐랭한 대구니 너뮤 좋아여 ㅜㅜㅜㅜ 저는 장판이 두개인걸 까먹고 보하네 같이 들어와서 장판에 둘이 같이 앉아있을거라고 상상해써요 ㅋㅋㅋㅋㅋ ㅎㅅㅎ
7년 전
독자2
꼬이에요! 세상엨ㅋㅋㅋ자존심이 상해서인지 다급하게 대답했다는 보하 말이 맞았네요ㅋㅋ 안다며 대구나..! 전기장판 두개로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 싶었는데 보일러 고장이라니 뭔가 창의력이 올라가는 것 같아요...* 보하 독백에서 너무 공감이 가는게.. 정말 요즘 너무 추워요... 나갈일은 많은데 나가기도 싫고... 빙판도 싫고... 공부도...... 헿...
오늘도 예쁜 글 너무 감사히 읽고 가요 늘 응원해요 자까님 :)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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