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야~ 정리 다 해가고 있지?]
"네에엥...."
[얼른 와! 피디님 벌써 취해서 너 찾고 난리다 아주.]
"아 피디님 정말... 빨리 갈게요오오..."
오늘은 방송국 연말 파티 날. 나는 막내라는 이유로 늦게까지 남아서 이런 저런 일들을 마치고 이제서야 짐을 챙겼다. 아.. 가기 싫다... 피디님은 왜 맨날 술만 먹으면 날 못잡아먹어서 안달이야. 지금 가면 또 괴롭힐텐데... 가기 싫은 마음을 꾹 꾹 눌러 담고 연말파티가 진행되는 장소로 가기위해 택시를 탔다. 원래 아침형 인간인지라 밤에 늦게까지 깨어있는 게 힘들었는데 최근 몇 년간 심야 라디오를 진행한 탓에 계속 피로가 누적되고 있었다. 그래서 잠깐이라도 짬이 나면 계속 잠들어서 피디님한테 항상 혼났는데... 오늘도 아니나 다를까 택시에 타자마자 잠들어 한참 뒤 기사님이 깨울 때 까지 숙면을 취했다. 자다 깨서 비몽사몽한 정신으로 파티장에 들어가자 들어가자마자 피디님이 날 발견하고서는 내 쪽으로 왔다. 이건 뭐... 주인 반기는 강아지도 아니고. 메인 작가님도 금방 피디님을 따라 내 쪽으로 왔다. 분명 아까 통화할 때 까지는 작가님은 멀쩡했는데 잠깐 지났다고 작가님도 제 정신이 아니었다.
"우리 귀염둥이 막내!!! 왜 여기 서있어!!! 마셔 마셔!!!!!"
피디님과 작가님한테 끌려서 술잔이 잔뜩 늘어서 있는 곳으로 갔다. 크으..! 이게 얼마만의 술이냐! 보통 일하느라 정신이 없어 거의 술을 못마시기 때문에 술이 너무 반가웠다. 분명 피디님도 작가님도 그래서 이렇게 취한 거겠지. 주변을 둘러보니 몇몇. 연예인들, 그리고 많은 직원들이 보였지만 우리 피디님과 작가님만큼 취한 사람은 정말 극소수였다. 얼굴을 아는 몇몇 연예인들이 이 쪽으로 와서 인사를 건네길래 웃으며 잘 지내냐고 근황을 물었다. 막내! 연예인한테 친한 척 하지마! 라는 피디님의 말에 곧 관뒀지만. 나도 오늘은 정말 정신 놓고 마셔야지!!
"헐 대박. 막내야 저기."
어느정도 취기가 올랐을 때 작가님이 나를 툭툭 치며 속삭였다.
"저기 이재환이다."
말도 안돼... 이재환이라니...! 작가님이 가리킨 곳에는 정말로 이재환이 있었다. 챠콜색 터틀넥 니트에 깔끔한 검정 슬렉스와 롱코트를 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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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디님은 누굴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