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심리 00 유난히 추운 겨울이었다. 아니, 딱 그때처럼 짜증스러울 정도로 추운 겨울이었다. 종종 네가 내 꿈에 나오는 그 모습일 때, 그 지옥같던 그 겨울처럼. 그러니까... 너가 열셋일 때. 있지..... 난 가끔 너에게 질문을 던져. 내가 사랑했던, 아니 사랑하는 넌 열여덟의 너인데 왜 넌 열세살의 모습으로 날 괴롭히는 건지. 항상 그렇듯이 시간이 흘러도 잊혀지지 않을 그 모습처럼 오늘보다 추울 수 있을까하는 그 날처럼 날씨가 추웠고 울적했다. 여름을 닮은 너인데 왜 난 겨울만 되면 널 떠올리는걸까? 동혁아. 왜 날 괴롭히는 거야? 여전히 내 머리엔, '생각도 나지 않을 때부터 널 좋아했어. 그니까, 우리 사귀면, 아니... 누나가 날 좋아해준다면... 누나라고 부르지 않을꺼야' 비맞으며 고백하던 열여덟의 네 모습이 떠올라 여름을 닮은 너이길래 여름에만 네가 생각날 줄 알았는데 겨울이 되면 넌, 내 담배연기에 콜록대던 열셋의 모습으로 내게 다가온다. 동혁아, 왜 날 괴롭히는 거야? 겨울이 되면 난 있지, 스물다섯의 내가 떠올라. 서른의 상념에 잡혀, 열셋의 너에게 잡혀, 열여덟의 너에게 잡혀.... 그리고 스물셋의 너에게 잡혀있다 내 손을 감싸는 따스한 온기가 느껴진다. "무슨 생각해?" "너 생각" "새삼스럽게 왜 이래. 매일 내 생각 하는 건 내가 더 잘 알지." 동혁아. 봄이 되면 더 이상 널 생각하지 않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