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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부라지고 포장이 되어있지 않은, 차가 덜컹거릴 정도의 심한 길이라도 항상 할머니 댁으로 향하는 길은 즐거웠다. 도심에서 보던 빌딩숲 대신 나무가 우거진 숲이 나를 반겼고, 상쾌한 공기까지 마실 수 있었기에. 매연이 잔뜩 나오지만 승차감 좋은 SUV 대신에 승차감도 안 좋고 매연도 나오지만 타고 있기만 해도 즐거운 경운기가 제 모습을 뽐냈기에. 한참 궁금한 것이 많았을 초등학생이었던 나는 보통의 아이들과 달랐다.
"할머니이이~"
"아이고, 내 똥깡아지~"
"어머님, 일주일만 부탁 드릴게요."
"오야. 일주일 아니고 한 달이라도 나는 칠봉이랑 같이 있으면 좋다."
부모님은 일 때문에 할머니에게 나를 맡겼지만 난 그저 할머니와 보내는 시간이 좋아, 가기 싫다는 투정 하나 없이 할머니를 잘 따랐다. TV에서는 전국노래자랑이 나오고, 반찬으로 햄이 없어도 하나도 안 우울했다. 오히려 신이 났으면 신났지. 그냥 할머니가 좋았던 거 같다. 내 마음을 더 잘 알아주는 사람 같아서. 부모님이 가고 나서는 할머니 집 앞에 있는 우사에 가서 소를 구경하기도 했고, 개울가에 가서 물장난을 치기도 했다.
그리고, 뜨거운 햇살이 강하게 내리쬐던 어느 날. 마을 이장님 손주라는 사람이 우리 할머니 댁으로 강아지를 한 마리 데리고 왔다.
"할머니, 안녕하셨어요!"
"아이고. 순영이 아니냐, 잘 지냈지?"
"네, 그럼요! 아, 할머니가 매일 노래를 하셨던 그 손녀분~?"
"오야. 칠봉이도 오빠야한테 인사해라. 그런데 웬 강아지를."
"아, 맞다. 저희 집 또순이가 새끼를 많이 낳아서 할머니 한 마리 키우시라고 데리고 왔어요."
할머니를 졸졸 쫓아 나와 강아지와 순영이라는 남자아이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사실 남자아이가 아니라 몇 살은 나보다 더 위인 듯한 오빠였다. 할머니가 시키시니 어쩔 수 없이 꾸벅 인사를 하고 뒤에 가서 숨었다. 아무튼, 순영오빠의 품 안에 있던 아가는 색이 살짝은 누렇던, 귀여운 아기 강아지였다. 할머니는 잘 키우겠다며 순영오빠에게 밥을 먹고 가라 말했지만 이미 먹고 왔다며 자신의 배를 통통 두드리던 순영오빠는 내게 또 보자며 머리를 몇 번 쓰다듬어주고는 대문 밖으로 나가버렸다.
그리고 그 날 저녁.
할머니와 평상에 앉아 저녁 식사를 하고 아기 강아지와 함께 하늘의 별들을 보며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내 얘기를 할머니께 하는 것도 좋았지만, 할머니의 이야기 보따리는 내 감정들을 더욱 성숙하게 만들어 주었다.
"아가. 강아지 이름은 뭐로 지을까?"
"할머니가 지어주세요!"
"부르기 편했으면 싶은데."
곰곰하게 생각하다 초등학생이었던 내가 제일 좋아하던 짝꿍의 이름인 '민규'라고 말씀을 드렸다. 할머니는 민규- 하고 발음하시기를 며칠. 민규에서 밍구로 발음을 아예 바꿔버리시더니 밍구가 더 편하시다며 그렇게 하자고 하셨다. 할머니가 좋으시면 나도 좋으니까, 웃으며 그러자 대답했던 어린 시절의 나.
아침에 눈을 뜨면 바로 보이는 밍구의 오동통한 발바닥에 까르르 웃음을 지어버렸다. 아장아장 걷는 모습이 신기했는지 빤히 쳐다 보고만 있다 식은 밥을 먹기도 했고, 할머니가 밍구에게 밥을 줄 때면 내가 주겠다며 떼를 부리기도 했다. 일주일이 무섭게 지나가고. 항상 할머니와의 이별이 싫어 눈물이 흘렀지만 이번은 조금 달랐다. 짧은 시간에 밍구와 정이 너무 들어버려 밍구를 데려가겠다고 했지만 할머니가 혼자 있어야 할 걸 알았기에 할머니와 밍구를 뒤로하고 올라갔다.
*
안녕 여러분들ㅠㅠㅠㅠ
아낌쪄 돌아왔습니다....★
이번에도 동물이랑 연관됐쟈나 그러쟈나~
일단 아직도 토끼의 고백을 읽어주시는 여러분들 너무 감사드리고.. 하트가 백만개가 푱푱..♥
나 막 내꺼 제목 검색해보고 그러는데 아직도 추천해주고, 인생작이라고 해주고 그러면 진짜 감동 안 받을리....ㅠㅠㅠㅠ
이번 신작은요, 반인반수입니다~
여러분 : 주인공이 혹시 할머니세요..?
아낌쪄 : (한숨) (이마짚) 아낌쪄의 표현력은 여기까지인가 보오.
곧 주인공이 뿅하고 나올거니까 조금만 기다려주십사♡
그럼 여러분 모두 안녕히 주무시고 좋은 꿈 꾸세요!!!!
안농!!! :)
♡아낌쪄가 상당히 아끼는 독자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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