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굴의 의지 성이름님 오신다
- 아 진짜 닥쳐
- 그러니깐 포기해
누가 너 같은 땅따먹기 할 거 같은 애를
좋아하겠어 ㅋㅋㅋㅋ
- 난 니가 지근지근 밟혔으면 좋겠어
겨우겨우 정문을 통과해 자리에 앉자마자
시비를 거는 원우에 진심을 토하고
교과서를 꺼내 볼을 박았다
전원우 볼펜을 뺏고
햄스터 몇 마리 그리다
그린 게 너무 아저씨 닮아서 권순영이라 써놨다.
나중에 찍어놓고 보여줘야지
아저씨 이름은 며칠 전 우연스레
아저씨가 떨어트린 종이를 보다
이름을 알게 됐는데
이름이 너무 귀여운거 아닌가?
어떻게 이름만으로도 사람마음을 뒤집어 놓는지
일부러 놀리려고 시골 소년 같다고
닭이나 염소 키울 거 같다니깐
완전 삐져서는 진짜 쳐다도 안 본 기억이?...
식겁했는데
사실 삐진 것도 얼마나 귀여운지..
모든 게 완벽해 권순영
.
.
.
- 야 마치고 편의점 가서 딸기샌 ㄷㅡ
- 싫어
- 생각이라도 좀 해줘
- 생각해도 싫어 부승관이랑 가
- 너 그거 알아?? 존나 나빠
원우야 미안
오늘은 아저씨 일찍 마치는 날이라 안돼
담임 선생님의 가도 좋다는 말이 끝나자마자
막으려는 전원우를 밀치고 뛰쳐 나갔다
그래서 바로 후회했다
넘어졌거든 ...
부승관 이석민이 나와서 비웃는데
혼내주려다 지금 당장이 급하니 봐줬다
고마워해라 부승관 이석민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시간을 확인해보니
6시 14분
아슬아슬하게 도착해서 엘리베이터에 기대 숨을 고르고 있었다
힘들어 죽겠다
다이어트를 저절로 하네
.
.
.
그렇게 30분 정도 기다렸을까 왜 이리 안 오지 하다
나가보니 전화를 받고 있는 아저씨가 보였다.
일이 잘 안 풀리는 건지 얼굴이 안 좋아 보였다.
그렇게 한 10분 더 기다렸을까
한숨을 마지막으로 전화를 끊으시고 발걸음을 옮기 는데..
아 표정.. 건드리면 한대 때리겠는데 ...
- 아 어 안녕하세요..ㅎ..
갑자기 눈이 마주치는 바람에
무서워서 제멋대로 인사가 튀어나왔는데
빤히 쳐다보기만 한다.
뻘쭘해 죽겠네..
- 야
- 네?
- 너 다리
??
- 종아리에서 피 나
- 아 ... 괜찮아요 나중에..
- 집에 약 있어?
- 네...? 아..아.. 그...
- 따라와
무릎을 꿇고 내 다리를 살피는 아저씨에게
괜찮다고 나중에 치료하면 된다고 말하려고 하니
말을 끊고 약이 있냐며
눈을 맞추면서 물어보는 아저씨에
너무 떨려서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그러자 한숨을 쉰 뒤 손목을 잡으며
엘리베이터를 태우는 아저씨의 모습만 쳐다봤다.
- 들어와
- 네?!?
- 치료해줄 테니깐 들어오라고
- 아.. 저 집 가서 치료하면 돼요!
- 그래 그럼
하고 문을 닫고 들어가는 아저씨다.
아니 사람이 뭐 저리 빨라?
순식간에 데리고 와서 한번 튕기니깐 바로 보내?
어떻게 보면 이유에 아저씨가 들어가 있는데
왜 다쳤냐 묻지도 않고
곰곰이 생각하다 보니 화가 나 벨을 눌렀다
이 사람이 정말
- 아저씨 생각해보니깐 집에 약 없어요
치료해주세요
- 들어와
생각보다 쉽게 들어오라는
아저씨에 놀라 벙 쪄있으니
안 들어올거야? 문 닫는다
매몰찬 소리에 바로 들어갔다.
- 얌전히 소파에 앉아있어
- 구경하면 안돼요?
- 쫓겨나고 싶으면 그러던지
완전 차갑네 진짜
쫓아낼 거를 알기 때문에
바로 소파에 앉아 눈으로 구경을 했다
뭐 말이 구경이지 볼게 없어서...
진짜 성격대로네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웬 담요 같은게 상반신으로 강타했다.
- 아!! 뭐예요?!!
- 뭐긴 뭐야 덮어
- 뭘 덮어요
- 다리
- 네?
- 말 진짜 .. 허벅지 가리라고
- 아...
허벅지라는 단어에 눈을 내려 보니
아 좀 짧구나..
부끄러워 바로 가리니
내 앞에 앉아 소독을 해줬다
그렇게 말없이 치료를 해주는 아저씨에
왠지 모를 행복함에 계속 보고만 있으니
- 너 교복 치마 짧은 거 아냐
- 막 짧지는 않잖아요 ~
- 막 짧은데요
마지막 말을 하면서 이마를 튕겨오는 아저씨다
- 다 됐으니깐 빨리 가
- 아저씨는 저 보면 빨리 가 이런 말 밖에 할 줄 몰라요?
- 그럼 자고 갈래?
- 네?? 미쳤어요?!ㅁ 무슨 말을???!!
식겁하며 신발을 신으니
신발장에 기대 빤히 보는 아저씨에게 인사를 하고 나왔다
- 어떻게 보면 아저씨 땜에 다친 건데
치료해주셔서 감사해요
월요일 날 봐요
맘 같아서는 주말 내내 보고 싶지만
아저씨도 쉬어야 되니깐..
월요일은 어 좀 피하지 말고
인사도 하고 걸어서 계단 꼭 같이 내려가요
기다릴 거예요 잘 자요
그렇게 말을 하고 혼날까 봐 얼른 나와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었을까
갑자기 문 열리는 소리에 뒤를 도니
- 야
- 어? 네?
- 번호 줘
귀를 만지며 휴대폰을 내미는 아저씨에
귀여워 장난기가 올라왔다
- 아.. 번호..는 ...조금..
- 뭐?
너 이때까지 나 좋아한다고 그렇게 말하고
맨날 기다리고 따라다녔으면서
난 니 생각해줘서 먼저 달라 해
참나 야 나도 됐어
앞으로 너 혼자가
-아 아아아! 농담이에요!
자 여기 ㅋㅋㅋㅋ
얼른 휴대폰을 낚아 채 번호를 입력해줬다
아니 ㅋㅋ 이 아저씨 말 이렇게 많은 거 처음 보네
아 귀여워 진짜
- 조그만한게 사람 갖고 장난이나 치고
빨리 내려가서 자기나 해
- 좀 더 같이 있으면 안 돼요?
- 이게 진짜 사람 무서운 줄 모르고
아 그리고 내가 너 오해할까 봐 말하는데
너한테 관심이 아니라
이건 인심을 베푸는 거야
- 아 알겠어~~ 잡고 매달리기 전에 들어가요
아! 좋아해요!
내 마지막 말에 얼른 문 닫아 버리는 아저씨에
엘리베이터가 온 것도 잊으며
미소만 짓고 있었다
---------------순영 시점--------------
오늘 아침 정신이 없어
회의 자료가 들어 있는 USB를 놔두고 온 게
화근이었을까
자꾸 그날 마주친 여학생 한 명이
아저씨라 칭하면서 따라다닌다
처음엔 내가 누군지 알고 아저씨라 칭하길래
당황해서 누가 니아저씨냐
화냈건만
내 아저씨라 한 적은 없다고
얼마나 단호하게 말하던지..
그래서 그렇게 부르지 마라니깐
나이 알려주면 오빠라 부른다길래
진짜 .. 고등학생한테 뭔 짓인가 싶어
가만히 내버려 뒀다
당연히 며칠 하다 그만 둘 줄 알았기에
그런 내 생각은 틀리기라도 했다
증명하듯이 이름이는
3개월 동안 나를 따라다녔다
꼴에 3개월이라고 정이라도 든 건지
괜히 더 오래 있고 싶어서
아침에는 6층을 계단으로 같이 내려 오기도 했다
근데 얘 학생 맞아..?
숨김없는 애정표현에 정신을 못 차리겠다
조그만한 입술로
오밀조밀 떠드는 걸 보면
.. 6살이나 어린애 데리고 진짜 뭐 하는 건지..
항상 나를 본다고
지각을 서스럼 없이 하는 이름을 보면
착잡하고 걱정돼서 태워 주려고 해도
왜 이름얼굴만 보면
툭툭 내뱉어져서 항상 후회된다
진짜 권순영 미쳤지
어화 둥둥 해줘도 모자란 아이인데
오늘 팀 원중 한 명이
프로젝트에 들어갈 자료를 몽땅 날리는 바람에
팀장인지라 내가 수습을 하려고 야근을 해야 되는
착잡한 마음에 눈만 감고 있었을까
문득 금요일은 내가 일찍 마친다고 아는
이름이가 생각나
시간을 보니 10분도 안 남아 있어
급히 겉옷을 챙기고 얼른 출발했다
날씨도 추운데 미련하게
기다리는 걸 알기 때문에
못 살아 진짜 성이름
왜인지 머리도 몸도 다 지쳐있었는데
운전하는 내내 웃음만 났다
보고 싶기도 하고?
왜 귀엽잖아 아저씨 하면서 쪼맨한게
좀 더 속도를 내 도착했을까
차 문을 열고 내리자마자
걸려오는 팀원의 전화다
자료를 복구했다는 텐션 높은 목소리에
화가 나는 걸 참고 끊었다
지금 그게 무슨 자랑거리라고
화를 식히고 있었는데
현관 문 입구에서 서성이며
나를 쳐다보는 이름에 진정될 뻔했다
종아리의 상처를 보기 전까지
아마도 급하게 온다고 넘어진 거 같은데
자기 몸까지 상해 가면서
다칠 때가 어디 있다고
진짜 속상해 죽겠네
치료를 해야 된다는 생각에
무작정 이름 손목을 잡아 이끌었다
들어오라니깐 당황한 이름 의 표정을 보니
나도 당황해 바로 말을 마치고 집으로 들어왔다
아 진짜 권순영 너 또 말 막..왜...
후회를 하고 있는데
벨이 울리는 소리에 바로 문을 여니
치료를 해달라는 이름이다
치료를 해달라는데 왜 이리 이뻐 보이는지
눈을 마주치며 말해오는 이름에 당장 끌어 안을까 봐
얼른 뒤를 돌아 구급상자를 챙기러 갔다.
구급상자를 챙겨 나오는데
이쁜 눈을 똘망똘망 뜨며
주변을 둘러보는 이름을 가만히 쳐다만 봤다.
이쁘게는 생겼네
근데 쟤 치마 왜 저래
저것도 교복이라고 입고 다니나
급히 방에 들어가
오만 옷장 서랍을 뒤져 담요를 찾아 주웠다
사실 치마가 너무 짧아서 다가갈 수가 없어
살짝 던졌는데
그걸 또 이름이가 맞을 줄이야...
왜 자꾸 니앞에서만 실수를 하는지..
얼른 치료를 해주고 널 돌려보내려 했다
아니면 자꾸 실수를 할 거 같아서
자꾸 보내려 한다고 찡찡대는 널 보니
잡아 두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는데
그걸 입으로 내뱉을 줄 몰랐다
미쳤냐고 죽자 권순영
그 와중에 놀라는 모습 왜 저리 귀엽냐
존나 토끼 같아
그렇게 이쁘게 말하는 이름이만 쳐다봤을까
나가는 너에 모습에 생각했다
오늘처럼 혹시 나 늦는 날에
이렇게 빨리 오겠다고 또 서두를까 봐
연락을 해야 된다는
핑계 아닌 핑계를 대고 너를 잡아 용기를 내니
거절하는 모습에 심장이 무너졌다
심장 멈춘다는 말이 이 말인가 싶었다
그러다 장난이라며 웃는 너의 모습에
아까와 달리 심장이 주체가 안될 정도로 뛰었다
어김없이 나에게 표현을 해주는 너에게
당장 붙잡고 안 놔주고 싶었다
오늘 밤은
아무래도 카카오톡에 뜬
너의 사진을 보며 잠 들거 같아
요즘 나는 너로 인해
정신없던 아침이 기다려지고
빨리 잠들고 싶던 밤은
널 더 눈에 담아두고 싶어졌어
하루가 너무 달달해 미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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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면 여주 보다 더 좋아하고 있을 지 모르는 순영입니다. 애정표현이 많이 서툴지만 여주로 인해 좋아하는 감정을 깨달아 많이 바뀌고 달라질 순영이를 지켜봐주세요!
읽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뿌뿌젤라 / 토마스 / 예찬 / 석고상 / 인절미 / 다솜 / 애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