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집에 들어와있는 남을 보고도 태연하게 인사를 건네는
재환을 보고 너는 머릿속이 복잡해져.
" 저...부장님 제가 어제...."
" 저기. 내가 어제 무슨일이 있었는지 잘 기억은 안나는데,
ㅇㅇ씨가 우리집에 데려다준건 기억이 나더라고. 자는동안 무슨짓 안했으니까 걱정은 하지말고."
" 네 그럼요. 아! 그럼 저 가보겠습니다. "
" 아 ㅇㅇ씨, 어제는 고마웠어."
너는 재환의 고맙다는 한마디에 얼굴이 화끈 달아올라.
그저 차갑고 너에게만 엄격한것같던 재환이 오늘따라 달라보이는 너야.
인사를 꾸벅하고 재빨리 돌아서서 재환의집에서 나와.
" 어 ㅇㅇ씨, 오늘은 좀 늦었네? 어제 좀 피곤했나보구나."
" 아.. 어제 서류마감하느라 좀 신경써서 그런지 오늘 늦잠도 자서요."
학연에게는 대충둘러대고 자리에앉아 재환이 오는지 살피는 너야.
마침 그때 유리문밖으로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재환이보여.
너는 아무렇지않은척 재환이 너의옆을 지나 부장실로 들어갈때까지 컴퓨터에서 눈을 떼지않아.
5분정도 지났을까,
" ㅇㅇ씨, 부장님께서 부르세요."
재환의 비서는 너에게 부장의 호출을 알렸고 너는 빠른걸음으로 부장실을향해.
똑똑 노크를 하고 들어가는 너야.
" 어 ㅇㅇ씨, 어제 내가 말했던 서류들 다 다시 검토했지?"
" 네. 어제 모두 작성하고 검토도 꼼꼼히 했습니다."
" 그럼 놓고 나가보세요."
괜시리 무언갈 기대했던 너는 스스로에게 민망해져서 부장실을 나가려고 하는데,
" 아 ㅇㅇ씨, 혹시 넥타이 맬줄알아요?
급하게 나오면서 넥타이를 맸더니 좀 이상한거같아서."
" 아, 네 제가 봐드릴게요."
아빠가 출근하실때 항상 넥타이를 정돈해주던 너였기에,
너는 재환의 넥타이를 흔쾌히 매주겠다고 했어.
재환의 키가 꽤나 커서 재환이 살짝 상체를 숙이는 자세라
숨이 느껴질만큼 얼굴이 가까워졌어.
" 다 됐습니다 부장님."
" 아 고마워요. 어제오늘 신세 많이지네요."
" 그럼 나가보겠습니다."
뭔가 어색한 기류에 등을 돌리고 나가려던 너를
갑자기 돌려세워 벽에 밀치고서 팔에 너를 가두고 빤히 쳐다보고만 있는 재환이야.
그때 부장실 문이 열리면서 학연이 들어와.
" 부....
야 이재환 너 지금 뭐하고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