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겠다 알겠다 내가 애도 아니고 잘 지낼 수 있다 잔소리 고마 좀 하시고 끊으셔요 예 아빠 딸 잘 살게요 예 아빠 한 달에 한 번 내려갈게 알겠제? 어 응 끊어"
대학교 인 서울이 어디냐, 오징어. 기쁘다. 서울이다. 이야 뭐부터 할까 고민 하다가 결정한 건 자취방에서 혼자 뒹굴뒹굴, 뒹굴뒹굴, 치킨 1인 1닭, 피자 1인 1판. 뭐..... 다를 게 없잖아?! 대학 생활 시작하면 낫겠지 하던 내 생활은 대학을 다니고 있는 지금 이 순간까지 달라진 건 없다. 다만 살이 조금 빠졌다는 거? 신입생이라 여기 저기 끌려다니라 바빠서 그런지 먹는 양 보다 살이 안 찐다. 감사합니다. 선배님, 학교, 교수님.. 이런 젠장! 힘들다 힘들다 힘들다고! 스트레스 뻗쳐 죽을 거 같다! 고등학교 때는 안 이랬는데 진짜 대학교 와서는 거의 하루 내내 전공 수업에 다른 수업에 아니 뭐 이렇게 어렵냐고 거기다 넌씨눈 박도비까지 진짜 미칠 거 같다.
"야 오징어"
무시해야지
"징어야"
무시하자
"오징어 쀼쀼"
.......................
"징어얌 배구파!"
"닥쳐라"
"밥 사조!"
".............아오씨 박찬열!"
"왜 불렁"
토 할 거 같다, 진짜.
밥을 사준다고 박찬열을 끌고 파스타집에 오기는 했는데, 이 새끼 뭘 이렇게 많이 시켜. 야 나 돈 없어 도비야... 도비야..? 도비야..?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는 박찬열에 한 숨을 쉬며 그래 니 맘대로 하세요. 아오 진짜. 그 때 울리는 휴대폰에 고개를 돌리자 박찬열이 야 뭔데? 누군데? 하며 묻는다. 니가 뭔 상관? 하고 전화를 받자 박도비는 나를 쳐다보면서 주문을 이어간다.
"네 백현선배"
어디야 징어야? 오빠랑 밥 좀 먹을까 해서
"저요? 저 지금 도비랑 밥 먹으러 왔는데 진짜 죽을 거 같아요 도비 새끼 음식을 오지게 많이 시켜가 지금 제 지갑 탈탈 털릴 예정.."
"형!! 백현이형!!!!! 여기 와요!!!! 오징어가 쏜대요!!!"
"아 좀 조용히 하라고 니는 아 선배 오셔도 괜찮아요 박찬열이 오지게 많이 시켜서 선배 오셔서 드셔도 음식 많이 남을 거 같아요 이 도비 진짜 저랑 먹을 때만 이래 시키죠? 제 지갑 터는 재미로 사는갑지요?"
알겠어 알겠어 파스타 가게지? 오빠 지금 갈게
통화를 마침과 동시에 박찬열은 뚱한 표정으로 날 쳐다본다. 아 진짜 오징어 지갑은 내 건데 왜 백현이 형이랑 공유 해야 하는데. 웃기고 있다 증말로 징하다 징해 내 지갑은 내 거지 왜 느그 건데 웃기네 지나가던 개가 웃겠다. 그렇게 티격태격 하고 있는데 백현선배가 들어오셨고, 둘 다 인사를 하고는 자리에 앉아 다시 얘기를 시작했다. 대화가 끝나갈 쯤에 음식이 나왔고,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음식을 흡입하는데 갑자기 백현선배가 고개를 들더니 저기 징어야 하며 말을 거시기에 네? 하고 고개를 들었다.
"너 그 방댄과지?"
"오징 너 방송댄스과임?"
"닌 것도 몰랐냐 실망임 니가 계산하삼"
"그 방댄과에 태연이라고 있지?"
"네 저랑 친구예요"
태연이라고 하자면, 서울 사람이 대부분인 방송댄스과(표준어를 쓰는 지방인 포함)에서 유일하게 사투리를 쓰는 태연이를 보고 내가 먼저 말을 걸었었다. 그래서 그 뒤로 둘이 제일 친하게 지냈다. 제일 친한 친구이기도 하고 잘 통하고 해서 자주 만나고 같이 학교도 오고 하는 걸 반복하니 베프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친해졌다. 근데 태연이는 왜?
"나 걔 소개 좀 해주면 안될까?"
"태연이요?"
"응 태연이 내가 아는 방댄과가 너 밖에 없어서"
"얘기 해볼게요!"
"고마워 밥은 내가 살게"
"아 형 그런 게 어딨어요 오랜만에 오징어한테 돈 뜯는 날인데"
고 입만 좀 어떻게 하면 넌 참 이쁠텐데 박도비야. 그렇게 헤어진 뒤 자취방으로 귀가한 나는 박찬열의 카톡에 다시 집 밖으로 나왔다.
예 나오라는데 나가야죠. 도비새끼 대답할 틈도 주질 않아. 망할 도비, 도비, 도비, 도비, 도비, 도비, 도비, 도비, 도비, 도비... 근데 저기 도비 옆에 왠 남자는 누구..? 잘생긴 저 낫닝겐은 누구..? 도비야.. 너만 있는 거 아니였어? 혹시나 해서 화장도 하고 옷도 차려입고 나왔지만.. 이건 아니잖아? 도비야? 도비야? 점점 느려지는 내 발걸음..☆★ 살려주세요 여러분 도비가 절 학살 하려고 하나 봄. 어색하게 다가가서 안녕? 이라고 말 거니까 왔냐 등신? 이라고 하길래 뭐래 이 등신이 하려다가 옆에 있는 낫닝겐 포스에 눌렸다.
"왜 불렀는데? 내 바쁘다 티비 볼라고 했단 말이야"
"헐 사투리 쓰네?"
낫닝겐 데스네..?
"내가 말 안 했나? 얘 지방에서 왔는데 그래서 얼굴에도 지방이"
"드립 노노해"
망글이네요...☆★ 주인공은 늦게 등장하는 법..☆★ 제목은 오미탈축 이빈다......ㅋ..............작가의 네이밍 센스란..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