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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월의 장마철.




또다시 들려오는 빗소리에 어렴풋 잠이 깼다. 머리를 조여오는 두통에 관자놀이를 짚으며 창문을 바라봤다. 비는 금방이라도 유리를 뚫을 듯 매섭게 몰아치고 있었다. 시계바늘은 어느새 오후 1시를 가리키고 있었지만 우중충한 구름들 탓에 시간을 가늠하기 어려웠다. 난 머리 맡에 놓여진 두통약을 한움큼 집어 입에 털어넣고 물도 없이 삼켰다. 목구멍을 따갑게 스치며 지나가는 알약이 역겨웠다.





또, 다시 그 기억





다른 일들은 흐릿하기만 한데, 너의 기억 만큼은 또렷하게 남아서 처절하게 나를 괴롭힌다.

짜증날 정도로 비오는 날에는 항상 네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세븐틴/이석민] 장마 (+초록글 감사♥) | 인스티즈

"원래 연인들은 우산이 두개라도 하나 쓰는거야."

"이리와, 애기야."













너의 목소리가 잔인하게 귓가에 멤돈다.









비는 무자비하게 퍼부었다. 너와의 인연을 모조리 씻어내려는 듯 세차게 내렸다.



분명 폭우가 쏟아지는데 어째 너와의 추억까지 지워내지는 못한다.













[세븐틴/이석민] 장마 (+초록글 감사♥) | 인스티즈

"ㅇㅇ야, 나 봐."

"...싫어~"

"있잖아, 내가 SNS에서 봤는데 사람이 진짜 좋아하면 눈도 못 마주친대."

"......뭐야"

"너 보니까, 그 말이 맞는 것 같아."












약을 먹어도 가시지 않는 두통에 이부자리에서 선뜻 일어날 수 없었다. 하지만 입안에 텁텁한 약기운이 도는 기분에 속이 메스꺼워 견딜 수 없었다. 겨우 침대를 잡고 일어나 부엌으로 향했다.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곤 가공식품과 물, 찬거리 몇 개밖에 안 되는 냉장고에서 초콜릿 케이크를 짚어들었다. 며칠 전 생일을 맞아 욕심을 부려가며 사온 케이크였다. 혼자 살면서 굳이 가장 큰 케이크를 사와서는 혼자서 꾸역꾸역 먹던 내 모습은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초콜릿 케이크를 자르지도 않고 통째로 꺼내서 몇 번 먹지도 않았다. 입 안에 가득 찬 초콜릿이 달다 못해 쓸 지경이었다. 결국 난 먹는 걸 포기하고 케이크를 다시 냉장고에 넣었다. ㅇㅇㅇ 너 진짜 언제까지 이러고 살래. 내 자신에게 반문을 해보았다. 하지만 선뜻 답을 하지 못했다. 웃기는 모습이지. 스스로 질문을 해놓고 답을 하지 못하는 모양새가 얼마나 웃기는가. 그 모습에 난 입 한쪽에서 비소가 새어나왔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넌 초콜릿 케이크를 참 좋아했었는데, 아이처럼




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항상 너가 제일 먼저 생각나는건지. 왜 너의 기억은 1년이 다 되도록 지워지지 않는걸까













쏟아지는 비처럼, 너도 지독하다












떠나보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버릴 것이 많다.



너의 기억도, 우리의 추억도,





우리의 사랑도























[세븐틴/이석민] 장마 (+초록글 감사♥) | 인스티즈


"야! 이석민! 내가 뱃살 잡지 말라고 했지!"

"아~ 왜!! 난 자기 뱃살이 좋은데! 말랑말랑하고 좋단말야."

"너만 좋지 난 진~짜 싫거든!"

"그래도 이렇게 더 가까이 붙어있을 수 있잖아."



내 배를 쓰다듬는 걸 유난히 좋아했던 너






하지만 누군가가 내 배를 만진다는게 싫어서 너를 밀어낼 때면,

넌 저항하지도 못하게 단단한 손으로 내 허리를 감아 네 쪽으로 끌어당겼었다. 그리고 항상 나와 눈을 맞추며, 눈꼬리가 휘어져라 웃기







그 때면 흩날리던 너의 미소, 향기, 햇살이 부숴졌다










기억의 파편들이 떠나지 않는다









자꾸 너를 떠올리게 되는 불쾌한 기분에 난 가벼운 옷차림에 지갑과 휴대폰을 챙기고 집을 나섰다. 냉장고에 먹을 음식도 몇 개 없었고, 속은 메스껍고 울렁거려서 산책이나 할 겸 우산 하나에 의지에서 길을 걸었다.





















"이석민, 김민규가 했던 말 다 사실이야?"

"ㅇㅇㅇ. 넌 내 여자친구야 아니면 김민규 여자친구야? 왜 내 말을 안 믿어?"

"너가 어떻게 나한테 이래...... 네가 어떻게...... 너가 그러고도 인간이야?"

"그러는 너는 어째서 내 이야기를 들어볼 생각도 안 하는데!!!"

"......됐고. 연락하지 마."











시간이 얼어붙은 것 같았던 그 날, 나는 빗 속에서 이별을 고했다. 서로에 대해 편해지고, 조금씩 나태해지기 시작할 때 쯤 너와 나의 관계는 조금씩 틀어졌다. 아주 조금씩.

그리고 그 작은 틈은 누군가가 건드린 힘에 의해 완전히 부숴지고 말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믿음이 차차 무너지고, 그 무너짐에 대한 댓가는 너무 날카롭게 나를 찔렀다.







좋지않은 기억에 바닥만 바라보며 걸었다. 빗물인지 눈물인지 모르게 눈가에는 물기가 가득했다. 그렇게 한참을 걷고 있는데 익숙한 신발코가 시선에 들어온다.















"....울어?"

".....?"






"너 우냐고."

"...너 뭐야."








물웅덩이에 자꾸 네가 보이더니 헛것인가, 싶어서 발로 물웅덩이를 툭- 쳐보았다.



물웅덩이는 파동을 일으키며 잔잔하게 번져나가더니 이윽고 안정감을 되찾는다. 넌 여전히 웅덩이 속에 있었다. 계속 네 생각만 했더니 이제는 헛것이 보이나.












고개를 들었다.















잊지 못해살았다.










내 모든 것을 다해 사랑했다.













"이제야 널 보는구나."

"......"

"......며칠 전에 너 생일이었잖아. 그래서...... 혹시나 해서...... 이렇게 보네."

"......이석민"










내가 이토록 그리고 사무쳤던 이름. 내 머리 속에서, 입가에서 단 한번도 떠난 적 없던 이름을 입 밖으로 내뱉어본다. 그 사실이 너무나 이질적이면서 반가워서 눈에서 눈물이 쉴새없이 흘러나왔다.







[세븐틴/이석민] 장마 (+초록글 감사♥) | 인스티즈

"왜 네 멋대로 끝내놓고 네 멋대로 상처받아."

"......."

"내 연락도 무시하고, 어쩜 그렇게 1년동안 없는 사람처럼 살았어."

"......"

"난 네가 헤어지자는 말에 답장도 안했어."

"......."

"내 대답은 듣고 가야지."














환청인가. 환각인가.













눈물은 정말 끊임없이 흘렀다. 내 눈물에 시선이 흐려진 탓인지 너의 눈에서도 눈물이 흐르는 것 같았다.



우리는 너무 어렸고, 서로에게 무심했다









하지만 서로에게는 서로가 절실했고



우리는 헤어지지 못하는 연인이었다













손에 쥐고있던 우산에 힘이 풀렸다.



머리 위로 차가운 빗물이 고스란히 떨어진다.

떨리는 두 손으로 너의 뺨을 잡았다. 따뜻하다. 환각이 아니네. 난 푸스스- 입꼬리를 겨우 끌어올려 웃었다.










너의 단단한 손이, 내 뺨을 똑같이 감싸온다. 











"진짜네."

"...."

"진짜 이석민이네......"

"......."

"나 정말 미안했는데. 아직 할 말도 많은데."

"....ㅇㅇㅇ."

"난 그래도 너가 좋은데."

"....미안해. 혼자만 아프게 해서."

"...."

".....참지 말라고. 그런건."










[세븐틴/이석민] 장마 (+초록글 감사♥) | 인스티즈













너의 목소리가 비처럼 젖어있다.














"나한테 왜 그랬어."

"......"

"남들이 옆에서 아무리 뭐라 그래도 널 믿으려고 했는데."

".....미안."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더라."

"......"

"근데 제일 한심한건...... 아무리 니가 못된 놈이고 쓰레기라도 네가 좋다는거야."

".....ㅇㅇ야."








여태 숨겨왔던 말들이 비집고 흘러 나온다.




[세븐틴/이석민] 장마 (+초록글 감사♥) | 인스티즈


연신 미안해. 미안해. 오해였어. 흐느끼며 말하는 너의 목소리가 애처롭다








너의 큰 손이 빗물인지 눈물인지 모를 것들을 닦아준다











"나 말고 다른 남자 앞에서도 이렇게 울었어? 그러면 안되는데."






"넌 우는 것까지도 이렇게나 사랑스러운데"











빨개진 눈으로 새삼스럽게 그런 말을 잘도 내뱉었다











그리고 옅은 미소를 지으며 내게 한걸음 더 다가왔다














그 속에서 너의 뜨거운 숨결이 맞닿았다.



















우리는, 지독한 장마를 보내고 있던거였다.



















+) 초록글 감사합니다!!!













[세븐틴/이석민] 장마 (+초록글 감사♥) | 인스티즈


풍악을 울려라 두우두ㅜ두욷웅둥둥ㄷㅇㅇㅇ둥둥 꽝ㄱ오꽝 삐리릴ㄹ리1ㅈ!~!!@!!~




으아니ㅠㅠㅠㅠㅠㅠㅠㅠ 승관이 만우절 글이 초록글이라니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너무 감사해요ㅠㅠㅠㅠㅠㅠㅠ

제 필력이 그렇게 좋지도 못해서 늘 고민이 많은데


이 감사함을 어떻게 전해야 할 지 모르겠네요ㅠㅠㅠ

다만 현생이 너무 빡빡하고..... 괴롭지만!! 비록 좋은 실력은 아니더라도 최선을 다해서 자주 글을 올리는 것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정말 다시한번 고개숙여 감사드립니다 독자여러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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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앨리스블루
감사합니다ㅠㅠㅠㅠ 암호닉은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호시부인님 자주 봬용:)
7년 전
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7년 전
앨리스블루
아익.......♥ 제가 더 사랑합니다 독자님 워호
7년 전
독자3
아ㅠㅠㅠㅠㅠ 이런 분위기 넘 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독자4
전늘보루암호닉 제가신청혹시햇나용~~?ㅜㅜㅜ안햇으면(전늘보)로신청할케용ㅜㅜㅜㅜㅜ승과니글도지짜재밋게 읽엇는대 이번 석민이글도완전짱ㅈ이예요ㅜㅜㅜㅜㅜㅜ지짜재밋어요ㅜㅜㅜㅜ담편도기대하캐용♡♡♡♡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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