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짜고짜 얼굴 들이밀고 날 아는 체 하는 어떤 남자
응..? 내가 이런 잘 생긴 사람을 어디서 봤다ㄱ....
"어?! 그때 그 미소년?"
앗 나도 모르게 나와버린 속마음에 뒤 늦게 손으로 내 입을 막아보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내 말을 들은 그 미소년은 미소를 주체할 수 없다는 듯 입꼬리를 한 없이 올렸다.
아니 근데 이 사람 뭐야? 날 기다린거야? 여기에서?
"기억하시네요! 다시 보고싶었는데 어디서 사는지도 모르고 누군지도 몰라서 그 날 이후로 계속 여기에서 이 시간에 기다렸어요!"
"네....? 저를요....? 왜요..?"
나를? 왜? 이렇게 다른 사람들도 데리고 와서...? 요즘 인신매매단에는 이렇게 잘생긴 사람도 있나봐.....
갑자기 밀려오는 두려움에 애꿎은 몽실이의 목줄만 꽉 잡고있는 그 때
"안녕하세요. 늦은 밤 남자들이 떼거지로 몰려와서 놀라셨죠? 저는 도영이라고 해요"
"아...네.... 조금 놀랐어요"
"안녕하세요 저는 태일이에요! 놀라셨음 죄송해요"
갑자기 옆에 있던 잘생긴 남자 1,2가 본인은 도영, 태일이라고 소개하며 말을 걸어온다.
끼리끼리 논다더니... 여긴 뭐 잘생긴 사람들끼리 논다는 거지?! 이 더러운 세상, 퉤-(생각해보니 대체 왜...?)
"이민형 이 자식이 일주인전에 공원갔다온 후 엄청난 사람을 봤다면서 그 쪽 이야기를 계속 해서요"
"엄청난 사람이요..?"
날 아는 체 했던 저 미소년의 이름이 민형인가보네.. 이름도 예쁘구나...
아니 근데 엄청난 사람이라니...? 뭐가?.... 설마 엄청나게 뚱뚱한 사람, 엄청나게 못 생긴 사람 이런거는 아니겠지(맞다면 죽여버릴ㄱ....)
"노래를 엄청나게 잘 부른다고 꼭 들어보라고 이민형이 지랄지랄을 해서 일주일째 이 공원에 출석했는데 드디어 오늘 만났네요!"
"네! 제가 형들한테 그쪽 자랑 엄청 자랑했어요! 그러니까 한번만 더 불러주세요!"
이 자식이 지금 뭐라는 거야....?
"네? 미치셨.. 아니 제정신이세요? 다짜고짜 오더니 노래를 부르라니요?! 저 아세요?!"
"아 맞다! 이름 묻는다는 걸 깜빡 했네!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
뭐지 이 미친놈은
선 용건 후 이름묻기는 대체 어느 나라 예의야?
"알 거 없고요, 이만 가보겠습니다. 앞으로 만약 길거리에서 마주친다면 아는 척 안 하셨음 좋겠네요"
"김여주?"
이 남자 뭐야? 내 이름 어떻게 안거야?
"ㅁ..뭐에요? 내 이름 어떻게 알았어요??!"
"명찰에 써져있는데요^-^"
뒤늦게 가슴팍에 달려있는 명찰을 가려보지만 이미 늦었다.
야자끝나고 바로 몽실이 산책시키느라 옷도 못 갈아 입고 온게 이렇게 큰 일이 될 줄이야...
"크..큼... 이름 아셨으니까 이제 됐죠? 전 갈게요"
민망한 마음과 빨리 여기를 벗어나고 싶다는 마음에 뒤를 돌아 발을 떼는 순간
"저 좀 살려주세요"
뒤에서 들려오는 간절한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