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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했다
책상에 눕다시피 앉아 까만머리통들을 멍하니바라보던 세훈은 졸업할날만 손꼽아기다렸다.
1년
새학기의 어색한기류에도 세훈은 그저 무료하게 아이들을 관찰하고있었다.
세훈은 왕따라기보다 혼자있는게 좋았다.
남들말에 귀찮게 공감해주는척하고 맞장구 쳐주는것을 한심하다라고 생각했다.
앞문이 열리든말든 교실은 소란스러웠다.
두명의 남자가 들어왔는데 둘다처음보는 얼굴이었다.
한명은 새로부임한 담임이였다.
하얀피부에 여리여리한체구라그런가 반아이들은 도통말을들으려 하지않았다.
당황한얼굴이 붉게물들었다.
그모습이 왠지귀여워 주시하던 세훈은 눈가에 물기가 서린준면을 보곤 비어있던 앞자리 의자를 발로찼다.
쇠가끌리는 날카로운소리에 세훈을 흘긋보던아이들은 서둘러고개를돌려 자리로 돌아가앉았다.
잊고있던 그옆 한명은 갈색빛머리를 가진 또래학생으로보였다.
빳빳한 새교복을보니 전학생같았다.
"다,다들조용히하고 오늘부터 새학기시작인데 마침 전학생이 왔다. 자, 소개할래?"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더니 갈색빛의 소년은 수줍게 입을열었다.
"안녕 중국에서온 루한이라고해 잘부탁해"
조금은 어눌한 발음이지만 한국말은 꽤하는것같았다.
쌍커풀진눈에 부드러운콧대가 복숭아같았다.
학교생활이 조금은 재밌어 질것같다.
01
세훈은 종례가 마치자 가방을들고 체육관뒤 자그마한공터로 갔다.
찢겨진 소파에기대누워 아이패드에 무언갈 집중해 쓰고있었다.
그는 인터넷소설작가였다.
여자는수도없이 사귀어봤지만 사람대하는게 귀찮은자신에게는 하룻밤놀다 버리는 장난감이었다.
어쩌면 세훈은 사람대하는게 귀찮은게아니라 두려워하는걸지도모른다.
중학교2학년때 세훈은 처음으로 짝사랑을 하게되었다.
취미로 기타를배우려 음악학원을 다니던세훈은 학원복도를 지나치다 청아한 음색을 들었다.
얼굴도 이름도 나이도모르지만 목소리에 반했던 세훈은 무작정 소리가 들리는 연습실로 달려가 유리창너머
교복차림의 생머리인 여학생을 바라보았다.
내가 치는기타선율에 맞춰 저목소리가 울려퍼진다면
오늘도 일부러 그녀가 오는시간에 맞춰 학원에 부랴부랴뛰어갔다.
종례가 늦은탓에 그녀를 못볼까 숨이 턱끝까지 차오르도록 달리던세훈은 학원복도의 두인영에 숨을죽이고 숨을수밖에 없었다.
그녀의옆엔 누군가가 있었다.
딱봐도 알수있었다 둘의사이는 내가 비집고 들어갈수없을만큼 단단해보였다.
왜인지모르겠지만 화가났다 많이
무작정좋아한건 세훈자신이지만 그녀에대한 배신감을 느꼈다
핸드폰을 들어 지겹도록와있는 여자아이들의 문자에 세훈은 무작정 답장을했다.
'우리사귀자'
그러면 다될줄알았다
옆에서 쓸떼없이 계속조잘거리는 여자아이의 입을틀어막고싶었지만 꾹참으며 그녀가 나올시간에맞춰 학원앞으로갔다
저만치서 생머리의 그녀가보이자 세훈은 옆에 여자아이에게 키스했다.
서툴었던 세훈이지만 이렇게하면 그녀에게 복수를할수있을것같았다.
감정없는 혀놀림이 멎고 세훈은 후회했다.
볼이붉어진 여자아이를두고 무작정 집으로 달려갔다
이렇게 한다고 뭐가달라질까
그녀에게 호감이라도 나타내볼걸
비겁했던건 자신이었다.
말한마디 못해보고 끝난 첫사랑에 세훈은 씁쓸함을 삼켰다.
다음날 어두운 낯빛으로 등교한 세훈은 반아이들의 시선을느꼈다
자리에 앉자마자 반에서 좀 친하다싶은 친구들이몰려와 자신에게 추궁을해댔다.
"세훈아, 너 옆반에 이수빈이랑 잤냐?"
"무슨소리야그게"
"어?아니냐? 이수빈이 복도에서 하도큰소리로 떠들어대길래 미안."
세훈은 대답도하지않고 옆반으로 달려가 이수빈이란 여자아이를 찾아 멱살을 잡아들어올렸다.
"미친년아! 누가 그딴 헛소리퍼트리고다니래."
"세..세훈아...숨..숨이..."
여자아이의눈이 서서히감기자 그친구들이 세훈을 말렸고 세훈은 여자아이를 땅으로 처박았다.
"흡...흐흑..."
볼가치도 없다고 생각한세훈은 퉤- 침을뱉고 뒷문으로 사라졌다.
곰곰히생각해봤다.
잘생긴 자신의 외모를보고 혹해자신을 자기를 치장해주는 보석따위로 여기는 여자들이 역겨웠다.
마음을 줄 이유가없다.
그리고 두려웠다.
예전에 끄적여놓은거 다삭제하고 새로글한번 써볼려고 합니다.
예전글 읽어주시고 신알신해주신분들 감사합니다!
연재 잘 할수있을지잘모르겠지만
겔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