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은 까맣다.
그리고 초코우유도 까맣다.
마치 김종인처럼.
항상 저가 좋아하는 바나나우유만 사던 종인이가 한번도 제 돈주고 사본적없는 초코우유를 매일같이 사게된건
"준면아 나 초코우유 사줘!"
"니돈으로 사먹어 거지야"
"나 돈 교실에 두고왔단 말이야!"
"너 도대체 그 수법 언제까지 써먹을꺼냐?"
"아아아 초코우유 먹고싶어어어"
아마도 매점 앞에서 저의 형에게 초코우유를 사달라며 졸라대는 경수의 모습을 본 후 부터 였을것이다.
"너 또 왔냐?"
어김없이 밥을 먹고 한손엔 바나나우유, 한손엔 초코우유를 들고 저의 형인 준면의 반으로 향하는 종인이다. 반에 들어서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제 형의 책상에 초코우유를 올려놓는 일.
"내가 초코우유 싫다고 몇번을 말하냐고! 아오 진짜!"
그렇다. 누가 형제 아니랄까봐 준면도 초코우유를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종인은 몇일째 계속 이 행동을 반복하는 중이다. 왜냐하면..
"그럼 이거 나 마셔도 돼?"
큰 눈으로 저를 쳐다보며 말을 거는 준면의 친구 경수 때문에.
항상 점심시간이 되면 밥을먹고 준면을 끌고 매점으로 가던 경수 였는데 요새는 총알같이 반에 들어와 준면의 옆에서 떨어지질 않는다.
"너 요새는 왜 초코우유 안 사마시냐? 하긴 질릴만도 하지."
"아니거든! 안 질려!"
"그럼 용돈 끊겼냐? 또 무슨 잘못을 했길래..."
"그런거 아니야! 근데 왜 오늘은 종인이 안와? 올시간이 지났는데..."
시계만 쳐다보며 초조한듯 다리를 떠는 경수의 모습에 준면이가 묻는다. 김종인은 왜 기다리냐고.
"당연히 종인이가 사오는 초코우유 마시려고 그러지!"
하다하다 친구 동생한테 빌붙냐며 자신의 뒷통수는 때리는 준면의 행동에 경수가 준면을 노려보며 성을 낸다.
"그런거 아니거든! 종인이가 주는 초코우유는 더 맛있단 말이야! 다른거랑 달라!"
핑계대지 말라며 다시 뒷통수를 때리는 준면의 행동에 입을 삐죽이며 중얼거린다. 진짠데...
그때 종인이 반으로 들어왔다.
오늘따라 긴 매점 줄 때문에 평소보다 늦게 초코우유를 사고 허겁지겁 뛰어와 준면의 반 앞에서 숨을 고르던 종인은 유난히도 크게 들리는 준면과 경수의 대화에 문 앞에 서서 귀를 기울여 그들의 대화를 들었더랬다.평소와는 다르게 조금 긴장한 종인의 표정을 모르는지 경수는 종인이를 보며 인사를 한다.
"종인아 안녕! 오늘도 준면이한테 초코우유 주러왔어?"
경수의 뻔뻔한 말에 준면이 피식 웃고는 생각한다. 오늘은 초코우유 받아서 경수녀석을 놀려주리라고.
하지만 저의 앞으로 올줄 알았던 종인이 제 옆에 앉은 경수의 앞에 서있는것이 아닌가. 잔뜩 비장한 표정을 지으며 한참을 그렇게 경수만 바라보고 있던 종인이 경수가 왜그러냐고 물어보자 그제서야 입을 열었다.
"이거 형 먹어."
경수 앞에 초코우유를 올려놓으며.
도경수는 하얗다.
그리고 바나나는 원래 하얗다.
마치 도경수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