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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T/이태용/정재현] [고르기] 너심이 곁에 남을 상대 고르기 (술집) | 인스티즈














번화가를 십여 분 걸었을까, 곧 좁은 골목이 드러났다.

낮은 상가 건물들이 듬성듬성 자리한 이 골목은 오늘로 세 번째 방문이었다.

그 흔한 간판조차 매달려 있지 않은 허름한 건물 외관, 난 그 앞에 서 코트 자락을 여미어 본다.







지하 계단을 타기도 전에 새어 나온 독한 담배 향이 내 코를 찌른다.

며칠 전만 하더라도 분명 적응을 못하였는데, 이젠 오히려 날 반기는 듯한 느낌까지 받는다.

난 답례라도 하 듯, 크게 숨을 내쉬어 오염된 공기들을 들이마신다. 아, 살 것만 같다.








이곳은 한마디로 도시 속에 숨겨진 슬럼가였다. 치외법권이 있는 마냥, 사람들은 제멋대로였다.

거의 모든 이들이 약을 즐겨댔고, 도박 행위를 벌이는 이들도 숱했다. 총을 자랑하는 인간, 그 옆에서 교태를 부리는 인간. 사회에서 환영받지 못할 행동들은 가지각색이었다.

그렇다고 하여 내가 그들을 비난하는 건 아니다. 다만 그들 사이에서 나만의 위안을 찾을 뿐. 이곳에 오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1. 나의 고혹적인 마담, 이태용




If our love is tragedy why are you my remedy

우리의 사랑이 비극이라면 왜 나는 너에게서 구제받는 것이지?

If our love's insanity why are you my clarity 

우리의 사랑이 광기라면 왜 나는 너에게서 나의 확실한 상을 볼 수 있는 것이지?




[NCT/이태용/정재현] [고르기] 너심이 곁에 남을 상대 고르기 (술집) | 인스티즈













이 술집에 들어서자, 마담은 나를 반기었다. 내가 이 시간 즈음에 나타날 것을 으레 짐작했나 보다.

그는 대개의 술집 마담이 그렇듯, 빼어난 용모를 지니고 있었다. 가히 아름다운 미모, 난 특히 그의 매혹적인 눈매를 사랑했다.

그렇다 하여 마담과 내가 특별한 사이인 것은 아니다. 아마 앞으로도 그럴 리는 없겠지.

내가 아닌 Mrs.B 라면 모를까. 아, Mrs.B는 마담의 단골손님이다. 꽤 유명한 룸살롱에서 처음 만나,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했다.

마담은 그녀와의 관계를 악연이라 딱 잘라 말했지만, 그렇게 친다면, 나와 마담도 악연이 아닌가.












마담은 얼음이 가득한 언더락 잔을 내게 건넨다. 그리고 전날, 킵해놓았던 양주를 천천히 그 안에 담는다.


[NCT/이태용/정재현] [고르기] 너심이 곁에 남을 상대 고르기 (술집) | 인스티즈



그 잠시 동안, 난 그의 그윽한 눈빛을 즐긴다. 술과 약에 취해 풀린 그의 눈이 더 고독하게 빛난다. 술잔에 시선을 옮겨도 온통 그의 고독뿐이다.

황금빛을 띤 액체가 은은하게 춤추고, 그 안에 그의 고독이 따라 넘실댄다. 그는 내게 제 고독을 건넨다. 하필이면 왜 고독을 건네는 걸까.











내가 양주를 한 모금 마시기조차 전, 그는 언제나 그랬 듯 제 잔을 꺼내어든다.

엷은 미소로 나를 잠시 응시한 채로, 말을 덧붙인다. 당신은, 오늘도 예쁘네. 오늘만 해도 몇 명의 여자가 이 말에 넘어갔을까.

그의 뻔한 수법에 난 실소를 머금는다. 내 웃음을 기다리기라도 한 듯, 마담은 그제야 제 잔을 가득 채운다.

마침내, 두 잔의 황금물결이 서로를 비춘다.



한 잔은 나의 것, 또 다른 한 잔은 마담, 그대의 것.









[NCT/이태용/정재현] [고르기] 너심이 곁에 남을 상대 고르기 (술집) | 인스티즈






 "Here's looking at you, kid"

 ( 당신의 눈동자의 건배를 )







그는 오늘도 영화 <카사블랑카>의 명대사를 빼내와 내게 건배를 청했다. 그리고 그 시간을 빌려 우린 서로의 눈을 깊이 바라본다.

우리의 만남은 어느덧 세 번째에 접어든다. 난 오늘도 이곳을 찾았고 당신은 오늘도 이곳을 지켰다.

그리고 우린 지난밤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것은 이곳의 관례라고 하였다. 같은 밤을 지새운 이들만의 관행.

우린 이곳의 룰을 지킨다. 그리고 난 그 몰래, 그 룰이 있음에 안도한다. 후회로 가득 찬 그날의 푸른 밤.

늦은 변명을 하자면, 그날 밤은 무척이나 외로웠었기에. 그 누구라도 내 옆자리에 두고 싶었기에.

난 씁쓸한 웃음을 지어 보이며, 천장 가득 자욱한 연기 사이로 그날의 나를 감추어 버린다. 그래봤자, 어차피 잊힐 과거였다, 애를 쓰지 않아도.








그가 요염한 미소를 섞으며 내 잔에 얼음을 보충한다.

딱히 외로운 밤은 아니었지만, 그를 바라보면 내 안의 외로움이 절실히 사무친다. 그의 고독한 눈빛이 날 적실 때면, 이렇게도 혼자인 게 끔찍해진다.

그럼에도 그를 탐할 생각은 추호에 없었다. 더 이상의 후회는 짐이 될 뿐이니.

난 잔을 비우다 말고 주변을 살펴 처음 본 이에게 내 시선을 흘긴다. 꽤 곱상하게 생긴 남성이었다. 그는 분명 마담 아래서 일하고 있는 이일 것이다.

마담에게 내 시선을 노골적으로 들킨다. 또다시 이곳에서의 하룻밤을 원한다고, 상대는 마담, 당신이 아니라고.







" 마담. 자리를 부탁해. "






그가 제 눈썹을 살짝 찡그린다. 아마 저도 모르게 보이는 표정일 것이다. 그리곤 가소롭다는 듯 비소하며 말을 덧붙인다.

그는 언제나 확실에 찬 듯 말하여 댔다. 하지만 난 그의 확신 안에서도 그 뜻을 헤아리지 못한다.



[NCT/이태용/정재현] [고르기] 너심이 곁에 남을 상대 고르기 (술집) | 인스티즈





" 더러운 짓은 그만 둬. "





더러운 짓이라.

난 그의 말을 되새김질하며 가볍게 실소한다. 잔의 가장 가리를 매만지며 마담에 대한 기억을 되살린다. 더러운 짓이라.








-





난 이틀 뒤, 비슷한 시간대에 이곳을 찾았다.

오늘도 그가 날 반기어줄까. 지난밤 냉소적이던 그를 떠올리며,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겼다.


그는 여전히 바 안을 지키고 있었다. 정말 바쁜 것인지, 바쁜 척을 하는 것인지 어딘가 수선스러워 보였다.

마담은 날 직접 반기지 않았지만, 바와 어울리는 그를 바라보자, 난 절로 반가운 마음이 든다.

언제나 앉았던 자리로 가 그를 기다린다. 그는 나를 본체 만 체하며 제 할 일만을 이어나간다.




그리고. 도저히 안되겠는지 내 앞으로 와 날 빤히 쳐다보며 말을 꺼낸다.






" 안 오길 바랐는데.. "






말 끝을 흐리는 그에, 나는 끝 말이 궁금해져 눈썹을 찡그린다.






" 바랐는데? "

" 보고 싶었어. "






그가 못이었던 말을 담담히도 더한다. 그의 직설적인 화법은 뭇 사람들을 당황시킨다.

하지만 난 이내 그 말마저 형식적인 인사말이라 치부해 버린다. 

..그럼에도 알 수 있었다. 언젠가부터 그는 내게 진심만을 말하여 왔으니까.


난 항상 마셨던 양주를 주문하고, 그는 그 양주를 찾으려 뒤를 돈다. 상처로 먹칠된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자신이 없어 눈을 내리깐다.

그에게 난 어떤 존재일까, 스치는 인연이라 하기조차 거북한 우리 둘 사이에, 서로는 어떤 존재기에.






" 왜지, 내가 특별한 존재는 아닐 테고. "







언제나 사랑스러운 그의 눈매를 바라본다. 내가 너를 탐하는 순간, 난 필시 너에게 상처를 줄 것이다. 난 절대 네 곁을 머물지 않을 테니까.

그가 나의 말을 들었는지 말았는지 묵묵히 잔을 채운다. 그리고 난 또다시 그의 고독과 마주한다.

곧 주문할 이들을 위해 미리 차려진 안주들 틈에서 달콤한 알사탕 하나를 꺼내어든 마담이 내 잔 안으로 그것을 떨군다.

그리고 알사탕은 잔물결 위로 떠오른다.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건지 의아해하며 그를 쳐다본다.







[NCT/이태용/정재현] [고르기] 너심이 곁에 남을 상대 고르기 (술집) | 인스티즈









" 아닐 리 없잖아. "





양주 위에 떠오른 사탕, 그것을 오랫동안 응시한다. 난 언제부터 그의 고독 위로 떠오르게 된 걸까.







_

[NCT/이태용/정재현] [고르기] 너심이 곁에 남을 상대 고르기 (술집) | 인스티즈






" 네가 궁금해. "







마담은 사람을 외롭게 만들 줄 알았고, 그 외로움을 유혹하는 데 능했다.

난 그의 말을 흘려듣는다. 내가 궁금하다니. 우린 이미 서로의 저급한 쾌락을 나눈 사이였다.

더 이상의 호기심은 죄악이 되고 말 테다. 넌 내 돈만을 원하면 되는데, 어째서.








난 서둘러 남은 잔을 마저 비운 후, 수표 몇 장을 바 위에 올려놓는다. 다음 만남이 있길, 마담. 

그가 테이블 위에 놓인 수표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집어 든다. 마담은 독기가 서린 웃음을 하곤 움켜쥔 수표를 망설임 없이 찢기 시작한다.

그의 눈가가 가늘게 떨린다.






" 우리 사이에 돈이 없음 안 되는 건가? "






돈이라는 매개로 맺어진 사이에 돈이 빠진다니. 마담의 물음에 난 대답이라도 하듯 지갑을 꺼내어 재차 똑같은 액수의 수표를 바 위에 올려놓는다.

그의 애절함이 피부에 와 닿을수록 난 그를 더 차갑게 밀어낸다.

허나, 그것이 영원한 이별을 뜻하는 건 아니었다. 난 언제나 그와의 만남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







다음 날, 난 습관 마냥 이곳을 들른다.

술집에 들어서자 마담의 모습이 보였다. 그런데, 그가 무슨 일에서인지 만취한 상태였다. 그가 이렇게 약해 보이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분명 그 답지 못한 행동이었다. 내가 그의 앞에 서 잔을 뺏어 들자 그가 씁쓸한 미소를 잠시 짓더니 내게 제 진심을 토해낸다.









[NCT/이태용/정재현] [고르기] 너심이 곁에 남을 상대 고르기 (술집)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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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널 기다리는 게 고역이야. "


" .. "


" 제발 내 옆에 있어줘. "









__

2. 내 상처를 어르는,

바(bar)의 소속가수, 정재현






[NCT/이태용/정재현] [고르기] 너심이 곁에 남을 상대 고르기 (술집) | 인스티즈









난 오늘도 이곳에 와 독한 테킬라 한 병을 주문한다.

그리고 곧장 빈 테이블에 앉아 주머니를 뒤적거린다. 손 끝에 닿는 것은 오직 엄지손가락만한 크기의 유리병 하나, 난 그것을 오랫동안 매만진다.

난 그것을 마저 꺼내어들기 전, 담배 한 개비를 꺼내어 문다. 그럼 곧, 짙은 담배 연기는 온 사방을 채운다.

나는 담배 한 갑을 다 피우고 나서야 흐릿해진 눈으로 주머니 속, 유리병을 꺼내어 미련스럽게 바라본다. 그 안엔 아마 몇 방울의 청산가리가 있겠지.






이곳을 찾는 대부분이 그렇듯, 난 나만의 사연을 이고 있었다. 이미 오래전, 시작된 비극이었다. 내 손목의 상흔이 그것을 증명했다.

질긴 목숨은 나에게 고통만을 더했으니. 난 인근 사창가에서 꽤 큰 돈과 독약을 맞바꾸기에 이른다. 벌써 나약해진 나에겐 독약만이 완벽했다.

독약을 움켜쥐고, 술잔엔 데킬라를 따른다. 그리고 내 앞을 지나는 이들을 무심히 구경한다.

아, 그들의 사연을 다 들추어 내고 싶다. 나만 이리 고통스러운 게 아니라고, 어디 고함이라도 지르고 싶다.







그때, 끈적한 노랫말이 내 귓가를 탄다. 난 여태 이곳에 작은 무대가 마련돼있는지도 몰랐다. 내 시선이 그곳을 향한다. 이 바에 소속 가수 인 건가.

눈을 지그시 감는다. 들려오는 부드러운 목소리에 따라 같이 멜로디를 흥얼거린다. 아아, 내 마지막 딴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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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t hold your breath

허나, 기다려봐요.


Because tonight will be the night that I will fall for you

난 오늘밤 당신에게 빠지게 될테니까요.


Over again

또 다시


Don't make me change my mind

내 마음을 바꾸려 하지 마세요


Or I won't live to see another day

안 그럼, 난 다음 날 아침 해를 못볼거에요


I swear it's true

맹세코 진심이에요











[출처]

Serenade -

꽤 낭만적인 가사였다. 이다지도 선명한 가사는 오랜만인 듯했다.

노래가 후반으로 다다를 때, 난 감았던 눈을 천천히 뜬다, 시선은 그곳으로 고정된 채로.

언젠가, 그와 눈이 마주치는데, 난 한순간의 눈 맞춤으로, 그에게 호기심에 찬다. 죄악이란 것을 알면서도 내 시선은 옮겨가질 못한다.

빤한 눈길에 눈치라도 챈 듯 그가 나를 향해 선한 웃음을 보인다. 난 그를 따라 거짓 웃음을 흘린다.

그리고 저속한 눈빛을 보낸다. 네 노래는 환상적이야. 널 알고 싶어.  내 눈빛이 전달됐을까. 그가 날 지그시 바라본다.

난 데킬라가 담긴 잔을 응시하며 그를 기다려보기로 한다. ..그를 핑계 삼아 죽음을 미룬 것일까, 죽음을 미룰 정도로 그가 궁금했던 것일까.




물론 중요하지 않은 물음이었다. 어쨌든 난 그가 궁금했고, 그를 기다렸으니깐.

그리고 약속이라도 맺었는 듯, 그가 내 맞은편 자리에 앉는다. 오른쪽 손에 든 에메랄드빛 칵테일 잔이 눈에 띄었다.









[NCT/이태용/정재현] [고르기] 너심이 곁에 남을 상대 고르기 (술집) | 인스티즈





아까 끼를 부리시던데. 그가 따뜻한 미소를 짓는다. 대게, 저런 미소는 위선적인 느낌을 불러일으키곤 하는데 이상하게도 그는 그 웃음이 제 것인양 딱 어울렸다. 가식이라곤 찾을 수 없었다.

난 속웃음을 치며 다소 냉소적이게 둘러댄다. 동시에 새 담뱃값을 열어 한 개비를 중지, 검지 사이에 끼워 넣는다.

 




" 가수 노래를 즐긴 거뿐인데, 유난은. "




그는 들고 온 칵테일 잔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자세를 고친 후 내게 얼굴을 내민다. 그래서, 그 가수 노래 실력은 어땠어?

허. 난 코웃음을 치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그러자 그는 푸흐, 실없는 웃음을 해댄다. 무엇을 이유로 웃는지는 몰랐지만, 그의 웃음은 내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난 라이터를 켜 불을 옮기고 타오르는 담배 연기를 길게 내뿜는다. 그리고 그를 향해 의미 없는 질문을 한다.






" 이곳에서 노래 부르는 건 어때. "

" 최악이지, 정말. 페이가 살짝 세긴 하지만. "






그가 칵테일을 한 모금 마시며 대답한다. 곧, 그가 능글맞은 표정으로 내 제스처를 따라 한다.

문자 그대로, 중지와 검지를 들어 제 입술 앞에 갖다 대더니, 자연스레 담배를 피우는 시늉을 하는 것이다. 내가 영문을 몰라 쳐다볼 때면 그가 설명을 덧붙인다.

목에 좋지 못하거든. 제 목을 걱정하는 건지, 내 목을 걱정하는 건지. 난 그의 말에 미간을 찌푸리며 담배를 끈다. 그러자 그가 다시 따뜻한 미소로 화답한다.

최악이라니. 그의 말을 곱씹자 목이 따가워오는 것만 같았다. 여전히 맞은편으로, 환한 미소를 품은 그가 보인다.

뒤따라 저급한 쾌락 노름 틈을 헤엄치는 그의 노랫말이 저 멀리서 울리기 시작한다. 아, 그의 노래 속엔 치명적인 유혹이 담겨있었나 보다.






" 우리 내일도 볼 수 있는 건가? "





누군가 그를 급히 부르는 것 같더니, 그가 나를 슬쩍 보곤 웃는 표정으로 내게 그리 물었다. 인연이고 싶은데. 난 아무런 대꾸 없이 그를 보내준다.

내게도 내일이 있었던가. 한동안 그의 뒷모습만을 멍청히 바라보았다. 해일이 내게 밀어닥친 듯, 그가 가고 남겨진 자리는 내게 얼얼한 느낌을 주었다.





-





다음 날, 나는 이곳을 찾는다. 어제보단 더 온전한 모습을 하곤.

그리고 어제완 또 다른 느낌의 그가 나를 발견한다. 아직 만개한 그의 미소. 그가 나에게로 다가와 자연스레 내 앞, 빈자리를 채운다.

그는 오늘도 에메랄드빛 칵테일 잔을 여유롭게 들고 있었다.

그러다 난 그가 아닌 다른 이가 서 있는 무대를 슬쩍 쳐다본다. 그의 무대가 아직 내게 생생한데.

 





" 왜 오늘은 노랠 안 부르는 거야? "

" 음.. "






그가 칵테일을 한 입 머금고 의자를 당겨와, 내 볼을 어루만진다. 난 그 손길에 놀라 몸이 경직되지만, 그는 내 살결을 자꾸만 어른다.



[NCT/이태용/정재현] [고르기] 너심이 곁에 남을 상대 고르기 (술집) | 인스티즈







" 내 노래가 듣고 싶었구나. "


" .. 뭐? "


" 난 표현을 안 하면 눈치를 못 채. "






..거짓말.

내가 제 노래에 취했단 것을 일찌감치 알고 있었나 보다. 난 괜히 나의 속을 들킨 것만 같아 가슴이 화끈했다.

그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나의 더 솔직한 모습을 갈망한다.







" 코트는 왜 안 벗는 거야? "


" ..딱히 이유는 없어. "






왜 묻는 것일까.

그가 내 코트 깃을 매만진다. 그리고 그의 눈길이 코트를 타고 내려온다. 그는 내 코트 소매를 말없이 어루만지길 시작한다.

손목에 그어진 내 흉터들을 들킬세라 팔을 빼려 하자 그는 제 손에 힘을 주더니 날 부드럽게도 바라본다. 그 눈길이 날 위로하는 것만 같았다.

그는 눈꺼풀을 내리더니 내 코트 소매 위로 가볍게 키스한다. 그 순간만큼은, 지난날의 고통이 눈 녹 듯 사라지는 것만 같았다. 그는 더 이상의 말을 더하지 않았다

내가 아무 말도 못한 채 얼어있자, 그는 다시 내 볼을 어루만져 준다.






" 내일 와, 내가 근사한 노래를 불러줄 테니. "





-





그가 내 죽음을 하루하루 미루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난 그에게 맞추어 걸음을 걷는다, 오늘도 이곳을 향한 걸 보면.

난 항상 그 테이블에 앉아, 무대로 시선을 흘겼다. 그는 막 무대를 시작하기 전인 듯, 마이크를 살피고 있었다. 곧, 노래가 시작될 것이다.

반주가 시작되자, 그가 나를 보며 살짝 웃는다. 그제와 똑같은 노래일까. 아님 또 다른 노래일까. 그가 노래를 시작한다.




[NCT/이태용/정재현] [고르기] 너심이 곁에 남을 상대 고르기 (술집) | 인스티즈




As many times as I blink I'll think of you. tonight.

눈을 깜빡이는것 만큼 많이 너를 생각할꺼야, 오늘 밤.


I'll think of you tonight.

오늘밤 너를 생각할꺼야.


When violet eyes get brighter,

보랏빛 눈동자가 밝아질 때


And heavy wings grow lighter,

그리고 무거운 날개가 가볍게 자라날 때


I'll taste the sky and feel alive again.

난 하늘을 맛보고 내가 살아 있다는걸 다시 한번 느낄꺼야.


And I'll forget the world that I knew,

그리고 내가 알고있었던 세상을 잊을꺼야.


But I swear I won't forget you,

그치만 너는 잊지 않겠다고 맹세할께


Oh if my voice could reach back through the past,

아, 만약 내 목소리가 과거로 닿을 수 있다면


I'd whisper in your ear,

네 귓가에 속삭일텐데



Oh darling I wish you were here.

아, 사랑하는 사람. 네가 여기 있기를 바라.







그는 노래를 부르는 내내 내게 시선을 떼지 않았다. 몇몇 사람의 호응을 받고 나서야 그가 내 옆자리를 다시 채운다.

어딘가에 취하기라도 한 듯, 몽롱해 보이는 듯한 눈빛으로 날 바라보더니 깊은 입맞춤을 한다.

동시에 사랑이 깊어질 것만 같아 두려워온다. 그에게 내 가벼운 사랑을 고백해야 할까. 야트막한 사랑 위로 그를 올려도 되는 것일까.

하지만, 그건 너무 잔인하잖아.

슬픈 죄악만이 추가된다. 내 주머니 속 독약은 언제나 그대로인데. 담배 연기 마냥 애욕이 독하게 피어오른다.

마무리 지어야만 했다. 내 상처를 그와 나눌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도, 그런데도 자꾸만 그가 부른 노랫말이 내 귀를 울린다.






...

..


I'd whisper in your ear,

네 귓가에 속삭일 텐데


Oh darling I wish you were here.

아, 사랑하는 사람. 네가 여기 있기를 바라.







내 귀를 탄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선명하다. 며칠만, 딱 며칠간만 그의 곁에서 내 욕심을 부려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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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그대를 원하고 원망하죠.

내게 다가올 내일을 후회로 만드는 사람.





죽음을 위해서가 아닌 그를 만나러. 동시에 죽음만을 바라며.

죽고 싶은 이유는 명백하고, 죽음을 택할 방법도 다양한데, 난 이 며칠간 그의 곁에서 방황한다.

차라리 그의 날 향한 감정이 모두 거짓이었음 기쁠 텐데. 서로를 엔조이로만 즐긴다면, 우린 정말 행복할 텐데. 그리고 ..난 시간이 흐를수록 최악일 텐데.

아직 거짓 웃음을 버리지 못한 난 그의 곁을 서성인다. 그는 내 두꺼운 가면을 눈치챘을까. 내가 가면이라도 벗는다면?



.. 넌 그래도 날 사랑할 수 있을까.




.

..




[NCT/이태용/정재현] [고르기] 너심이 곁에 남을 상대 고르기 (술집) | 인스티즈






 담배 한 개비를 물곤 연거푸 그것을 빨아댔다. 그리고 재현은 독한 담배 향에도 마지않고 바로 앞에서 내 옆을 지켰다.

차라리 날 한심하게라도 본다면, 난 더 쉬이 그에게 상처를 주었을지도. 그는 역시 똑똑했다. 인간의 심리를 너무나 잘 꿰뚫고 있었다. 애초에 영양가 없는 호기심을 지웠어야 했는데.

난 더 늦기 전, 그에게 내 민낯을 보인다. 더럽고 잔인한 죄악의 인간, 그가 날 직시할 수 있을까.

그가 날 부드럽게 응시하고, 난 그의 눈빛을 애써 피한다.





" 난 이곳에 올 때면, 숨이 턱 막혀. 

...죽음밖에 떠오르지 않아. "





난 혼잣말하듯이 너의 상처를 흠집 낸다.






" 넌 내 나락에서 노랠 흥얼거려. "


" .. "

" 그 사실이 날 미치게 해. "





사실 누군가를 마음먹고 비난한다는 것은, 나라고 익숙하진 못했다.


도저히 안될 것만 같아 그만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자 그가 표정을 굳히더니 내 손목을 잡는다.


나의 지난 상흔 위로 그의 큰 손이 올려져 있었다. 그가 떨리는 동공으로 내 팔목을 연신 바라본다.






" ..남의 치부를 건들진 마. "






결국, 그의 목소리마저 가늘게 떨린다. 어서 내 상처를 물길 바라. 그에게 눈빛을 전한다. 첫 만남에서처럼, 내 눈빛을 읽어내길.


그가 제 머리를 쓸어넘기며 날 바라본다. 웃음기라고는 찾을 수 없는 그의 고통스러운 표정.










[NCT/이태용/정재현] [고르기] 너심이 곁에 남을 상대 고르기 (술집) | 인스티즈





" 제발.. "


".. "

" 날 떠나려 애쓰지 마. "







__


[NCT/이태용/정재현] [고르기] 너심이 곁에 남을 상대 고르기 (술집) | 인스티즈


1. 나의 고혹적인 마담, 이태용

2. 내 상처를 어르는, 바(Bar)의 소속 가수, 정재현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독자님들ㅠㅠㅠ

제가 평일엔 글 쓸 시간이 별로 없다 보니 이렇게 늦어지게 됐어요ㅠㅠㅠ

사실 보여드리고 싶은 소재가 많은데.. 시간이 (광광)


비루한 글 실력이지만.. 가볍게 읽고 가셨길 바라요~ㅎㅎ

언제나 감사합니다 하트하트( ღ'ᴗ'ღ )


( 고랩..... 브이오디로 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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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도대체 누굴 골라야할지...고른다면 눈빛마저도 섹시한 태용이인데..또 그러자니 재현이가 걸리고..ㅠㅠ
7년 전
어반
독자님 안녕하세요~
ㅜㅜㅜ 먼저 댓글 감사해요!ㅎㅎ 사실 한 쪽으로 치우쳐지면 어쩌나 고민도 했었는데ㅜㅜㅜ
이렇게 말해주시니 ㅠㅠ 살짝 안도가 되네요ㅎㅎ독자님 굿밤 하세요~

7년 전
독자2
[마시티] 로 신청 방금했어요!!!!글 읽고 올게요♡
7년 전
어반
네 ㅎㅎ 안녕하세요~마시티님!
암호닉 신청 감사합니다~♡ㅎㅎ

7년 전
독자3
헐 분위가 너무 좋아요.... 둘다 넘나 좋아서 누굴 골라야 할지 모르겠네요ㅜㅜ
7년 전
어반
안녕하세요~ 독자님!
둘 다 좋다니!ㅠㅠ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ㅎㅎ 댓글 감사합니다~

7년 전
독자4
저번 글부터 정말 재밌네요 고르기 글을 이렇게 잘 쓰시는 분 처음 봤다능,,,, 혹시 암호닉 신청 가능하나요? 이런 작가님에게 암호닉은 다닥다닥 붙을 것 같습니다 저희를 끌고 가소서!!!!!
7년 전
어반
안녕하세요! 독자님!
ㅠㅠㅠㅠㅠ잘 쓰다뇨..ㅠㅠㅠ 좋게 봐주셔서 감사한 걸요ㅠㅠㅠ♡
암호닉 신청 가능해요!!ㅎㅎ 댓글 감사합니다!

7년 전
독자15
암호닉 중에 자카파 있나요?! 작가님과 커플 닉네임 ❤ 없으면 그걸로 하고 싶어서요
7년 전
독자5
대박..진짜대박...필력이 대단하세요...ㄷㄷ
7년 전
어반
안녕하세요~ 독자님ㅎㅎ
ㅠㅠㅠㅠ정말 필력 좋다는 얘기 들을 때마다 부끄러워져요ㅠㅠㅠ
아직 부족한 걸여.....ㅎ ㅠㅠㅠ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7년 전
독자6
좋아 죽을거같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어반
안녕하세요! 독자님~
좋아 죽다뇨ㅠㅠㅠㅠ 앞으로도 노력할게요ㅠㅠㅠ 댓글 감사합니다~

7년 전
독자7
와.... 분위기가..... 절대 못골라요 두명옆에 항상 있고싶은걸요....
7년 전
어반
안녕하세요~ 독자님!!
분위기 칭찬은 언제 들어도 기분이 좋네요ㅠㅠㅠ ㅎㅎ 댓글 감사합니다!

7년 전
독자8
작가님 진짜 분위기가 말로 표현 할 수 없을 정도록 최고예요 ㅠㅠㅠㅠㅠㅠ 누굴 골라야 할지 ..
7년 전
어반
안녕하세요! 독자님~
ㅠㅠㅠ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 과찬이세요ㅠㅠㅠ 댓글 감사해요ㅎㅎ

7년 전
독자9
표현들을 하나하나 접시에 담아놓는 것같아요
7년 전
어반
안녕하세요! 독자님 ㅎㅎ
ㅠㅠㅠ 아닙니다ㅠㅜ 표현들을 접시에 담아놓다니 ㅠㅠ 독자님 표현이 훨씬 좋은걸요!!
댓글 감사합니다~

7년 전
독자10
분위기 대박ㅠㅠㅠ너무 좋아요ㅠㅠㅠ
7년 전
어반
안녕하세요! 독자님~
ㅠㅠㅠ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ㅠㅠㅠ 댓글 감사합니다~ㅎㅎ

7년 전
독자11
대박 ㄷㄷㄷ 분위기ㅠㅠㅠㅠ저는 1번이욥!!!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 잘읽었습니다 ㅠㅠㅠ필력이...짱짱!
7년 전
어반
안녕하세요~ 독자님!
정말 태용이는,.... ㅠㅠㅠㅠ 태용이 짤이 다 한 거같아요ㅠㅠㅠ
필력 칭찬 정말 감사합니당ㅜㅜ♡

7년 전
독자12
정말..존경합니다 작가님 진심으로.. 고르기글에서 이렇게 영화한편 본듯한 느낌은 처음받아봐요 진짜 충격적입니다.. 대박대박...최고입니다❤❤❤❤❤❤❤❤❤❤❤❤
7년 전
어반
안녕하세요! 독자님~
영화라니요.................ㅠㅠㅠㅠㅠ
좋게 봐주셔서 정말 너무너무! 감사해요ㅠㅠ 저 이렇게 많은 하트 처음 받아봐요ㅎㅎ 감사합니당♡♡♡♡♡

7년 전
독자13
태용이 곁에 있으면 함께 죽음을 맞이할 것 같고
재현이 곁에 있으면 엄청 힘든? 사랑을 할거 같네요

7년 전
어반
독자님~ 안녕하세요!
아직 저도 뒷이야기를 생각해보지 못했는데ㅠㅠㅠ 독자님 말씀 들으니ㅠㅠ 슬프네요ㅠㅜㅜ 댓글 감사합니다~

7년 전
독자14
헉 이렇게 고퀄글에 분위기까지....ㅠㅠ이러면 전 못골라요 ㅜㅠㅠ
7년 전
독자16
세상에 ㅠㅠㅠ 이번편이 제일 고르기 어려운듯해요 ㅜㅜ 그럼 어쩔수없이 제가 둘다 ..ㅎ
7년 전
독자17
어흑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자까님 ㅠㅠ분위기대박적 ㅠㅠㅠㅠ(짱짱)
7년 전
독자18
진짜 고통이에요ㅠㅠㅠㅠ 둘다 너무 제 취향인걸요ㅠㅠㅠㅠ
7년 전
독자19
와...감히 제가 고르다니(감격) 절대 못고릅니다ㅠㅠㅠ작가님 필력 대박이신것같아요..! 분위기 너무 좋아요ㅠㅠ 글 잘보고갑니다!
7년 전
독자20
와 분위기 너무 최고예요!!!!!!!! 둘 다.. 진짜 제 취향이고 저는 고를 수 없답니다... 글 잘보고 가요ㅠㅠㅠ
7년 전
비회원52.78
와.... 분위기가 장난아니네요ㅠㅠㅠㅠ 그 누구도 고를 수 없어요..ㅠㅠㅠㅠㅠㅠ 처음엔 태용이보고 와...무조건 태용이 골라야지 했는데 내려오니까 재현이가 또 크으ㅠㅠㅠ저도 암호닉 신청할 수 있을까요?ㅠㅠㅠ [플로라]로 신청합니다ㅠㅠㅠㅠ
7년 전
독자21
와분위기대박이에요ㅠㅠㅠㅠㅠ태용이도대바깅고재현이도대박이고 못고르겠네요 ㅎㅎㅎㅎ❤
7년 전
독자22
누굴 골라야하죠....둘다 지려요....모두 연애중에 쓸쓸해서 글타고왔는데 이렇게 치명치명한 글을 보고 지금 거하게 치였어요...껄껄 이태용 진짜 미치겠다태용이 브라운으로 아이메이크업하고 반쯤풀린눈으로 고개 올리고 목돌려줬으면,,,흐앙
7년 전
독자23
세상에 둘 다 너무 좋은데요..? 아 그리고 글 분위기가... 너무 제 취향이에요... 넘나 섹시...❤ 아 이태용 정재현 둘 다 놔두고 싶다... 못 고르겠어요 ㅠㅠ 결론은 작가님 글 짱!
6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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