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인의 와이셔츠에서 그의 냄새가 난다며 종인이 아무렇게나 벗어놓았던 와이셔츠를 주워입고 제 앞에서 새근새근 잠이 든 경수를 보던 종인은 조심히 침대위를 빠져나와 방을 나왔다. 요새 연말이라 이것저것 바빠서 경수를 제대로 볼시간이 없었는데 왠일인지 주말에 시간이 비어 바로 경수네로 직진한 종인은 어딜 가도 느껴지는 경수의 향기에 기분좋게 미소를 지으며 쇼파에 앉아 제 자켓 주머니에서 담배곽을 꺼내 담배하나를 입에 물었다.
적막함으로 가득차있던 거실은 이내 담배연기로 가득찼고 스물스물 피어오르는 연기를 보던 종인은 순간 아차 싶었다. 경수의 집안에서 제집인것마냥 습관처럼 담배를 피우면 매일같이 잔소리를 하던 경수가 생각났기 때문에. 결국 몇모금 빨아들이지 못한 담배를 아쉬운 눈빛으로 쳐다보며 재떨이에 비볐다.
경수로 인해 고집 센 저가 바뀌어가는걸 생각하면 기가막히는 일이 아닐수가 없다. 그까짓 도경수가 뭐라고 저를 이렇게 쥐락펴락 하는지. 이것도 중증이라고 생각하며 헛웃음을 지었다. 제가 경수를 좋아한다고 생각하면 가슴한쪽이 그렇게 간지러울 수 없더랬다.
종인 자신도 몰랐던걸 그 누가 알았을까. 자신이 이렇게 한사람에게 껌뻑죽는 사랑에 빠질것이란걸. 종인이 한참을 쇼파에 앉아서 이러저런 생각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문 열리는 소리와 함께 졸린눈을 비비며 경수가 나왔다. 거실을 두리번거리다 이내 종인과 눈이 마주치고는 살짝 인상을 쓰며 흰다리를 움직여 종인의 앞으로와 그의 무릎위에 걸터 앉는다.
"내가 나 잘때 어디가지 말라고 했잖아아..."
졸음이 가득한 목소리로 저의 어깨에 얼굴을 비비며 안겨오는 경수가 사랑스러워 종인은 그저 작게 웃으며 경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금방 다시 들어가려고 했어"
"너 내가 집에서 담배피지 말라고 했지"
그새 예민한 경수는 제 코로 들어오는 담배향을 느꼈는지 새침하게 말한다.
"미안. 그래도 몇번 안 피고 바로 버렸어"
아기마냥 하얗고 부드러운 경수의 허벅지를 살살 쓸며 말하자 다시 졸음이 밀려오는 경수는 종인에게 저의 몸을 기대었다.
"졸린데 그냥 누워서 자지 왜 나왔어"
"니가 없잖아 바보야..."
이런 경수를 어찌 사랑하지않을 수 있을까. 고양이가 애교부리듯 자꾸 종인의 목과 어깨에 자신의 얼굴을 비비는 경수를 안아들어 방으로 들어와 침대에 뉘여주고는 그 옆에 따라 눕는다. 제 품으로 안겨오는 경수에게 이불을 덮어주는 손길에서는 자상함이 묻어나왔고 그걸 아는지 경수는 종인의 허리를 끌어안고 작게 웃으며 말한다.
"종인아 사랑해"
따라 웃으며 경수의 등을 조심스럽게 토닥여 주는것으로 대답을 대신하는 종인이다.
작가의 말 |
갑자기 맨위의 팬아트를 보고 떠오른 글이에요 ㅋㅋㅋ 매우 짧아서 죄송하기만 할 따름입니다....ㅠㅠ 불마크를 다려다가 그렇게까지 높은 수위는 아니기에 제목에 예고해드렸지만 사실상 내용은 별게 없는....
암호닉 신의 퀴즈 님, 고등어 님 그리고 그외 댓글 달아주신 분들과 읽어주신 모든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