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ul,white winter.
ㅎㅡㅇㅅㅜㄴㅏㅁㅅㅜㄴ
seoul,white winter.02. |
따뜻하고 편안했다.춥지도,덥지도 않았고 봄처럼 따뜻했다.남순은 생각했다.여기가 천국이구나.천국은 봄 같구나.라며 조심스럽게 눈을 떳다.하얀 이불에 하얀 벽지.검은색 작은 테이블과 의자.보통 집과 다를 것이 없었다.무언가 이상한 남순이 자리에서 일어나려 하는데 잘 일어나지지 않았다.남순이 천천히 고개를 돌렸을때는 한 남자가 남순의 허리를 팔로 둘러싸 꽉 껴안고 있었다.뭐,뭐야.남순이 왼쪽 손목을 쳐다봤다.하얀 붕대로 칭칭 감겨져 있는 손목을 시작해 몸 을 둘러보는데 무언가 이상했다.울긋불긋하게 나와있는 자국들은 도데체 왜 생긴것이고,손목에는 왜 붕대가 감겨져 있는지 모든것이 궁금했다.설마 아니겠지.하는 마음으로 이불을 들추어 냈을때 남순은 확신 했다.온몸 곳곳에 붉은 자국 들이 있었고,다리사이에는 하얗게 말라 붙은 어젯밤에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남순이 자신의 허리를 잡고있는 남자의 팔을 잡아떼려 팔에 손을 올리자 남자가 뒤척이더니 눈을 뜨고는 다시 남순을 넘어뜨려 허리를 잡았다.
"조금만 더 있다가 일어나도 안늦어,어차피 회사도 잘렸으면서"
악!남순이 남자를 침대 밑으로 밀어내자 남자가 쿵-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남순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침대에서 일어나 옷을 찾았다.
"옷 빨았어.피랑 물이랑 범벅인데 입고 나갈수도 없잖아."
남자가 머리를 잡고 일어나며 말했다.그런 남자를 남순이 뒤를 돌아 한번 보더니 쿵 쿵 거리며 걷다 남자 앞에서 멈췄다.허리에서 묵직한 고통이 몰려와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당신 뭐야?뭔데 남의 인생에 끼어들어?"
남순이 남자를 쳐다보며 말했다.남자는 그런 남순을 보며 손가락으로 남순의 손목을 가르켰다.하얀 붕대가 깔끔하게 둘러있었다.
"살려달라고 했잖아.그래서 집으로 데려와서 살려줬는데 무작정 울더니 손도 못쓰게 하더만."
"넌 남이 울면 섹스해줘?"
남순의 말끝이 떨렸다.고개를 푹 숙이고서는 어깨를 들썩 거렸다.남자가 남순의 어깨를 감싸안았다.눈물이 다 멈출때 쯤 남순이 셔츠소매로 눈물을 닦고 남자를 째려보더니 남자의 손을 뿌리치고 방을 나가 식탁 의자를 끌어 앉아 고개를 돌려 남자를 째려봤다.남자가 방에서 나와 냉장고를 열더니 팩 두개를 꺼내 하나에는 빨대를 꽂고 쭈욱 빨아먹고는 한개를 식탁에 툭 던져놓고 남순의 맞은편에 의자를 끌어 앉았다.
"넌 이게 뭔지 알아?"
남자의 말에 남순이 남자를 째려 봤다.말 걸지 말라는 뜻이었다.남순의 행동을 보던 남자가 빨대를 한번 더 빨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내 이름은 뭔지 알아?"
"내 옷이나 줘."
이번에는 듣지도 않고 말했다.그런 남순을 보고 남자는 괜찮다는 듯이 먹던 팩을 들고 맞은편 방문을 열고 들어가 검은 자켓과 청바지를 꺼내 식탁위에 올려놓았다.남순이 옷을 집고 하나씩 입는 모습을 남자가 보다 식탁 위에 있는 팩을 집어들어 남순의 손에 쥐어 주었다.
"내 이름은 박흥수야."
흥수가 남순의 손에 쥐어준 것을 남순이 고개를 내려 쳐다보았다.가장 큰 글씨로 B라고 쓰여 있었고 헌혈할때 흔히 볼수있는 현혈팩이 었다.남순이 고개를 들어 흥수를 쳐다보았다.인상을 한껏 찡그리고선 흥수의 뺨을 내리쳤다.
"장난 하지마.개새끼야."
이 한마디만 남기고 나간 남순의 자리를 흥수가 쳐다보더니 볼을 긁적였다.
"장난 아닌데."
-
남순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왔을때는 먹구름이 내려 어두컴컴한 하늘을 보이고 있었다.걸으면 걸을수록 쿡쿡 쑤셔오는 허리를 잡고 아파트를 나서면서 생각했다.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집으로 가면 된다고.다 잊고 살면 된다고.회사에는 내일 찾아가 무슨수를 써서라도 다시 다니게 해달라고 빌면 다니게 해줄거라고.라며 무작정 걸었다.허리의 통증이 잊혀질때쯤 지나가던 택시를 잡아타 주소를 말하고는 자리에 앉아 손톱을 물어뜯었다.만약 누군가가 집에 들어왔으면 어쩌지.온갖 생각을 하다 집앞에 도착해 택시에서 내렸을때는 다리에 힘이 풀려 풀썩-주저앉고 말았다.분명 어제까지 남순의 집이었던 곳에는 다른사람이 들어서 남순의 짐을 하나하나씩 빼 나르고 있었다.멀리서 짐을 옮기고 있던 남자와 말하는 주인집이 남순을 보았는지 남순에게로 걸어왔다.
"월세 밀린거 나도 못 기다려.너 월세도 저 부부가 다 내줬어.그러니까 짐 챙기고 떠나."
"저,저기요."
집주인이 떠나고 지나가던 남자를 잡은 남순이 손을 내밀었다.
"저 좀 일으켜 주세요."
남자가 남순의 손을 잡고 일으켜 세웠다.감사합니다-.고개를 숙이고 비틀거리며 걷다 다시 넘어졌다.나까 손을 잡아준 남자가 남순을 다시 일으켜 세워주려다 죄송합니다-라며 꾸벅 고개를 숙이며 떠나자 남순이 고개를 들어 위를 쳐다봤다.
"넌 아무 남자한테나 도와달라고 하나봐?"
남순이 흥수를 쳐다보았다.마치 먹구름 낀 하늘같았다.곧 비를 토해 낼것만 같은. |
암호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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