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이 내리던 그날.남자가 남자에게-라는 타이틀이 아니었다면 모두에게 축복 받았을,충분히 로맨틱하고 두근거렸을 어린 소년의 수줍은 고백.
' 좋아해요.아주 많이.'
어쩌면 그것이 나에게 터닝포인트가 되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아니,그저 그 아이를 만난 것이 이미 나에겐 하나의 대박사건으로 다가왔다.
터닝포인트
w.꼬마곰젤리
1.구자철,기성용
"수고하셨습니다."
회의가 끝나고 서류를 정리하며 자철이 일어났다. 팀장님도 수고하셨어요.내일 뵈요. 팀원들이 자철에게 인사를 하고 회의실을 나섰다.어지러워진 회의실을 자철이 대충 정리하고 한숨을 쉬었다.분명 자신이 원하던 일이었음에도 매일 똑같은 일과에 지루함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자철은 경영학과를 나왔는데,졸업하기도 전에 이 회사에 스카웃되었고 덕분에 졸업 후 쉽게 회사에 들어갔다.그리고 그는 자신의 꿈이었던 회사에 들어와 열심히 일했고 입사한지 2년 반만에 29살의 나이로 팀장자리에 올라 자신의 기량을 뽐내고 있는 능력 좋은 샐러리맨이 되었다.
집안에서는 어서 결혼하라며 선 자리를 잡아주기 일쑤였고 친구들은 각각 저마다 바쁘게 사느라 연락 한번 제대로 못하고 서울로 올라와 얻은 현재 혼자 살고 있는 집과 회사만을 오가며 지루하고 재미없는 생활을 지내왔다.그래서인지 그는 요즘 부쩍 기운이 없었다.심지어는 정말 자신이 원하던 일을 하고있는것이 맞는지 의문점이 들 정도였다.
자철이 냉장고를 열어 맥주캔을 꺼내들었다.치익,하고 캔따는 소리가 시원스레 들렸다.맥주를 벌컥벌컥 들이킨 그가 후,하고 날숨을 뱉었다.식탁에 맥주캔을 올려두고 욕실로 들어갔다.샤위기를 틀어 욕조에 물을 받으며 거울을 쳐다보았다.제 얼굴을 찬찬히 뜯어보던 그가 또한번 한숨을 쉬었다.내일 아침이 되면 또 지루한 하루를 지낼 것이라 생각하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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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철이 급하게 차를 몰았다.알람을 켜지 않고 잠이 들었던건지,아니면 잠결에 꺼버린 건지 알람이 울리지 않아 원래 일어나야 하는 시간보다 15분을 늦게 일어났다.언제나 시간을 넉넉하게 잡아두고 일어나기 때문에 15분 정도 늦게 일어나도 크게 지각을 하지는 않겠지만 빠듯한 시간이라 자철은 애가 탔다.운전하면서 계속 시간을 확인했다.
아슬아슬하게 시간에 맞춰 회사에 도착했다.시간을 확인하니 출근시간까지 5분이 남아있었다.자철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엘리베이터에 타 거울을 보며 옷매무새를 정돈했다.마지막으로 수트마이를 툭툭 털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사무실 문을 열었다.
"좋은아침입니다."
"어머,팀장님.평소보다 늦으셨네요?"
자철의 인사에 여직원들이 웃으며 대답했다.자철도 사람 좋은 미소를 지었다. 뭐,지각은 안했잖습니까.하하. 제 자리에 앉은 자철이 오늘 처리해야 할 서류들을 꺼냈다.컴퓨터가 부팅되기를 기다리고 있으려니 한 여직원이 다가와 서류를 내밀었다. 어제 맞기신 자료 찾아왔습니다. 여직원의 빠른 일처리에 짧게 감탄사를 내뱉고 서류를 받아들었다.내용을 확인한 자철이 웃었다. 고마워요,수고했어요. 여직원이 인사를 하고 제자리로 돌아갔다.
'커피 마시고 싶다.'
문득 간절해지는 커피 생각에 자철은 나중에 점심 먹고나서 자주 가는 커피전문점에 들러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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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똑바로 안하지?"
"죄송합니다."
"연습을 안하는 것도 아니고,왜 이러는 거야."
"노력하겠습니다.죄송합니다."
오늘도 성용은 축구부 감독 선생님께 한바탕 혼이 났다.교내 축구부에서 에이스인 성용이었는데 요즘 슬럼프에 빠진건지 뭘하든 망쳐버리기 일쑤였다.오늘은 제 자랑거리인 패스성공률마저 현저히 떨어트리는 바람에 성용은 주눅이 들었다.당장 다음주 일요일에 상대학교와 경기가 있었다.그때까지 텐션을 올리지 못하면 성용에겐 좋을 것이 하나도 없었다.
"아 진짜 왜이러지...."
한숨이 절로 나왔다.이유라도 알면 좀 괜찮을 것 같은데 이건 뭐 이유도 없이 그냥 슬럼프다.성용은 솟구치는 짜증에 손에 들린 캔을 집어던졌다.카앙,하고 날카로운 소리가 귀를 찔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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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용이 읏차-하며 담을 넘었다.뻐근한 몸을 풀며 뒤따라 담을 넘는 친구들을 기다렸다. 야,오늘 급식 메뉴봤냐? 담을 훌쩍 뛰어넘은 친구가 성용에게 물어왔다.성용이 짜증스레 대답했다. 아 완전 대박 맛없어. 우리 나가서 뭐 먹지? 몰라,가서 결정하지 뭐. 여느 고등학생들처럼 얘기를 나누며 그들은 시내로 나갔다.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시내에는 사람들이 가득했다.성용과 친구들은 익숙한듯 거리를 활보하며 점심거리를 찾아다녔다.
점심을 맛있게 먹고난 후 시간이 빠듯해지자 성용은 힘껏 뛰었다. 와,씨발 다음교시 담임이야 아이들은 연신 욕을 읖즈리며 학교로 향했다.막 골목을 돌아가려는 찰나,성용이 골목에서 나오는 남자와 부딪쳤다.남자의 들려있던 커피가 성용의 옷에 그대로 쏟아졌다. 뜨거운 느낌에 성용이 그대로 소리를 질렀다.
"아!!"
"죄송합니다.괜찮으세요?"
"아오...ㅆ....뜨거..."
남자가 뜨거움에 인상을 찡그린 성용을 보며 미안해하는 표정을 지었다.이내 지갑에서 명함을 꺼내 성용에게 건넸다.그제야 고개를 든 성용이 자신이 부딪친 남자를 올려다보았다.걱정된다는 표정으로 자신을 내려다보는 그를 보며 성용은 생각했다. 존나 잘생겼다. -라고.멍한 표정의 성용을 더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듯 친구들이 대신 명함을 받아 쥐고는 예,가세요.예에- 하고 대충 인사를 하며 성용을 끌었다. 미친놈아 시간 없어,뛰어. 마지못해 뛰면서 성용은 다시 뒤돌아보았으나 이미 그는 자리를 뜨고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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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편은 언제 올지 모릅니다. 쪽팔려서 영영 안올수도 있어요.. 사진첨부를 하려 했으나 왜 제 폴더엔 소녀자처리밖엔 없는건지.... 기싱닝이 자처리 올려다보는건 아직 그래도 기싱닝이 어리니까....허허...29살이랑 18살이니까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