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쑨양,쑨양,쑨양
그 두글자 이름만 하얀 천장에 쓰기를 여러번, 창밖을보니 밤은 깊어만 갔다.
상당히 이국적인 그 두글자의 이름에 의문이 들어서 뒤척이기를 여러번 , 결국 새벽 3시쯤이 되서야 잠이 들은 태환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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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에서 물기를 살짝 머금은 건조하지만은 않은 햇빛이 태환의 하얀이불을 덮은 몸위로 부드럽게 내려앉았다. 오랜훈련생활로 일찍 일어나는 것이 버릇이된 태환은 이젠 오래잘법도 한데 시침이 9를 가리켰는데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몸을 일으켰다. 완전히 일으키지는 않고 누워있던 그대로 앉아서 침대벽과 기대어 앉았다. 대충 손으로 머리를 거칠게 빗고는 이불위로 힘없게 탁 떨어뜨렸다. 평소같으면 일어나서 세수를하러 화장실에가거나 냉수라도 마시러 부엌으로 갈텐데 , 오늘은 그런날이였다. 막, 아무것도 안해도 힘들고 , 움직이기도 싫어 이불속으로 좀더 파고들고싶지만 그럴수는 없는날, 한마디로 표현하면 ‘월요일같은날’ . 수영을 그만두면서 이런날들이 늘어만 갔다. 힘들게 하던 수영을 안해도 무기력하고 , 강도높은 훈련을 해도 힘들지 않았었는데 그것보다 힘든날이 늘어났다. 이유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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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춥다,추워 ”
눈이 채 녹지 않아 얼어붙은 길을 머리를 감았는데도 불구하고 후드를 꽉 내리 눌러썼다. 2시 30분 , 가는데 10분정도 걸리기에 도착해도 시간이 널널했다. 근데 할일이 지극히도 없어서 결국은 무거운 발걸음을 겨우겨우 슈퍼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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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저씨 안녕하세요 ”
“ 어 , 왜이리 일찍 왔어 ! ”
“ 하하, 조금이라도 더 도와드리고 싶어서요 ”
인터뷰, 방송일을 하면서 늘은건 억지 웃음밖에 없기에 절대로 할게없어서요, 란 말은 하지 않고 적당히 둘러댔다. 아저씨는 호탕하게 웃으시며 그럼 잘부탁한다며 , 계산하는법은 그냥 바코드 찍으면 되고 오늘 물건은 안들어오니 따뜻하다고 꾸벅꾸벅 졸지 말란 말을 남기시고 열쇠와 함께 가게를 떠나셨다. 가게는 순간적으로 정적에 휩싸였고 오래된 전기난로가 내옆에서 돌아가고, 구석에 있는 아주작은 텔레비전의 재미없는 뉴스를 소개하는 거친 음질밖에들리지않았다. 정말로, 조용,했다. 마치세상에 나혼자인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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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동안은 정말 재미가 없었다. 5명의 손님이 왔었는데 3명이 담배를 사는 늙은 아저씨였고 한명은 고무장갑을 달라는 오십대 아줌마였는데 , 고무장갑이 어딧는지 몰라 쩔쩔맸었고 마지막 지금 들어오는 한명은,
“ 쑨양 ? ”
쑨양이였다. 신기한게, 금방이라도 쓰러질듯 솜이 물먹은듯이 무거웠던 몸이 약간 가벼워진거같아.
“ 쑨양 왠일이야 ? ”
내 물음에도 그는 대답없이 이리 저리 둘러보다가 이내 계산대 위에 있는 핫팩을 2개 집어들어 나에게로 조심스럽게 내밀었다. 나는 그가준 핫팩을 삑-삑- 찍고는 그가 자신의 품을 뒤적거리는 모양새를 호기심있게 쳐다보았다. 어 ,돈이있나 ? 솔직히 받아도 안 받고 다시 줄려고했지만 왠지 그가 내밀 돈이 종이돈 , 이런 귀여운 생각이 들어 괜히 싱글벙글 웃으며 그가 내밀 손을 기다렸다. 그리고 곧이어 꼬깃꼬깃한 손때가 진하게 묻은 종이가 그의 손에 들려졌다. 모양새로 보아선 그냥 에이포 용지에 천원이라고 써있는건 아닌거같아 왠지 호기심 어린 손길로 그 종이를 펼쳐보았다.
“ 어… 위엔 ? ”
그전에 베이징에서 열린, 올림픽에 참가하며 본적이 있던 돈이였다. 중국돈인데 , 왜 이게 그에게 있는지 의문이였다. 이런나를 쑨양은 혹시 돈이 모자라나 싶어 뭐 매려운 강아지처럼 안절부절 못하는 행동을 발견하고서야 나는 그에게 위엔을 다시 건네주고 돈은 안내도 된다는 손동작을 취하며 핫팩두개를 그의 손에 쥐어줬다. 손이 스쳤는데도 불구하고 얼음장 같은 기운이 손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것을 느끼곤 그의 손을 꽉 쥐어줬다.
“ 어 … 어 … ”
그는 당황한듯 당혹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빼내려고 하자 핫팩이 툭 툭 계산대위로 가볍게 떨어졌다.
“ 손이 왜이렇게 차가워 , 핫팩 백개는 사줘야겠네 ”
“ 아…안돼 … ”
“ 응 ? 뭐가 안돼 ? ”
“ … 손 … ”
“ 손이 왜 ? ”
“ 더럽단말이예요 … ”
그자리에서 오랜만에 크게 웃어본듯 싶다. 아무걱정도없이 정말로 진실로 즐거워서 웃었다. 내가 웃으니까 따라웃는 쑨양이 귀여워서 더 웃은듯 싶었다. 한쪽만 먼저 올라가게 웃는 입꼬리와 때묻지 않게 순수하게 웃는 모습이 이뻐서 , 더웃은듯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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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시간동안은 심심하기는 커녕 빠르게 흘러갔다. 한쪽면이 모두 유리창으로 되어있어 슈퍼 라는 큰글씨빼놓고는 자욱하게 김이 서렸지만 몇번이고 몇십번이고 닦으며 밖에서 꼼지락거리는 쑨양을 보고있다. 눈을 뭉치며 만드는 모습이 퍽 덩치만 큰 어린아이같아 호기심있게 계속 쳐다보았다. 그동안에 오는 손님도 몇명인지도 못세어봤고 , 팔린 물건이 몇갠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저 핫팩 두개를 팔아버린 기억만 내 머릿속에 빙빙 돌뿐. 그리고 내 눈앞엔 쑨양이 빙빙 돌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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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가 조금안되서야 온 가게의 불을 다끄고 난로도 끄고 시끄럽게 지저귀던 티비까지 모두 끄곤 나와 아무도 깨지않은것처럼 고요한 주택가에 셔터가 내려지는 소리가 시끄럽게 울려퍼졌다. 좀전까지만 해도 여기서 무언갈 열심히 하던 쑨양이 없어지자 좀 마음속에서 아쉬운 감정이 스멀스멀 피어올라왔다. 그냥 자기갈곳을 갔을뿐인데 쑨양은 자기마음대로 가고싶은곳을 갔을뿐인데 , 눈앞에 없어지지 무언가가 섭섭하였다. 그래서 아까까지는 좀 가벼워졌던 몸이 배로는 무거워진듯싶었다. 한발자국 내딛기가 싫어 괜히 그자리에 주저 앉아버렸다. 누가 데려갈사람도 없는데, 누가 다시 찾아올사람도 없는데, 참 바보같다는 생각이 드는 참이였다.
“ 하 … 여 … 여기 … ”
숨이 가빠오는 소리와 함께 시끄러운 신발자국 소리가 들리면서 쑨양이 나타났다. 넌 … 수호천사같다 . 힘들때마다 나타나주는 수호천사.
힘들어 보이는 그의 손위에는 그의 손에 꽉차는 눈사람이 덩그라니 놓여져있었다. 깨끗한 눈으로 만들려고 노력했는지 중간중간에 약간 거무스름한 눈빼고는 그의 피부처럼 흰 눈이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그리고 방금 꽂은 것처럼 보이는 아주 이쁘게 생긴 팔과 대충 단추로 기워맞춘 눈 2개. 그는 머쓱하게 머리를 긁적거리며 왠지 팔이 필요할꺼같아서 ... 라고 말을 늘여뜨렸다.
“ 울어 … ? ”
몰랐는데 , 이제야 깨달았는데 울고 있었나보다. 차오른 눈물을 인식하지 못할만큼 슬펐었나보다. 눈물을 닦아야 되는데 , 닦기가 싫었다. 그냥 두면서 눈물을 흘리고 싶었다. 남자는 다른사람이 보는 앞에서 우는게 아니라는데 지금만큼은 쑨양앞에서 울고싶었다.
“ 당신이 … 오늘 기분 안좋아 보여서 … 만든건데 … ”
저말을 듣고는 그를 끌어안고 계속 운듯 싶다. 그의 옷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도 , 내 얼굴이 그의 옷의때에 얼룩져도 , 어색한 발음에 의문이 들어도 , 그런날이였다. 오늘은 . 누구품에 안겨서 엉엉 울고 싶은 그런날이였던듯싶다.
우복 |
안녕하세요 ! 우복이예요 ! 주말동안에는 제가 너무 피곤해서 못왔었네요 ㅠ 오늘 이야기는 왠지 태환에 빙의해서 썼어요 .. 아니 저를 빗대서 써야된다고해야되나요 .. 오늘 기분이 영아니더라구요 ㅠ 그래서 너무 우울하고 우울해서 글로 끄적이는데 글로도 잘 안되네요 ㅎ 제가 10cm 팬이라는게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나네요 ㅋㅋ ~ 비쥐엠 들어보면 .. 으허 미치겠어요 ! 독자분들도 이런적이 있을거라 믿고 끄적입니다 .. !! 그럼 여러분 안녕 !! |
사랑합니다 ♥ |
크리님, 하이블루쑨님, 아스님, 눈물루님, 리엔님, 부레옥잠님, 태꼬미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