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백카/카세 애증
잘 지내고 있으련가 모르겠다. 그곳은 좋아?
나는 네가 간 이후론 그저 시들시들해. 보고싶다.
네 희생으로 인해. 못 지낼거 같았지만 그래도 네 아이는 잘 지내고 있어 …야
그래도, 그 만큼 나를 사랑해 주지 그랬어. 딱 한 번만이라도 내게 눈길 주지 그랬어.
…나는 지금 네가 너무나도 보고 싶다. ……야
오백카/카세 애증
손끝이 아려왔다. 동시에 코 끝마저, 희미하게나마 퍼지는 네 향이 죽어버린것 같아.
아, 아아. 내가 무슨 짓을 한거지. 동시에 나는 희뿌얘지는 눈 앞에 제 눈을 비볐다. 비벼도, 비벼도 변함 없는 네 모습에 제 입을 틀어막고 소리없는 비명을 질렀다. 미안해. 미안해, 내가 네게. 많이 미안해. 잘못했어. 그니까 제발 … 야, 깨어나줘.
愛憎 [애증] 사랑과 미움을 아울러 이르는 말.
나는 그를 사랑했다, 동시에 다른 남자를 사랑했다. 내가 그에 대한 감정이 따스하고 설레는 그런 감정이라면 다른 남자에 대한 사랑은 사랑하면서도 동시에 미운, 그저 동갑내기 친구의 철 없는 그런 마음이랄까. 다른 남자에게서의 저는 서슴 없는 하나의 사람, 하나의 보통의 객체 였다 하면 그에게서의 나는 수줍은 17살 철없는 동경의 마음을 품고서 부끄러움 가득 안아 발개진 볼우물 물들이며 말도 제대로 못 붙이는 그런 마음을 지녔었다. 하지만 그걸 다른 남자에게 보이는게 아니였는데. 제 잘못이다. 다시끔 제 눈가에 차오르는 눈물에 결국 끅끅대며 펑펑, 쏟아 냈다. 내가, 내가 잘못했어.
"변백현, 네 잘못 아니야"
-네가 그를 사랑한게 죄야. 변백현
네 목소리가 들려와. 겉으론 아닌 척 모르는 척 시선 외면하지마. 자리에서 일어나 제 손에 집히는 두꺼운 백과사전을 들어 냅다 다른 남자에게 집어던졌다. 나쁜 놈, 나쁜 놈. 그래도 너랑 나랑 그는 친구였잖아.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네가 어떻게 그럴 수 있어.
"…이 나쁜…놈, 끄읍, 아…"
내가 좋아하는 그는, 이미 연인이 있었다. 동시에. 나는 네 연인이다. 하지만 그저 흘러가듯 유유자적한 상황서 내뱉었잖아. 순식간에 물 흘러가듯 묻혔잖아. 무슨 잘못이야. 그가 대체 뭘 잘못했어. 가벼운 몸놀림으로도 평소의 다른 남자라면 쉬이 피해 낼 수 있을 것을. 아무런 말 하지 않고 묵묵히 받아냈다. 억울했다. 어째서야, 어째서 그인거야.
"잔, 인, 흐윽…"
울 때 마다 앞의 물체들이 일그러져 제 모습을 유지하지 못해. 어차피 망가져 버린 그 이긴 하지만 더 이상 망가뜨리긴 싫어. 다시끔 눈물을 떨어트렸다. 토옥, 톡. 톡. 제 눈물은 그의 핏물과 섞어 하나가 되리니. 그래, 이제서야 조금은 알 듯 싶다. 너에 대한 내 감정.
愛憎 [애증] 사랑과 미움을 아울러 이르는 말.
-뉴스 속보 알려드리겠습니다 서울 xx동에 위치한 xx 아파트에서 K군과 B군이 아파트내 에서 자살을 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지문은 서로의 것으로 보이며…
뉴스를 껐다. 병신같은 놈들, 입가엔 조소가 흘러나왔다. 서로의 것 처럼 보이는 거겠지. 그렇게 만들어 놓은, 조작이니까. 꺼진 검은 티비 화면 위로 제 모습이 어렴풋이나마 비춰 보였다. 살인자는. 나인데, 제 손을 내려다 보았다. 마치 방 안 불빛으로 인해 제 손에는 피가 묻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백현아,"
모든 것은 나의 최후로부터 시작될지어다. 불현듯, 책에서 어느 한 귀퉁이에서 본 구절이 떠올랐다. 기억해 둬, 변백현. 마지막은 나야. 그리고 널 사랑하는 것도.
"네 모든것의 마지막, 시작 모두 나야. 변백현, 기…다려…"
지금, 널 만나러 가.
아스라이 감겨오는 눈꺼풀 사이로 희미하게나마 웃는 네 모습이 보였던 건. 내 착각 이였을까. 제 손이 추락 하는 것을 느끼곤 그대로 나는.
- 뉴스 속보를 알려드리겠습니다. 방금, 서울 xx동에 위치한 xx 아파트에서 또 한번 자살 사건이 일어 났다 하는데요… 현장으로 파견된 김준면 기자 불러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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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써놓고서 작가도 커플링을 잘 모른다는게 참 트루? 레알 트루ㅇㅇ..첫 단픽부터 똥글의 기운이 스멀스멀 올라오네요.
예전에 리퀘 받고 써놨던건데 아...글 실력이 다 죽었나봅니다. 다들 존 새벽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