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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몬스타엑스 샤이니 온앤오프
향기 전체글ll조회 1130l 3

 

 

이 시리도록 추운 겨울날, 인적이 드문 강가에 털썩- 주저앉아 턱밑까지 찬 숨을 한번에 내뱉았다.

숨을 고르고 한 오분간은 아무생각없이 멍하니 앉아있었다.

여기까지 오는내내 하고싶은말이 너무많아 고민이었는데,

막상 도착해서 마주하니 그냥 아무말도 하고싶지 않았다.

움직임없이 가만히 앉아있다보니 몸이 으스스했다. 외투하나 더 걸치고 올껄 그랬나-.

문득 출발하기전 찬열이와의 대화가 떠올랐다.

 

“아침부터 어디가?”

“오늘이잖아”

“아…. 그래도 오후에 날 좀 풀리면 그때 나랑 같이가. 지금밖에 엄청추워. 감기걸려서 밤마다 골골대면서.”

“지금 출발해야 낮에 도착해.”

“……”

“그리고 혼자갈래, 혼자가고싶어.”


평소 같았으면 같이갈꺼라고 바락바락 우겨댔을 찬열이지만 오늘만큼은 날 이해해주었다.

일년중에 단 하루뿐인, 오늘이니까.


콜록거리지말고 마스크를 하고가라는 말과 함께 갑갑해도 절대 벗지말라는 찬열이의 걱정서린 잔소리를 잊은건 아니지만,

마스크를 벗어내렸다.

계속 마스크를 쓰고 있으면 네가 내얼굴을 보지 못할테니까.

오랜만에 왔는데 얼굴안보여줄꺼야?- 하는 너의 장난스런 목소리도 들리는 것 같고.

 

 

-보고싶다

 


일년내내 가슴에 꼭꼭 담아두었던 말이 터져나왔다.

보고싶다고 말하면 곧바로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연인사이에선 흔하게 쓰이는 말이지만,

우린 그러질 못하니까. 일년에 한번 만나는 것도 어려우니까.

오늘같이 작정하고 너를 그리워 하는 날을 제외하곤, 되도록이면 입밖에 내지 않는다.

보고싶다고 하면 더 보고싶어질까봐.


 

-보고싶다. 보고싶다. 보고싶다….

 


일년동안 하지 못했던 말에 한이 맨힌듯 쉴새없이 중얼거렸다.

또, 그만큼 많이 보고싶었으니까.

별거아닌 네글자에 왜이렇게 가슴이 미어지는지.

 


-보고싶다. 도경수.

 


혹여나 내목소리가 아주 멀리있는, 너에게 닿지 못했을까봐 마지막으로 다부지게 소리내어 말했다.

 

 

너와 내가 함께지낸 삼개월.

어찌보면 긴 시간이라 할 수 있겠지만,

우리가 서로를 사랑하고 느끼기엔 너무나도 짧았던 시간.

 

 

아침마다 항생제를 투여하기 위해 도경수의 팔목에 큰 주삿바늘이 꽂히는 모습을 차마 보지못해 고개를 돌리는 변백현.

자신의 팔목을 담담하게 내려보다가 고개를 돌리는 변백현을 보고 이제 이정도쯤은 한개도 안아푸다- 하고 씩씩하게 웃음을 지어보이는 도경수.


일주일에 한번씩은 -도경수의 말을 빌리자면- 칼로 자신의 몸을 난도질 하는 것 같다는 고통에 몸부림을 치는 도경수가 너무나도 안쓰러워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하는 변백현.

그런 변백현을 위해 마지막엔 항상 나 괜찮아, 백현아- 라고 말해주는 도경수.


처음엔 잘 먹나 싶다가도 이내 곧 속을 게워내고 하루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하는 도경수를 보고 답답한 마음에 화가 난 변백현.

진이빠져 누워있으면서도 심통이 난 변백현을 위해 아, 백현이가 해주는 김치찌개 먹고싶다- 하고 애교부리는 도경수.


갑갑한 병원생활이 지겨워졌는지 딱 하루만 밖에나가 놀자며 칭얼대는 도경수.

밖이 얼마나 쌀쌀한테 지금 나가면 감기걸리기 쉽상이라며 딱잘라 거절하다가도,

풀이죽은 도경수가 마음에 걸려 몰래 깜짝 이벤트를 준비하는 변백현.


어느날 병원에서 예쁘기로 소문난 여간호사에게 덜렁 고백을 받아버린 변백현에게 섭섭한 마음이들어 하루종일 틱틱대던 도경수.

그런 도경수가 귀여워 그 간호사가 나한테 같이 저녁먹자고 그러더라- 하며 샐샐 골리다가 결국 울음이터진 도경수 입술에 뽀뽀를 쪽- 해주는 변백현.


힘겨운 반복된 일상, 진전없는 약물치료, 확답을 얻을 수 없는 완치가능성.

이 모든 것들에 지쳐 모두가 잠든 새벽, 등을돌린채 누가들을새라 이불을 덮어쓰고 꺽꺽대던 도경수.

그런 도경수의 흐느낌이 잦아들때 쯤, 다가와서 흐트러진 머리를 정리해주고 얼굴에 얼룩진 눈물들을 닦아주며 말없이 꽉 껴안아주는 변백현.

 

지금 생각해보면 그 짧은 시간동안 꽤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 같은데,

왜 자꾸 너한테 못해준 기억들만 떠오르는지….

너를 좀 더 일찍 만났어야 했는데, 이거해줘야지, 저거해줘야지 생각만 하지말고 진작 해줄껄.

너를 보내고 난 후 한동안은 후회로 가득차 너를 그리워 할 새도 없었다.

언제나 마지막이 아쉬운건 어쩔 수 없다.

 

 

 

-백현아, 나는 죽으면 바람이 될꺼야.


너는 바람이 되고싶어했다.

 


-바람이 되서 내가 가고싶은 곳에 마음껏 날아다닐꺼야.


어떤것에도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몸이 되고싶어했다.

 


-그러다 네가 보고싶어지면 언제든지 니옆으로 갈 수 있잖아.


바람이 불면 자기가 왔다는 신호니, 반겨달라고했다.


 

실없는 소리 말라며 무뚝뚝하게 대꾸하긴 했지만,

나는 아직도 그때의 네 눈빛을 잊을수가 없다.

햇살을 머금은 얼굴을 하고 초롱초롱한 눈동자로 재잘대던 네모습.

가슴 한구석이 묵직하게 아려오는 것 같다.

 

 

결국, 삼년전 오늘, 이곳에서.

너는, 바람이 되어 날아갔다.

내가 함께 가주지 못한 곳, 이제라도 실컷 다니라며,

그렇게 너를 뿌려주었다.

 

 

잔잔히 일던 물결마저 멎은 강가에 적막이 찾아들고,

짙게 스며든 고요함에 몸을 맡긴채 눈을 감고 있으면 선선한 바람이 일렁인다.

도경수, 온거야?

나를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결에 언뜻 너의 몸에서 나던 복숭아 향이 나는 것 같기도 하고.

이곳에는 너와, 나 둘만 존재하는 것 같은 묘한 안락감에 휩싸인다.

내 손을 잡고, 내 머리를 쓰다듬던 손이 내 어깨를 감싸고, 내 볼에 너의 볼을 맞댄다.

너에게 물들고 싶다.

 

 

나 여깄는건 또 어떻게 알고 왔대?

말했잖아, 난 바람이라서 니가 어디있든 바로 찾을 수 있어.

가고싶은데는 다 갔다왔어?

응, 지금도 와있는걸.

…….

네가 가는곳이 곧 내가 가고 싶은 곳이야.

너와 함께하고싶어, 백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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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백도진짜개짱이네;;;;;;;;;;;;;;;역시백도는아련이지ㅠㅠ신알신하고가여
11년 전
독자2
ㅠㅠㅠㅠ어어ㅓ어엉엉 아련해요 저도 신알신하고가요
11년 전
독자3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헐진짜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신알신신청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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