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경수, 어디가?”
으응… 종인이 보러! 신발끈을 묶던 경수가 어물쩍거리며 찬열의 물음에 답했다. 경수는 끈이 잘 묶이지 않아 짜증이 났는지 괜히 아랫입술을 꾸욱 짓눌렀다. 거실 한 가운데에서 과자를 집어먹으며 TV를 보던 찬열이 보다못해 경수의 신발 끈을 묶어주었다. 다 됐다. 찬열의 말에 경수는 찬열에게 입고리를 당겨 웃으며 다녀올게, 라는 말을 하고는 집 밖으로 도망치듯이 나가버렸다. 멍하게 경수가 나간 자리를 보던 찬열은 아, 하며 탄성을 내지르고는 구름이 낀 밖을 내다 보며 중얼거렸다.
“오늘 비 온다고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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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열은 저가 입고 있던 추리닝바지 주머니에 한 손을 찔러 넣고 한손에는 빨간 우산을 들었다. 찬열은 경수가 선물해준 컨버스화를 신고 흐릿하고 축축한 날씨와 어울리지 않는, 경수가 저에게 불러줬던 노래를 흥얼거리며 걸었다. 그러다가 곧 천천히 걷던 걸음을 멈춰 전 보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경수, 비 싫어하는데― 찬열은 비를 맞고 있을 경수를 생각하며 경수가 있을 ‘그 곳’으로 걸음을 빨리하여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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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벤치에 앉아 고개를 숙이고 비를 맞으며 발장난을 하는 경수를 보고 사람들이 이상하다는 눈초리를 하며 혀를 찼다. 저 남자 미쳤나봐! 그러게, 비를 맞고 웃다니… 대체 무슨 말을 하는거지? 여학생들은 경수에게 들으라는 듯 조금 큰 소리로 떠들었다.찬열은 여학생들이 하는 소리를 듣고는 여학생들을 빤히 노려보았고, 그것을 느낀 여학생들은 급히 자리를 떴다.
찬열이 본 경수는 안쓰러웠다. 추욱, 처진 어깨를 바라보던 찬열은 경수의 옆에 앉아 우산을 씌워주었다. 그 인기척에 경수는 주위를 두리번거렸고, 그러다가 찬열과 눈이 마주쳤다.
“……찬열아.”
“왜 이러고 있어, 건물에라도 가서 피해있지. 너 비 싫어하잖아. 얼른 건물
이라도 들어가자.”
“………찬열아, 있잖아.”
종인이가 안 와. 내가 싫은가봐…. 조그맣게 중얼거림을 들은 찬열이 담배에 불을 붙히려다 멈칫했다. …그런가보지. …나는 종인이 좋은데. 찬열은 탄식 서린 경수의 목소를 듣고는 연기를 뱉었다. 담배의 연기가 허공의 사방으로 퍼졌다. 담배를 발로 지져 꺼버리고 눈을 굴리던 찬열은 곧 정적속에 입을 열었다.
“경수야.”
“…”
“나, 이런 말 안하고 싶었는데.”
“…”
“네가 이렇게 기다려도 김종인은…”
“…찬열아.”
“영원히, 오지 않아.”
“박찬열….”
알아, 나도 알아 찬열아. 그래도… 나는 기다릴거야. 올 때 까지.
마지막 말을 마친 경수는 고개를 숙이며 눈을 감았고, 찬열은 경수의 어깨를 붙잡고 천천히 경수의 걸음에 맞추어 집으로 걸어갔다.
경수의 ‘그 곳’에는…
종인과의 추억이 서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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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설명 |
이 글의 주제는 외이트 섬리딩 증후군이에요ㅋㅋ ―외이트 섬리딩 증후군 자신과 그사람이 처음으로 만난 장소에서 그사람이 다시 나타나기만을 기다리는 증상. 그 사람이 올때까지 며칠이 걸리든 계속해서 그 자리에서 기다리는 현상.― 어울리지않는 신성한브금과 제목네이밍센스...Hㅏ미숙하지만 재밌게 봐 주세요ㅎ오타는 무시해주시옵소서ㅋㅋ오늘은 흑역사생성늘이구나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