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하정인 (외전, 달이 참 예쁘네요.)
달이 참 예쁘네요.
하아아암
길게 하품을 한 아씨는 책상에 팔을 괴고 있다.
요새는 오라버니들이 저를 데리고 다니지도 않는다.
며칠전 아버님 몰래 도망나간 날
둘째오라비인 민현은 비밀로 해주었으나
꽁지 빠지게 도망가던 저를 다섯째 오라비가 보았단다..
다섯째 오라비. 저와 한해 차이인 형섭.
장난스러운 성격의 형섭은 동생인 아씨와 죽이 잘맞는 남매였다.
하지만 그만큼 투닥투닥 다투기도 많이 하였다.
사흘전에도 아씨는 다섯째 오라비인 형섭과 활쏘기 대결을 하던 중에 계집인 저보다 못하냐며 하루 내내 약올리었는데
그 날 이후로 골이 날대로 난 형섭은 볼에 바람을 가득 머금고는 아씨를 본채만채하였다.
약올림을 당해 머리끝까지 골이 난 형섭은 외출을 삼가라는 아버님이 아씨에게 내린 금지령을 듣고는 숨어서 지켜보던 채였다.
‘제가 집안에서 가만히 있을 것이 아니지, 어디 한 번 나가봐라 나가면 바로 아버님께 말씀드릴테다, 흥.’
형섭의 생각은 적중했다.
금지령을 받은 그날 저녁 아씨는 좀이 쑤시는 기분에 바느질감을 내던지고는 담을 넘었다.
그런 아씨를 본 형섭은 아버님께 쪼르르 달려서 말씀드렸다.
노하신 아버님이 근처에 있던 둘째 오라비에게 당장 잡아오라는 말을 하시며 펄펄 뛰셨다.
아버님께 이르고 난 뒤 혼자 킬킬거리며 웃고 있는 형섭의 뒤로 까만 그림자가 다가왔다.
“게서 뭐하냐, 또 무슨 꿍꿍이야.”
형섭은 깜짝놀라 뒤를 홱 돌아보았다.
아씨의 넷째 오라비인 대휘.
넷째인 대휘는 형섭과 쌍둥이 형제였다.
대휘는 형섭과 *1각 차이로 먼저 태어나 넷째가 되었다.
*1각=15분
“아코 놀래라, 놀래키지 말라니까!”
낌짝 놀란 형섭은 볼에 바람을 넣고는 대휘에게 골을 낸다.
“너 또 아우 괴롭히려하지. 그러지말라니까.”
대휘는 매번 아씨를 골탕먹일 궁리만 하는 형섭을 알기에 형섭을 타박했다.
“아니거든! 내가 무얼! 난 이제 서책을 보러 가보아야겠다. 어.. 음,, 안녕!”
어색하게 핑계를 대며 도망가는 형섭을 보고는 이마를 짚고 한숨을 쉬는 대휘였다..
아씨가 둘째 오라비의 손에 질질 끌려 들어온건 *세식경정도가 지난 시각이었다.
*한식경=30분, 세식경=1시간30분정도
그 날 이후 아씨는 다섯오라비와 어머님 그리고 집에서 일하는 모든 하인들의 삼엄한 경비속에 집안에 감금되다 싶이 하였다.
아무리 울먹이고 교태를 부려도 강건한 아버님의 표정에 아씨는 포기했다.
‘며칠만 더 눈치보다가 또 나가야지’ 생각을 하며 하품을 길게 하고 책상에 팔을 괴었다.
그 때 누군가 아씨의 방을 두들겼다.
“안에있니?”
다정한 말투. 둘째오라비인 민현의 목소리였다.
“예! 오라버니 들어오세요!”
심심해 무얼할까 고민하던 아씨는 둘째 오라비의 목소리에 신이나서 대답을 하였다.
“앉으세요. 오라버니.”
자리에 앉은 아씨와 둘째 오라비 민현.
“저번에 네가 도망갔던 날 말이다. 나 그 날 다 보았단다. 너 이조판서댁 아드님과 알고 지내는 사이니?”
살짝 굳은 낮으로 아씨를 보며 말하는 민현에 아씨는 당황하였다.
“아.. 그게… 보셨습니까? 그게.. 음… ”
굳은 민현의 낮에 긴장하며 고개를 숙이고 우물쭈물 하는 아씨의 모습에 민현은 푸핫- 하고 웃으며 말했다.
“긴장하지 말거라, 그댁 아드님과 나는 친우사이이다. 아주 괜찮은 친우이지.”
자신의 말을 듣고는 동그랗게 눈을 뜨고 쳐다보는 아우의 모습에 푸흐흐 웃으며 민현은 말을 이었다.
“안그래도 요 낮에 그 친우가 나를 찾아 왔단다. 너에게 이것을 전해 달라고,”
민현은 아씨에게 작은 비단으로 만든 봉투를 내밀었다.
“나는 이만 가보아야겠다.
은애하는 님이 주신거니 잘 간직하거라. 그리고 답신을 보낼터이며 나에게 주거라 내가 전해주마.”
다정하게 웃은 민현은 아씨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고는 방을 나갔다.
붉게 달아오른 아씨의 볼.
저 혼자 있는 방에 혹시나 누가 있을 까 눈을 휘휘 돌리며 눈치를 보다가 후다닥 봉투를 끌렀다.
봉투속에는 정갈한 글씨로 쓰여진 편지 한통과 어여쁘고 귀해보이는 산호 삼작노리개가 들어있었다.
-소저의 생각이 가득한 기나긴 이 밤 한 허리를 배어내여
저의 마음속에 가득히 누르고 또 눌러 담아 놓아
밝은 달빛아래에 만났던 그날처럼 우리 다시 만나는 날
굽이굽이 펴내어 임과 함께 보내고 싶소.
함께한 그 날 처럼 오늘 달이 참 예쁘네요.
영민이 보낸 은애하는 마음이 가득 담긴 편지를 보니
맑게 웃어주는 그의 얼굴과
그날 밤 살포시 잡았던 손이 생각이나 두 볼이 다시금 홧홧해지는 아씨였다.
‘저가 은애하는 만큼이나 소저를 생각해주시니 설레이는 이 마음을 어찌해야할지 모르겠사옵니다.’
편지를 내려놓고 노리개를 달며 아씨는 속으로 웅얼이었다.
그리고는 종이와 붓, 벼루 그리고 먹을 꺼내었다.
아씨는 벼루에 *연적에 담긴 물을 슬쩍 흘린 후 먹을 갈기 시작했다.
*적절한 양의 물을 담아 먹을 갈거나 채색할 때 부어주는 도구
정갈한 마음으로 아씨는 벼루에 먹을 갈아내었다.
'이것은 은애하는 임의 마음이다.
이것은 은애하는 임이 나를 생각하는 마음이다.'
정성스럽게 먹을 갈아내고 아씨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집중하는 아씨.
그 때
누군가 살짝 문고리를 밀어낸다.
그렇다. 바로 다섯째 오라비인 형섭과 이런 일은 하지 않을 듯한 넷째 오라비인 대휘였다.
말괄량이가 도망도 안나가고 조용한 것이 의아하여 무엇을 하나 궁금해서 온 것 이었다.
‘그림을 그리고 있다!’
먼저 눈을 빼꼼하게 들여다보는 형섭이 속살거리며 말했다.
‘나와보아 나도 좀 보자!’
형섭을 슬쩍 밀어내고는 바둥거리는 대휘가 말했다.
‘이놈들- 예서 뭐하는게야’
서로 보려고 바둥거리는 둘을 훽 잡아채서 질질 끌고가는 민현이었다.
“아야아야 아픕니다 형님.”
마당으로 끌려나와 울상을 하고 잡힌 목덜미를 쓰는 형섭과
민망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이는 대휘였다.
새하얀 종이 위에 그려지는 까만 먹.
동동 떠있는 밝은 달과 *복사꽃나무.
*복사꽃의 꽃말= 나는 영원히 당신의 것 입니다.
그림을 완성한 아씨는 그림에 제 *낙관을 찍고는 고개를 들었다.
*낙관=글씨나 그림을 완성한 뒤 작품에 찍는 자신의 이름이나 아호가 적힌 도장
어여쁜 제 마음이 가득 담아진 그림을 정갈히 접어내어 비단봉투에 조심스럽게 넣었다.
아씨는 설레이는 마음에 둘째오라버니가 쓰시는 사랑채로 포르르 하고는 갔다.
‘오라버니, 민현 오라버니 주무세요?”
문고리를 살짝 두들기며 아씨는 오라버니를 불렀다.
.
.
아씨는 붉게 물든 제 볼을 보고는 놀리우는 오라버니에 비단봉투를 건내고 '보시면 아니됩니다!!’ 하고는 감기지 않는 눈을 억지로 감으며 잠을 청했다.
네.. 망했네여 하하 월하정인 본편은 영민이글인데 이번 글에 영민이는 등장하지 않습니댱
달이 참 예쁘네요는 옛낭 일본의 한 소설가가 사랑한다는 문장번역을 저렇게 했다고 해요!
너무 예쁘지 않나요ㅜ 제 별명이 또 달덩이라 더 맴에 와닿는 것 같습니다ㅋㅋㅋㅋ
일단 캐스팅을 말씀드리자면
아씨=16세 (2*8청춘이라 하면 또 16세지요ㅋㅋㅋㅋ)
둘째오라비=민현20세
넷째오라비=대휘 17세
다섯째오라비=형섭 17세
영민=20세
이렇게 됩니다!
사실 첫째와 셋째 오라비를 아직 정하지 못했어요…
누구로할지 고민입니다…!! 추천도 받을께요! 누가 어울릴지 고민고민
쓰는거는 생각보다 재밌는데,,, 읽어보니 생각보다 재미없네요…(또륵)
사실 이 글은 어제 일이 터지기 전에 써놓았던 글입니다.
계속 이런 글을 써도 될까라는 생각으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제가 해온 덕질기간은 거의 휴덕기간까지 포함하면 장장 12년정도 되는지라 이런일이 익숙하면서도 환멸이나고
막 그르네요.
기분이 참 싱숭생숭해요.
저는 앞으로 영민이를 응원하고 지지하겠지만 영민이 글은 더이상 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월하정인에 나오는 다섯 오라버니들과 너듀님들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간간히 써볼까합니다!
그래서!!!!!
위에도 말했듯이 미정인 오라버니들 캐스팅을 추천받아요!!!!!!
또 주변인물로 나왔으면 하는 인물도 추천받습니댜!
암호닉
[돼지바]
[체리민]
암호닉 신청해주신 두 분!!!
그대들을 저가 많이 사모합니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