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적人 여자人 친구
: 우리는 형제애를 느끼지 !
" 야 "
여주의 부름에 다들 동작을 멈추고 여주를 바라보았다.
" 나 내 성적 취향을 찾았어 "
" 미친 년 "
다들 당황한 듯 얼어서 움직이지 못하는데 정작 이 사태의 시발점인 여주의 얼굴은 평온...아니 황홀경에 빠진 듯하다.
그리고 그 들의 테이블에서는 불판 위의 삼겹살만 시커먼 연기와 함께 타고 있다.
오늘 아침부터 상태가 영 이상하긴 했다. 나사 하나 빠진 듯 멍한 얼굴은 왠지 발그레해 보였고. 그저 월요일에 1교시라서 정신이 없는가 했다. 교수님이 출석을 부를 때도 제 이름 하나 듣지 못하고 멍 때리다 더 당황한 황민현이 목소리를 쥐어짜낸 가녀린(나름이다.) 목소리로 대출 아닌 대출을 해줘야 했다. 그렇게 멍한 상태로 강의는 제대로 들었을런지..그렇게 김여주는 학교에 있는 내내 정신을 빼놓고 있었고 그에 불안한 나는 오늘 저녁에 만나기로 한 약속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며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초등학교 코찔찔이 시절부터 지금 대학교 3학년인 지금까지 징글징글 보고 있는 우리지만 근 2년간 휴학이네, 자퇴네, 군대네 이런저런 일들에 다 같이 얼굴 볼 일이 없었고 오랜만에 다 같이 모이기로 했는데 오늘 영 김여주 상태가 이상하다. 이런 매우 불안한 마음에 다시 한번 카톡으로 꼭 나오라고 말했다. 그리고 제발 정신도 같이 챙겨 나오라고.
결국 정신머리는 두고 왔구나
(깊은 한숨)
1. 김종현
어제 느꼈던 그 느낌을 다시 떠올리며 행복해하고 있는데 어디서 부담스러운 시선이 느껴져 쳐다보았더니 꿈뻑꿈뻑. 얼빠진 그의 얼굴이 보인다.... 저 얼굴에서 깊은 빡침이 느껴지는 건 내 착각인가
" 미쳤어? "
생각지도 못한 격한 반응에 어안이 벙벙했다. 아니 우리가 원,투데이 본 낯가리는 사이도 아니고 지들은 내 앞에서 별의별 이야기 다 해놓고
" 뭐야 이 격한 반응은 "
너네도 내 앞에서 별의별 이야기 다 했잖아. 말을 덧붙이니 다들 시선을 피했다. 요 어니부기 한 놈만 빼고.
" 내 앞에서 서양,동양하던 애들 어디 가셨어요~ "
답지 않게 머쓱해하는 놈들을 한심하단 눈빛으로 하나하나 쳐다보는데 끝까지 진지한 표정으로 집요한 시선을 던지는 어니부기에 부담스러워졌다.
" 왜 그래 김종현? "
" 너 원래 남자 관심 없었잖아 "
" ...? 뭐라는 거야? "
" 그러지 마 "
" 뭐가? "
" 싫어 "
뭐가 그러지 말고 뭐가 싫다는 건지. 알 수 없는 말만 잔뜩 해대는 놈은 쓸데없이 비장해 보였다.
" 그러지 말고 좀 들어봐 "
내가 너네한테 이런 이야기하는 거 처음이잖아! 막 궁금하지 않아? 응응?
" 안 들을래 "
" 이런 거 원래 너네가 좋아하는 주제 아니었냐? "
언제는 나보고 이런 거 궁금하다며! 나보고 무성애자라면서! 결혼은 하겠냐고 물어봤잖아! 괜히 서운한 마음에 테이블을 쿵쿵 두드리자 마지못해 들어준다고 하길래 다시 신나게 말을 하려는데
넌 왜 상처받은 얼굴이냐
2. 황민현
" 그래 한번 들어나 보자 "
" 나 좀 가학적인 거 좋아하나 봐 "
아 황민현! 어니부기는 김종현인데 왜 지가 물을 뿜고 난리야. 야! 휴지 내놔! 미간을 찌푸리며 휴지를 찾자 황민현이 지 손에 휴지를 돌돌 말았다. 난 당연히 나한테 줄 거라고 생각해서 손을 뻗었는데 왜 지 손에 미라 마냥 휴지를 돌돌 감고 계시는지요? 아 오늘 얘네 태도 영 아니야. 인상을 더 험악하게 만들자 그제야 아.. " 내가 닦아줄게 " 라더니 얼빠진 표정으로 얼굴, 목, 어깨 내려가며 닦아주는데
" 황민현 이 미친 새끼 "
옹성우한테 뒤통수 맞았다. 얼빠진 얼굴로 물기를 닦더니 어디가 어딘지 모르는가 보다. 아님 등인 줄 알았니(눈물) 어! 미친! 미안! 헐! 미안! 뭐야 이 미친놈은 지가 만져놓고(? 왜 지가 당황해해? 그리고 얘네는 뭔데 이렇게 과민반응이야?
" 됐어. 언제부터 이런 거 쑥스러워 했다고 "
우리는 물고 빨아도 아무렇지 않을 사이 아니니?
남자 사이에 혼자 여자인 나는 예전부터 이상한 소문을 몰고 다녔고 그럴 때마다 우리는 형제애라며 그 어떤 감정도 없다는 것을 우리끼리 다잡을 때(? 우리가 늘 이 말을 했다. 근데 왜 이놈은
" 아! 황민현 그만 좀 뿜으라고! "
" 너 정신 안 차릴래? "
3. 옹성우
" 그.래. 그.건. 또. 어.떻.게. 찾.았.니.?. "
뭔가 애매한 말투여서 얘가 지금 화내는 건가 했더니 눈을 반짝이며 쳐다보길래 내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줄 사람을 드디어 찾았다 싶어서
" 사실 어젯밤에 "
아 황민현 미친놈. 또 물 뿜었어. 욕 한 바가지 해주고 다시 옹성우를 쳐다보는데
얘는 또 왜 이래.
" 아! 됐어! 나 말 안 해 "
" 말해 "
아니 김종현은 또 왜 이런담? 아까 말한다고 할 때는 죽어도 말 못하게 하려더니? 하긴 내가 얘네랑 뭔 대화를 하겠어. 예예, 나는 그냥 원래 하던 대로 니네 리액션봇 하겠습니다~~
" ..김여주 "
뭐야. 옹성우는 또 뭔데 비장해
" 뭐 "
" 아니라고 해줘 "
얘네 진짜 왜 이러니. 나 아직 제대로 뭐 말하기도 전인데
한숨을 내쉬고 그냥 외면하고 고기나 먹으려는데 이놈은 왜 내 얼굴을 잡고 난리세요?
" 이거 좀 놔봐 "
" 아니지? 아니라고 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