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민은 날 좋아한다.
어디나 그렇듯 우리과에서도 특히 유명한 사람이 한 명 있다.
임영민이라고, 얼굴 별로 안보는 나도 잘생겼다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얼굴을 가진 사람이다.
근데 그 잘생긴 임영민은 소문에 의하면 엄청나게 무뚝뚝하다고 한다.
착해보이는 인상에 무뚝뚝한 성격이 반전매력으로 어필되는건지, 아니면 그냥 잘생겨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주변 사람들 모두 임영민과 친해지고 싶어서 안달이 난 눈치다.
같이 다니는 무리 중에서도 유난히 난리를 피우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도 말 한번 걸어보겠다고 아주 노력 중이시란다.
아쉽게도 세 마디 이상은 대화를 나눠 본 적 없는 것 같다.
어쨌든,
총 인원이 무척 많은 우리 과에서 나는 임영민과 거의 모르는 사이라고 해도 무관한 관계였다.
길에서 어쩌다 보아도 절대 인사같은 건 생각도 하지 않는 사이,
잘생겼는데 안 친한 과 동기. 그 정도였다.
우린 말 한 마디 나눈 적 없다.
좀 과장하자면, 대학교 2학년이 되도록 아마 눈도 거의 마주쳐본 적 없을 것이다.
그런데!
대체!
왜!
임영민은 요즘들어
나를 자꾸 쳐다보며
저렇게 웃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