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종인이 아침햇살에 눈을 찌뿌리며 돌아누워 경수를 찾는다.
"...경수야?"
그제야 눈을 뜨고 일어나지만 경수는 어디에도 없다.찾는 것도 잠시 곧 오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종인은 냉장고에 비치된 음료와 과자들을 까먹기시작했다.
"김종인~좀 일어.."
"어디 갔다왔어?"
경수의 팔에 잔뜩 들려있는 편의점봉투로 종인의 시선이 가고 종인의 앞에 너저분하게 널려있는 과자봉지에 경수의 시선이 갔다.
"김종인 이 돼지새끼가..아침 사가지고 왔더니 그새를 못 참고.."
"너 밖에 나가서 그거 사왔냐?"
"이런 거 존나 바가지란 말야!!차라리 편의점이 더 싸다고!"
"원래 여기 오면 바가지 쓸 작정하고 오는거야.아줌마같이 왜 이래."
"미안한데 나 애 다섯딸린 아줌마맞거든.아,많이도 쳐먹었어요."
"왜 애가 다섯이냐,넷이지.난 너의 사랑스러운 배우자잖아."
"씨발,이혼해."
경수가 종인의 앞에 놓인 쓰레기들을 치우기 시작한다.
"여기 치우는 사람있으니까 좀 이리로 오지."
"안 놔?김종인.놔라."
뒤에서 경수를 껴안은 종인의 손이 슬슬 밑으로 내려가 엉덩이에 닿는다.
"크리스마스 선물은 어제로 끝난거같은데."
"이건 내가 주는 선물이라고 쳐."
"받고싶지않으니까 관둬.벗기지마.벗기지말랬어."
"하루 더 묵고가자."
"...돈은?"
"당연히 내가 내지."
"....콜."
슬슬 침실로 향하던 중 경수가 뭐가 생각난듯 멈춘다.
"맞아!사온 거 냉장고에 넣어야돼."
"뭐?"
"놔봐.응?얼른."
가정주부를 애인으로 두는 건 꽤나 힘들단 생각을 하며 종인은 백현을 떠올렸다.
"이제 니가 하는거야."
"장난치는구나?"
"얹혀살면 이 정돈 해야지."
"내가 얹혀살고싶어서 얹혀사냐!?맘대로 감금시킨 게 누군데!!!"
"박찬열이지.내가 아니잖아."
"개새끼야.그래서 계란 후라이 하나 못하는 나한테 지금 집안살림을 하라고?"
"정 안되면 박찬열을 시키던가.잘 부탁한다.백현아."
종인은 그렇게 가버렸고 백현은 부엌에서 마시던 물을 종인에게 뿌려버리고싶은 욕구를 꾹 참았다.
"뭐야?"
"나보고 집안살림을 하라는데?"
"중요한걸 알려줄게."
"뭔데?"
"김종인이 걸으라고 할때 걷고 도경수가 걸으라고 하면 뛰어."
"..이게 무슨 개소리야."
"넌 도경수가 그만두라고할때까지 앞치마를 매야한다는거지."
세훈이 백현의 어깨를 툭툭 치곤 가버린다.그리고 백현은 찬열의 방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찬열아!!"
"노크 좀 하고 오라고."
"우리 사이에 그런 게 필요하다고 생각하지않아."
"용건만 말해."
"김종인이 우리보고 집안살림을 하래."
"꺼지라고해.안해."
"사실 경수도 같이 말했어."
"..내일부터 바빠지겠네.대체 뭔짓을 한거야!"
"부엌에서 물마시고있었거든!!"
"물을 마셔???미쳤어??"
"언제부터 물을 마시는게 미친 행위였는데!"
"바로 도경수가 우리한테 집안살림을 넘긴 그 순간부터지.."
.....
"이게 대체 무슨 죽이야."
"밥이야."
"계란후라이에서 신 맛이 나."
"카놀라유 아니였어?"
"문맹이야?한글도 구분못하고."
"준면아,나 토할거같아."
준면이 헛구역질하는 세훈의 등을 두들겨주며 앞에 앉은 두 앞치마에게 물었다.
"도경수는 어디갔어?"
"몰라,묻지마."
...
"날 좀 일어나게 해주는게 어때?아침 해야되거든.많이 늦었어."
"오늘부터 쉬어도 돼."
"..뭐?"
"백현이하고 찬열이가 자기네들이 이제부터 한대."
종인의 말이 끝나고 밑에서 그릇들이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정말?"
"응.그러니까 하던 걸 계속 하는게 어때."
"오늘만 넘어간다."
종인은 자신의 선택이 정말 탁월했다고 속으로 박수를 치며 경수의 목에 키스마크를 남기기 시작했다.
...
"이게 얼만데 게이옷으로 만들어논거야."
"너 게이 맞아."
"그렇다고 핑크색 옷 입는 취미는 없어.너나 입어."
세훈이 찬열에게 분홍색으로 얼룩진 옷을 던진다.그리고 옆에선 준면이 다리미 자국이 선명한 옷을 들여다보고있었다.
"그릇 또 깨먹었냐?변백현!"
"이 상태로 가다간 점심을 담아 먹을 그릇이 있을까 두려워."
"난 그전에 우리가 점심을 할수있을지 두려워."
그 소리가 끝나기 전에 백현의 손에서 또 하나의 그릇이 미끄러져 나갔다.
"와.."
"도경수!!!!!!!"
...
"솔직히 말할게.."
"뭘?..."
찬열과 백현이 소파에 드러누워 대화를 시작했다.
"경수가 이거 하라고 한거 아냐."
"뭐?!!"
"김종인이 하라고 했어.미안해."
"..괜찮아.김종인이 하라고 했더라도 이상황은 왔을거야.그래도 도경수가 하라고 안한거면 지금 당장 가서 따져야지."
"니가 따져라.난 힘 없는 거 알지."
찬열이 기세등등하게 소파에서 일어난다.백현은 그런 찬열의 어깨를 두들려주며 응원을 하고 있었다.
경수와 종인의 문앞에 다다르고 찬열이 심호흡을 하고 문을 열였다.
"악씨발!!!!!!!!아악!!!!!!!!!!!"
백현은 얼른 뒤돌아 끔찍한 상황을 면했다.
...
"대체 노크도 안하고 오는 매너는 뭐야."
"대체 낮부터 침대에서 뒹구는 매너는 뭐고?"
"됐고 방해한 이유가 적합하지 않으면 진짜 죽여버릴거야."
종인과 경수가 팔짱을 낀채 백현과 찬열을 삐딱하게 쳐다본다.
"우리 이거 하기싫어."
"아니,못하겠어.오늘만 해도 그릇을 몇개 깼는지 알아?"
"그릇뿐이겠어."
"뭐?"
경수가 기겁을 하며 뛰쳐나간다.
"개같은 자식들아.하루를 못 버티더냐?도움이 안돼요."
"너 잘되라고 그런 짓을 우리가 사서 하냐."
그리고 경수의 고함소리가 온 집안을 울려논다.
"김종인!!!!!!!!!!!!!!!!"
"나쁜 새끼들아.두고보자고."
종인이 급하게 나가고 찬열과 백현이 손뼉을 마주친다.
"형아가 해냈다."
"사랑스럽다.이리로 와.뽀뽀해줄게."
"저리로 꺼져."
"야,너 근데 식초하고 식용유하고 헷갈렸냐?"
"....피곤한데 좀 쉬는게 어때."
그리고 모두 원점으로 돌아왔다.
"누가 화장실 불 안끈거야!!!"
"어우.."
"그냥 우리가 할거 그랬나봐."
"그건 우리가 싫어."
준면이 단호하게 답한다.
+이게 정말 뱀파이어물이 맞나요?
병신들의 동거살이가 아니고?...
그래요 내가 병신인거죠.허허허허허허허ㅓ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