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대학교 2학년이 되는 스티에게는 친한 듯 안 친한 남사친이 한 명 있어.
대학교 1학년 때 스티의 소꿉친구인 민현이가 이어줘서 만나게 된 친군데, 이름은 임영민이야.
근데 이 친구가 원래 성격이 좀 무뚝뚝한건지, 스티가 인사하면 눈도 잘 안 마주치고 어, 안녕. 하고 말고, 놀자고 하면 시간이 안된다면서 자꾸 거절하는거야.
어쩌다가 민현이 없이 둘이만 만나는 날이면 너무 조용해서 스티 혼자만 자기 얘기를 하곤 했어.
그래서 스티는 아, 영민이가 그냥 무뚝뚝한게 맞나보다 하고 넘어가려고 했는데 또 주변 사람들은 그게 아니래.
막 시끄럽진 않아도 무뚝뚝하지는 않다는거야. 장난기도 많고 애들하고 말도 잘 한다고.
그래서 스티는 영민이가 자기를 싫어하는지 좀 걱정이 되기 시작했어.
그래서, 어떤 날은 영민이와 단둘이 학식을 먹게 된 스티가 볶음밥에 김치를 올려놓으면서 영민이한테 물었어.
"영민아, 너 왜 내 앞에서만 조용해?"
그러자 당황한 영민이가 어..?어? 하면서 스티를 쳐다보려다가, 그만 입에 넣으려던 우동을 쭈르륵 흘려버리고 말았어.
그 덕에 우동 국물이 옷에 튄 스티가 당황하며 휴지를 찾아 영민이는 잽싸게 자리에서 일어나 휴지를 뽑아 스티에게 갖다줬어.
그리고 휴지로 국물을 닦는 스티에게 조심스럽게 물었어.
"왜 갑자기?"
스티가 영민이의 질문에 볶음밥에 두고있던 시선을 들어 영민이를 쳐다보며 말했어.
"아니, 동기들하고 놀다가 니 얘기가 나왔는데 니가 그렇게 재밌다길래.
왜 내 앞에서만 조용한가 해서..."
스티의 말에 영민이가 대답없이 곤란하다는 듯 작게 한숨을 쉬었어.
스티는 약간 서운해지려고 하는 와중에 괜히 장난스럽게 영민을 노려보며 말했어.
"임영민 밉다! 나한테만 완전 어색하게 대하고.
난 솔직히 우리 좀 친하다고 생각했는데.
나 싫어하는 거 아니지?"
스티가 약간은 진심을 담아 저렇게 말하자 영민이는 스티의 눈치를 보며 말했어.
"...그, 내가 원래 예쁜 사람 앞에 있으면 좀 긴장해서. 그렇게 느꼈다면 미안."
너무 솔직한 영민의 말에 도리어 스티는 부끄러워져서 손사레를 쳤어.
"아,아니야! 부끄럽게 뭐야 그게! 나도 그냥 장난친거야. 미안해."
"아, 그런거야?"
영민은 다행이라고 안도하며 어색하게 웃고있는 스티를 쳐다봐.
그리고는 초롱초롱한 눈도, 코도, 작은 입술도 다 저렇게 예쁜데 긴장을 안 하는게 이상한거라고 생각하지.
그렇게 열심히 스티를 보는데 영민의 시선을 의식한 스티가 밥 먹자! 하고 작게 말해.
그래서 영민이는 다시 우동을 먹기 시작해.
그렇게 밥 잘 먹고 있는데, 갑자기 스티가 또 영민이에게 말해.
"영민아, 넌 좋아하는 사람 있어?"
영민이는 혹시 스티의 질문에 스티에게 품고있는 흑심을 들킬까봐 잔뜩 긴장해.
"없,없는데.왜?"
영민은 자신의 대답이 너무 바보같았다며 혼자 속으로 자책해.
하지만 스티는 별 상관 없다는듯이 어깨를 한번 으쓱이고 말아.
"그냥. 여자애들이 그런 얘기도 하길래. 너 좋아하는 애 있다고."
스티의 말에 영민이는 앞으로 성우에게 아무런 말도 안 하겠다고 다짐해.
왜냐면 스티에 대한 마음을 동기인 옹성우한테만 살짝 털어놨었거든.
어쨌든, 영민의 말에 스티는 쿨하게 오케이 하고 넘어갔고,
그렇게 둘은 약간은 어색한 상태로 밥을 먹다가 강의실로 갔다고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