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내 생일이다.
그는 열심히 훈련하고 지금쯤 쉬고 있겠지?
생일인데 감독님께 부탁하고 훈련 좀 빠지면 안되나, 하는 생각도 물론 있었다.
하지만 혹여 그가 잘못될까 그런 얘긴 입밖에도 꺼내질 못했다.
그래도 기분은 좋다.
그가 내 남자친구라는 것만으로도.
[자기야 생일축하해]
[생일 잘 보내고 있어?]
그에게서 카톡이 왔다.
소리없이 씨익 웃으며 그에게 답장을 보냈다.
│아니ㅠㅠㅠ│
│오늘 다 약속있대서 놀지도못하고 하루종일 집에있어ㅜㅠ│
분명 오늘 친구들과 실컷 놀다왔건만 그가 함께있지 않았다는 사실이 아쉬웠다.
그래서 괜히 그에게 거짓말을 했다.
[집밖에 한걸음도 안나갔어?]
│응ㅠㅠ│
[생일케이크 너네집으로 보냈다ㅋㅋ]
[문 열어봐]
[아저씨가 문앞에 나뒀대]
[생일인데 같이 못있어줘서 미안ㅠ]
│훈련때문이잖아│
│괜찮아ㅋㅋㅋ│
핸드폰을 꽉 쥐고 현관쪽으로 다가갔다.
문을 여는데도 시간이 꽤나 걸렸다.
그가 여자가 혼자사는데 위험하다며 하도 일러서 이젠 익숙해진 잠금잠치 덕이다.
마지막열쇠를 돌리곤 문을 열었다.
큰 사이즈의 케이크 상자에 편지봉투가 끼여있었다.
문을 고정시키고는 편지봉투를 열어 안을 보자 몇개의 종이가 들어있었다.
[자기야ㅋㅋㅋ 생일축하해~ 편지 쓰려니까 진짜 어색하다..ㅋㅋㅋㅋ사실 이 케이크 내가 배달했어.. 추워죽는줄ㅠㅠㅠㅠㅠ]
[ 음...내가 케이크 배달했으니까...배송비 주셔야 하는데요 손님]
[배송비는 뽀뽀 열번입니다!]
[물론 오늘 자정까지.. 배송비 안주시면 경찰서 갑니다?ㅋㅋㅋㅋㅋ]
[빨리 나 찾으러와 자기야♥]
지렁이가 기어가듯 꼬불꼬불한 글씨체에 마지막에 붙인 하트까지.
너무도 귀여운 그의 이벤트(?)에 웃음이 났다.
케이크 상자를 집어들고 집안으로 들어가 따뜻하게 옷을 껴입었다.
이제 찾으러 가야하는데, 전화를 해도 안받고 카톡도 확인하질 않는다.
케이크 상자 여는곳에 작게 끼여진 쪽지가 보였다.
[나 찾으려고 하니까 막막하지? 일단 로비로 나와]
그의 쪽지를 손에 꽉 쥐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로비에 내리자 그의 팀 동료가 우두커니 서계셨다.
" 형수님, 저 바깥으로 나가시면 되는데, 미션있습니다. "
" 네?미션이요? "
" 네. 석영이한테 한마디만 쓰고가시면 됩니다. "
[사랑해]
하고싶은 말 딱 한마디만 적고는 펜을 내려놓았다.
그러고는 동료의 말에 따라 쪽지를 야상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는 동료분께서 내게 퍼즐 한 조각을 건네주셨다.
" 형수님 화이팅!"
동료의 응원에 응해주고는 바깥으로 나갔다.
길바닥에 화살표 모양이 코팅된 채로 붙어있었다.
화살표를 따라가자 또 다른 그의 팀 동료가 서 계셨다.
" 형수님, 여기서도 미션있습니다. "
" 무슨 미션이에요? "
" 아까 적은 쪽지내용이 보이게 셀카를 찍은 후 석영이한테 보내심 됩니다. "
주머니에서 쪽지와 핸드폰을 꺼내들어 한껏 예쁜척을 하며 사진을 찍었다.
아, 못생겼는데… 모르겠다.
그냥 바로 그에게 사진을 전송했다.
동료분께서 그걸 확인하시더니 또 다른 퍼즐조각을 건네주셨다.
이걸 다 맞춰야만 주는건가…
동료분께서 가르쳐주신 대로 따라가니 다른 동료분께서 또 서 계셨다.
" 형수님 오셨네요. 이번 미션은 여기서 석영이형이 들릴만큼 크게 아까 그 쪽지내용 읽어주시면 됩니다. "
" 아까 그거요? "
" 네. 석영이형이 들으면 문자 보낼꺼에요. "
숨을 한번 크게 내쉬고는 사랑해! 하고 소리쳤다.
그리고 이내 주머니에서 진동이 울려왔다.
[나도 사랑해~]
동료분께서 웃으며 내게 다른 퍼즐 조각을 또 건네주셨다.
이제 한조각 남았다.
퍼즐조각을 야상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바닥에 붙여진 화살표를 따라가자 하트모양의 초 안에 서있는 윤석영이 보였다.
손에는 꽃다발을 든 채로.
" 애인님 오셨네요. 여기서도 미션 있습니다. "
" 여기서도? 치, 미션 되게 많네요. "
" 마지막이에요, 마지막. "
" 뭔데요? "
" 지금 감동받으시면 됩니다. "
그가 갑자기 내 앞에서 한 쪽 무릎을 꿇더니 장미꽃이 가득한 꽃다발을 건넸다.
환하게 웃으며 그의 두 손에서 꽃다발을 건네받았다.
그러곤 그가 그의 새끼손가락에 간신히 끼워져 있는 반지를 꺼내어 내 손에 끼워주었다.
" 우리, 결혼할래? "
왼쪽 약지에 끼워져 있는 반지와 그를 번갈아 보다 고개를 세차게 끄덕였다.
그가 웃으며 똑바로 일어났고, 그를 와락 안았다.
" 미션 성공. "
그가 내게 마지막 퍼즐조각과 퍼즐 판을 건네주었다.
퍼즐을 다 끼워 보자 그와 내가 함께 찍은 사진이 만들어졌다.
" 아, 손님. 배송비는, "
" 지금 바로 드릴게요. 더 많이 드리면 안되요? "
그가 입꼬리를 올려 씨익 웃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윤석영권 |
오늘만 망상두개를..ㅋㅋㅋㅋㅋ 계속 집에 있다보니 너무 심심하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 축구도 안하고... 야구도 안하고... 학교도 안하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암호닉♥ |
♥ koogle 다현 흥민이론 바나나 ♥
제 글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ㅎ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