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주인공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또한 한 명이 아니라 여러 명일 가능성도 있으니 취향이 아니신 분들 참고하세요!
※해리포터 속 주인공들은 나오지 않습니다. 말 그대로 세계관을 빌려와서 그들이 모두 졸업한 후가 아닐까...
※나이를 원작 호그와트 학년의 나이보다 올리는 게 맞는 것 같아서 4학년부터는 성인 취급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등장인물 캐릭터 소개 및 프롤로그 |
https://www.instiz.net/writing?no=3901450&page=2 |
[호그와트에는 여왕이 산다]
-5화
***
천상 슬리데린이라는 말처럼 루아는 높은 곳을 좋아했다. 그래서 탑 위에 위치한 래번클로 기숙사의 암호를 맞추고 들어가ㅡ래번클로 기숙사는 앞에 청동 독수리가 내는 문제를 맞히면 누구나 들어갈 수 있지만, 극히 드물다ㅡ거실 소파에서 녹색 교복을 입고 앉아 들어오는 래번클로에게 인사를 건넨 사건이 있었다.
나중에 물어보니 ‘인간의 삶에 일어나는 일은?’라는 질문에 그녀는 ‘피치 못할 죽음’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잠시 고민하던 독수리가 결국 문을 열어주었다고.
그래서 루아는 천문탑을 사랑했다. 별이 움직이는 것을 보는 것도 좋지만 호그와트의 모든 전망을 보는 것은 삶의 즐거움 중 하나였다. 그리고 정확히 그녀의 취향과 같은 사람이 한 명 있었다.
루아와 같은 4학년인 재환은 1학년 시절, 이곳에서 그녀를 만났다. 처음 마주쳤을 때 그는 부끄러워하며 피하곤 했지만 결국 다시 돌아오는 장소였기에 암묵적으로 둘은 이곳에서 만날 수밖에 없었다. 1학년 때 기타를 들고 띵가띵가 연주했지만 루아는 아직 미흡한 그 소리에 웃음을 터트렸었다. 귀까지 빨개졌던 재환은 그 해 겨울방학이 지나고 2학년이 돼서 다시 만났을 때, 좋은 곡을 그녀에게 들려줄 수 있었다.
“이번 곡은 네가 깜짝 놀랄지도 몰라.”
“뭔데?”
은은하게 기타를 튕기던 재환은 어딘가 익숙한 노래를 했다. ‘SKY FALL’, 루아가 좋아하는 곡이자 머글 세계의 곡이었다. 노래가 끝나고 루아의 눈치를 살피던 재환은 그녀가 환하게 웃자 마음을 놓고 기타를 내려놓았다.
그가 품에서 기타를 내려놓자마자 몸을 앞으로 숙인 루아가 볼에 살짝 키스했다. 그에게는 영원 같은 순간이었다. 훅 다가온 향기라던가, 잠시 머물러있다 떨어지는 순간 느껴지는 입술의 감촉이라던가 하는 모든 것들이 말이다. 순간 굳은 상태로 귀가 터질 듯 빨개진 재환을 보며 그녀는 말했다.
“고마워. 내가 들어본 노래 중에 가장 섹시했어.”
그는 이 곡의 주인인 목소리가 아름다웠던 머글ㅡ아델이라는 이름이었던가?ㅡ에게 감사했다.
그날 이후 재환은 어딘가 달라졌다. 존재감이 없던 학생에서 차기 후플푸프 반장감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모든 것에 열심히 했고, 적극적인 성격으로 점차 변화했다.
루아는 천문탑 구석 자신의 지정석에 앉아 <주술사의 문자표>책을 보고 있었다. 익숙한 발소리에 고개를 들어 그를 쳐다본다.
“요새 통 안보이더니.”
“응, 마법약 수업 때문에. 미칠 것 같다.”
너털웃음을 터트리며 앞에 앉는 재환. 루아는 자신이 보고 있던 <주술사의 문자표>를 들어 제목을 보여준다.
“나는 고대 룬 문자 수업.”
“너도 안 맞는 수업이 있긴 하구나.”
“물론, 나도 사람인데.”
해가 지기 시작하는 하늘을 보며 재환은 입을 달싹였다. 그녀는 그런 재환을 살피며 말했다.
“말하고 싶은 거 있으면 해.”
“ㅡ민현이 형, 요새 들리는 소문에 매우 저기압이라더라.”
고개를 끄덕이는 루아를 보며 재환은 앞으로 다가갔다.
“형이 고백한 거지?”
루아는 책을 옆으로 치운 뒤, 앞으로 훅 다가갔다. 재환이 뒤로 빠졌지만 뒤는 벽일 뿐이었다.
“맞아. 아마 똑똑한 래번클로니까 알아들었을 거야.”
“무슨 말이야?”
그녀는 알 수 없는 미모를 짓고 재환이의 머리를 쓰다듬은 다음 책들 들고 일어났다. 재환이 올려다보자 루아는 웃으며 말했다.
“넌 이미 알고 있을 거야.”
인사하며 내려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재환은 어렴풋이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았다. 아아, 민현이 형이 부디 현명한 선택을 하길. 그는 노을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
그리핀도르에 함께 입학해서 같은 기숙사 룸메이트가 된 두 남자는 냉전 상태이다. 서로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라 3학년이 될 때까지 사소하게 싸우다 화해하고 세상 누구보다 친해졌다가 다시 싸우고를 반복했다. 뭐, 이 나이 대의 남자들이 늘상 그렇듯 말이다.
이번에는 조금 달랐다. ‘여자 문제’가 들어온 것이다. 모두가 동경하는, 그래서 지훈 자신도 동경할 수밖에 없는 여자가 우진과 비밀스럽게 이야기하는 것을 자주! 목격하게 되는 것이다. 우진은 지훈의 마음을 일찍 알고 있었다. 지훈이 배신감을 느끼는 것은 이 부분이었다. 언제나 함께 밤새워 이야기해놓고, 비밀스럽게 말하는 내용을 자신이 모른다는 것이었고, 하필 그 대상이 루아라는 것이었다.
사실 자신 말고도 호그와트의 학생들이 저녁 식사가 끝난 뒤, 호그와트 테이블에 루아가 찾아와 우진을 찾는 것을 주목하는 사람이 꽤 될 것이다. 지훈은 다니엘이 닭다리를 뜯으며 투덜거리는 것을 들었던 것을 기억했다. 우진은 입술을 깨물면서도 살짝 올라간 입꼬리를 감추지 못하고 함께 나가면 남은 학생들은 우글우글 추측성 대화를 나누었다.
드디어 루아가 남자친구가 생긴 것이 아니냐, 우진이 누군데 그러는 것이냐...지훈은 혼자 일찍 기숙사로 들어가 버렸다.
그리고 완전히 달이 서서히 떠올랐을 쯤, 우진이 들어왔다. 지훈은 베개를 확 던졌다.
“이젠 못 참아. 너 뭐하는 지 당장 말해.”
“왜 베개 던지고 난리야. 아, 별거 아니라니까.”
우진이 침대로 들어가려하자 지훈은 그의 침대 이불을 빼앗았다. 아무것도 없는 황망한 침대를 보며 우진이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그만해라. 솔직히 너만 루아 선배 좋아하냐고.”
“난 그냥 너가 선배랑 사귄다고 했으면 그래도 축하했어. 근데 그게 아니잖아.”
“정말? 너가? 농담도 심하네.”
“뭐?”
“그리핀도르 여학생들 중에 너 따라다니는 여자들이 얼마나 많냐.”
“그게 무슨 상관인데.”
“넌 니가 아니라 선배가 나에게 자꾸 그러니까 화가 더 나는 거잖아.”
지훈은 결국 우진에게 달려들었다. 호락호락하게 있을 우진이 아니라 결국 우당탕, 큰 소리로 바닥에 엎어졌다가 지팡이를 꺼내는 우진과 지훈. 서로에게 지팡이를 겨누었다가 결국 동시에 내려놓는다.
“미안.”
“응, 나도.”
지훈이 먼저 사과하자 우진이 받아드렸다. 그리고 둘은 바닥에 털썩 앉았고, 정적이 흘렀다.
침묵의 공기를 먼저 깬 것은 우진이었다.
“미안. 자격지심이 있었나봐.”
“무슨 말이야.”
“넌 잘생겼고, 그 분류모자가 몇 십 년 만에 고민한 ‘모자걸이’잖아. 난 아직도 네가 그리핀도르에 가는 순간 연회장 전체에서 터져 나오는 한숨이 생각난다고.”
“...”
“옆에 있으면서 좀, 그랬어. 응, 미안.”
지훈이 입을 삐죽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우진이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지훈은 괜히 코끝이 찡해져 먼지가 날린다며 코를 쓱 닦았다.
“그래서 뭔데. 솔직히 그게 루아선배여서 그런 것도 있지만ㅡ비밀이 생기는 것 같아서 더 화가 났던 것 같아 나는...”
우진이 지훈의 말이 끝나자 곤란하다는 듯 바닥에 벌러덩 누웠다.
“나 애니마구스 성공했어.”
잠시 정적이 흐르더니 지훈이 벌떡 일어났다.
“뭐라고? 야? 진짜?”
우진이 밑에서 바라본 지훈의 표정은 밝았다ㅡ그리고 더럽게 잘생겼다!ㅡ그래서 겸연쩍게 일어나니 지훈이 팍 안았다.
“최고다 박우진. 아직 3학년이?”
잠시 떨어진 지훈이 초롱초롱한 눈으로 그를 보았다. 우진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근데 루아선배가 봤어. 아직 등록을 안 한 상태라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기도 하고. 지금 난 선배에게 방법을 가르쳐주면서 일단 비밀로 해달라고 했어.”
“등록 안하려고?”
“몰라. 슬슬 맥고나걸 교수님에게 말씀드릴까 생각 중. 선배도 그게 좋을 거라고 했고.”
궁금증이 풀린 지훈은ㅡ그가 뺏은ㅡ이불을 얌전히 우진의 침대에 펼쳐주었다.
“동물은 뭔데?”
우진이 씩 웃었다. 그는 덧니가 있었는데, 지훈은 저 덧니가 보이는 웃음을 참 기분 좋을 때 진심으로 나오는 진실의 수정이라고 불렀다.
“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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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애들이 한 번 씩 다 등장했네요.
다음 편부터는 구독료를 설정할까 합니다ㅠㅠ봐주시는 분들 감사해요!
이제 애들이 조금씩 서로를 알아가고, 친해지고, 어쩌면 적대하는 일상이 시작되다 사건들이 시작되겠죠?
저도 아직 전부 후보들이라 어떤 식으로 될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