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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 아저씨 (feat.제이레빗) 

  

  

  

  

  

 

  

  

  

  

  

  

Red Muffler 

누군가에게 목도리를 선물해 보는것은 어떤가요? 

목도리를 선물하는것은 '당신이 내 마음속에 있습니다'라는 뜻이라네요. 

  

  

  

  

  

  

  

  

  

  

  

  

  

  

  

  

  

  

   

 [서울FC 주장이자 중국행 비행기를 타는 하대성 선수가 내 달 20일 한 여자의 남편이 됩니다! 

 소녀팬들을 울게 만든 그 장본인, 지금 인터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TV 속 리포터의 야단스러운 목소리를 뒤로 하고 TV를 껐다. 

 이적 문제로 피곤하다면서도 요즘 연신 싱글벙글인 그의 손을 끌어다가 조물댔다. 

 "내일 웨딩드레스도 봐야하고 식장도 확인하러 가야지- 어디 먼저 갈까?" 

 "아저씨가 운전하기 편한대로요. 요즘 피곤하다면서요- 그냥 친구랑 가서 봐도 되는데.." 

 "그래도 가서 꼼꼼히 확인하고 싶어서 그래. 단 한번뿐인 결혼식인데 문제 있으면 속상하잖아" 

 어느샌가 그가 내 손을 잡고 조물거리며 웃고 있었다. 얼굴에 피곤을 한 가득 담고서도 행복하단 표정으로 웃는 그가 고마웠다. 

 "우리 아저씨 너무 착하다! 상 좀 줄까? 응?" 

 "상? 무슨 상?" 

 "무슨 상이긴- 이리와요" 

 그의 두 뺨을 두 손에 가득 쥐고 끌어당겨 짧게 입을 맞췄다. 너무 약하다며 볼멘 소리를 하는 그의 입술을 톡톡 쳤다. 

 "자꾸 투정 부리면 안해줄거예요" 

 "알았어 알았어- 한번만 더.. 한번만 한번만" 

 눈을 감고 기다리듯 가만히 있는 그의 입술을 밀자 눈을 뜨곤 빙그레 웃는 그. 그 미소가 너무 예뻐 결국 한번 더 뽀뽀를 해주고 말았다. 

 아이, 벌써 부터 쉬운 여자 되기 싫은데.. 

  

  

  

  

  

  

  

  

  

 "결혼하니까 그렇게 좋냐? 내가 보기엔 중국에서 너 고생할게 불 보듯 뻔하다" 

 부러운건지 연신 악담(?)만 퍼붓는 어릴적 부터 내 친구이자 그의 동료 임상협을 보고 커피를 마저 마시며 살짝 웃었다. 

 "그렇게 부러우면 너도 결혼하던가- 여자나 있냐?" 

 "소개나 해주고 핀잔 주던가. 지 혼자 연애하더니 이제 지 혼자 결혼까지 해? 배신감 들어." 

 말은 그렇게 해도 술 먹고 들어오면 문 열어주지 말라느니 어쩌니 걱정하는걸 보면 그래도 친구 하나는 잘 뒀구나 생각된다. 

 커피를 마시며 수다를 떨고 있자니 간간히 카페 안 소녀 팬들이 저마다 종이에 매직펜을 하나씩 들고 온다. 

 싸인에 눈웃음까지 지어주는걸 보고 있자니 저 녀석의 실체를 팬들에게 다 까발리고 싶은 심정이다.
 
 방금까지 남의 결혼 가지고 악담 퍼부어대던 사람이 그렇게 감쪽같은 연기를 하면서 팬 관리를 하고 있다니.... 

 그래도 능숙하게 싸인하고 눈 마주치며 간간히 자기 얘기 하는걸 보니 내 친구가 좀 잘나가는 사람인것 같아 으쓱하기도 하다. 

 하긴 어릴 때 부터 주위에 여자는 많았지. 저 얼굴에 여자가 안꼬이면 그게 더 이상하지.. 

 고등학생인듯 교복을 입고 쫑쫑거리며 싸인 받았다고 좋아하는 아이를 보며 나도 모르게 절로 웃음이 났다. 

 나도 그렇게 그 사람을 쫓아다녔구나- 하는 늙은이 같은 생각을 하면서. 

 "와 이제 웃으니까 너 팔자주름 생긴다." 

 큭큭대며 말하는 요 놈 얼굴에 뜨거운 커피를 부어버리고 싶은 마음을 간신히 억누렀다. 

 "너 팬 앞에서 험한 꼴 당하기 싫으면 그 입 다물어라" 

 이 악물고 말하자 팬들을 의식하는건지 멋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결혼 한다고 나랑 연락 끊기 없다? 어? 연락 끊으면 나 중국까지 갈거야, 진짜로." 

 "얼씨구? 어떻게 알았데? 진짜 연락 끊으려 했는데 우리 신혼 생활 방해될까봐 연락하는거야. 절대 니 안부 물을려고 연락하는거 아니야" 

 씩 웃으며 조금 서운하다고 볼멘소리 하는 녀석에게 청첩장을 건냈다. 

 "아까 오전에 아저씨랑 가서 식장도 확인하고 웨딩드레스랑 턱시도도 다 확인했어- 그리고 오는 길에 청첩장도 찾아왔어. 디자인 괜찮지?" 

 청첩장을 받더니 미묘한 표정으로 멍하니 청첩장만 바라보는 상협이 앞에 손을 흔들어 보였다. 

 "왜? 청첩장 별로야? .... 치, 신혼생활 방해될까봐 연락한다는 말 때문에 그래? 에이- 내가 정말 그러겠냐? 소심해가지고" 

 "나 그렇게 속 좁은 사람 아니거든? 그냥... 너 시집 간다고 그러니까 못난 딸래미 시집 보내는것 같아서 그런다, 왜!" 

 "야.... 못난 딸래미는 뭐야.. 이쁜 딸래미 해줘.." 

 눈기 가득한 눈을 하고서 말하는데 그 마음을 알면서도 나는 실 없는 농담 밖에 할 수 없었다. 

 이적 문제로 에이전트를 만나고 오겠다던 아저씨가 딸랑- 하는 종소리와 함께 카페 안으로 들어왔다. 

 내 머리를 쓰담이며 내 옆에 털썩 앉은 아저씨는 내가 마시던 커피를 한모금 마셨다. 

 "무슨 애기 했길래 얘 울어?" 

 "아저씨한테 못난 딸래미 시집 보내는것 같아서 눈물 난데요-" 

 "너 때문이 아니라 형 때문이거든? 형이 못난 애 데려다가 얼마나 고생할지 눈 앞에 훤히 보여서 그런거야" 

 아웅다웅하는 우리가 웃겼는데 그는 와하하 웃으며 우리의 말싸움을 지켜봤다. 

  

  

  

  

  

  


 새벽 2시. 어둠 속, 간간히 새벽길을 달리는 자동차의 라이트만 비춰지는 방 안. 

 침대에 누워 그에게 안긴채 도란도란 그와 얘기를 하고 있노라면 행복해서 깨고 싶지 않은 꿈을 꾸는것만 같다. 

 "아저씨, 아까 낮에 카페에서 어떤 여자애가 교복 입고 상협이한테서 싸인을 받았거든요? 근데 그거 하나에 너무 기뻐하면서 가는거예요- 

 나도 예전에 아저씨 팬이였을 때 아저씨 싸인 하나에, 웃음 하나에 그렇게 기뻐했어요?" 

 "엄청 좋아했지- 선물 건내주고 뺨 붉어지고 고개 숙이고 눈도 못 마주치고.. 그래서 예뻤어" 

 "정말?" 

 "응- 지금도 예쁜데? 그 때는 상협이 친구라길래 눈길이 갔는데 보면 볼 수록 자꾸 예뻐보이는거야." 

 나긋나긋한 그의 목소리에서 날 사랑하는 마음이 묻어났다. 

 모두들 말렸던 그와의 연애. 니가 더 그 사람을 사랑하니까 니가 약자야, 운동선수 뒷바라지 어떻게 하려고 그래.. 

 수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보란듯이 예쁜 사랑을 나눴고 결혼의 문턱까지 왔다. 

 앞으로 행복한 나날들만 우리 앞에 있을거라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밀려오는 잠을 청한다. 

  

  

  

  

  

  


 

 "이거요!" 

 훈련장에 자주 오던 여자아이가 오늘은 대뜸 내게 하트가 가득 채워진 종이백을 들이 밀었다. 

 부끄러운지 상기된 얼굴을 숨기려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아이는 교복을 입고 있었다. 

 종이백이 들려있는 손은 매서운 바람 탓에 빨갛게 되어있었다. 

 아니 요즘 학교는 날씨도 추워 죽겠는데 여자애들을 치마를 입히고 그래? 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아이는 춥게 입고 있었다. 

 부직포 같은 교복 자켓에 의지에 추위에 오들오들 떠는 아이를 보자 왠지 측은한 마음에 

 "밥 먹었어?" 

 하고 말해버렸다.... 오늘은 여자친구랑 저녁 먹기로 했는데.. 뱉은 말을 주워 담을 수도 없고 급히 내 입을 막아봤지만 기대하는 표정으로 아니요.. 

 라고 말하는 아이를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얼마 후면 호주로 전지 훈련을 가는지라 휴가를 받은 선수들이 훈련이 끝나자마자 다 들어가버리고 결국 그라운드에는 나와 아이 밖에 남지 않았다. 

 "아직 안먹었는데..." 

 "그럼 같이 밥 먹을래?" 

 "......." 

 ".. 아니... 그, 그게 원래 오늘 저녁 약속 있어서 레스토랑 예약 했는데... 친구가 일이 있다네?" 

 능청스러운 연기에 속은 아이는 손뼉을 치며 기뻐했다. 정말요? 하는 카랑카랑한 목소리와 함께 아이의 얼굴에는 웃음이 폈다. 

 리모컨으로 차에 시동을 켜고 아이 보고 추우니 들어가 있으라고 했다. 뒤돌아 차를 향하는 아이의 뒷모습에는 '나 즐거워요'라고 써있는듯 했다. 

 옷을 갈아입는답시고 클럽하우스로 들어가는척 건물 뒷편으로 숨어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자친구 역시 기대하는 목소리로 사근사근하게 '자기야 왜?' 라며 전화를 받는다. 이걸 뭐라고 말해야하나 하고 머리를 긁적였다. 

 "아... 그.. 자기야.... 나 오늘 감독님이랑 면담이 갑자기 생겨버렸네.." 

 "........그래..?" 

 한참 동안 뜸을 들이다가 내뱉은 그래? 라는 실망스러운 한 마디가 내 양심을 후벼팠다. 

 "어... 어.. 미안... 내일 꼭 저녁 먹자. 내일은 더 맛있는거 먹고 영화도 ㅂ.." 

 "면담 잘 하고 저녁 맛있게 먹고 내일 보자" 

 전화 받을 때의 사근사근한 목소리는 어디로 가버리고 날카롭고 가시 박힌 목소리가 내 말을 자르고 내 귀로 들어오더니 전화가 끊겨버렸다. 

 한숨을 쉬며 이 사태를 어쩌지 저쩌지 하고 있는데 우- 하니 다른 선수들이 클럽하우스에서 나왔다. 

 급히 발걸음을 돌려 아이가 있는 차로 향했다. 자동으로 켜진 히터 덕에 차 안 공기는 따뜻했고 발그레 했던 아이의 볼과 손은 제 색깔을 되찾았다. 

 하나 둘 선수들이 주차장을 향해오고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훈련장을 나섰더란다. 

 "몇 살?" 

 "18살이요.." 

 옆을 힐끔 보고 나이를 묻자 다시금 발그레 해진 볼이 귀여워 피식 웃고 다시 정면을 주시했다. 

 "공부해야지 맨날 이런데 오면 돼?" 

 "공부는 내년에 할거예요" 

 "그렇게 차일피일 미루다가 너 대학 못 간다?" 

 학교에서 맨날 듣던 말을 나에게서도 들으려니 진덜머리가 난건지 아니면 내가 고작 한다는 말이 그런 이야기라서 섭섭했던건지 아이는 입술을 비죽였다. 

 "나는 뭐 오고 싶어서 오는줄 알아요?" 

 "오고 싶어서 오는거 아니면 뭔데?" 

 "그냥... 그냥..." 

 망설이는 아이를 보며 살짝 웃자 다시 아이의 볼이 발그레 해진다. 

 "그냥 아저씨가 좋아서 오는거예요!!" 

  

  

  

  

  

  

  

  

  

  

  

  

  

  

  

  

  

  

  

  

  

  

  

  

  

  

  

  

  

  

  

  

  

  

  

  

  

  

  

  

안녕하세요! 초고추장이예요~ 엄청 오랜만이죠?ㅠㅠ 

글을 안쓰다 보니 또 글쓰시가 힘들어서 한 편 쓰는데도 오래 걸렸어요...ㅠㅠ 

다들 이 강추위에 잘 계시는거죠? 저는 잘 지냅니다 :) 

암호닉 다시 받을게요! 신청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첫편이라 포인트 좀 높아용~ 다음 편 부터는 내릴거예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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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어ㅠ 왜 전 하대성선수 전 여자친구분이 안쓰럽죠?ㅠㅠ 힝힝ㅠ 그래도 너무 잘 보고 가요~
10년 전
독자2
koogle로 재신청!!이제서야 글보내ㅠㅠ그나저나...전 여자친구 불쌍하네...다음편도 기대기대
10년 전
독자3
설레미설레미 심장터져버려서 죽을지도 모름ㅠㅠㅠㅠㅠㅠㅠㅠㅠ오늘은 여기에 누워야지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4
으앙 하듀당님ㅠ.ㅠ 설렘 설렘 두근두근 다음ㅁㅍ편을 기대할게여
10년 전
독자5
져아요 ㅠㅠㅠ
10년 전
독자6
초고추장님 오랜만이에요ㅠㅠㅠㅠㅠ 재미있게 잘보고 가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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