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주인공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또한 한 명이 아니라 여러 명일 가능성도 있으니 취향이 아니신 분들 참고하세요!
※해리포터 속 주인공들은 나오지 않습니다. 말 그대로 세계관을 빌려와서 그들이 모두 졸업한 후가 아닐까...
※나이를 원작 호그와트 학년의 나이보다 올리는 게 맞는 것 같아서 4학년부터는 성인 취급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등장인물 캐릭터 소개 및 프롤로그 |
https://www.instiz.net/writing?no=3901450&page=2 |
[호그와트에는 여왕이 산다]
-8화
***
부모님과 할아버지는 자주 인터뷰를 하시곤 했다. 서재에 집요정들이 많이 들락날락하는 날에는 꼭 예언자일보 기자들이 찾아와 저절로 움직이는 깃펜을 가지고 그들의 말을 경청했다. 라이관린은 그런 환경에서 자랐다.
그리고 지금 그것을 직접 당하니 상당히 힘든 일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잠깐 사이에 다크서클이 내려온 그는 자신과 반대로 반짝반짝 빛나는 대휘를 바라보며 그리핀도르를 조심하라던 누나의 말이 거짓이 아니었음을 몸소 깨달았다.
“혹시 더 해주고 싶은 말 있어?”
“너라면 있...”
“없구나, 그럼 기사로 확인해. 너에게 꼭 첫 번째로 가져다줄게.”
깔끔하게 수첩을 딱 닫는 대휘를 어이없게 쳐다본 관린은 문득 금지된 숲에서 루아가 소개시켜주고 싶다던 사람의 이름이 이대휘였다는 것을 떠올렸다.
그 선배도 참 알 수 없네, 얘랑 나랑 왜...? 혼자 생각에 잠긴 관린을 보며 대휘는 손가락을 눈앞에서 딱! 하고 튕겼다.
“아! 마지막 질문, 혹시 좋아하는 사람 있어?”
불현듯 누군가의 얼굴이 떠올랐지만 관린은 이내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검은 긴 머리카락을 가진 사람을 지웠다.
“없어.”
“흐응, 그렇구나.”
대휘는 웃으며 관린의 어깨를 툭 치고 돌아섰다. 과연 그럴까? 그는 순간 관린의 머리에 누군가가 떠올랐었다는 것을 눈치 챘지만 이번 한 번은 넘어가주기로 결심했다.
힘찬 발걸음으로 대휘가 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던 관린은 바닥을 바라보다가 슬리데린 기숙사로 향했다. 불쑥불쑥 들어오는 누군가를 자꾸만 지우면서.
***
저녁식사를 마친 민현은 앞에 남은 방울토마토를 바라보며 가만히 앉아 있었다. 성우는 그런 그를 뒤에서 보며 혀를 차고 다가와 귀에 대고 속삭였다.
“이따 서쪽 탑 근처 부엉이 방으로 와. 기다린다.”
민현이 재빠르게 고개를 돌리기 전에 성우는 성큼성큼 걸어 연회장을 빠져나갔다. 무슨 일이지, 라고 생각할 수 있는 여력이 그 당시 민현에게는 없었다.
그리고 그 시각 같은 연락을 받은 사람이 있었다. 루아였다. 다니엘이 긴장 반, 흥분 반으로 던진 쪽지에 같은 내용이 적혀 있고, 그녀는 눈을 돌려 주위를 살펴봤다. 다니엘이 앞서 가던 성우에게 어깨동무를 하는 것이 보인다. 무슨 일을 꾸미는구나. 궁금하네. 그녀는 쪽지를 뱅글, 돌리고 주머니에 넣었다.
***
서쪽 탑으로 가는 길은 구불구불하고 좁았다. 루아가 그곳에 도착했을 때는 예상했던 것처럼 다니엘 뿐만 아니라 성우도 그곳에 있었다. 우연히 만났어, 라고 능청스럽게 말하는 다니엘을 보며 그녀는 그래, 물론 그렇겠지 하고 넘어갔다.
“ㅡ그래서, 부엉이가 사라졌다고.”
“응, 근데 네 부엉이가 맞나 확실하게는 모르겠어서.”
웬만한 사람보다 똑똑하다고 자신하는 브리ㅡ루아의 부엉이 이름이다ㅡ가 그럴 리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그녀에겐 속이 보이는 거짓말이었다. 앞서 가던 루아는 갑작스럽게 뒤를 돌아 두 사람을 세우고 웃으며 말했다.
“무슨 속셈이야?”
“헐, 뭐야 너 독심술도 해?”
그녀가 씩 웃자 성우는 눈가를 웃으며 긁적이더니 불쑥 다가왔다. 좁은 서쪽 탑은 곧 두 사람을 쉽게 밀착시켰다.
“속지 않을 거라고 알고 있었어. 어차피 뭔가 재미있을 것 같아서 온 거란 걸.”
서서히 벽 쪽으로 자신을 모는 성우를 보며 루아는 그의 목에 팔을 둘렀다.
“맞아요. 들켰네.”
다니엘은 밀착한 두 사람을 보며 입술을 한번 쓸고 다가왔다. 그녀의 허리가 다니엘의 한 손에 들어오고도 남았다. 성우의 입술이 루아와 맞닿았다. 천천히, 입술을 달싹이며 부드럽게 움직이는 성우와 그녀의 목덜미를 손가락으로 훑다 입술을 가져다 숨을 내쉬는 다니엘은 마치 한 사람이 움직이는 것 같았다.
그리고 민현은 그 모습을 보았다. 세 사람은 완벽하게 서로의 동의하에 움직였다. 성우와 다니엘은 서로를 완벽하게 인정하고 있었다. 성우의 한쪽 손은 다니엘의 어깨를 붙잡고 다니엘의 한 손은 성우의 팔을 잡았다.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 치지만 민현은 시선을 그들 사이에 있는 루아에게서 땔 수 없는 자신이 싫었다. 너무 야하고, 아름다웠다.
다니엘이 그녀의 고개를 돌리게 한 뒤 잡아먹을 듯 입술을 물었다. 성우는 잠시 눈을 때고 그들을 바라보다 한쪽 무릎을 꿇고 그녀의 허리에 키스했다. 그리고 민현과 눈이 마주쳤다. 두 사람은 함께 눈을 피하지 않았다.
그 시선은 많은 의미가 담겨 있는 하나의 언어였다. 그는 민현에게 여러 가지를 말했다. 감당할 수 없다며 완전히 포기하고, 포기할 수 없다면 복종하는 수밖에, 라고.
자신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했다. 민현은 힘겹게 눈을 때고 뒤돌아 빠른 걸음으로 서쪽 탑을 나갔다. 성우는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루아의 허리에 머리를 대고 기댔다. 루아는 누군가 가는 소리에 눈을 돌려 코너를 바라봤다. 래번클로 옷이네. 그제야 자신의 허리에 머리를 기댄 성우가 그를 보고 있는 것이 보였다.
“민현 선배구나.”
“응.”
다니엘은 아쉽다는 듯 루아에게서 떨어졌고, 성우는 몸을 일으켰다. 그녀는 맥락을 파악했다. 아아, 그렇게 된 거구나.
“날 이용한 건가요?”
그 말에 다니엘은 살짝 혀를 내밀며 당황했다. 그리고 살짝 벽에 기대 성우를 바라보았다. 성우는 살짝 웃었다.
“응, 내가 이래봬도 민현이랑 친구라서.”
“ㅡ내가 화 안낼 거라고 생각했어요?”
“확신했지. 너도 민현이가 저런 상태가 지속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을 테고...”
그는 벽에 붙어 있는 다니엘을 데려와 어깨동무를 했다. 다니엘은 잔뜩 쪼그라들어 루아의 눈치를 살폈다.
“넌 우릴 좋아하니까.”
잠시 생각하던 루아는 웃으며 고개를 들었다.
“그러네요. 놀랍게도. 화는 안나요.”
그녀는 그들 사이로 들어와 팔짱을 끼며 걸어 내려갔다.
“그래도 화 난 척이라도 해야겠어요. 그러니까 시험 끝나기 전까지는 스킨십 금지에요.”
팔짱을 풀고 그들보다 앞서 한 계단 내려간 그녀를 보며 성우와 다니엘은 지금 무슨 말을 들은 건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럼, 내일 봐요 둘 다.”
빠르게 내려가는 루아를 보며 둘은 한 동안 말이 없었다.
침묵이 흐르고 다니엘은 성우를 보며 원망어린 눈길을 보냈다.
“ㅡ형 때문이다.”
성우는 두 손을 모아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이건, 예상 밖이네. 미안.”
다니엘은 성우를 퍽퍽 치며 알 수 없는 소리를 내며 원망했다.
“야, 너 진짜 이거 아파.”
울상인 다니엘의 손을 붙잡고 성우는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이렇게 된 거, 시험에 집중하는 건 어떨...”
“아 진짜 이 미치게 합리적이고 야망 넘치는 슬리데린아!”
성우는 웃으며 다니엘의 손을 피해 빠르게 계단을 내려갔고, 다니엘은 그를 쫒아갔다. 그리고 그 모습은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
시험기간을 손꼽아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면, 이곳이 어느 세계이든 미쳤다고 할 사람들이 넘친다. 호그와트도 마찬가지였다. 단 한 사람을 빼고.
성운은 시험 기간을 가장 행복한 기간으로 꼽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루아와 함께 시험공부를 하는 사람이 자신이기 때문이다.
둘은 공부에 관련된 부분에서 공부하는 방식ㅡ성우와 민현은 독방에서 혼자 공부해야 하는 방식, 지성은 시험 전 1주일에 몰아서 하는 방식, 나머지는 진도가 맞지 않았다ㅡ이나 습관, 주고받는 시너지가 좋았다. 그래서 말하지 않아도 항상 둘은 시험기간만 되면 붙어 다니게 됐다.
“애쉬와인더를 얻는 방법이 뭐였죠 선배?”
“그 뱀? 태어난 지 한 시간 지나면 재로 변하니까 그 전에 차갑게 식히면 돼.”
“사랑의 묘약의 재료가 생각보다 복잡하네요.”
“마법약 수업?”
“네. 이번에 가장 애먹고 있는 과목이네요.”
살짝 입술을 깨무는 루아를 보며 성운은 사랑의 묘약을 그녀가 만든다는 것에서 아이러니를 느꼈다. 어차피 그녀는 사랑할 수밖에 없는 존재인데.
그는 래번클로 퀴디치의 수색꾼이던 때를 떠올렸다. 비행을 하는 것은 그에게 너무 쉬웠다. 왜 다른 사람들은 못하는 것일까 생각했을 만큼.
수색꾼을 하게 된 계기에는 아버지가 있었다. 아버지는 그의 천재성을 어린 시절부터 알았다. 그래서 어린 시절 밖에 나가서 놀았던 기억이 성운에게는 별로 없다. 어머니가 없는 상태에서 그는 아버지하고 함께 시간을 보냈고, 어딘가 결핍된 상태였다.
런제나 항상 졸업한 뒤 마법부에서 적당한 자리를 잡으라는 말을 듣고 자란 그는 정 반대로 퀴디치라는 도피처를 찾은 것이었다.
반항으로 시작한 퀴디치는 점점 커져 아버지의 욕심을 다시 불러왔다. 여러 에이전시와 연락을 하고, 인터뷰를 하는 등 다시 그를 얽매이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퀴디치였다.
어느 쪽을 선택하던 지나치게 잘하는 성운은 갈 곳이 없었다. 루아는 슬리데린의 조언을 해주겠다고 했었다.
“그가 바라는 대로 하고, 뒤로는 원하는 일을 하면 돼요.”
마법부를 목표로 공부하겠다는 말에 아버지는 기뻐했다. 아들의 속에 이미 뱀 한 마리가 있는지 모르고.
성운은 용에 관심을 가지고 졸업 후 루마니아로 갈 준비를 하고 있다. 그의 미래는 루아에서 나왔고, 그의 숨구멍이었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이 호그와트에서 그녀를 위해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일 것이다. 성운은 확신했다.
“사랑해.”
성운은 속삭였다. 그의 진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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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편에는 시험으로 가는 6월 직전, 지훈이랑 재환이의 생일이 나오겠네요
더불어 여주의 첫키스는 오늘 나온 편이 아닌지라 나중에 한 번 쓰고 싶네요 특별판같이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