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도없고 뛰어난 외모도 아니고 가진건 아무것도 없던 나에게 유일하게 내세울 수 있는건 남들 놀때 샤프 잡고 코피흘려가던 노력의 대가인 S대인거밖에 없었다. 가족이라고는 엄마이자 아빠이자 친구이던 오빠밖에 없는터라 오빠에게 짐이되지않고자 혼자 살아갈방법을 찾아나서는것이 나에겐 굉장히 중요한 일이였고.. 그것이 지독히 평범했던 내 인생의 불씨가 될줄은.. 상상도 못한 일이었다. "애가 다른건 다 잘하는데.. 문법에 유독 약해요 선생님이 신경 좀 많이 써주세요" 다른건 다 잘하는데... 문법만 조금 모자란다고 한달에 100만원이란 거액을 주고 과외를 시키는구나.. 나는 거실에서 축구를해도 될만한 바닥위에 서서 나와 지극히 다른 가정의 아이를 가르치게된 것에 대한 부담감이 발끝부터 서서히 올라오고있었다. 다시 집에갈까... 하는 실행하지못할 생각과 함께 "민현이 곧 올거에요. 먼저 방에 가서 앉아계시겠어요?" 어머니는 참 품위가 넘치시는 분이었다. 잘은 몰라도 예의를 중요시 하고 책을 가까이 두는 그런분위기..? 이런 집안의 하나뿐인 아들이라면.. 적어도 양아치는 아니겠지 "우와..." 방 문고리를 열고 들어갔을땐 탄식이 절로 나왔다. 마치 각도기로 맞춰놓은듯한 가구배치와 깔끔하다못해 강박증이있는듯한 방의 내부 "앉아있기도 부담스러울 정돈데..?" 혹시나 내몸에 먼지라도 하나있을까 이리저리 살펴보고 머리카락이라도 떨어질까 풀어해친머리를 질끈 올려묶고있을때였다 "....." "어..안녕.." 참 어색하기 그지없는 첫만남이었다. 방문고리를 잡고 있는 너도. 발바닥에 붙은 머리카락을 집고있는 나도.. 그 누구도 아무말도 꺼낼 수 없었다. "ㅇ...앉을래...?" 당장 창문으로 뛰쳐나가고 싶은 그 정적을 깬건 바로 나였다.. 내가 가르칠 민현이란아이의 첫인상은.. 뭐랄까... 굉장히 지적여보이면서도.....사나워보였다. "저 과외 할 생각없어요" 정말... 창문을깨고 나가고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