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 하나쯤은 있는 하성운
안녕하세요 '홍차화원'입니다.
나만 빼고 다 알고 있던 사실. 아니 나 조차도 알고 있던 사실을 그냥 나는 모른척 했을 뿐이다.
그저... 그냥 모른척 하고 싶었다. 자꾸 나에게 들어오려 하는 그 마음을 애써 무시했고, 나는 그냥 지금의 우리가 더 좋다고 믿었다.
하성운이 어디가 모자라서 여자친구를 못사귀는게 아니라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저 저를 피하는 내가 싫었을 것. 쎄게 쥐려 하면 나는 도망갔으니 하성운은 그저 그냥 나를 자신의 손 안에 얹어 놓았다.
쥐지도 않고 그렇다고 놓치지도 않고. 모든걸 너무나도 잘 아는 나는 청하의 말에 그냥 어딘지 모르게 나에게도 하성운에게도 화가 났다.
“ 나도 알아 ”
“ 나도 안다고. 하성운 내 옆에 언제까지 이렇게 있을 수 없다는거. 그리고 마냥 나도 하성운과 다른 마음은 아니라는 것도. ”
“ 근데 나도 다 아는데, 아는데 그냥 모른척 하고 있잖아. 이걸 내가 다 알고 있다고 말하는 순간 그동안의 하성운은 나한테 없어지는거잖아… 나는 무서운데 왜 자꾸 사람 속도 모르고 파고 드는거냐고… ”
내 말을 가만히 듣던 청하는 그저 따뜻하고도 안쓰러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나를 이해하는 눈빛도 그저 위로의 눈빛도 아닌 그냥 옆에서 지켜봐온 사람만이 알 수 있다는 그런 눈빛이었다.
“ 그게 무서운거야 아니면 성운오빠 옆에 다른 사람이 서게 되는게 무서운거야 ”
“ 애들도, 나도 우리 모두 너희를 응원해. ”
-
오랜만에 만난 청하는 그저 내 이야기를 묵묵히 다 들어 줬고, 말하지 않아도 아는 부분들에 대해 옆을 지켜주었다.
몇 없는 나의 친구들은 아마도 내가 무시하는 내 마음을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내가 무시하니까 따라 그냥 모른척 해줬을 뿐일지도.
어쩌면 하성운 조차….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 같았다. 그게 무엇이든. 하늘은 무겁도록 까맣고 빛났다.
천천히 걸어 집으로 오는 길 저번 날 비를 피하느라 있었던 버스정류장이 보여 잠시 앉았다.
밤공기가 쌀쌀하니 가볍게 몸을 떨었다. 가디건을 챙겨 나가라 했던 엄마의 말이 생각나는 순간이었다. 하성운의 마지막 표정은 왜 같이 떠오르는 건지.
여전히 연락은 없었다. 소개팅이 재밌는지, 상대와 잘 맞는지, 대화가 너무 재밌어서 매일 같이 하던 내 걱정은 이제 안하는건지.
토독 - 토독 -
한두방울씩 시작하는 비가 그 날의 우리를 자꾸 떠오르게 했다.늘 내가 어디에 있던 찾아내는 하성운이 생각났다고 하는게 더 맞을지도 모른다.
보고싶다. 오늘 나는 무의식적으로 나를 찾는 하성운이 보고싶었다.
“ 하 김여주 진짜 갈데 까지 갔구나… ”
인정 하고 애써 무시하던 것에 아는척을 시작하니 걷잡을 수 없게 본연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비가 점점 거세게 내렸다. 나는 또 다시 그날의 기억에 머물 수 밖에.
오늘이야 말로 나는 그 누구도 찾을 수 없었다. 왜냐면 내가 누군가를 찾기도 전에 내 머리위엔 우산이 씌워져 있었다.
아까의 옷차림은 약간은 흐트러져 있었고, 머리칼은 살짝 젖어 있었다.
어깨에는 빗방울이 내린 흔적이 가득 했고, 숨은 턱끝까지 차있었다.
“ 말 진짜 안듣지 김여주 ”
마치 내가 여기에 있어서 다행이라는 듯 숨을 고르고, 나를 향해 걱정 가득한 눈빛 과는 다르게 웃어보인다.
나를 바라보는 너의 눈빛은 언제나 그랬다. 바뀐건 나 뿐.
내 앞에는 여전한 하성운만이 있다.
" 여기에 있는건 또 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하지? "
웃음이 나왔다. 내가 어디에 있든 너는 나를 늘 찾아낸다.
" 맨날 이 오빠를 이렇게 고생 시킨다니까 우리 여주는 "
하성운의 한 쪽 손에는 우산이, 다른 한 쪽 손에는 춥지도 않은지 자신의 겉옷을 들려 있다.
“ 아침에 챙겨가라는거 말 안듣고 ”
아플 때, 비가 오는 날에도, 그런 날 우산이 없을 나에게 우산이 되어 버린 너다.
내 어깨 위엔 맞지 않지만 따뜻한 하성운의 옷이 걸쳐져 있었다. 하성운의 냄새가 가득하다.
낯설지 않다. 이 모든게. 어쩌면 아주 예전부터 이 모든 상황이 맞아 떨어지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성운은 내 손목을 잡고 앉아 있던 나를 일으켜 세웠다. 바닥에 고정되어 있던 내 시선은 하성운의 신발로 옮겨졌고,
하성운은 오늘 내가 사준 신발을 신었다.
-
" 오늘 청하 만나서 무슨 일 있었어? "
" 내가 청하 만난건 또 어떻게 알아 "
" 김여주 내 손바닥 안이지~ "
내 표정을 살피며 장난스레 말을 걸어오는 하성운에 나는 평소 처럼 대답 할 수 없었다.
내가 오늘따라 이상하다며 그새 감기라도 걸린거냐며 이마에 손을 짚는 하성운에 놀라 몸을 뒤로 피하고 말았다.
" 아 미안.. "
하성운의 손길을 피하고 오히려 사과하는 건 내 쪽이었다.
우리는 서로에게 누가 먼저 말을 걸지 않았다. 오는 동안 오늘 있었던 하성운의 소개팅에 대해 속으로 수천가지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그 어떤 질문을 입 밖으로 꺼내도 나는 ' 내가 오늘부로 너를 본격적으로 좋아하기로 했어 ' 라는 고백밖에 되지 않는 것 같았다.
그 날의 우리처럼 어느새 나의 집 앞에 도착했다.
우산을 든 너는 내가 들어가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고, 나는 그런 너에게 등을 돌리고 서있었다.
비밀번호 네자리를 누르는 동안 너는 그 자리 그대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온 신경이 뒤에 서있는 너에게게로 쏠렸고, 나는 비밀번호를 틀렸다.
이대로 들어가고 싶지가 않았다.
“ 있잖아 ”
막상 뒤를 돌아 하성운의 얼굴을 보니 그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어 시선을 내렸다.
그러자 다시 눈에 들어오는 너의 신발.
“ 그..신발 말이야 ”
“ 왜 오늘 꺼내 신었어..? ”
고작 한다는 말이 저 신발 이야기.
무슨말을 하고 있는거지 김여주. 도무지 모르겠다. 나는 신발에 시선을 고정한채 너를 바라 볼 수 없었다.
내 물음에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그저 우리 사이에 빗소리만 가득 할 뿐. 나는 방금 내뱉은 바보같은 질문에 후회를 하고 있었다.
“ 그니까..그...날 좋은 날 신고 여자친구 만나고 싶다며…. "
" 아 소개팅 오늘…아니 그니까…어..아니야 나 들어갈게! ”
이리저리 당황을 하며 방금 한 말에 밀려오는 후회를 안고 다시 하성운에게 등을 보였다.
비밀번호를 치려던 내 손은 어느새 하성운에게 붙잡혀 있었고, 나는 그 힘에 의해 돌아섰다.
시선을 피한 쪽은 이번에도 역시 나였다. 간신히 무시하던 마음을 이제서야 아는척을 하니 감당 하기도 수습 하기도 힘들었다.
“ 여주야 ”
“ 나 방금 그 말 그냥 내 마음대로 생각해도 되는거야? ”
늘 보는 표정과 얼굴로 나에게 물었다.
“ 방금 그거, 너가 방금 한 말 그거 내 마음대로 오해하고 좋아해도 되냐고 ”
" 그 때 그 소원, 유효 한거지 아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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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주야 오빠 아직 소원 안썼다~ "
하성운은 축제 노래대회에서 1등을 하고 나에게 얻어간 소원권을 아직도 들먹이고 있다.
쓸거면 빨리 쓰던가!
" 그니까 그 잘난 소원이 뭐길래 안알려주면서 아직도 안쓰냐고! "
" 나~중에 쓸거야. "
" 집이라도 사달라고 하려고? "
" 집 받고 차! "
" 어련하시겠어요... "
" 나중에 나~중에 여주가 어른이 되면 쓰도록 할게 "
하성운은 내가 좋아하는 딸기우유를 언제 사온건지 손에 쥐어주고는 그저 날 보며 웃을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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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여! 홍차화원입니다~~~
핳~이제 동네오빠 성운쨩도 완결이 곧 보이네여 ㅜㅜㅜ
우리 독자님들 여주 고구마라고 화났어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쿠ㅜㅜㅜ
이제 곧 사이다 등장 할 삘이죠?
그나저나..
암호닉 신청 이렇게 많이 해주실 줄 몰랐는데 감격...(읍)
암호닉은 이번화까지 받도록 할게요!
암호닉 신청은 [암호닉] 이렇게 댓글로 달아주시면 됩니다!
오늘은 밤에도 한편 들고 올거니까 다들 기다려주세요!!!ㄲㅑ륵꺄륵~~
암호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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