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랐냐 박우진이 너 좋아하는 거?" ".......?" "와 레알 몰랐어? 아는 애들은 다 아는데 "나도 모르는 걸 다른 애들은 어떻게 아는 거야"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철벽으로는 전교 1등도 가능하다는 그 박우진이? "말도 안 돼, 걔가 무슨 나를 좋아해." "박우진 걔 뒷자리에서 항상 너 쳐다보던데?" "헛소리 하네. 근데 너는 왜 신났냐?" "중학교 때부터 소문난 철벽남 박우진이 짝사랑을 한다잖냐. 한 번 잘 해봐 우진이 착하지 잘생겼지 공부도 잘 하지 운동도 잘 해." "박우진 보호자세요?" "대충 뭐 비슷하지. 난 간다 잘해봐" 박지훈은 웃음을 띄며 사라졌지만 나는 웃을 수 없었다. 아마 박우진은 타고난 스킬을 가지고 있을지 몰라. 내가 자기를 좋아한다는걸 알고 이러는 걸지도. 박우진. 사실 3학년 되기 전까지는 그런 애가 있는지도 몰랐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댄스부 연습실에서 혼자 연습하는 박우진을 보고 빠져 버릴게 뭐람. "머리 아파 죽겠다."
아, 너무 크게 말했나. 느껴지는 시선에 뒤를 돌아보니 박우진이 친구들 사이에서 나를 쳐다 보고 있었다. 그것을 마지막으로 학교가 끝날 동안 아무 일도 없었고 그렇게 의미 없이 하루가 지났다.
"그래서 말을 걸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냐고?" "엉. 좋아하면 말이라도 걸어주지." "그럼 네가 다가가면 되겠네." "내가? 보는 것도 설레 죽겠는데." "말이라도 걸어봐. 둘 다 좋아하는데 답답하다 진짜." "갑자기 말 건다고 이상한 애 취급 안하겠지?" "넌 충분히 이상해서 뭐." "뭐래 이 쓰레기가" "됐고 이어지면 한턱 쏴라" "아오 우리 반에서 나가고 다신 오지마 그냥." 정말로 말을 걸어봐야겠다 다짐한 나는 그대로 박우진의 자리에 걸어갔다. "저기"
"아, 뭔데" "저기 혹시 지우개 좀 빌려줄래?" "자, 여기." "고마워 우진아" "아 혹시 머리는 괜찮아? 어제 아프다고 한 것 같은데." "아 괜찮아 그렇게 아프지도 않았어." "다행이네." "응." 진짜 좋아했구나 나를. 이게 무슨 일인지 정말..... 설레서 도저히 반에는 있을 수 없을 것 같아 반을 나오던 찰나에
"아 진짜 귀여워 죽겠네." 그 음성에 나는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