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주소 복사
모바일 (밤모드 이용시)
댓글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팬픽 만화 단편/조각 고르기
이준혁 몬스타엑스 샤이니 온앤오프
턴백 전체글ll조회 7483l 6




[백열]

W. 턴백

 

 

 

 

    오늘은 뭐하고 지냈어요? 침대에 걸터 앉아있는 찬열의 앞에 무릎을 쪼그리고 선 크리스가 낮아진 시야에 그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찬열의 새카만 눈동자가 이리저리 흔들리며 대답을 생각했다. 오늘 뭐했더라…. 오래간만에 바깥으로 나온 목소리는 평소보다 더 낮게 가라앉아 있었다. 흐지부지 말을 얼버무리고는 다시 입을 다문 찬열이 손만 꼼지락거리자, 크리스의 큰 손이 그 위를 덮어 동작을 멈추게끔 만들었다. 찬열의 눈과 크리스의 눈이 서로를 뚫어져라 마주보았다.

 

 “그러면…오늘도 지루했어요? 심심하다거나.”

 “어…네.”

 

 찬열이 조심조심 고개를 끄덕였다. 크리스가 작게 웃으며 그의 한쪽 손을 들어올려 찬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랬구나. 그 손길에 찬열이 어색하게 웃었다. 손을 침대 위로 내린 크리스가 가운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더니 날짜와 시간을 확인하고는 환한 얼굴로 찬열에게 말했다. 내일 백현 씨 오는 날이네요? 찬열의 보호자였다. 찬열을 입원시킬 때만해도 울며, 불며 손수건으로 펑펑 흐르던 눈물을 닦아냈던, 찬열의 보호자. 하지만 찬열의 얼굴은 그다지 밝지가 않았다. 백현 씨 오는데, 기분 안 좋아요? 찬열의 표정은 여전히 굳어 있었다.

 

 “내일 백현 씨 오면 퇴원 관해서 얘기해볼게요. 병원 답답하죠?”

 “…….”

 “내가 보기엔 찬열 씨, 처음 들어왔을 때보다 말이나 감정 표현도 잘 하고, 많이 나아진 거 같아요. 그동안 답답한 거 참느라 고생 많이 했어요, 찬열 씨. 오늘은 이만 가볼게요, 쉬어요.”

 

 크리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찬열에게 손을 들어 흔들어준 그가 문을 열고 나가려 할 때, 찬열의 목소리가 미미하게나마 바닥을 기어 크리스에게까지 도착했다. 말…안 하면 안 되요? 작은 목소리가 크리스의 발목을 붙잡았다. 다시 찬열을 향해 뒤돌아선 크리스의 얼굴 위로 의아함이 떠올랐다.

 

 “왜요?”

 “…….”

 “알겠어요. 오늘은 쉬고 내일 아침에 봐요.”

 

 찬열에게 안심하라는 듯 웃어보인 크리스가 미닫이 문을 열고 조용히 나갔다.

 

 

    밖에 날씨가 춥네요. 잘 지내셨어요? 2층으로 들어선 백현이 데스크에 있는 간호사들에게 웃으며 인사했다. 휠체어에 앉아 계시거나 혹은 소파에서 텔레비전을 시청하고 있으시던 할머니, 혹은 할아버지들께도 깍듯하게 인사한 백현은 찬열이 있을 3층과 이어지는 계단을 보다가 진료실로 들어갔다. 요양 병원과 정신 병원이 겸해진 곳에서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으러 올 환자는 없었기에, 그는 바로 크리스를 볼 수 있었다. 책을 읽고 있던 크리스가 백현이 들어오자 웃으며 그를 반겼다.

 

 “오셨어요?”

 “네. 안에는 따뜻한데, 밖에는 눈이 와서 그런지 많이 춥네요.”

 “그러게요, 오늘 출근할 때 차가 미끄러질 뻔 해서 얼마나 놀랐던지. 앉으세요.”

 

 맞은편에 자리를 권한 크리스가 깍지 낀 손을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찬열이가 밤에 소리를 지른다거나, 그러지는 않았는지 걱정이 되서…. 얼굴 위로 깊게 드리운 걱정의 그늘에 크리스가 손을 내저었다. 간호사들도 아무 말 없던데요, 뭐.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건 그렇고. 크리스가 찬열의 근황을 전하다 말고 이야기의 주제를 돌렸다. 굳이 갑갑하게 1인실 병실에 갇혀있다시피 할 필요도 없을 거 같은데, 찬열은 어째서 백현에게 퇴원에 대해 말하는 것을 막으려 했을까. 밤새 고민했던 문제였다. 하지만 찬열의 상태를 보아하서 병원에 계속 있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 크리스가 백현에게 다루기 힘든 주제의 이야기를 꺼내듯, 천천히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찬열 씨에 대해 말씀드릴 게 있어서요,”

 “무슨 문제라도…?”

 “아뇨, 문제는 전혀 없고요. 처음 들어왔을 땐 말도 아예 안하고, 감정 표현도 굉장히 절제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요새는 많이 나아져서요. 오히려 병원에 더 오래 있을 수록 답답하단 느낌을 받을 수도 있어요. 가정에서 상태를 지켜보면서, 병원에 다니셔도 괜찮을 것 같아 드리는 말씀입니다.”

 

 백현이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생각을 좀 해볼게요. 제가 갔을 땐 아무 말도 없어서…. 말 끝을 흐린 백현이 지금 그의 기분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 적나라하게 티가 나는 웃음을 짓고는 진료실을 나갔다. 진료실 문을 닫고 아무도 없는 가물가물한 전등이 비추고 있는 대리석 바닥의 복도 위에 홀로 선 백현은 억지로 끌어올렸던 입 꼬리를 빠르게 가다듬었다. 살짝 휘어졌던 그의 눈매도 밋밋하게 돌아가 있었다.

 3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에 곧바로 발을 디딘 백현이 성큼성큼, 계단을 두 세 개씩 밟아 올라갔다. 병실이 있는 3층에서 정작 불이 켜져 있는 건 찬열, 혼자만 있을 302호였다. 나머지 병실은 죄다 비어 있었다. 환자가 없거나, 혹은 있더라도 2층에 있을 것이 분명했다. 아랫층과의 방음이 잘 되어 있는 3층에 올라선 백현은 병실 문을 확, 거친 소리와 함께 열었다. 침대에 앉아있던 찬열이 두 눈을 크게 뜨고 백현을 보았다. 병실 문을 열 때와는 달리 천천히 닫은 백현이 가식적인 미소를 보이며 찬열에게로 살금살금, 발소리를 최대한 죽인 채 걸어갔다.

 

 “많이 보고 싶었어?”

 “…….”

 “나는 너, 많이 보고 싶었는데.”

 

 침대에 걸터앉은 백현이 찬열의 뒷머리를 손에 우악스럽게 쥐어잡고는 그에게 가까이 제 얼굴을 가져다댔다. 뒤로 젖혀진 찬열의 얼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공포에 질려 쉴새없이 흔들리고 있는, 커다랗게 떠진 새카만 두 눈이었다. 재밌다는 듯, 백현이 소리를 최대한 죽여 웃기 시작했다.

 

 “말도 한다며?”

 “…….”

 “이 발간 입술로, 뭔 말을 해서 그 의사를 꼬드겨냈을까?”

 “…으……흐…”

 “이 잔망스런 입으로, 어떤 신음 소리를 냈을까?”

 

 바람이 빠지는 소리가 나며, 백현이 웃었다. 한껏 힘이 가해진 악력으로 찬열의 머리칼을 쥔 백현은 스산한 웃음 소리를 내며 찬열을 무언으로나마 위협하고 있었다. 도망칠 생각 하지 마, 여기서 단 한 발자국이라도 걸어나갈 생각도 하지 마. 집 안, 부엌과 가장 가까운 안쪽 방에서 들었던 그 말이 생생히 들려오는 듯 했다. 소리를 내진 않았으나, 실제로 백현의 입 모양은 저 문장들을 읊조리고 있었다.

 

 “내 얼굴 안 보니까 숨통이 좀 트이는 것 같아? 어?”

 

 찬열이 마구 고개를 저었다. 아니라는 의사 표시였음에도, 백현은 믿지 않는단 불신의 얼굴을 한 채 찬열의 병원복 안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추위에 얼어 차가운 온도를 지니고 있던 손에, 찬열이 놀라서 백현을 밀어냈다.

 

 “정신 병자 취급을 받아도 나만 안 보면 괜찮다, 이거야?”

 “…흐으…”

 “퇴원 허락 받아서, 그 의사랑 도망치려고 했어? 그런 생각을 하고 내가 오기만을 기다렸어?”

 “……”

 

 백현의 손이 잡았던 찬열의 검은 머리칼을 놓고는 뒷목을 세게 붙잡았다.

 

 “도망칠 수 있다면 쳐봐,”

 “…….”

 

 뒤에서 앞으로 옮겨온 손이 센 힘으로 찬열의 목을 금방이라도 비틀듯 조였다.

 

 “날 죽이거나,”

 “…으…윽……”

 

 점차 힘이 가해지는 손 때문에 금세 목과 얼굴이 붉게 익어갔다. 어떻게든 백현의 손을 떼어내기 위해 찬열이 손을 버둥거렸다. 시야가 가물가물하니 흐려지는 느낌이었다. 금방이라도 눈 앞이 하얗게 변해 정신을 잃을 것만 같았다. 아득하게 의식과 멀어지는 것을 느끼며, 찬열이 제 귓가로 그대로 흘러들어오는 목소리를 들었다. 그 음성은 마치 하나뿐인 연인에게 영원한 사랑의 언약을 속삭이는 것처럼 달콤했다.

 

 “네가 죽으면 돼.”

 

 그러나 목소리가 이루고 있는 문장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

피쳐링해주신 크리스 씨 수고하셨고요, 오늘도 소재 하나 망친 제 손도 수고하셨어요.

그냥 집착 엄청 쩌는 백열이 보고 싶었는데......질문은댓글로다받아요:)

아진짜..네...백열 전구 사랑해요.....백열 하트하트 아 진짜 백열러이신 분들 죄송해요...소재 망쳐서 죄송합니다ㅠㅠ

망글 읽어주시느라 수고하셨어요, 감사합니다!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습니다

이런 글은 어떠세요?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1
...백열이라니이이이ㅠㅠㅜㅜㅜ어이쿠 작가님 절부터 받으셔요. 강한 백현은 사랑입니다. 수인 차뇨르도 사랑입니다아ㅠ
11년 전
독자2
어머ㅠㅠㅠㅜㅠ백열이래ㅠㅠ찬열수ㅜㅜㅜ찬열수가 희귀한데 이렇게 써주시다니ㅜㅜㅜ자까님 스릉흡느드ㅜㅠㅠ
11년 전
독자3
아 백열이라니...저 백열 진짜 좋아하는데 이렇게 희귀한 백열을 써주셔서 사랑합니다 정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신알신 하고 가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4
백열이라니ㅜㅜㅜㅜㅜㅜ 쩌러요ㅜㅜㅜㅡ특히집착돋는 백혀니ㅜㅜㅜㅜ신알신하고갈께요!!
11년 전
독자5
백여류ㅠㅠㅠㅠㅠㅠㅠ으앜ㅋ 백열 진짜 목마라라죽을뻔했는데 아, 진심 작가님 사랑해요ㅠㅠ
11년 전
독자6
백열전구사랑해요..........나이걸왜지금봤니...........아...........눈물날라카네요.........아.........사랑합니다........신알신하고가요.........
11년 전
독자7
싸이코공ㅜㅜㅜㅜ집착백현ㅜㅜㅜㅜ제취향을 고대로 저격하셧어여ㅜㅜㅜㅜ으어어엉엉엉엉ㅇ절가지십시오작가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8
신알신하고 가여.. 살앙해요
10년 전
비회원153.163
헐 ㅠ
7년 전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작품을 읽은 후 댓글을 꼭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분류
  1 / 3   키보드
필명날짜
      
      
      
      
      
샤이니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 상대? 195 이바라기 05.20 13:38
트위터랑 포스타입에서 천사님을 모신다가 많은데 그게 뭐야?3 05.07 16:58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번외편8 콩딱 04.30 18:59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710 꽁딱 03.21 03:16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5 콩딱 03.10 05:15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510 콩딱 03.06 03:33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611 꽁딱 03.02 05:08
엑소 꿈의 직장 입사 적응기 1 03.01 16:51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413 콩딱 02.28 04:59
이준혁 [이준혁] 이상형 이준혁과 연애하기 112 찐찐이 02.27 22:09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516 꽁딱 02.26 04:28
김남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7 걍다좋아 02.25 16:44
김남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19 걍다좋아 02.21 16:19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413 꽁딱 02.01 05:26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39 꽁딱 02.01 01:12
김남길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40 걍다좋아 01.30 15:24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29 꽁딱 01.30 03:35
[몬스타엑스/기현] 내 남자친구는 아이돌 #110 꽁딱 01.30 03:34
방탄소년단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그루잠 12.26 14:00
방탄소년단 2023년 묵혀둔 그루잠의 진심7 그루잠 12.18 23:35
샤이니 [샤이니] 내 최애가 결혼상대?1810 이바라기 09.21 22:41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2 콩딱 09.19 18:10
[주지훈] 아저씨 나 좋아해요? 126 콩딱 09.16 19:40
지훈 아찌 금방 데리고 올게요5 콩딱 09.12 23:42
방탄소년단 안녕하세요 그루잠입니다9 그루잠 09.07 16:56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임창균] 유사투표2 꽁딱 09.04 20:26
이동욱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4 하트튜브 08.23 20:46
팬픽 인기글 l 안내
1/1 8:58 ~ 1/1 9:00 기준
1 ~ 10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