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법적 고등학생과 연애하기 : W h y n o t ?
01화 : https://www.instiz.net/writing?no=4052568
"그땐.... 말 하자면 긴데.....아...."
남자 앞에서 이렇게 떨었던 적이 한번이라도 있었던가, 초등학생 땐 6년 내내 난 조폭마누라였고 고등학생 땐 그 세놈과 어울리며 그냥 털털하게 지내왔던 것 같은데... 그런데... 내가 이 애 앞에서 떨고있다.
"괜찮아요! 카페 알바 시작한 지 얼마 안되셨죠."
"네....? 아 하하... 네"
개뿔. 카페 알바 인생 3년이다.
"음료 나왔습니다."
"잘 먹을게요!"
"네-"
"누나, 자주 올게요!"
오늘은 혼자와서 그런지 앉아서 먹고 가진 않았고 레몬에이드를 들고 카페를 나갔다. 턱을 괴고 잠시 생각했다.
' 박지훈 명찰 빨간색. '
성이가네 둘째
동생아.
나는 생전 한번도 보내질 않아 깨끗한 대화창 위에 한마디를 보냈다. 역시나 반응은 질색팔색.
성이가네 둘째
왜ㅡㅡ;
우리 동생은 명찰이 무슨 색일까~?
미안 진영아. 누나가 지훈이 명찰색은 알아도 니건 몰라.
성이가네 둘째
파란색
왜
아 아니 그냥.
ㅇㅇ
빨간색은 몇학년이야??
알아서 뭐하게.
역시나 싸가지가 없다.
성이가네 둘째
누나가 핫도그 사갈게
3학년
그나마 다행이었다. 고등학교 3학년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 하다가 생각난 내 나이에 저절로 숙연해졌다. 일하자 성이름
오늘은 오랜만에 김재환이 밥을 쏘기로 해서 분수대 앞에서 모인 후 밥을 먹으러 가고 있었다. 꽤 오랜만에 만난 것 같은데도 이 녀석들은 계속 박지훈 얘기다. 이미 얘네는 내가 박지훈에게 관심이 있는 것도 박지훈이 내 동생과 같은 학교인 것도 3학년 인것도 모두 알고있다. 그래서인지 얼굴을 계속 궁금해 하는데 나는 혹시라도 세 놈의 방정 때문에 들킬까봐 요즘엔 카페에도 잘 못오게 한다. 왜냐면 박지훈은 그 후로 계속 들러서 레몬에이드를 마시고 갔거든.
"진짜 구경도 못하게 할거냐?"
"야 지훈이가 무슨 동물원에 동물이야? 너네가 뭔데 구경하니 마니야!"
"지훈이래~"
"지훈이래~"
"아줌마 주책이다 이긍!"
더이상 할 말이 없었다. 그냥 내가 얘네가 연하를 사귈때 마다 매번 하던 말이기 때문에 반박할 수가 없었다. 그때 분수대를 좀 빠져나와 정문 쪽으로 나가는 길이 시끌벅적했다.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들이 많은게, 아마도 졸업사진을 찍으러 온 것 같았다.
"와, 우리도 이때 쯤 여기서 찍었던 거 같은데."
"맞네. 시간 진짜 빠르다."
"야."
옹성우의 기분 나쁜 진지한 목소리의 야, 는 내 뇌리에 무언가를 스치게했다. 저 교복은 성진영 교복이고 졸업사진을 찍는 학년은 당연히 3학년인지라, 셋 중 조금 눈치와 사고가 빠른 옹성우가 눈치를 챈 듯 하였다.
"배고프다."
괜한 걱정이었다. 얘네가 보는 건 싫지만 그래도 보고싶었다. 교복 입은 박지훈은 너무나 너무나.... 대단하니까. 티를 내지 않으려 노력하면서 두리번 두리번 거리고 있었다. 찾기 힘들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왜냐면, 제일 잘생긴 애만 찾으면 되더라고. 역시나 오늘도 박지훈은 혼자서 빛났다. 저런 아들 하나 두면 참 좋으련만... 혼자서 계속 보다가 박지훈이랑 눈이 마주쳤다.
나를 향해 방긋 웃으며 막 손을 흔드는데 그 자리에서 즉사 할 뻔 했다.
나도 좋아서 손을 막 흔들었는데, 아, 시발. 옆에서 세 놈이 이상한 듯이 날 빤히 쳐다봤다. 안되는데, 이 놈들한테 지훈이를 보여줄 순 없는데...!
"와, 이거 진짜 돌았네."
어?
"이젠 모든 고등학생이 좋냐?"
어..?
"여러분 빨리 찍고 가세요! 제일 늦게 나가시는 분 이 분한테 납치당합니다!"
난 너희들이 참 좋아. 눈치가 없어서.
모든 고등학생들이 쳐다보길래 난 황급히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는 옹성우의 입을 틀어막고 질질 끌고 나갔다. 강의건은 뭐가 그렇게 좋은지 실실 웃으며 옹성우의 등을 밀어주었다. 김재환은 호우~! 하며 팔을 사정없이 흔들었다. 참 잘 맞는 세명이다.
"야 잘 먹었다. 재환이가 사주니까 백배 맛있네~ 자주 사라."
오늘 쭈꾸미는 왜 그렇게도 술술 들어가던지 배부르게 먹고 집 방향이 같은 김재환과 같이 집에 가고 있었다. 김재환은 재수없는 소리 말라며 너 때문에 알바비 다 끝났다며 내 어깨를 쳤다. 아무튼 그렇게 헤어지고 난 집에 들어갔다. 들어갔는데 왜 야자를 해야 할 성진영의 신발이 있을까.
"야! 이노무 새끼가 또 야자를 째?!"
힘껏 성진영의 방 문을 열어 재끼니 역시나 이 놈은 컴퓨터를 하고 있었다. 속터져 속터져.
"쭈꾸미 먹고왔냐?"
"귀신같은 놈. 아니 너 또 야자 쨌냐? 너 이제 제일 중요할 땐거 내가 말 했어 안했어!"
"아 몰라. 좀 이따가 친구 와."
"친구는 무슨 친구야! 이 시간엔 왜!"
"한 살 많은 형인데 오늘 졸업사진 찍는다고 내 마이 빌려갔어. 돌려주러 오겠대. 그리고 오늘 자고간다."
"아주 너 혼자 사는 집인가보구나 진영아."
"아잉."
"난 동생도 패."
"그럼 이 시간에 보내냐. 안 그래도 집 멀대."
"아니 그래도 그렇.."
[삐리리릴~]
"왔다!"
진영이 놈은 벌떡 일어나서 내 눈치를 살살 보더니 곧장 문을 열어주었다. 이 놈들은 상 도덕이 없어. 이 시간에 갑자기 자고 간다는게 말이 돼?
"형 안에 누나있음."
"아...진짜?"
그 친구는 나에게 인사하려는지 방 문 앞에 와서 인사를 했다.
"그래 조용히 놀다 가거..."
시큰둥한 표정으로 폰을 보다가 뒤를 돌아 인사를 받아주려는데,
"...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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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오고 싶었지만 혐생이 절 놔주질 않네요.
틈틈히 자주 적고 있습니다! ㅠㅠ.
재밌게 읽어주세요 ♥